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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78>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30 12:28:17
조회 546 추천 16 댓글 10
														







"그래서, 이 때는 이렇게 하는 거야."

"아...네."


이곳 테이블과는 조금 멀찍이 떨어진 카페의 주방 쪽에서 들려오는, 현수와 주희의 대화소리.

주희는 오늘도 출근하자마자 아침부터 현수를 데리고 이미 수십 번은 족히 우려먹은 듯한 커피와 각종 라떼, 스무디 등 우리 카페 음료들의 제조법을 옆에 딱 붙은 채 손수 가르쳐 주고 있었다.

사실 이미 더 이상 현수에게 저런 교육을 해 필요가 없었다. 아니, 애초에 배달일만 도맡아 하는 현수가 저렇게 커피를 준비해오는 일을 연습할 이유가  없었다.

그럼에도 주희가 계속 저런 짓을 하며 현수를 붙잡고 시간을 보내는 이유는 간단하다.


현수를 노리고 있는 날 견제하고, 현수를 하루빨리 자기 것으로 만들어버리기 위해서겠지.


그 모습이 참 기가 찼다.
꼴에 자기도 점장이라고 현수 데리고 지금 저러고 있는 거야? 한심하네.

어차피 직원 신분으로 사장인 나한테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으면서.

아무래도 내가 점점 현수랑 친해지니까, 내가 자기 목에 들이댄 칼이 점점 가까워지니까, 자기도 암컷으로서 이제 슬슬 겁이 나는 거겠지.


'뭐, 그래봤자 의미없는 발버둥일 뿐이겠지만. 후훗.'


주희를 지켜보던 난 속으로 그 애를 향해 그렇게 비웃음을 읊조리며, 손에 들고 있던 고구마라떼를 한 모금 홀짝였다.

만약 후에 주희랑 현수가 서로 사귀어 연인관계로 발전한다 하더라도, 난 절대 포기하지 않을 예정이었다.

어떻게든 주희 몰래 현수랑 접촉하고 시간을 가져서, 계속 현수의 마음을 흔들어 놓고, 결국은 주희한테서 보란 듯이 뺏어올 것이다.

물론 그러면 자기회사 직원 남친 뺏은 쓰레기년이라고 주변에서 욕 좀 들어먹겠지만, 뭐 어때. 현수만 내 걸로 만들 수 있다면 그깟 인간들이 욕하는 것 정도야 기꺼이 감수할 수 있었다.



그런 망상과 뒤섞여 뒤죽박죽이 되버린 생각을 정리하던 난, 테이블에 앉은 채 그런 둘의 모습을 말없이 지긋이 지켜보았다.

정확히는 둘의 모습에 집중하기보다는 현수의 모습에 더 집중하고 있었다.

하루종일 스트레스와 고된 일에 시달리다가 귀여운 현수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 마음이 치유되는 기분이다.

"....."


주희의 설명을 들으며 잠시 주위를 돌아보던 현수와 두 눈이 마주쳤다.

난 그 아이를 향해 말없이 웃어보이며 손을 흔들었고, 현수는 곧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숙이더니 다시 주희 쪽으로 뒤돌았다.


현수야, 넌 내가 얼마나 널 아끼는지 모를 거야.

넌 나한테 별로 관심이 없을지 몰라도, 누나는 너한테 관심이 있거든. 그것도 아주 많이.


휴대폰 갤러리 안에 소중히 담겨있는 현수의 사진들을 생각하며, 현수를 바라보던 난 조용히 웃음지었다.

아직은 현수가 여전히 주희 곁에 머무르고 있는데다 날 봐주지 않는다는 게 살짝 섭섭하긴 하지만, 언젠가는 나한테 넘어오겠지.

실제로 어색했던 처음에 비해서 현수와의 관계도 꽤 진전되기도 했고, 주희한테서 현수를 뺏어오겠다는 내 전략이 점점 먹혀들어 효과를 보고 있는 게 느껴졌다.

물론 걸리적거리는 방해물들이 조금 있기는 하지만..길거리에 방해물이 있다면 치워버리면 그만이다.


그리고, 내 계획은 아직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이제 슬슬 저번부터 줄곧 고민해왔던 플랜 2를 행동으로 옮길 때였다.

