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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10>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6.28 23:24:50
조회 1132 추천 18 댓글 24
														







"야 씹덕."


차갑게 낮아진 라떼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그 목소리에, 책상에 엎드려 자고 있던 난 놀라며 황급히 일어났다.


"어..어어? 왜..?"

"이거 뭐야?"


라떼는 한 손에 초코우유 팩을 든 채 날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너, 나 초코우유 못 마시는 거 알잖아."

"아..알지..근데 매매, 매점에..저것밖에 없길래.."

"하..야, 그럼 학교 밖 슈퍼 가서 사오던가. 너 나 일부러 엿먹이려고 이런 거지?"

"아, 아니..지금 아직 종례도 안했는데 거길 어떻게 가.."

"쌤들 몰래 담 넘어갔다 오면 되지! 아..가만보니 네  몸뚱이론 좀 힘들긴 하겠다."


라떼는 잠시 송곳니를 보이며 씨익 웃더니, 이내 다시 표정을 굳히고는 날 쏘아보았다.


"하 이 새끼 어떻게 조지지..아!"

"..?"

"야, 엎드려."

"어, 어어? 갑자기 왜.."

"안 엎드려?"

"아, 알았어..엎드리면 되잖아.."


라떼의 고압적인 태도에, 난 어쩔 수 없이 앉아 있던 의자에서 일어나 딱딱한 교실 바닥에 엎드렸다.


'주르륵-'

"지, 지금 뭐하는거야..!"

"푸흡, 야, 너 가만히 안있냐?"


라떼는 초코우유 팩을 열더니, 자기 앞에 엎드려 있던 내 머리에 초코우유를 쏟아부었다. 주변에 있던 애들이 그걸 보고 낄낄거렸고, 라떼도 따라 웃기 시작했다.


"....."

"됐어. 이제 씻으러 가봐."


라떼는 다시 특유의 송곳니를 보이며 씨익 웃었다. 머리에서 초코 냄새가 가득 풍겨왔고, 입고 있던 하얀색의 교복은 이미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푸하하..야 저새끼 봐봐"


우리 반에 잠시 놀러 온 다른 반 남자 일진들이 그런 내 모습을 보며 웃어 댔다.


"'...X발 ..'


속으로 욕을 내뱉으며, 난 화장실로 향했다.

화장실 세면대에서 몇 번이고 머리와 얼굴에 물칠을 했음에도 아직 초코우유의 향이 맴돌았다.

이런 생활, 이미 적응된 줄 알았는데...여전히 고통스럽다. 대체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지?


'그냥 죽어 버릴까..'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옥상으로 가는 계단을 올랐다. 하지만 얼마 못 가 멈춰버리고 말았다.
어차피 지금 옥상문은 잠겨 있고...무엇보다, 죽을 용기가 도저히 나지 않았다.


"에휴.."


난 또다시 한숨만 푹 내쉬며 다시 교실로 돌아왔다.
내 자리 앞에선 여전히 라떼가 자기 친구들과 떠들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야 씹덕, 너 방금 한숨 쉬었냐?"

"어, 어? 미, 미안.."


내가 한숨을 내쉬자 라떼는 표정을 구기며 날 쏘아보았다.


"야 하지 마~애 불쌍하잖아."


옆에서 같이 얘기하던 여자 일진들은 내가 불쌍하다며 라떼를 말렸다.


"괜찮아?"

"아..어. 괜찮아.."


여자 일진들은 걱정되는 눈초리로 나에게 그렇게 물어왔다.

애초에 날 놀리거나 괴롭히는 대부분은 라떼나 남자 일진들이었다. 남자 일진들과 같이 어울려 다니는 여자 일진들은 날 특별히 괴롭히거나 하진 않았다. 오히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줄 때가 많았다.

물론 알고 있다. 그건 내가 좋아서가 아니라 그냥 나라는 사람 자체에 특별히 관심이 없어서일 것이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오늘은 6교시에 사회과목 서술형 시험이 있는 날이다.

