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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43>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8.15 02:24:17
조회 692 추천 23 댓글 12
														





"하암..."


드디어 깊은 잠에서 깨어나, 두 눈으로 맞이하는 상쾌한 아침.

...아니, 가만보니 별로 상쾌하지는 않나.
날씨나 대기질 때문에 그런 건 아니고, 지금의 씹창나버린 내 몸상태 때문이었다.

어제 밤부터 슬슬 열이 나고 오한이 들던 몸이, 오늘 자고 일어나 보니 완전히 불덩이가 다 되어 있었다.


"으으..이타이요..."


아마도 감기몸살에 제대로 걸린 듯 했다.
어제 덥다고 카페 안에서 하루종일 에어컨을 22° 이하로 맞춰놓은 채 앉아있었으니...감기에 안 걸리면 오히려 그게 더 이상한 걸지도 모르겠다.


"단톡방에 못간다고 말해놔야겠다..."


난 휴대폰을 켜 카페B의 단톡방을 들어갔다.
단톡방 안에는 주희누나, 사장누나, 승아는 물론이고 가끔씩 와서 일을 도와주는 라떼도 초대되어 있었다.


[죄송합니다 오늘 제가 몸살기운이 심하게 와서 아무래도 못갈거 같아요]


내가 톡을 보낸 지 얼마 되지 않아, 그 밑에 줄줄이 달리는 주희누나와 사장누나의 메시지들.

둘 다 대부분 괜찮냐며 날 걱정해주는 내용의 메시지였다.

알았으니 오늘은 푹 쉬라는 사장누나의 톡을 본 난 그대로 폰을 내려놓고는 아픈 몸을 휴식하고자 다시 잠에 빠졌다.





"♬♬"


그렇게 아픈 몸으로 한참 꿀잠을 자고 있을 때, 휴대폰에서 걸려오는 전화벨 소리.

주희누나에게서 온 전화였다.


"여보세요...누나..?"

"응, 현수야...너가 걱정돼서 약이랑 죽 좀 사들고 병문안을 가려는데. 그래도 될까..?"

"네, 안 될 거 뭐 있어요. 그럼 최대한 빨리 오세요"


주희누나가 병문안으로 찾아온다는 말에 기분이 좋아진 난 들떠 누나에게 그렇게 말하고는 통화를 종료했다.

진짜 이 순간만큼은 날 괴롭히던 병마(病魔)가 씻은듯이 싹 날아간 기분이었다.


'띵동-'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현관문의 초인종 소리가 들렸다.
이불 속에 깊숙히 틀어박힌 채 오한에 덜덜 떨며 존버를 타고 있던 난 허겁지겁 달려가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누나!"

"응. 몸은 좀 어때? 괜찮은..거야?"

"아뇨. 보시다시피..별로 안 괜찮아요."


주희누나는 걱정이 가득 담긴 눈빛으로 날 바라보며, 조심히 집안으로 들어왔다.
아 맞다..근데 나 지금 방청소 안했는데...


"그건..뭐에요?"

"이거? 아..아까 얘기했잖아. 잠깐 마트 들러서 약이랑 죽 좀 사왔어."


주희누나는 옅게 웃으며 오른손에 잡고 있던 하얀 봉투를 풀어, 식탁 위에 내용물을 꺼내었다.

약국에서 흔히 파는 각종 해열제와 타이레놀정. 그리고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기죽이 들어 있었다.

크흙...오네쨩..오레노 타메니 콘나노오..
혼또니 아리가또...


"가, 감사합니다..잘 먹을게요.."

"응, 뜨거우니까 후후 불어가면서 천천히 먹어."


난 같이 지급된 플라스틱 수저를 들고는 죽의 포장을 뜯기 시작했다.
그렇게 슬슬 죽을 먹어보려던 그 때.


'띵동-'


다시 들려오는 현관문의 초인종 소리.
뭐지? 택배 시킨거 없는데..

난 살짝 현관문을 열고는 물었다.


"누구세요?"

"나야. 열어줄래?"

"사, 사장님? 연락도 없이 갑자기.."

"서프라이즈야. 어때?"


난 현관문을 열어주었다.


"..다 좋은데, 집에 방해꾼이 하나 있네?"

"방해꾼은 언니인것 같은데요. 이미 제가 먼저 현수 간호해주고 있으니까, 이만 돌아가주세요."

"어머, 이렇게 먹을 것까지 사왔는데 그냥 돌아갈 수는 없잖아? 그리고 우리 둘이서 현수를 돌아가면서 간호해주면 현수가 더 빨리 회복하지 않을까?"

"....."


주희누나는 사장누나를 잠시 노려보더니 이내 고개를 돌렸다. 사장누나는 내가 먹던 죽을 쓰윽 보더니 입을 열었다.


"주희가 사준 거야?"

