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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20>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09 23: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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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우웅'

"...."


이른 토요일 점심부터 요란하게 울리는 핸드폰의 진동음.

주말 점심시간에 오는 전화야 뻔하다. 어디 대출 전화거나, 아니면 어떤 정당에서 자기 당 후보 뽑아달라고 선거유세를 하는 거겠지.

난 그 핸드폰의 진동음을 무시하고는, 그냥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우우웅'

"알아서 끊겠지..."

'우우웅'


아 진짜! 존나 끈질기네!
아무래도 내가 받기 전까진 멈추지 않을 기세인 듯 하다.


"으아아아아악!!! 여보세요!!"

"자고 있었어?"


나는 침대에서 벌떡 일어났다.


"사..사장님?"


당황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예전 호칭이 튀어나왔다.


"깨울 생각은 없었는데, 미안."

"아, 아니에요..그..그보다..왜 전화하셨어요? 호, 혹시 지금 출근해야..하나요?"

"응? 아~걱정 마. 그건 아니구, 잠깐 볼 수 있을까 해서. 괜찮지?"


어차피 지금 딱히 할 것도 없었으니 뭐..사장누나랑 노닥거리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


"네, 네. 어디로 가면 돼요?"

"지금 네 집 앞에 있으니까 옷 입고 나오면 돼."

"..아, 넵."


...애초에 답정너였군...
난 급한 대로 옷을 대충 챙겨입고, 세수를 한 후 집 밖으로 나왔다.


"아, 안녕하세요.."

"안녕~"


하얀색 스포츠카에 탄 채 웃으며 내 인사를 받아주는 사장누나.
난 머뭇거리다가 스포츠카의 조수석에 탔다.


"점심 먹었어?"

"아, 아뇨..아직.."

"그래? 잘 됐네, 나도 아직 안 먹었거든. 뭐 먹고싶어?"


난 뭘 먹으면 좋을지를 잠시 고민했다.
그리고 그 잠시는 어느덧 10분이 훌쩍 넘어가고 있었다.


"...그냥 내가 가자는 데 가자. 알겠지?"

"네, 네..죄송해요.."

"아 그래, 저번에 네가 말했던 그 돈까스집 가면 되겠다. 가게 이름이 뭐라고?"

"XX 돈까스요.."


그렇게 스포츠카의 엔진소리와 함께, 우리는 내가 말했던 돈까스집으로 출발했다.




* * *


"둘이서 만나기 참 어렵다, 그치?"


물을 한 잔 마신 후 나에게 흘리듯이 말을 꺼내는 사장누나.


"..어, 어제는 진짜 죄송해요..갑자기 그렇게 연락이 와서.."

"나 참, 괜찮다니까~어차피 네 잘못도 아닌걸? 잘못이 있다면 주희 잘못이지. 안 그래?"

"그..그래도.."

"괜찮으니까 그거 너무 신경쓰지 마. 알았지?"


사장누나는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난 어쩔 수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는 입을 다물었다.


"그러고 보니 우리 만난 지 꽤 됐지 않아?"

"그..럴걸요? 아마 그 저번에 한번 술 마시고..둘이서 이렇게 어디 온 건..이번이 두 번째..일거에요."

"잠깐. 그럼 서로 안 지가 이제 한 달이 다 되어가는데, 지금까지 둘이서 만난 건 한번밖에 없다는 거네?"

"그..렇죠?"


사장누나는 그렇게 말하며 나를 찌릿 하고 살짝 째려보았다.
어..왜 저러시지? 내가 뭐 잘못한 거라도 있나..?


"..주희랑은 잘만 만나면서, 나한테는 관심도 없구나?

"네, 네? 아..그..그게 아니라.."

"농담이야. 뭐 먹을래?"


사장누나는 메뉴판을 들어 나에게 내밀더니, 이내 뭐가 생각났는지 다시 자기 쪽으로 가져갔다.


"..아, 너한테 주면 안 되겠다. 그냥 내가 시킬게."

"왜, 왜요!"

"너, 또 고르는데 막 10분씩 걸릴 거잖아. 아니야?"

"...."


..할 말이 없다...
이 선택장애를 빨리 어떻게든 고치던가 해야지..


"무난하게 카레돈까스 두 개. 괜찮지?"

"네, 네. 저 카레돈까스 좋아해요."

"그래? 그럼 다음에 또 사줄 테니까 자주 오자."

"네, 넵.."


그렇게 우리는 기한 없는 약속을 잡았고, 사장누나는 점원을 불러 음식을 주문했다.



"그러고보니 저번엔 초면이라 우리 둘 다 별 얘기를 못 했었지?"

"저, 저번에 그 술집에서요? 아..네. 그랬죠."

"그래. 그럼..오랜만에 둘만의 시간을 가져볼까?"


사장누나는 씨익 웃으며, 양손을 깍지낀 채 턱받침 포즈를 하고는 내 쪽으로 얼굴을 가까이했다.

그 모습이 부담스러워서 난 시선을 옆으로 돌렸다.


'우웅'


그 때, 휴대폰에서 울리는 짧은 진동음.
폰을 켜 보니 주희누나한테 카톡이 와 있었다.


[뭐하고 있어?]


"누구야? 주희?"

"네, 네..지금 뭐하고 있냐고..문자 보냈네요. 음..뭐라고 해야.."

"그냥 친구랑 같이 있다고 하면 되잖아?"

"저 친구 없는데요..."

"으, 응..?"


울적해진 난 고개를 푹 숙인 채, 낮은 목소리톤으로 말했다.


"아니 그..학교다닐때 같이 밥 먹으러 간다던가, 쉬는시간에 같이 얘기하는 애들.."

