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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18>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7 22:42:27
조회 894 추천 25 댓글 31
														








"사장 언니..어떻게 생각해?"


..에이씨, 고백인 줄 알고 잔뜩 기대하고 있었는데..
주희누나의 입에서 나온 것은 전혀 예상치 못한 질문이었다.

어...답하기 살짝 어려운데..이걸 어떻게 말해야 하지?
사장누나를 어떻게 생각하냐니..그야 당연히 나 잘 챙겨주는 예쁜 누나..이긴 한데, 이걸 주희누나에게 그대로 말하자니 뭔가 살짝 눈치가 보였다.

애초에, 주희누나는 왜 갑자기 나한테 저런 질문을 하는 거지?
당황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주희누나는 걱정과 기대가 반반 섞인 듯한 눈을 한 채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


"...고마운 사람이에요."


고민 끝에 내가 주희누나에게 내놓은 대답이었다.

뭐, 나름대로 최선의 답변이라고 생각한다.
사장누나를 디스하지 않으면서도, 내 솔직한 감정을 적절히 섞어놓은 <사이센노 코타에>.

아아...얏빠리 오레와 텐사이다제...


"..아, 그렇..구나. 응. 고마운 사람이지.."


하지만 그런 내 답변이 만족스럽지 않은 건지, 주희누나는 왠지 시무룩해 보이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왜 그렇게밖에 말 못하는 거야? 더 확실하게 선 그을 수 있었잖아..."


주희누나가 방금 뭐라고 중얼거린 것 같은데..너무 작게 말해서 못 들었다.


"네?"

"아, 아니야. 아무 것도.."


주희누나는 급히 말을 정리하더니 다시 표정을 풀고는 웃음지어 보였다.
음...뭐, 별 거 아니겠지. 너무 신경쓰지 말자.


"그..말이 나와서 그런데, 아까 사장님이랑은 왜 그렇게 싸우신 거에요? 별로 싸울 일도 아닌 것 같던데.."


한동안 흐르던 정적을 깨고 난 조심스럽게 입을 열어 주희누나에게 물어보았다.

아까 주희누나와 사장누나가 얼어붙을 듯한 냉기를 내뿜으며 서로 말다툼하던 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생생했다.


'애초에, 대체 뭐 때문에 그렇게 싸운 거지...'


둘 다 나보다 누나들이고 어른들이니까, 싸운다고 해도 돈 문제나 카페운영 문제 같은 중대한 문제로 싸울 줄 알았는데, 겨우 '나를 데려다준다 vs 그냥 걸어가게 한다' 로 그렇게 말다툼을 했던 게...잘 이해가 가질 않았다.

내 질문을 들은 주희누나는 잠시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친하니까 더 싸우는 거야."

"네? 친한데..더 싸운다고요?"

"응. 서로 많이 친하니까, 이런저런 얘기도 하구... 그러다보면 사소한 걸로도 싸우게 되는 거지. 마치 남매처럼."

"아...그러니까 말하자면 베프 같은 개념이네요?"

"베프..가 뭐야?"

"베스트 프렌드요."

"아..응. 그렇네."


난 그제서야 주희누나의 말을 이해할 수 있었다. 
서로 친하니까 사소한 걸로도 말다툼하고 싸운다. 라...난 저렇게 친한 친구가 없어서 잘 몰랐다.


"죄, 죄송해요 누나..전 친구가 없어서 잘..몰랐어요."

"뭘 미안해해~그리고, 너도 이제 친구 있잖아."

"네? 무슨 친구요?"


내가 최근에 친구를 사귄 적이 있었나...? 무슨 소리지 저게.

가끔씩 연락하는 애들 말고는 친구랄 만한 사람도 없어서, 매일 커뮤니티에 처박혀서 같은 처지의 새끼들이랑 똥글이나 싸지르는 아싸인데.


"나는..친구 아니야?"


주희누나는 다시 시무룩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물었다.

미친, 나 뭐하는 거냐 지금...요즘 나랑 제일 많이 시간을 보내는 주희누나를 앞에 두고 친구가 없다는 소리를 하다니..난 진짜 병신이다..