"네, 네.."

"잠깐 기다려봐. 내가 건강식 직접 해줄 테니까 이거 먹지 말고 있어. 알았지?"


사장누나는 그렇게 말하고는 자기가 가져온 비닐봉투를 들고 부엌으로 쪼르르 달려갔다.

어느새 앞치마를 꺼내 차려입고는 식칼을 들고
도마 위에 놓여진 채소를 손질하기 시작하는 사장누나.


'탁탁탁탁'

"아야!"


그렇게 한창 채소를 자르던 도중, 실수로 손을 비었는지 표정을 찡그린 채 피가 새어나오는 손가락을 꽉 쥐는 사장누나.

저거 좀 걱정되는데...저러다 손가락 잘리는거 아니냐?


"언니. 그냥 제가 대신 해 드릴까요?"

"시끄러. 내가 직접 해줄 거야."


사장누나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채소를 송송 썰기 시작했다.

채소를 다 손질하자 전기밥솥에서 밥을 데우는 소리가 났고, 채소와 반찬들을 이것저것 섞어대는 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짜잔~"


그렇게 약 20분여의 시간이 흐르고..

드디어 내 앞에 차려진 밥상 한 그릇.

어...근데 이게 대체 무슨 음식이지? 사장누나 말로는 건강식이라는데...생전 처음 보는 음식이네..


"..언니, 제대로 만든 거 맞아요? 뭔가 불안한데요."

"두고 봐. 현수가 아주 맛있어할걸? 내가 얼마나 정성들여 요리했는데. 자 현수야? 한번 먹어봐. 아~"

"아..."


난 입을 벌리고는 사장누나가 떠먹여주는 걸 한 숟가락 받아먹었다.

으음..이 맛은...


'크헉....!'


난 순간 토할 뻔한 걸 입근육을 컨트롤하여 간신히 참았다.

이게..대체 뭐지?
ADD(국방과학연구소)에서 개발된 새로운 생화학무기인가?
대체 저 재료들을 가지고 뭘 만들어낸 거야..?

맛을 표현하자면..마치 북해산 수르스트뢰밍을 100년간 숙성시킨 취두부랑 부산식으로 마구 섞어놓은 다음 그 위에 토핑으로 갓 잡은 흑산도 홍어회를 한 점 올려놓은 맛이었다.



"어때? 맛있지?"

"마, 맛..있어요..."


난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입안에 담았던 걸 변기 안에다가 전부 토해내 버렸다.


"제가 뭐랬어요? 언니는 앞으로 요리같은 거 하지 마세요."

"....시끄러."


사장누나는 자존심이 상했는지 얼굴을 붉힌 채
고개를 홱 돌려버렸다.

날 위해 누나가 열심히 만들어준 건 알겠지만..저건 도저히 인간이 섭취할 수 있는 음식이 아니다...



"잘 먹었습니다.."


난 결국 주희누나가 사온 죽으로 배를 채우고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많이 아파?"


나에게 다가오더니 누워있는 내 이마에 살짝 손을 올려보는 사장누나.


"완전 불덩이네. 일단 해열제부터 먹자."


난 사장누나가 갖다주는 자그만한 해열제를 입안에 털어넣었다.


"괜찮아. 내가 간호해줄 거니까 금방 나을 거야."

"언니는 같이 있어봤자 별 도움이 안 될 거 같은데요."

"글쎄? 그건 더 있어봐야 알겠지? 오히려 지금 방해되는 건 주희 너 같은데..현수는 내가 오늘 따뜻하게 보살필 테니까 넌 이만 들어가는 게 어때?"

"무슨 소리를 하고 계신지 모르겠네요. 아까 음식도 제대로 못 만들어서 현수 혀를 다 배려놓고는 저보고 방해물이라구요? 양심이 있으세요?"

"간병이라는 게 꼭 음식만 있는 건 아니잖아? 하루 종일 애 옆에 같이 있어주고 상태도 체크해주고 수건도 갈아줘야 하는데, 그건 내가 충분히 할 수 있으니까 넌 이제 가도 된다는 거지."

"..죄송하지만, 언니가 현수랑 단둘이만 있으면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전 여기 꼭 같이 있어야겠어요."

"뭐? 내가 뭐 아픈 애 덮치기라도 할까봐 그래? 망상이 좀 심하다 너?"

"언니는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사람이잖아요? 남자를 그저 장난감으로만 취급하는 여자를 제가 신뢰하고 현수랑 단둘이 있게 할 것 같아요?"

"이젠 하다하다 사람을 잠재적 강간범으로 모는구나? 요즘 내가 널 너무 풀어주니까 사장이란 위치가 아주 만만해 보이지?"



나..오늘 이 누나들한테 제대로 간호받을 수 있을까?

난 한숨을 푹 쉬며 침대에 누운 채 폰을 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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