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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15>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4 01:06:35
조회 1023 추천 26 댓글 24
														








"아직 고등학생인데, 잘 할 수 있겠어?"


내가 정말로 걱정되는 듯한 목소리로 날 바라보며 묻는 눈 앞의 키 크고 예쁜 언니.

물론 힘들 것이다. 진상 손님들도 많이 만날 것이고, 카페 알바는 처음이기에 실수도 많이 할 것이다.


"네. 뭐든 할게요. 부탁드려요."

"음..일단 알았어. 나중에 연락할 테니까 들어가봐."


사장언니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나에게 웃음지으며 말했다.


"아참, 그리고 필요하거나 어려운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해. 도와줄 테니까."

"감사해요, 사장님."

"뭘~편하게 사장언니라고 해도 돼. 그게 나도 더 편하거든."


참 착한 언니라고 생각하며, 사장언니를 생각해서라도 난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 * *



"..."


비록 사장언니가 일 때문에 바쁜 탓에 자주 만나진 못했지만 존경하는 사람이었고, 만날 때마다 즐겁게 대화하곤 했었다.

하지만..내가 존경하던 그 언니는 지금 이렇게 현수 앞에서 본색을 드러냈다. 그렇기에 더욱더 배신감이 느껴졌고, 이가 갈렸다.

이제 내 마음속에는 사장언니를 향한 존경 따위는 남아있지 않았고, 대신 증오가 그 빈자리를 채우기 시작했다.

저 언니는 더 이상 내가 알던 근면성실하고 어른스러운 사장언니가 아니었다. 경쟁상대도 아닌, 그저 퇴치해야 할 '적' 일 뿐이었다.


'절대...뺏기지 않을 거야.'


남자를 장난감으로만 취급하는 저런 언니한테 현수를 넘겨줄 수는 없었다. 현수를 위해서도, 그리고 나를 위해서도.

난 그렇게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하며, 카페의 카운터로 향했다.





"오늘은 일찍 왔네?"


웃음지은 채 날 바라보며 이렇게 한마디를 흘리는 사장언니.
난 그 말을 한 귀로 흘려 무시한 채, 계속 카운터에서 하던 잡일을 마저 하기 시작했다.


"요즘 카페 일 힘들지? 한잔 마시고 해."


사장언니는 그렇게 말하며 라떼가 담긴 커피잔을 내밀었다.
난 탐탁치 않게 일단 그것을 받아들었다.


"꺅!"


그 때, 커피잔이 흔들리며 내용물이 쏟아졌다. 난 순간 놀라 얕은 비명을 질렀다. 축축한 감촉에 내 가슴 쪽을 바라보니, 하얀색 직원복이 어느새 갈색으로 물들어 있었다.


"아, 미안. 실수했네? 닦아줄게."


사장언니는 작게 씨익 웃으며, 자기 호주머니에서 작은 손수건을 꺼내 내 옷을 닦기 시작했다.

..누가 봐도 실수가 아닌 고의였다.
속에서 부글부글 화가 끓어올랐지만, 아침부터 이런 쓸데없는 일에 에너지를 낭비하긴 싫었기에 난 화를 꾹꾹 눌러참았다.


"..됐어요. 제가 닦을테니까 이리 줘요."

"어머..상여자."


난 사장언니가 들고있던 손수건을 신경질적으로 확 낚아채고는 내가 닦기 시작했다.


"..어른이 돼서 이런 행동이나 하시네요. 부끄럽지도 않으세요?"

"왜 그래, 실수라고 했잖아? 자꾸 이러면 섭섭해."

"네 그래요. 실수겠죠."


난 어느새 완전히 축축해진 손수건을 사장언니에게 돌려주고는 고개를 홱 돌려 버렸다.

카페를 본격적으로 열기 전의 이른 아침이라 카페 안에 손님은 없었고, 현수랑 승아도 아직 출근하지 않았기에 우리의 행동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나저나..오늘따라 피곤해 보이네? 밤새 뭐 걱정거리라도 있었나 봐?"