주희와 승아가 아무리 날 방해하고 발버둥쳐 봤자, 소용없는 짓이라는 걸, 내가 그 애들보다 위에 있다는 걸 증명해보이겠어.





* * *


"감사해요..가르쳐 주셔서."

"뭘~"


오늘도 커피제조 이수교육을 성공적으로 마친 난 주희누나에게 인사를 한 후 다시 테이블로 들어왔다.

여전히 손님은 없는 한적한 카페 내부.
이러는데 내가 커피 만드는 걸 배우는 의미가 있을까....

솔직히 직원인 내 입장에선 개꿀직장이긴 하지만, 이러다가 카페가 정말 문닫는 것은 아닐지 슬슬 걱정이 되기 시작한다.

뭐, 사장누나는 여기 카페 말고도 다른 곳에서 무역회사 하나 더 운영한다니까 설사 이 카페가 문닫는다고 해도 그렇게 상관은 없겠지만...


"모두 집중. 슬픈 소식 한가지가 있어."


그러던 중,어느덧 우리가 모인 테이블로 다가와 그런 말을 꺼내는 사장누나.

슬픈 소식? 대체 뭐길래 저러시지...
혹시 내 우려대로 진짜 카페가 이대로 영영 문을 닫기라도 한다는 건가?


"슬픈 소식이요?"

"응. 안타깝게도 이번에 말했던 경북 영천 여행을 좀 많이 미루게 됐어. 무역회사 관련해서 갑자기 일이 좀 생겼거든."

"네? 그럼 못 가는 거에요?"

"아마 약속했던 날짜에 가는 건 힘들겠지.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 겨울 오기 전에 무조건 갈 거니까."


사장누나의 말에 금새 시무룩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라떼. 많이 기대했었나 보다.

근데 그 2박3일 여행이 연기됐다니...나도 어느 정도 기대하고 있었는데, 많이 아쉽게 됐다.
그래도 겨울 오기 전에 간다니 그나마 다행이네..


"겨울 오기 전에..요?"

"응. 날 추워지기 전에 무조건 가도록 해볼 거니까, 너무 실망하진 마?"


사장누나는 내 질문에 웃으며 대답해주더니, 이내 누나 특유의 요염한 미소로 다시금 입을 열었다.


"아님 현수는 나랑 단둘이서만 1박2일 여행갈래? 동해안으로. 어때?"

"네, 네?"

"..언니, 그런 농담 하지 마세요."


사장누나의 말에 금새 표정을 굳히는 주희누나.
어어? 싸우지 마라...


"왜? 뭐, 문제라도 있니?"

"있죠. 언니는 사장이고 현수는 직원이잖아요. 자칫하다간 이상한 소문이 나버릴 수도 있으니 행동을 조심하는 편이 좋지 않을까요?"

"소문 나면 뭐 어때? 그깟 소문 무서워서 직원이랑 친목도 못 다지니?"

"사내연애는 금지라고 언니가 정해놓으셨잖아요? 그러니 카페 강령에 악영향이 가는 행동은 자제해주셔야죠, 사장으로서."

"카페 강령이야 바꾸면 그만이지?"

"..완전 독재가 따로 없네요."

"어머 주희야, 너 독재란 단어도 알아? 많이 똑똑해졌다~"

"이 언니가 진짜...!"


최근엔 좀 조용하다 했더니, 역시나 또다시 얼어붙는 분위기.


"그, 그만 하세요..두 분 다.."


머뭇거리던 난 결국 입을 열어 누나들을 말렸다.
아마도, 내가 없었으면 이미 이 카페는 진작에 전쟁터가 되어있지 않았을까...

사태가 일단락된 후, 카페 멤버들은 테이블에서 뿔뿔이 흩어졌다.

나는 테이블에 여전히 앉은 채 폰질을 하고 있었는데, 사장누나가 옆에 앉아 말을 걸었다.


"주희랑은 요즘 잘 지내?"

"네? 아..네."


갑작스레 주희누나와의 관계에 대해 묻는 사장누나.


"그러고보니 너, 주희 좋아한다고 했었지."

"네..."

"좀 어때? 관계에 진전은 있어?"

"잘...모르겠어요.."

"흐응, 아직 지지부진하구나?"

"네..."


잠시 뜸을 들이던 누나는, 이내 미소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럼, 누나가 도와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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