그리고..지금 이 10분의 쉬는시간만 지나면 바로 6교시가 시작된다.
난 가방에서 필통을 꺼내 열어버렸다. 평소에 가지고 다니던 3자루의 볼펜들이 전부 맛이 가 있었다.


"아 요캇타..!"


가방을 뒤져보니 다행히도 멀쩡한 볼펜 하나가 나왔다. 좋아. 이제 마지막으로 교과서 좀 보고..


"야 씹덕! 너 볼펜 있냐?"


그 때, 어느새 라떼가 다가와 나에게 물었다.
아, 안되는데...


"어, 어어? 아..아니..없어.."

"그럼 지금 니 손에 들고있는 건 볼펜이 아니라 연필이냐?"

"어? 이..이건.."

"하...씨발! 안 그래도 볼펜 없어져서 빡치는데."


이내 라떼는 내 손에서 볼펜을 낚아채 갔다.


"야, 너 배 딱 대."

"미, 미안해...한번만 용서해줘.."

"어쭈, 안 대?"


난 어쩔 수 없이 배를 가리고 있던 두 손을 치웠다.


'퍼억'

"크헉!"


라떼는 내 배에 가볍게 배빵을 한 대 날렸다.


"엄살은..야, 너 어차피 전부 지방이라 충격 전부 흡수해줘서 하나도 안 아프잖아."

"그..그래도 아프긴 한데.."

"그래서 어쩌라는 거야 이 씹덕아. 너도 빨리 수업 준비나 해. 그럼 난 가본다."


라떼는 그렇게 말하고는 볼펜을 자기 교복 주머니에 집어넣고는 교실을 나갔다.


"어..어떡하지.."


다급해진 난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연하게도 펜은 없었다.
이렇게 된 이상 누구한테 빌리러 가야 하는데...






"뭐? 볼펜을 빌려달라고?"


고민하던 난 어쩔 수 없이 평소 날 감싸주던 여자 일진들 중 한 명에게 왔다.
하지만...볼펜을 빌려달라는 내 말을 들은 여자일진은 급속도로 표정을 썩히더니,


"...내가 왜 빌려줘야 하는데?"

"어, 어..?"

"우리 아는 사이야? 아니잖아. 웃겨 진짜. 야, 너 내가 몇 번 아는척 해줬다고 점점 기어오른다?"


여자일진은 그렇게 말하며 기분나쁘다는 듯 교실 밖을 나가 버렸다. 난 충격받은 나머지 한동안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결국 난 서술형에 아무것도 쓰지 못했고, 0점을 받았다.

그 이후로 깨달았다. 여자일진들은 내가 가만히 있을 때는 나에게 관심이 없기에 친절하게 대해주지만, '선' 을 넘는다고 생각하면 기분나빠하며 가차없이 쳐낸다.

난 어느샌가 나도 모르게 그들만의 '선' 을 넘어버린 듯 했다.



* * *



"뭘 그렇게 빤히 봐?"



그리고, 내 앞 테이블에 앉아 있는 사장누나도, 어쩌면 학창시절의 여자일진들과 비슷하거나 같은 부류는 아닐까?

그래, 내가 사장누나한테 이유 모를 거부감을 느끼고 있던 건...사장누나가 학창시절 당시의 그 여자일진들과 어째서인지 겹쳐보였기 때문이었다.

물론 어디까지나 근거없는 내 느낌일 뿐이었다. 난 사장누나가 날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 서로 안 지 얼마 되지도 날 왜 이렇게  챙겨주고 있는지 알지 못한다.

학창시절의 그 여자일진들처럼 겉으로는 친절하지만, 마음속으로는 날 무시하며 이미 날 향해 자신만의 선을 그어놓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었다.


"너, 내 말 듣고 있어?"

"네...네? 아..죄송해요."

