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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122>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31 02:3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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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일주일을 주겠네. 그 안에 우리 딸과 헤어지게.]


카페에서 나가기 전, 강이철 회장은 이렇게 한 마디를 던지더니, 자기 명함을 테이블에 올려놓고는 카페를 나가 버렸다.


일주일 안에, 마음이 결정되거든 언제든 연락을 달라는 뜻이었다.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내 표정이 좋지 않은 걸 알아챘는지, 이내 나연누나의 차가운 손길이 내 볼을 어루만졌다.

평소라면 어른스러운 누나의 그런 손길이 마냥 좋아서 어린아이처럼 볼을 붉히며 베시시 웃었겠지만, 지금은 웃음 따위는 나오질 않았다.


마음이 공허했다.

아직 이별을 고하기 전인데도, 일주일이 다가오지 않았는데도, 벌써부터 마음 한가운데가 텅 빈 것 같이만 느껴졌다.

이제, 이 누나랑 헤어져야 하는데.

어서...이별을 고해야 하는데.

도저히, 다문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누나."

"응?"


고민하던 난, 고개를 떨군 채 누나를 향해 입을 열었다.

나연누나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용히 마주앉아 내 말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만약에..만약에요, 제가..헤어지자고 하면, 어떨 것 같아요?"


그냥 여기서 확 질러 버릴까 했는데, 도저히 그럴 용기가 안 나서, 그냥 간접적으로 돌려 물었다.

내 말을 들은 누나는 순간 몸이 굳더니, 동공을 심하게 떨기 시작했다.


"..왜 갑자기 그런 말을 하는거야?"

"네, 네?"

"너 제발 끔찍한 소리 좀 하지 마. 내가..내가 현수 너 없이 어떻게 살라고. 언젠가 너 입에서 만약 그 소리 나오면 진짜..찾아가서 엄청 혼 낼 거야. 알았어?"


약간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더니, 날 꼬옥 끌어안아주는 사장누나.

..역시, 괜히 물어봤나 보다.
누나의 이 말을 들으니, 더욱 마음이 매여만 왔다.


"너 설마 지금..헤어지기 전에 밑밥 깔아놓는 건 아니지?"

"아, 아니에요. 그럴 리가요. 제가 누나랑 왜 헤어져요. 그냥..그냥 누나 놀래켜주고 싶어서..한번 말해본 거에요."

"그래? 그럼 다행이고. 제발 부탁이니까 앞으로 그런 건 좀 묻지 말아줘. 진짜 누나 가슴 철렁한단 말야. 응?"

"네, 네..죄송..해요.."




그렇게 오늘도, 결국 이별을 고하지 못한 채, 아무런 진전도 성과도, 뚜렷한 해결책도 없이, 난 무거운 발걸음으로 터덜터덜 돌아와야만 했다.

난 카페의 문단속을 하기 위해 카페로 돌아갔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가자, 미묘한 표정으로 카페 테이블에 홀로 앉아 있는 승아의 모습이 보였다.


"...아조씨."


날 한참 동안 바라보던 승아는, 이내 날 향해 입을 열었다.


"...어?"

"표정이 안 좋아 보이는데..무슨 일 있었어요?"

"....."


이걸 말해야 하나, 고민했다.

승아를 믿을 수 없다. 요즘은 더이상 안 그런다지만, 내가 이 사실을 털어놓으면 갑자기 또 무슨 소리를 해댈 지 모른다.

하지만 너무나도 답답해서, 고민해봤자 답도 안 나오는 이 한없이 슬프고 절망스러운 사실을 혼자서 계속 끌어안은 채 끙끙 앓기에는, 너무나도 고통스러웠다.


"..사장누나 아버지분이..날 찾아오셨어."

"네? 사장언니의 아버지가요?"

"..어."

"왜요? 뭐 때문에 아조씰 찾았대요?"

"...나랑 누나랑 사귀는 거..들켰나 봐. 나한테 와서는..일주일 안에 헤어지더라. 안 헤어지면..자기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나한테 불이익을 주겠다고.."


목이 메여서, 말조차 제대로 나오질 않았다.

내 말을 듣고 있던 승아는, 이내 살짝 눈살을 찌푸리더니 입을 열었다.


"..그러게 어쩌다 들키셨어요? 좀 잘 하시지.."

"....."

"제 생각..솔직하게 말해도 돼요?"

"..뭔데.."


이미 이제 승아한테 무슨 소리를 듣더라도 상관없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한 터였다.


"전..오히려, 잘 됐다고 생각해요."


정말로, 노빠꾸로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마치 툭 던지듯이 내뱉었다.

이젠 화를 낼 기운조차도 없었다. 이 녀석이 이런 말을 할 것이라곤 이미 어느 정도는 예상했기도 했고, 그냥, 해탈할 뿐이었다.


"야 넌..넌 어떻게 진짜 끝까지 이러냐..."

"진정하시고, 일단 제 말을 좀 들어 보세요."

"....왜.."


난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답하며, 테이블 의자에 쓰러지듯이 걸터앉았다.


"사장언니 있잖아요, 원래 주희언니랑 엄청 친했었어요. 그건 아시죠?"

