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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26>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17 01:46:18
조회 900 추천 24 댓글 23
														







"네? 어..그..저는.."


곤란하다.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다. 애초에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을 요구하는지 모르겠다.

이건 마치..아주 어릴 때, 그니까 한 10살도 채 되기 전 애기 시절 때..엄마랑 아빠가 날 불러놓고 "엄마랑 아빠 중에 누가 더 좋아?" 라고 묻는 것만 같다.


"주희보다 내가 더 좋지, 응?"


사장누나는 웃으며 나에게 팔짱을 꼈다.
이러니까..더 대답하기가 곤란해지는데...


"현수야. 현혹되지 마."

"현혹은 주희 너가 하는 거 아니니? 매일 보면 항상 네가 애한테 먼저 만나자고 하고 그러던데?"

"언니, 그 꼬리부터 좀 숨기고 말해주실래요?"


날 바로 중간에 두고 또다시 다투기 시작하는 두 사람.

어떡하지...솔직히 주희누나랑 그동안 함께 시간을 보내고 어울린 게 있으니까 주희누나가 더 좋기는 하지만, 사장누나도 나쁘지는 않았다.

물론 승아 말대로 나에게 잘해주는 속내를 아직 모르기는 하지만, 일단 지금까지 표면적으로는 주희누나 이상으로 날 잘 챙겨주고 있다.


"음..저는..둘 다 좋아서 못 고르겠네요. 아하하하.."


어렵게 고민해서 내뱉은 내 한마디와 함께,
싸늘하게 얼어붙는 두 누나들의 눈빛.
어어...이러지마라...


"현수야..우린 그런 애매한 대답을 바란 게 아닌데..?"

"히익...!"


그 기세에 짓눌려 나는 다시 대답을 새로 고민해야만 했다.
..그래. 사실 대충 예상하고는 있었다. 내가 봐도 존나 성의없는 대답이지..

하야쿠..아타라시이 코타에오 데사나이토..!


"저, 저는...!"


내가 말을 꺼냄과 동시에, 다시 나에게 집중되는 주희누나와 사장누나의 눈빛.
처음과 똑같이 기대와 걱정이 반쯤 섞인 눈동자다.


"사실 남자가 좋습니다!"


난 이렇게 외치고는, 어안이 벙벙한 듯한 두 사람의 눈빛을 뒤로한 채 바로 카페를 빠져나왔다.

존나 병신같은 답변이긴 하지만..순간적으로 생각나는 대답이 이거밖에 없었는데 뭘 어쩌겠어..





"하여튼,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이에요? 현수가 얼마나 말하기 부담스러웠으면 저런 대답을 하겠어요?"

"물어볼 수도 있는 거 아니야? 어차피 진지한것도 아니었잖아?"

"진지한 게 아니었다구요? 그럼 아까 현수가 둘다 좋다고 했을 때 왜 싸늘한 표정으로 그랬는데요?"

"웃기네. 누가 보면 나만 그렇게 한 줄 알겠어?"




두 사람이 대충 이렇게 투닥거리는 카페 안에서 희미하게 들렸지만, 난 그걸 무시하고는 최대한 카페에서 멀어졌다.



* * *



그렇게 마음에도 없던 커밍아웃을 하고 난 후...

다행히 주희누나와 사장누나는 나한테 거기에 대해선 딱히 뭐라고 하지는 않았다.

오늘은 카페를 평소보다 일찍 정리했고, 조기퇴근을 했다.
그래서 난 지금 집에 틀어박혀 컴퓨터로 실시간 롤드컵을 관람하는 중이다.


'카톡'


반중롤깨 롤대남답게 신나게 롤드컵을 관람하던 도중, 옆에 놓여진 휴대폰에서 울리는 카톡 알림음.
사장누나의 카톡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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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어쩌지.."


마침 배가 고프기도 하고, 현재 통1장에 남아있는 돈을 쓰기엔 살짝 아까운데..
하지만 승아의 말이 자꾸 머리에 맴돌기도 하고, 무엇보다 사장누나와는 이제부터 선을 긋기로 했는데..


'도우스레바 이인다, 코레...'


그렇게 사장누나의 카톡 메시지를 두고 고민하던 도중, 휴대폰에서 울리는 전화음.


"여보세요. 주희누나?"

"아, 현수야. 다름이 아니라..너가 저번에 우리 집 왔을 때 놔두고 간 게 하나 있어서. 지금 와서 가져갈래?"

"놔두고 간 거요? 뭔데요?"

"그게..만년필인거 같은데, 일단 와서 확인해봐야 할 것 같아."


만년필? 내가 만년필을 쓴 적이 있었...아.
맞다. 저번에 사장누나한테 하나 선물받았었지.
주희누나가 바선생을 잡아달라고 불러서 누나 집에 갔을 때, 그걸 모르고 떨어뜨리고 온 모양이었다.


"네. 그럼 지금 바로 갈게요."

"그래~서두르지 말구 조심해서 와."


난 주희누나와의 통화를 종료한 후, 카톡 앱으로 들어가 사장누나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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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을 보낸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답장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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헉...어떻게 알았지..
역시, 여자들의 감을 무시해서는 안 된다..

난 살짝 양심에 찔렸지만, 최대한 무덤덤하게 사장누나에게 답장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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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누나의 마지막 메시지 끝의 하트표시에 잠시 심장이 두근거렸다.

아아, 이러면 안 되지. 나 지금 뭐하는 거냐...곧 주희누나랑 만나기로 해놓고, 다른 여자의 하트표시 하나에 이렇게 흔들리고 있다니..
난 정말 답이 없는 갈대같은 새끼다...