"아, 아아! 내 맞죠. 친구죠. 토모타치!"

"토모..타치?"

"네. 일본어로 친구란 뜻이에요."

"아..그렇구나. 일본어 잘 하는 거 부러워."


다시 표정을 풀고는 옅게 미소지어 주는 주희누나.
갑자기 뭔가..뭔가 잠시 장난을 치고 싶어지는데.


"그럼 누나는 제 친구니까..즉 제 '여자친구' 네요?"

"으, 응..? 여자..친구..?"

"네. 여친이요."


내 농담에 주희누나는 볼을 붉히더니, 고개를 숙였다.


"그..그그그..그렇.."


주희누나는 여태껏 본 적 없는 당황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어어...? 너무 농담이 심했..나?


"죄, 죄송해요 누나! 농담이에요 농담.."

"아...응. 사, 사과 안 해도 돼.."


이후로 우리 둘은 얼굴을 붉힌 채, 말없이 어색하게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계속 걸어가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흘러 내 집까지 도착했다.


"오늘..진짜 고마웠어. 조심히 들어가 봐."


주희누나는 아직 붉으스름함이 채 가시지 않은 얼굴로 나한테 방긋 웃으며 인사를 했다.


"네, 네. 저도 고마웠어요. 누나도 조심히 들어가보세요."

"응..내일 보자."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는 주희누나를 뒤로하고, 난 그렇게 집으로 돌아왔다.
야레야레..오늘은 조금 도키도키한 하루였는데? 내일도 같이 가자고 물어볼까..?




* * *




오늘은 정말 즐거운 날이었다.

그야, 오랜만에 현수와 함께 이야기하며 집으로 돌아왔으니까.

중간에 현수가 농담을 했을 때는 너무 갑작스럽고 부끄러웠던 나머지, 나도 모르게 얼굴이 붉어지고 말을 저었었지만...나쁘지 않은 추억이었다. 아니, 오히려 좋았다.


현수가 집까지 들어가는 걸 본 나는 마지막까지 손을 흔들어 준 뒤, 발걸음을 돌려 내 집으로 향했다.


"둘이 데이트는 잘 했어?"


그렇게 집까지 걸어가던 도중, 옆에서 들려오는 익숙한 여성의 목소리에 난 고개를 돌렸다. 하얀색 스포츠카에 몸을 기댄 채 날 바라보는 사장언니가
보였다.


"..아까 집에 돌아가신 줄 알았는데, 여기 계셨네요."

"응. 가기 전에 잠시 너 보려고 들렀지? 둘이 잘 들어갔나 해서."


사장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웃어보였다. 그 모습이 짜증나서 난 목소리 톤을 낮춘 채 말을 이었다.


"..언제부터 직원들을 그렇게 챙기셨다고 여기까지 직접 오셨는지 모르겠네요."

"주희 넌 몰라도 그 애는 예전부터 내가 잘 챙겨주고 있었는데, 몰랐어?"

"말은 똑바로 해주세요. 그건 챙겨주는 게 아니라 작업을 거는 거잖아요."

"뭐 맘대로 생각해. 지금은 너랑 쓸데없이 싸우려고 온 건 아니니까. 마실래?"


사장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음료수캔 하나를 건네었다. 옆에 있는 자판기에서 방금 뽑아낸 듯 했다.


"..괜찮아요. 저 목 안 말라요. 이만 가볼게요."

"어머..뭐 여기에 독이라도 탔을까봐 그래? 그런 거 아닌데."

"아뇨, 그냥 목이 안 마르다고 했잖아요."

"칫, 쌀쌀맞은거 봐."


사장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음료수캔을 따더니, 자기가 한 모금 마신 후 스포츠카에 탔다.


"아무튼 뭐..현수랑 둘이 잘 해봐. 아참, 나한테 뺏기지 않게 꼭 조심하구. 알았지?"

"...."

"그럼 내일 카페에서 봐~"


사장언니는 그렇게 날 향해 웃으며 손을 흔들고는, 스포츠카와 함께 골목 저만치로 사라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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