"..그건 아는데."

"그런데..그 둘, 지금은 거의 원수 수준으로 서로 혐오하고 있잖아요."


갑자기 대뜸 나연누나와 주희누나의 관계의 관한 이야기를 꺼내는 승아.
..도저히 의도가 뭔지 모르겠다.


"사장언니 저러니까 막 친구 많은것 같아 보이죠? 근데 아니더라구요. 주희언니한테 들은건데, 저 언니 학창시절에도 아조씨처럼 아싸로 지냈대요."

"....."

"근데 성인 되고 처음으로 제대로 사귄 친구가 주희언니였대요. 원래는 서로 둘도 없을 정도로 엄청 친했는데, 지금은 이렇게..아예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파탄나버린 거죠. 그게 언제부턴지 아세요?"

"...어?"

"아조씨, 아조씨를 만난 이후로부터 둘이 서로 관계가 어긋나기 시작한 거에요. 아조씨도 이미 아시잖아요."

"....그건 그런..데.."

"그리고, 그 이후로부터 사장언니한테 계속 안 좋은 일만 일어나고 있죠. 제가 할 말은 아니긴 한데, 주희언니한테까지 모자라 저한테도 미움받고, 카페에서 아예 왕따가 돼버렸잖아요."

"...."

"물론 라떼언니는 이제 사장언니를 그다지 안 싫어하는 것 같긴 한데..애초에 라떼언니는 사장언니랑 거의 잘 어울리질 않으니 논외로 하구요."


이쯤 되자, 바보가 아닌 이상, 승아가 하는 말의 의도를 알아차릴 수밖에 없었다.


나연누나는, 나 때문에 불행해지기 시작했다고.

날 만나고 나서부터, 모든 인간관계가 꼬이기 시작했다고.

나연누나를 불행하게 만들어버린 건 바로 나라고,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아조씨가 제 말도 안 듣고 제때 선을 긋지 못했으니까, 계속 우유부단하게 굴었으니까, 언니가 저렇게 된 거라구요."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뭐라고 말은 하고 싶은데, 뭐라고 변명은 하고 싶은데, 승아의 저 말이 틀린 말이 아니어서...차마 입이 떨어지지가 않았다.


"..나는..나는 그냥..둘 다..친하게 지내고 싶었을 뿐인데..."

"알아요. 그걸 누가 몰라요? 근데 지금 그 결과가, 사장언니는 이렇게 유일한 자기 친구였던 주희언니와 관계도 파탄나고, 주희언니랑 친한 저한테까지 미움받았어요."

"그건 나도 알아. 안다고..! 아는데.."

"아조씨가 그 언니 곁에 있을수록, 그 언니는 더 불행해질 뿐이에요."


승아의 말에, 난 차마 반박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 내가 나연누나와 주희누나. 둘 사이의 관계에 끼어든 뒤부터, 둘의 관계는 악화되기 시작했다.

지금 나한테 이런 말을 해대는 승아가 너무나도 미웠지만, 더 미운 것은, 승아의 그 말이 전부 틀린 게 없다는 것과, 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해빠진 나 자신이었다.


"아조씨가 진정으로 사장언니를 사랑한다면..이제 그만 놓아주는 게 낫다고 생각해요."

"....."

그게 아조씨가 그 언니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에요."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냥, 너무나도 슬프고 절망스러워서, 마음 같아선 지금 당장이라도 어디 올라가 뛰어내리고만 싶은 심정이었다.

대체 왜, 난 이렇게밖에 못 하는 한심한 새끼인 걸까.

이 상황에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저 승아의 팩폭에 절망하고 잔혹한 현실을 순응해야만 하는, 한심하고 병신같은 새끼.


나름대로 나연누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고 싶었는데, 현실은 내가 그 누나 곁에 있을수록, 누나는 오히려 불행해지기만 할 뿐이었다.


난 결국, 승아의 말대로, 나연누나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하기로 했다.


난 곧 휴대폰을 집어들었다. 카카오톡을 켰고, 떨리는 손으로 누나에게 메시지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누나. 죄송해요.]

[저..더 이상 못 하겠어요]

[우리 이만 헤어져요]


"...."


메시지는 다 작성했지만, 전송 버튼에 도저히 손이 가질 않았다.

이걸 보내면..이제 누나와는 완전히 끝이겠지.
휴대폰의 액정 위로, 눈에서 흘러나온 뜨거운 액체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제가 대신 눌러드릴게요. 줘봐요."


그런 날 지켜보고 있던 승아는 내 휴대폰을 가져가더니, 이내 전송 버튼을 눌렀다.


"오늘은 많이 힘들 테니까 가서 푹 쉬세요. 주희언니한테도 말해드릴 테니까 힘들면 내일 하루 더 쉬시구요."


승아는 조심스러운 말투로 그렇게 말하더니,이내 카페 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이내 얼마 되지 않아, 휴대폰에서 무수한 카톡 알림음이 울렸고, 요란한 전화벨이 울리기 시작했다.

난 그 모든 것을 애써 무시하고는, 카페를 나왔다.




정신을 차렸을 때, 아무도 없는 길거리에서, 난 혼자 미친 듯이 오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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