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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7>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25 00:18:19
조회 1188 추천 26 댓글 33
														








"잘했어요 아조씨."


사장누나의 식사제안을 거절하고 인사를 한 후 카페에서 나오자, 승아가 날 보고 웃으며 말했다. 옆에는 라떼도 같이 있었다.
아마, 내가 방금 카페에서 사장누나랑 한 얘기를 들었던 듯 하다.


"그, 그래..봐봐. 나도 노력하고 있다고 했잖아."

"뭐, 한번만 믿어줄게요."

"왜 한번만인데..."


난 고개를 돌려 라떼를 바라보았다. 라떼는 아직도 아까 일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은지, 표정을 풀지 않고 있었다.

아까 주희누나의 중재로 둘이 어찌어찌 서로 화해를 하긴 했지만, 여전히 둘 사이에는 냉기가 흐르고 있었다.

근데..솔직히 아무리 평소에 노빠꾸로 막 나가는 라떼지만, 사장누나한테 그렇게 심하게 욕을 하는 건 좀..아니지 않나? 사장누나가 라떼한테 그렇게 막 심하게 말한 것도 아니던데...

난 라떼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 그..."

"왜, 뭐."

"그, 그래도..아까 사장님한테 X발년이라고 한 건 조, 좀...심했지 않아? 네가 화났던...건 알겠는데.."

"하아..야, 넌 내가 여태껏 가만있다가 갑자기 정병마냥 급발진해서 X발년아 박은 줄 아냐?"

"어, 어..?"

"저 언니, 맨날 내가 너한테 좀 장난칠 때마다 나 따로 불러서 나한테 꼽줬다니까? 현수 괴롭히지 말라느니, 방금 현수한테 한 행동은  선넘었다느니..아 씨발, 지가 뭔데 참견인데? 지가 여기 사장이고 언니면 다야? 내가 네네 거리는것도 한두번이지! 지가 뭐 쌤이라도 돼? 하다못해 학교 쌤들도 나한테 저지랄 안했는데!"


난 라떼의 말을 가만히 듣고 있었다. 들어 보니 내가 안 보는 사이 사장누나는 라떼를 이미 몇 번 따로 불러서 라떼가 날 괴롭히는 것에 관해 얘기를 했던 것 같다.

하긴, 자존심 강한 라떼 성격에 사장누나가 자기한테 꼽주는 걸 계속 네네 하면서 받아주는 건 아무래도 무리겠지...


"하여튼 재수없다니까 저 언니...쨌든, 난 이제 가본다? 나머진 니들이 알아서 하던가 해."

"어, 어.."


라떼는 그렇게 말하고는 골목 저편으로 사라졌다. 어차피 라떼는 이 카페의 정식 점원도 아니었고, 단지 주희누나랑 승아 때문에 잠시 몇몇 잡일과 서빙만 도와줬던 거니 간다는 라떼를 붙잡을 이유는 없었다.


"그러고보니 지금 점심시간이네요. 아조씨, 밥 먹었어요?"

"아니. 이제 먹어야지. 주, 주희누나랑.."

"아조씨, 이제 좀 정신을 차린 것 같네요. 어서 가보세요."


내가 기특한 듯 웃음짓는 승아를 지나쳐, 난 주희누나가 있는 곳으로 왔다. 주희누나는 카페 밖 뒤편에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었다.


"저..주희누나."

"아, 현수구나. 무슨 일이야?"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던 주희누나는 날 보더니 금새 웃으며 화답해주었다.


"지금 점심시간..이잖아요."

"어머, 그렇네. 미안, 이거 정리하다 보니..몰랐어.

"네? 아뇨..사과하실 필요는 없죠. 그, 그것보다..점심 같이 먹으러 가는 건 어때요?"


내 말을 들은 주희누나는 아까보다 더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점심? 그래~좋아. 뭐 먹을래?"

"음..전 아무거나 괜찮아요. 누나 먹고 싶은 거 먹을게요."


난 애초에 편식을 잘 안하는 타입이라...
뭐 요즘엔 다이어트한다고 음식을 좀 조심해서 먹고 있기는 하다.


"알았어. 그럼 저기 돈까스집 어때?"

"좋아요."


난 그렇게 주희누나와 함께 근처의 일식 돈까스집에 왔다.

여기가 이 일대에서 꽤 유명한 돈까스집이라 자주 와서 먹었는데, 주희누나와 단둘이서 같이 오게 되다니...행복하기 짝이 없군. 정말 꿈만 같다.
아아, 마루데...유메노 요오니...




* * *



'오늘은..현수가 꽤 적극적이네.'


돈까스집의 메뉴판을 보고 뭘 시킬지 고민하고 있는 현수를 지긋이 바라보며, 난 잠시 생각에 빠졌다.

솔직히, 현수가 요즘 사장언니랑만 너무 어울려서 나로서는 꽤 섭섭해지던 참이었다. 아무리 사장언니가 예쁘고 몸매도 좋다지만, 몇개월 동안 같이 어울리던 친한 누나인 난 완전히 잊어버린 듯이 계속 사장언니랑만 둘이서 만나는 게..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래서 그동안 은인이라고 여기던 사장언니에게 위기감을 느꼈고, 동시에 현수를 눈앞에 두고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에게 무력감을 느꼈다.


'물론 사장언니가 진짜 현수를 맘에 두고 있는지는 아직 나도 확실치 않지만..'


사장언니가 현수를 이성으로 보고 맘에 두고 있어서 저렇게 행동하는 건지, 아님 이성이 아닌 그저 인간적인 호감으로 저러는 건지는 나도 알지 못했다. 그 언니는 평소에 나한테도 장난끼가 많은 편이니까.
이걸 본다면, 아마 인간적인 호감일 확률이 높았다.


