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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36>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31 02:35:31
조회 664 추천 27 댓글 12
														






그렇게 결심한 날 이후로 난 사장누나와 거리를 두기 시작했고, 누나와 잡았던 약속도 전부 취소해 버렸다.

사장누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 않는 건 아니었지만, 어차피 언젠가 양자택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런 상황이라면, 난 당연히 주희누나를 택해야 했다.

물론 내가 주희누나를 좋아하는 게 가장 큰 이유지만..승아 말대로 사장누나는 믿을 수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정말로 날 장난감 취급하면서 가지고 노는 건지 아닌지는 아직 정확히 모르겠지만..나에게 이유없이 잘해주는걸 보면 무슨 꿍꿍이가 있는게 분명해.


[나, 날 갖고노는 거라고..? 장난감..처럼?]

[네. 한국어로 말하니까 못알아들어요? 일본어로 해줄까요? 아조씨는 지금 '오모챠' 취급당하고 있다구요, 그 언니한테!]


언젠가 했던 승아의 말이 머릿속을 스쳐간다.

오모챠.
장난감..취급이라.
근데 내가 그렇게 만만하고 쉬운 남자인가? 안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여자가 대놓고 자기 전용 장난감 취급하는걸 보면...


"...."


그 때문인지, 테이블에 앉은 날 찌릿 하고 째려보는 사장누나.


"왜, 왜 그러세요 사장님?"

"솔직히 말해봐. 너, 나 싫어하지."

"싫어할 리가요."

"요즘 자꾸 나 피하잖아."

"피, 피하는 게 아니라...진짜 요즘 좀 바빠가지고..."

"뭐 한다고 그렇게 바빠?"


사장누나의 질문에 난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사, 사장님도 아시다시피...전 주희누나랑 있어야 해요. 근데, 주희누나가 제가 다른 여자랑 같이 있는 걸 본다면..아무래도 좀 그러니까.."

"칫, 사장이 자기 직원 좀 보는 게 그렇게 잘못된 거야?"

"그, 그래도..저도 상황이 상황인지라..어쩔 수 없는거죠."

"..오늘 마치고 시간있냐고 하면 또 없다고 할거지?"

"네."

"알았어. 주희랑 잘 놀아."


사장누나는 고개를 홱 돌리며 테이블에서 일어나더니, 이내 관계자실로 들어가 버렸다.


'데모 오레...다이죠부다로..?'


선을 긋기는 했지만, 갑자기 마음속에서 슬슬 걱정이 일기 시작했다.

만약 내가 자기 말을 안 들었다고 복수로 불이익을 주거나..월급을 깎아버리면 어떡하지?
노동청에 신고하면 그 블랙리스트인가? 거기에 올라가서 나만 손해일것 같은데...

당장 여기 카페 말고 이 주변에 알바할 만한 적당한 가게도 안 보이는데...
아, 모르겠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니, 잘 되길 바래야지.



* * *



"언니, 자기 마음대로 안 되니까 열받아요?"


난 사장언니를 따라 잠시 관계자실로 들어왔다.

이 언니, 끝까지 포기 못하고 아까도 현수한테 찝적대고 있었지.
그 모습이 짜증나기 그지없었다. 그렇게 당했으면서 아직도 알량한 자존심을 포기 못하고 이런 짓을 하고 있다.

"..계속 시비 걸 거면 이만 돌아가줄래?"


관계자실의 테이블에 앉은 채 날 노려보며 말하는 사장언니.
하지만 난 거기에 눈 하나 깜짝 않고선 계속 말을 이었다.


"시비는 언니가 먼저 거셨잖아요? 애초에 현수 가지고 장난질치던 게 누군지 잊으셨어요?"

"요즘은 친해지고 싶어서 다가가는 것도 장난질이라고 하니?"

"거짓말하지 마세요. 현수를 그냥 도구취급 하고 있으면서, 뻔뻔하게 그런 말을 하시네요. 들을 때마다 역겨우니까..그런 거짓말은 자제해주셨으면 해요."


그 때, 휴대폰에서 울리는 전화벨 소리.
잠시 배달을 갔던 현수한테서 온 전화였다.


"응. 현수야~무슨 일이야?"


난 바로 웃으며 낮게 깔려있던 목소리톤을 올린 채 몇 분간 현수랑 통화를 이었다.


"..하, 진짜 소름돋는다 너. 무슨 이중인격자니? 현수가 지금 주희 네 모습을 보면 뭐라고 생각할지 진짜 궁금하네?"

"이중인격자가 아니라 그에 맞는 대접을 해주는 것 뿐이에요. 현수는 착한 아이니까 저도 따라서 친절하게 하는 거구요. 오히려 이중인격자는 사장언니 아닐까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그러던 중 뭔가 생각난 난 사장언니에게 조소를 지어보이며, 입을 열었다.


"언니, 요즘 현수랑 둘이서 같이 있던 적도 없죠?"


"..애가 바쁘다는데 뭐 어떻게 해? 내가 억지로 불러낼 수도 없는 법이잖아? 자기 취미생활이 있으니까, 게임도 하고 애니도 보고 해야지."


사장언니는 말끝을 흐리며 내 눈길을 피했다. 분명 저번에도 통화로 이미 확인사살을 당했을 텐데, 애써 정신승리하는 것이 조금 우스웠다.

"그래요? 언니한텐 바쁘다고 했나 보네요. 제가 물어볼 때는 다 시간 된다고 했는데."

"....."


비웃음이 섞인 내 말에 사장언니는 말없이 부들거리며 날 노려보기만 할 뿐이었다. 그 모습이 통쾌해, 꽤 맘에 들었다.


"지금까지 현수랑 몇 번 놀아서 재밌었죠? 이제 현수가 언니랑 어울릴 일은 없을 거니 그렇게 아세요."


난 사장언니를 향해 웃음지으며 그렇게 입을 열었다.


"이, 이래뵈도 나 현수랑 꽤 친해? 지금은 비록 주희 너한테 가있지만, 언젠가는.."

"그 비슷한 소리 하신 지 벌써 몇 달이나 훌쩍 지났잖아요. 처음에는 엄청 자신만만해하더니 이젠 아니신가 보네요. 죄송하지만 언니가 말하는 그 언젠가가 올 것 같진 않아요."

"...."

"그러고 보니 이제 곧 마감할 시간이네요. 현수랑 데이트해야 하니까, 이만 먼저 퇴근해볼게요."


난 그렇게 등을 돌리고는 사장언니를 뒤로한 채 관계자실을 빠져나왔다.


"너...후회할 거야."


뒤에서 들리는, 울먹거리며 떨리는 사장언니의 목소리.
그 말에 난 잠시 가던 길을 멈춰서고는 입을 열었다.


"자만이 아니라 현실을 말했을 뿐이에요. 이제 그만 받아들이고 포기하세요."

"포기 안 할 거야. 아니..못 해."

"이 언니가 진짜...!"


난 다시 고개를 돌려 사장언니를 바라보았다.

이젠 두 눈에 눈물까지 그렁그렁 맺힌 채 날 죽일 듯 노려보는 사장언니.

그 모습이 너무나도 어이없어서, 난 순간 할 말을 잃어버렸다. 대체 뭐가 그리 억울하고 슬프길래 저러는 걸까?
현수를 지 마음대로 갖고놀고 싶었는데, 마음대로 안 되니 자존심에 스크래치라도 난 걸까?
정말..싸이코패스가 따로 없다.

난 그런 사장언니를 내버려두고는, 카페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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