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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3>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19 21:46:38
조회 2060 추천 27 댓글 51
														







어쩌다가 이렇게 되어버린 걸까.

나는 몇 주 전, 그러니까..사장님을 카페에서 처음 봤던 그 날을 머리에서 다시 떠올려 보았다.



* * *



오늘도 한적한 카페 안.

난 할 일이 없을 때는 멍때리며 주희누나를 바라본다.

누나에게 미안해져서 뭐라도 하고 싶지만, 이미 청소도 다 했고...사람 하나 오지 않기에 그냥 가만히 자리에 앉아있을 수밖에 없었다.


"나 잠깐 여기 앞에 좀 나갔다 올게."

"네."


그렇게 주희누나가 밖으로 나가고 1분 후.


'띠링'

"어서 오세요. 카페 B입니다."


그러던 중 카페의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에 폰질을 하던 난 급히 고개를 들어 인사를 했다.

카페에 들어오는 2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몸매도 좋고 예쁜 여자.
보통은 남자랑 같이 오던데..저 누나는 혼자네.



"잠깐 실례할게요. 혹시 여기 주희 있어요?"

"네?"

"주희요. 반주희. 여기 점장."


점장...?


"아, 잠깐 자리 비우셨어요."

"아하 그렇구나, 알겠어요."


여자는 나에게 눈웃음을 지으며 옆에 있는 테이블에 앉았다.


"언니..?"

"어 주희야! 오랜만이다 진짜~잘 지냈어 그동안?"

"네. 전 잘 지냈죠. 언니는요? 언제 들어오셨어요?"


뭐야, 둘이 아는 사이였나?
흥미가 생긴 나는 듣지 않는 척하며 은근히 귀를 기울여보았다.


"응, 다행히 예정보다 일이 빨리 끝났거든."

"우와, 그럼 이젠 다시 안 나가는 거에요?"

"아마? 앞으로 한국에서 이것저것 정리할 일도 많구."


얘기를 들어 보니, 해외에서 있다가 온 듯 했다.
그러고 보니, 주희누나가 저번에 고마운 아는 언니가 있다고 지나가듯 말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 언니가..지금 저기 있는 키 크고 예쁜 누나라고?

...뭔가 살짝 부담스러워진다. 주희누나를 처음 봤을 때 느꼈었던  모솔찐따로서의 부담감이 또다시 밀려오기 시작했다.


"아참, 저쪽은? 여기 직원이야?"

"아, 네. 현수야, 여기 와서 인사해. 여기 카페 주인분이셔."

"아, 그럼 말 편하게 할게? 내가 이 카페 건물 주인이거든."

"아, 네...안녕하세요. 현수입니다."


난 떨리는 목소리로 여자를 향해 간단하게 인사를 했다.
음..그럼 이제부터 이 사람을 사장님이라고 불러야 하나?


"그럼 계속 일 봐. 다음에 또 올게."

"아 네 언니. 다음에 봐요~"

"현수라고 했지? 오늘 얘기 많이 못해서 미안. 대신 다음에 누나랑 같이 날잡고 한번 만나자?"

"네? 네, 네.."

"물론..'단둘이서'. 알겠지?"


귓가에 짧게 속삭이는 사장님의 귓속말에 난 얼굴이 확 붉어지며, 몸을 움찔했다.
사장님은 웃으며 내 어깨를 토닥이고는, 이내 카페 밖으로 나갔다.





'그리고..사장님은 그 약속을 지켰지.'


어젯밤 주희누나를 보내고 난 후 술집에서 따로
나랑만 단둘이서 만난 이유가 그거였구나.
뭐, 사장이 직원이랑 따로 단둘이 만나는 건 이상할 게 없다. 친목이 목적일 테니까. 다만..그 사장님은 여자고, 난 남자인 게 문제지.


"근데 오늘도 찾아온다고 하셨는데..아..어떡하지.."


가슴이 두근거렸다. 분명 난 마음에 주희누나를 담고 있지만..사장님이 진담인지 농담인지 모를 장난을 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며 마음이 흔들린다.

안 그래도 존예녀 앞에선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리는 나인데, 그 존예녀가 내가 일하는 카페의 사장님이라면...말 다 한 셈이다.
오이오이..이거 꽤 위험하다고 젠장!


"하아...도-시요 코레..."


난 일본어로 잠시 중얼거린 후, 침대에 쓰러지듯 드러누웠다.




* * *



"...."


난 화면이 꺼진 전화기를 바라보았다. 화면을 켜 보아도 현수로부터의 메시지나 부재중 전화는 없었다.

