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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30>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23 01:21:55
조회 776 추천 25 댓글 32
														








"그니까네 그쪽이 사장님께서 운영하시는 카페 점장분이시란 거지예? 이름이..반주희씨?"

"네..맞아요."

"글고 사장님 부탁으로 잠시 이케 감독을 맡게되신 거고예?"

"네.."


작업복과 안전모를 쓴 채 나에게 이것저것 물어오는 공사장 인부 아저씨들.

아무래도 노가다 자체가 남초이다 보니 이곳에서 유일하게 여자인 나는 자연스럽게 인부들의 주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더. 궁금한거 있으면 언제든지 편하게 물어보이소."

"네, 감사해요.."


잠깐의 쉬는시간이 끝나자 다시 분주하게 움직이는 인부 아저씨들.

한여름의 땡볕 아래에서 공사현장을 멍하게 바라보고만 있자니 여간 지루하고 힘든 게 아니었다. 벌써 머리에선 땀이 한가득 흐르고 있었고, 상의는 완전히 땀에 젖어 축축해져 있었다.

그나마 앉을 수 있는 의자라도 하나 있는 것이 불행 중 다행이었다. 만약 이 의자라도 없었다면 난 이미 진작 쓰러져 응급실 침대에 누워 있을 터였다.


"...."


사실 이것들이야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고, 그다지 급한 문제가 아니었다.

문제는 내가 카페에 없는 동안 사장언니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고 있을 현수였다.

지금쯤 카페에서 현수에게 한껏 꼬리치고 있을 사장언니를 생각하니 속에서 헛구역질이 올라옴과 동시에, 또다시 불안감이 몰려왔다.


[지금 뭐해?]


불안해진 난 결국 휴대폰을 꺼내 현수에게 카톡메시지 하나를 보내보았다.

그로부터 몇 분이 지났을까. 메시지 옆의 1이 사라짐과 동시에 현수에게서 답장이 왔다.


[사장님이랑 잠시 대화하고 있어요.]


...역시, 예상대로구나.

사장언니랑..즐겁게 대화하고 있겠지.
사장언니와 서로 웃으며 이야기하고 있을 현수의 모습을 상상하니, 가슴속이 너무나도 아려왔다.


[사장언니랑 무슨 대화해?]

[아 그냥..별 얘기 아니에요.]

[그렇구나..알았어.]


현수는 별 얘기 아니라고 둘러대며, 그렇게 대화를 종료했다.
몰려오는 패배감과 무력감을 애써 무시한 채 나는 그대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


그 때, 휴대폰에서 들려오는 전화벨 소리.
사장 언니였다.


"응. 현장 상황은 좀 어때?

"...전 잘 모르겠지만, 인부 분들이 별 말 없는 걸 보니 잘 되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 보고 전화가 없길래 한번 걸어봤어. 거기 좀 덥지?"

"네. 그럼 안 덥겠어요?"

"아쉽네~너도 여기 카페에서 에어컨바람 맞으면서 같이 현수랑 이야기하면 좋을텐데. 그치?"

"....."

"뭐 그래도 너무 걱정하진 마. 주희 네 몫까지 내가 현수랑 잘 놀아 주고 있으니까. 그럼 계속 수고해 줘?"


사장언니는 그렇게 비웃듯이 말하고는 전화를 끊었다.
..속에서 형용할 수 없는 화가 치밀어 올랐다. 동시에 울컥 하며 올라오는 슬픔에, 난 결국 눈물을 보이고 말았다.


"아, 아니 반주희씨..왜 웁니꺼. 무슨 일 있어예?"

"흐윽..아니요..그냥 좀 안좋은 일이 있어서.."


나도 모르게 훌쩍거리며 눈물이 나오자, 인부 아저씨들 몇 명이 내가 걱정됐는지 다가와 묻기 시작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무력감과 패배감.
사장언니의 권력 앞에서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결국 현수를 빼앗겨버리고 말았다는 사실이, 비수처럼 가슴속에 박혀왔다.