* * *



"들어와."


그렇게 도착한 주희누나의 집.

저번에 바선생을 퇴치하러 왔을 때 이미 한번 와 봤지만, 좁은 공간에서 주희누나와 단둘이서만 있다는 사실 때문일까. 뭔가 카페에서 볼 때보다 부끄럽고..말도 잘 나오지 않았다.


"이거..네 거 아니야?"


자기 방으로 가더니 만년필을 가져와 나에게 건네주는 주희누나.


"네. 제 거..맞아요. 찾아주셔서 고마워요.."

"아니야~근데, 꽤 비싸 보이는 만년필이네. 누구한테 선물받은 거야?"

"네? 아.."


주희누나의 말에 난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그냥 제 생일때 부모님한테 선물받은 거에요."

"그래? 부모님이 돈이 많으신가 봐. 이런 것도 사주고.."

"아, 아뇨..그렇게 금수저는 아닌데.."


사장누나한테 선물받은 거라고 솔직하게 말하려다가, 그렇게 말했다간 왠지 주희누나가 별로 안 좋아할 것 같았기에...살짝 거짓말을 치기로 했다.


"누나. 밥 아직..안 드셨죠?"

"아, 응..오늘은 그냥 안 먹을까 생각했거든."

"네? 왜요?"


혹시 다이어트 하시나? 다이어트할 몸으로 보이진 않는데...
주희누나는 지방이 대부분 특정부위에 몰려 있는 몸이라, 다이어트란 말이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사실 오늘 속이 좀 안좋거든..그래서 그냥 굶으려고."

"진짜요? 괜찮겠어요?"

"응. 괜찮아. 배 별로 안 고파.."

'꼬르륵-'

"...."


주희누나가 말을 마침과 동시에, 그녀의 배 안에서 들려오는 꼬르륵 소리.


"누나 잠시만요. 제가 죽 사올게요"

"어? 잠시만..안 사줘도 되는데..나 진짜 괜찮아.."

"누나 배는 안 괜찮다는데요? 기다리고 계세요."


나는 그렇게 주희누나의 집을 나와, 오토바이에 올라탄 후 주변에 있는 죽 전문 가게로 향했다.





"여기요 누나! 죽..사왔어요."


주희누나가 비건이 아닌 이상 야채죽은 아무래도 별로일 것 같아서, 고기죽을 사왔다.


"안 사 줘도 되는데...진짜 고마워."

"아녜요. 빨리 드세요 식기전에."


주희누나는 같이 포장된 플라스틱 수저를 들고 죽을 후후 불어가며 조심스럽게 떠 먹기 시작했다.


"우에엥..."


그렇게 죽을 떠먹던 중, 갑자기 눈물을 흘리는 주희누나.
왜, 왜 우는 거지? 혹시 맛이 없나...?


"왜, 왜 그러세요?"

"아니..죽이 너무 맛있어서..."

"아..."


저런..얼마나 배가 고프셨으면 고작 죽을 먹는데 저렇게 눈물까지 흘리실까...
진짜 죽을 사오길 잘한 것 같다.

그렇게 죽을 반쯤 떠먹고는, 다시 입을 여는 주희누나.


"나 어릴 때...자주 아팠다?"

"그래요?"

"응. 내가 몸이 약한 편이라 감기에 자주 걸렸었거든. 그럼 그때마다..그 오빠가 죽을 끓여줬어. 흰죽."


또다시 그 오빠 이야기를 꺼내는 주희누나.
..솔직히 기분이 좋진 않았다. 저번에 바선생을 처리하러 왔을 때도 그 오빠 이야기가 나왔는데..오늘도 그사람 이야기를 하시네...


"..보고 싶네.."


숟가락을 든 채 주희누나는 눈을 감고 그렇게 중얼거렸다.

..왠지 기분이 확 나빠진다. 주희누나를 위해서 이렇게 죽까지 사다 주고 했는데, 정작 주희누나는 내 앞에서 다른 남자 이야기를 하고 있다.

물론 주희누나는 별 생각 없이 말한 거고 나 혼자 질투하는 거겠지만, 그래도 기분이 확 다운되어 버렸다.
이러려고 죽 사줬나 자괴감이 들고 괴롭다...


"..누나, 저 피곤해서..이만 가볼게요."

"응? 벌써 간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좀 더 쉬다 가.."

"아뇨, 괜찮아요. 잠이 와서..집가서 좀 자야겠어요. 안녕히 계세요."


기분이 나빠진 나는 그렇게 주희누나에게 인사를 하고는, 누나 집을 나왔다.

물론 피곤하다는 것은 거짓말이었다.
주희누나의 집을 나온 후, 내가 향한 곳은...





"아까 배 안 고프다 하지 않았어?"


하얀색 스포츠카에 탄 채, 나에게 그렇게 묻는 사장누나.


"아..갑자기 배고파져서요..죄송해요."

"그래? 잘됐네. 어디 갈래?"


물론 선을 긋기로 했지만..지금 기분이 좀 그렇기도 하고, 한번쯤은 괜찮겠지 뭐.


"스테이크..는 별로지? 너 저번에 거의 안 먹었잖아."

"네, 네..그런 데에 적응이 좀 안 돼서.."

"돈까스는 저번에 먹었으니까 뭐가 좋으려나...아, 그럼 무난하게 삼겹살 먹자. 어때?"

"조, 좋아요."


그렇게 나는 사장누나의 차에 탄 후, 주변의 고깃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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