사장 언니. 분명 나한테 고마운 사람이고 성격도 좋은 사람이다.

그러니..현수한테도 저렇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것일 거겠지. 그럴 거야. 애초에 현수와 사장 언니는 서로 만난 지도 얼마 안 된 사이인데, 벌써 나 몰래 그렇고 그런 관계일 리는 없다.

아마..그럴 것이다.


[응? 현수야. 널 좋아한다던 그 애가 주희였어?]

[아..그렇긴 한데..에이, 누나도 참~]

[좀 귀엽네?]


"아아..아니야...아니야!!!"


머릿 속을 스쳐가는 불길한 상상과 함께, 난 동공이 흔들리며 짧은 비명을 내질렀다. 다행히 아직 현수와 승아가 출근하기 전이었기에, 내 비명을 들은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띠링-'

"아 현수야. 왔어?"


그 때, 카페의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현수가 들어왔다. 심각한 표정을 짓던 난 급히 표정을 풀고는 현수를 웃으며 맞아주었다.


"네 주희누나. 늦어서 죄송해요."

"괜찮아~커피 한잔 타줄테니까 여기 잠깐 앉아 있어."

"가, 감사합니다."


곧이어 승아도 카페로 들어왔고, 우리 셋은 잠깐의 커피타임을 가진 후 평소처럼 각자의 일을 하기 시작했다.


'띠링-'

"안녕~"


그러던 중, 익숙한 실루엣의 여성이 들어와 반갑게 인사를 건넸다. 사장 언니였다.


"사, 사장 언니..? 오늘은 늦게 들어오신다고 하지 않으셨어요?"

"아~현수 보고 싶어서 빨리 들어왔지."

"네..네?"


뭐..라고?


"현수 어딨어?"

"..잠시 배달 나갔어요. 곧 돌아올 거에요. 근데 사장 언니, 현수랑..어느새 꽤 친해지셨나 보네요."

"응. 어제 만나서 얘기해 보니까 애가 귀엽고 착하더라구. 다른 짐승같은 남자들처럼 막 여자 밝히지도 않는 것 같고. 진짜 순수하지 않아? 그런 애를 어떻게 안 좋아해?"

"둘이 따로 만나셨어요? 저 없을 때..?"

"응. 사실은 어제 주희 너 보내고 난 후에 현수랑 따로 근처 술집에서 둘이 얘기를 좀 했어. 나도 명색이 사장인데, 새로 온 직원이랑 같이 친목 좀 다져야지. 그것도 현수 같은 애라면 더더욱."

"...."

"호, 혹시 둘이서만 화났어? 미안, 다음엔 주희 너도 데리고 갈게. 셋이서 같이 먹자?"


비상.

여자의 본능이 그렇게 말한다. 이건 비상사태다.

사장 언니는, 분명 현수한테 관심이 있다. 그리고 그 관심은..이성적인 관심일 가능성이 높다. 여자의 맘은 여자가 잘 아니까.

여태까지처럼 그냥 현수가 언젠가 나한테 고백하기를 느긋하게 기다렸다가는, 너무 늦어 버릴지도 모른다.

전략을..조금 바꿔야 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 *



'띠링-'

"다녀왔습니다."


배달을 무사히 끝마친 나는 오토바이를 세워놓은 후 카페로 들어왔다. 카페 안에선 어느새 사장님이 와서 주희누나랑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아, 안녕하세요. 사장님."

"아 현수야. 갔다오느라 수고했어. 여기 앉아서 좀 쉴래?"


사장님은 자기가 앉은 테이블을 가리키며 말했다. 난 그 테이블로 가, 사장님 옆에 앉았다.

테이블에 앉은 후 난 고개를 푹 숙인 채 손가락만 계속 만지작거렸다.

...역시 아직 뭔가 좀 부끄럽다. 어제 사장님과 얘기를 많이 나누긴 했지만..그래도 아직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 처음 보는 사이 아니잖아. 편하게 있어, 응?"

"네, 네..사장님.."

"지금 보니 그 호칭부터가 문제야. 이제부터 사장님이라 하지 말고 누나라고 해 누나. 알았지?"

"네, 네? 그, 그래도.."

"칫, 주희는 누나고 난 사장님이야? 너, 이거 차별인 거 알지? 사람 섭섭하게 할래?"


사장님은 삐진 표정을 지으며 내 볼을 약하게 잡아당겼다.
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인 후 입을 열었다.


"네..누나.."

"그래그래. 이제 얼마나 듣기 좋아?"


사장누나는 만족한 듯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저 뒤에서 주희누나가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는 것 같았지만, 난 그 시선을 애써 모른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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