"...."


흘러내리는 눈물을 손등으로 닦으며, 난 고개를 숙인 채 의자에 주저앉았다.

몸이 멀어지면 마음 또한 멀어지는 법이다. 내가 카페에 없는 한 달 동안 둘은 친해질 만큼 친해질 것이고, 결국 현수는..사장언니에게 가 버리겠지.

내가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누나!!"


그렇게 몇십여 분이 지났을까. 어딘가에서 희미하게 들려오는 현수의 목소리.

..이젠 환청까지 들리는구나.
얼마나..현수가 보고 싶었으면 저런 환청이 들릴까?


"주희누나!"

"...?"


환청이 아니었다.
고개를 들어 보니, 내 앞엔 어느새 왼손에 하얀 편의점 봉투 하나를 든 현수가 와 있었다.



* * *



"현수야...? 여긴 어떻게.."


갑작스런 내 등장에 상당히 놀란 표정으로 묻는 주희누나.


"허억..헉..오늘도 점심이 지나도록 누나가 계속 안 오길래 사장님한테 어딨냐고 물어봤더니, 여기 있다고 하시길래...급하게 뛰어왔어요."

"지, 진짜...?"

"헉..그럼 가짜겠어요?"


주희누나는 엄청나게 감동한 표정을 짓더니, 의자에서 일어나 나에게 다가왔다.
자기를 보러 찾아와준 게 이렇게나 감동먹을 만한 일인가..? 하여튼 참 순수한 누나다.


"근데..이건 뭐야?"


내 왼손에 들린 하얀색의 편의점 봉투를 가리키는 주희누나.

아아...코레와 '벤토' 토이우 모노난다.


"도시락이요. 누나랑 같이 먹으려고..사 왔어요."

"뭐, 뭔, 이런 걸 다 사 왔어..누난 괜찮아. 네 것만 사와도 되는데.."

"헛소리 말고 그냥 드세요."


입으로는 만류하고 있지만 실은 꽤나 배고팠는지, 주희누나는 편의점 도시락을 바라보며 활짝 웃음지은 채 군침을 흘렸다.

그렇게 우리는 노가다 아재들에게 부탁해 의자 몇 개를 더 빌려왔고, 그걸 식탁삼아 도시락을 올려놓고는 먹기 시작했다.


"그거..맛있어요?"

"응..맛있어. 현수가 사주니까 더 맛있는 것 같네."

"다행이네요. 기껏 사왔는데 맛없으면 어쩌나 했는데..."

"평소에 편의점 도시락..자주 먹어?"

"아뇨. 보통 편의점 가면 대충 컵라면으로 때우고 말지 도시락은 아무래도 잘 안 먹죠. 근데 지금은 누나랑도 같이 먹어야 하니까..라면을 사가는 건 좀 그래서.."


젓가락으로 고기반찬을 몇 점 집어먹던 주희누나는 살며시 미소지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배려해줘서 고마워.."

"뭐, 뭘요..헤헤.."



* * *



그렇게 주희누나와 식사를 끝낸 후.

난 그 이후로도 계속 몇십여분 간 주희누나와 이런저런 시덥잖은 이야기를 하고는 카페로 돌아왔다.

카페에 들어오자, 영 불편한 표정으로 날 바라보는 사장누나가 보였다.


"...주희랑은 잘 얘기하다 왔어?"


잠시 머뭇거리다가 그렇게 입을 여는 사장누나.


"네, 네.."

"혹시 주희가 먼저 와달라고 연락한 거야?"

"아니요..그냥 제가 가고 싶어서 간 거에요.."

"하아...기껏 떨어뜨려 놨더니 진짜..."

"네?"

"..아냐, 아무것도. 밖에 덥지? 앉아서 좀 쉬어."


난 사장누나의 눈치를 보며 조심스레 테이블에 앉았다.

사장누나가 왠지 영 언짢아하는 것 같았지만, 그래도 주희누나를 보러 갔다온 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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