사장언니는 내 옆에서 이렇게 말하며 다시 도발을 걸어왔다. 난 그런 사장언니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무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걱정거리 같은 거 없었어요."

"진짜? 아닌 것 같은데."

"..계속 시비 거실 거면 저리 가주세요. 부탁드려요."

"응? 너도 참, 시비거는 게 아니라 그냥 궁금해서 그런 거야. 오해는 하지 말아줘?"

"...."


난 그냥 입을 다물어 버렸다. 딱히 저런 수준낮은 도발에 일일히 대응해 주기도 아까웠다.

내가 지금 집중해야 할 것은 이런 쓸데없는 소모전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현수한테서 사장언니를 떼어놓을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 하면 현수를 넘어오게 할 수 있을지였다.


'띠링-'


그러던 중, 카페 유리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난 급히 고개를 돌려 카페 현관 쪽을 쳐다보았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것을 느꼈는지, 왠지 쭈뼛쭈뼛거리며 들어오는 현수의 모습이 보였다.




* * *




"...."


차가운 문고리를 잡고 문을 열어 카페 안으로 들어온 나는, 하마터면 숨이 턱 막혀 기절할 뻔 했다.

무겁고도 차갑게 내려앉은 공기가 카페 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리고 그 냉기는...지금 카페 카운터에 서 있는 주희누나와 사장누나, 두 사람 사이에서 미친 듯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순간 러시아의 오이먀콘에 온 듯한 느낌을 받으며, 난 몸을 덜덜 떤 채 조심스럽게 다가가 인사를 했다.



"아..안녕하세요.."

"아, 현수야. 왔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의 내 인사를 먼저 받아준 건 사장누나였다. 난 잠시 고민하다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그...어제 두 분이서 무, 무슨 일..있었..어요? 싸웠다던가.."

"응? 아냐아냐. 싸우기는 무슨~우리 엄청 친해?"


사장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주희누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주희누나의 표정은 여전히 굳어 있었다.

음...역시 그냥 내 착각인가? 가만 생각해 보니 두 분이서 딱히 싸울 이유도 없기는 하다. 그리고 사장누나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주희누나 성격상 더더욱 누구랑 대판 싸울 성격은 되지 못하니까.


"아 맞다, 주희누나. 이거..정리해야 하는데."


갑자기 어제 카페로 도착한 택배상자들이 생각난 나는, 조심스럽게 주희누나에게 말을 걸었다. 아까까지만 해도 표정을 굳히고 있던 주희누나는 내 말에 표정을 풀며 입을 열었다.


"참..그렇네. 그거, 카페 뒤편에 설치하는 거 맞지?"

"네. 저 혼자서 하기엔 양이 좀 많은데..아직 승아도 안 왔고 해서요."

"그래. 같이 갈까?"

"네."


주희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카운터에서 나오더니,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 때 사장누나가 왠지 못마땅한 표정으로 우리를 향해 말을 걸었다.


"..그거, 지금 꼭 해야하는 거야?"

"네. 어제도 미뤄놨었는데, 오늘 아니면 언제 하겠어요?"

"뭐 알았어. 갔다와. 곧 카페 문 여니까 너무 오래 있진 말구."


주희누나는 마시고 있다가 남은 물을 버리러 정수기 쪽으로 걸어가더니, 돌연 사장누나 쪽으로 확 쏟아 버렸다.


'촤악'

"꺅!"


갑자기 벌어진 상황에 사장누나는 놀란 듯 비명을 내뱉으며 자신이 입고 있던 오피스룩을 바라보았다. 깔끔하고 예쁜 회색의 오피스룩은 어느새 물을 먹어 흠뻑 젖어 있었다.


"죄송해요. 실수했네요."

"...."


사장누나는 그런 주희누나를 노려보았지만, 딱히 별 말을 하지는 않았다.

이거..진짜 괜찮은 거 맞지?
난 아직도 덜덜 떨리는 몸을 겨우 진정시키며, 주희누나와 함께 카페 밖을 나와 뒤편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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