'그래도...그래도 불안해...'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속 한켠에선 여전히 불안감이 가시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날이 갈수록 그 불안감은 줄어들기는커녕 더욱 커지고 있었다. 지금은 인간적인 호감일지라도, 나중에 시간이 가면 이성적인 호감으로 발전할 수도 있으니까. 바로..지금의 나처럼.

이게 질투라는 걸까? 그저 아는 착한 동생이었던 현수한테 내가 이런 감정을 느끼게 될 줄은 몰랐는데...정말, 사람 인생은 모르는 법이구나.

하지만 오늘 현수가 이렇게 먼저 같이 밥을 먹자고 제안해 오니, 뭔가 안심하게 되었다.
동시에, 그런 현수가 귀엽고 기특하게 느껴졌다.


"저...주희누나."


그렇게 돈까스를 대충 다 주문한 후 현수가 쭈뼛거리며 나에게 말을 걸어왔다.


"왜?"

"그..누나한테..말할 게 있는데요.."


나한테 할 말이라. 무슨 말을 하려는 걸까?
난 웃으며 현수가 말을 꺼내기를 기다려주었다.


"그...저..사실..."


못할 말이라도 하는지, 현수는 얼굴을 잔뜩 붉히며 말을 저었다. 이미 현수랑은 충분히 친해졌다 생각했는데...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거지?

혹시...고백일까?


"그...그게요..어..."


처음에는 긴가민가했지만, 이어지는 현수의 반응을 보고 난 알 수 있었다. 현수는, 지금 자신의 마음을 나에게 확인하려고 하는 것이 분명했다.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대기 시작했다. 그동안 노력했던 결과가 이제서야 돌아오는구나.


"응..말해 줘, 현수야."


난 현수의 두 손을 부드럽게 잡으며 말했다. 현수는 더욱 볼을 붉힌 채 우물쭈물대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그..아니에요! 가만보니 지금 말하긴 좀 그래서...다음에 말할게요.."

"그래? 알았어. 기다릴게.."


아직 준비가 안 되었는지, 현수는 그렇게 말했다.
난 그런 현수를 향해 웃어주었다.

현수...현수랑..사귄다니,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다.
현수가 고백해서 서로 사귀다가, 키스도 하고, 몇개월 뒤에는 고급진 호텔에서...그것도 하고..아아, 부끄러워진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혼식장 한가운데에 서 있겠지.

웨딩드레스를 차려입은 나와, 턱시도를 차려입은 훤칠한 현수의 모습.
상상만으로도...두근거리네...

현수야, 잘하고 있어. 서두르지 말고...천천히 와줘.
내 답은..이미 정해져 있으니까.



* * *



'아, 어떻게 말해야하지 이거'


주희누나에게 '사실 일본어공부는 개구라고 야애니 보고 X치다가 늦게 자서 그런 거에요' 라고 솔직하게 말하려다가, 내가 봐도 진짜 미친새끼인 것 같아서 그냥 그만두었다.

요즘 밤마다 야애니를 보고 그것 때문에 매일 아침 카페에 지각해서 카페에서 꾸벅꾸벅 졸아 대는 병신같은 나와, 그걸 내가 밤새 JLPT 1급 취득을 위해 열심히 일본어 공부에 몰두해서인 줄 알고만 있는 이 순진하게 짝이 없는 주희누나에게..대체 어떻게 둘러대야 할까?

처음엔 그냥 밤새 애니 보다가 자서 그렇다고 살짝 괴벨스식 거짓말을 치려고 했지만, 가만보니 그것도 어쨌든 밤새 노가리까다 늦어버린 내 책임이었기에...이 상황을 타개한 다른 변명거리가 필요하다.


'근데 주희누나..뭘 저렇게 좋아하는 거지.'


주희누나는 야릇한 상상이라도 하는지, 얼굴을 붉힌 채 미소지으며 멍을 때리고 있었다.
아니 갑자기 왜 이러는거야 이 누나는...


'뭐...차근차근 생각해보자.'


난 그렇게 생각하며 포크와 나이프를 집어들고 돈까스를 자르기 시작했다.



* * *



"주문하신 음식 나왔습니다."


어느새 주문했던 서양식 만찬이 나왔다.
난 곁들여 나온 와인을 한 잔 들이켰다. 작은 레스토랑 치고는 꽤 맛이 좋았다.


"...."


휴대폰을 들어 카톡을 확인봤지만 현수에게는 이렇다할 연락이 온 건 아직 없었다.
난 휴대폰을 숄더백 안에 집어넣은 후, 다시 와인을 한 잔 들이켰다.


'요즘 현수한테 너무 들이댔나..'


내 예상과는 다르게 내 식사제안을 거절하는 현수를 보고 솔직히 조금 당황했다. 부담스러웠던 걸까? 항상 내 말을 잘 들어 주던 착한 애였는데, 처음으로 거절을 하니 나도 살짝 놀랐다.


'..혹시 주희 때문일려나.'


현수는 내가 오기 전부터 주희랑 꽤 친한 사이였다고 했다. 내가 주희 얘기를 꺼냈을 때 당황하면서 볼을 붉히던 걸 보면, 역시 주희에게 마음이 있는 걸까?


'좀 귀엽네?'


주희 때문에 내 식사제안을 거절했을 현수의 모습을 생각하니, 귀여워서 웃음이 지어졌다.
뭐야, 연애나 여자에 관해선 1도 모르는 순둥이인 줄만 알았는데. 꽤 로맨틱하잖아? 이런 남자...내 스타일인데.


'일단은 먹고 생각해볼까.'


난 그렇게 와인을 내려놓은 후, 포크와 나이프를 들어 각종 야채가 버무려진 스테이크를 음미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시간은 많으니까.








* * *


늦게 올린거 죄송합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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