"없어요..저 아싸라구요..!"

"...아.."


X발..기분 좋게 밥 먹으러 왔는데, 갑자기 기분이 확 다운되네..
눈물이 난다...여친도 없는데 친구도 없다니...


"뚝, 울지 마. 응? 누나가 친구 해줄게. 나도 사실 친구 별로 없어."


울적해진 내 모습을 본 사장누나는 당황하더니, 날 가볍게 안아주었다.


"흑흑...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주희한테 지금 친구랑 있다고 해. 알았지?"

"네..."


난 눈물을 닦고는 휴대폰을 들어 주희누나에게 답장을 보냈다.


[아..잠깐 친구랑 같이 밥 먹으러 왔어요.]


뭔가 살짝 양심에 찔리기는 하지만..뭐 괜찮겠지.
난 그렇게 생각하며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음식 나왔습니다~"


얼마 있지 않아 주문했던 카레돈까스가 나왔다.



'띠링-'

"언니~오늘은 돈까스집이야? 맛있겠다~"

"..?"


그 때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에 우리는 동시에 입구 쪽을 쳐다보았다.

어..? 라떼랑 주희누나...?
아니 왜 하필 이때 오는 거야!


"어, 어떡해요?"

"뭐, 뭘 어떡해? 빨리 숨어야지!"

"여기 숨을 데가 어디 있어요?!"

"..기다려봐."


사장누나는 급히 주변을 둘러보았다. 당연하게도
이 돈까스집에 몸을 숨길 만한 곳은 없었다.


"한 명만 숨으면 되는데..아! 여기 밑에 숨어. 빨리!"


사장누나는 우리가 있는 테이블 밑을 가리켰다.
난 뭐라 대답할 틈도 없이 급히 테이블 밑으로 들어갔다.

식당 안을 잠시 둘러보던 주희누나와 라떼는 이내 우리가 있는 테이블의 옆테이블으로 와서 앉았다.


"언니, 그나저나 그 씹덕이랑 승아는 왜 안 온거야?"

"아, 승아는 자고있구...현수는 지금 친구랑 같이 있대."


..주희누나..저 여기 있어요..


"어? 사장언니 아니에요? 여기서 보네요."


옆테이블에 앉아있는 사장누나를 봤는지, 라떼의 목소리가 들렸다.
곧이어 주희누나의 목소리도 들렸다.


"...언니? 언니도 여기 오셨어요?"

"아..응. 여기가 유명한 맛집이라고 해서. 나도 한번 먹어보려구."

"근데..왜 2인분이에요?"

"이, 이거? 아..오늘 배가 좀 고팠거든."

"언니 다이어트 하신다고 했잖아요."

"포기했어. 내가 어디 다이어트 할 몸이니?"


대략 이렇게 사장누나와 주희누나가 서로 주고받는
말소리가 들렸다.


'아니 그나저나..이거 다 보이는데..'


테이블 밑에 들어오니..사장누나의 다리 사이로 입고 있는 속옷이 아주 훤히 보였다.

화악 하고 붉어지는 내 얼굴과 함께, 동시에 점점 피가 쏠려 커져오는 그곳.



"저..손님. 죄송하지만 여기가 이미 예약이 되어있는 자리라.."


그 때, 갑자기 옆 테이블로 다가와 곤란한 얼굴로
입을 여는 점원 한 명.


"네? 아니 테이블 빈 데가 여기밖에 없는데..어떡해 언니?"

"어쩔 수 없지. 여긴 다음에 오고, 다른 데 갈까?"

"칫..알았어."


그렇게 라떼와 주희누나는 점점 시야에서 멀어져갔다.

저 테이블을 예약한 사람이 누군지는 모르겠지만..만약 알게 된다면 고맙다고 인사라도 하고 싶다.
난 머뭇거리다가 테이블을 나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위험했다. 그치?"

"..다음부턴 여긴 안 오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왜, 스릴있고 좋지 않아?"

"아, 아니 그게 뭐가 좋아요...애초에 왜 친구랑 있다고 보내라고 한 거에요?"


내 질문에 사장누나는 씨익 웃더니, 가까이 다가와 입을 열었다.


"그야..우리만의 '비밀 데이트' 니까?"

'푸학!'


데이트라는 단어에 놀란 나머지, 마시고 있던 물을 사장누나의 얼굴에 뿜어버리고 말았다.


"...."

"죄, 죄송해요...! 놀라서..닦아드릴게요..!"

"아냐 됐어. 내가 닦을게."


사장누나는 무덤덤한 얼굴로 손수건을 꺼내 얼굴을 닦았다.


"다 먹었으면 슬슬 갈까?"

"네, 네.."



* * *



그렇게 사장누나와의 위험천만한(?) 식사를 마친 후, 난 스포츠카에 태워져 내 집에 도착했다.


"근데 왜 아까부터 얼굴을 붉히고 있어? 술 마신 것도 아닌데."

"네? 아, 안 붉혔는데요.."

"아냐, 아까 테이블에서 나올 때부터 엄청나게 빨갛던데?"


사장누나는 날 쳐다보더니, 뭔가 알겠다는 듯 씨익 웃으며 입을 열었다.


"..푸흡, 너도 남자구나?"

"네, 네? 아니 그게 무슨 말.."

"변태."


내 귀에 대고 짧게 속삭이는 누나의 그 한 단어에, 난 다시 볼이 붉어졌다.


"그, 그게 보고 싶어서 본게 아니라 전..!"

"농담이야~그럼 내일 봐?"


사장누나는 웃으며 나에게 그렇게 말하더니, 이내 스포츠카와 함께 골목 저편으로 사라졌다.

오늘은..기억에 남는 하루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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