잠시 과거회상에 빠져있던 나머지, 사장누나가 나한테 말을 거는 것도 몰랐었다.
그럼 나 이때까지 옛날 생각하느라 사장누나를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건가? 좀 부끄러워진다..


"누나가 그렇게 좋아?"

"네, 네네?! 그, 그게 아니라 잠시..그 딴생각을 하느라..죄송해요.."

"나 참, 뭘 사과해?"


그리고, 만약 그 선이란 게 진짜 있다면..한번 테스트해보고 싶었다.


"저...누나."

"응?"

"그..호, 혹시 볼펜 하나만 빌려주실 수 있으세요?"

"볼펜? 갑자기?"

"네, 네..잠시 좀 쓸 때가 있어서..요."


내 말을 들은 사장누나는 자기 숄더백을 열어 뒤적거리더니, 이내 볼펜 5개를 꺼내 테이블 위에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자, 이 중에서 하나 골라봐."


어..광이 나는 게 전부 비싸보이는 것들뿐이다.
게다가 얼마 쓰지도 않았는지 새 거네...


"음...."


5개의 펜들을 바라보며, 난 뭘 선택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뭘 골라야 하지? 고민되네...
전부 좋아보이는 것들뿐인데. 그렇다고 내가 볼펜에 대해 뭘 아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10분 후.


"음...."


음..뭘..뭘 선택하면 잘 선택했다고 소문이 날까.
그냥 아무거나 집어가기엔 살짝 아까운데...



"...하아."


10분 동안 고민하는 내 모습이 한심하고 답답해 보였는지, 사장누나는 한숨을 쉬더니 입을 열었다.


"..너, 결정장애 있지."

"네..."

"그냥 내가 골라줄게. 자, 이거 써. 이게 제일 좋은 거야."


사장누나는 제일 가운데에 있는 만년필을 들어 내 손에 쥐어주었다.

음..내가 보기엔 양옆에 있는 다른 볼펜이랑 만년필들이랑 차이를 그다지 못 느끼겠는데, 사장누나가 이게 제일 좋다고 하니까..뭐 맞겠지.


"가, 감사합니다..내일 꼭 다시 돌..려드릴게요.."

"응? 그거 그냥 가져도 돼."

"지, 진짜요?"

"응. 선물로 주는 거니까 잘 간직해? 그거 30만원짜리야."


사장누나는 웃으며 그렇게 말했다. 30..30만원?
아니 무슨 펜 주제에 이렇게 비싸...?
이야, 역시 금수저들은 필기구부터 다르구나...


"...."


그렇게 난 의도치 않게 고급펜 하나를 선물받아 카페를 나왔다.

그래..이런 걸로 사장누나의 진심을 알 수 있을 리가 없지. 뭐 덕분에 공짜로 이렇게 고급 만년필 하나를 득템해 왔지만.

아직도..모르겠다. 도대체 사장누나는 날 어떻게 보고 있는 걸까? 관심이 없어서 잘해준다고 하기엔, 맨날 날 데려다주고 같이 밥도 먹자고 하는데...

음..얏빠리 와칸네-나, 코레...



[저 언니, 느낌이 안 좋다구요.]


또다시 머릿속을 스쳐가는 승아의 한 마디.

느낌이 안 좋다..라.
나도 사실 사장누나를 처음 봤을 때부터 왠지 모르게 어느 정도 느끼고는 있었다.

하지만, 승아처럼 '사장누나는 딱 봐도 저런 사람일 거다' 라고 확신하고 있지는 않았다.


"에휴..모르겠다. 집가서 애니나 봐야지."


잡생각으로 머리가 지끈거릴 땐..역시 씹덕질이 최고지. 타이레놀보다 성능좋은 일본 서브컬쳐 아니던가? 좋은 일본 문화 받아들이자.

그러니 빨리 집 들어가서 어제 다 못 본 애니나 마저 봐야지.
미쿠쨩...내가 간다..소코데 맛떼쿠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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