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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22>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13 00:08:55
조회 800 추천 22 댓글 22
														







"덥다...."


저번주부터 이미 느끼고 있던 거지만, 이제 진짜 봄은 가고 여름이 온 듯 했다.

원래라면 사장언니 때문에 카페에 가는 게 요즘 영 맘에 들진 않았지만, 땡볕 아래에 있어서일까. 지금은 그런 걸 신경쓸 겨를도 없이 내 발은 빠른 걸음으로 에어컨이 있는 카페로 향하고 있었다.


'띠링-'

"왔어?"


웃음지으며 날 향해 인사하는 사장언니.
언니의 저 웃음은 가식일까, 아님 그냥 날 놀리기 위해서일까.

..어느 쪽이든 기분이 나쁜 건 똑같았다.
난 그런 사장언니의 인사를 무시하고, 평소대로 카운터로 향했다.


"♬♬~"


작게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싱크대에서 설거지를 하는 사장언니.
오늘따라 뭔가 기분이 좋아보이는데...무슨 좋은 일이라도 있는 걸까? 왠지 꺼림칙했다.


'띠링-'

"안녕하세요."


그러던 중 카페 유리문을 열고 들어오는 현수.
난 환하게 웃음지으며 그를 맞아주었다.


"어서 와 현수야~"

"네 주희누나. 안녕하세요."


나는 잠시 고민하다가, 현수에게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기..있잖아."

"네?"

"오늘 카페 끝나고 시간..괜찮지? 같이 저녁 먹을까 해서.."

"아..죄, 죄송해요..오늘 좀 약속이 있어서.."


곤란한 표정으로 머뭇거리며 입을 여는 현수.
무슨 약속이 있길래 그러는 거지? 어제까지만 해도 분명 오늘 시간이 된다고 했었는데...


"아, 미안. 얘 오늘 나랑 데이트해야 해서."


그 때, 현수의 어깨에 손을 올리며 말하는 사장언니.
데이트? 이 여우같은 언니가 진짜..!


"언니, 현수 부담스럽게 그런 단어 좀 쓰지 마세요."

"연인끼리 놀러가는 게 데이트지 그럼 뭐니?"

"네...?"

"어머, 너 몰랐구나? 우리 어제부터 사귀기로 했어."


그렇게 말하며 씨익 웃어보이는 사장언니.
그리고 그 옆에서 볼을 붉힌 채 고개를 끄덕이는 현수.

이게..무슨 상황이야..?
방금 내가 분명 잘못 들은...


"현수야, 누나 볼에 뽀뽀."

"네, 네네? 그, 그치만 지금 주희누나가 보고있는데.."

"딱히 상관없잖아? 빨리 해. 아님 내가 한다?"


얼굴을 잔뜩 붉힌 채 눈을 감는 현수와, 볼이 아닌 현수의 입술에 진하게 키스를 하는 사장언니.
그리고, 서로의 허리로 향하는 두 사람의 손.

난 들고 있던 커피잔을 그만 바닥에 떨어뜨리고 말았다.
쨍그랑 하는 소음을 내며 깨져버리는 커피잔과 흘러나온 진갈색의 커피가 카페 바닥을 적셨지만, 그딴 건 눈에 도저히 들어오지가 않았다.

아니야. 이건..꿈이야. 이럴 리가 없어.
언제, 대체 언체..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렇게 된 거야..? 대체..


"안돼에에에에에!!!"


입에서 터져나오는 외마디 비명과 함께 떠지는 두 눈.

어느새 카페의 풍경은 사라지고, 두 눈에 보이는 건
익숙한 내 방 속 천장의 광경이었다.

다행이다. 꿈이었구나...


"....."


다시는 꾸고 싶지 않고, 현실에서는 더더욱 보고 싶지 않은 악몽이었다.
아무래도 그 때 현수가 날 속이고 사장언니와 몰래 돈까스집에 갔을 때부터, 점점 커지던 불안감이 이런 식으로 현몽해온 듯 했다.


"..절대 뺏기지 않을 거야. 절대로.."


난 입술을 꽉 악물고는, 이미 평소에도 몇 번이고 끊임없이 다짐하고 또 다짐하는 말을 입 밖으로 꺼내어 중얼거렸다.



* * *



사람의 인연이라는 건 참 기묘하다.

카페에 온 남자직원과 새로운 인연을 맺게 되고, 그 인연 때문에 원래 알고 지내던 인연과 돌아서고 갈등을 빚게 되었다.

현수는 분명 나한테 들이대던 남자들과는 다르게 가끔씩은 답답할 정도로 느껴질 만큼, 착하고 순수한 아이다.
그 부분이 귀엽고 마음에 든다.


[언니는 현수랑 친구를 하려는 게 아니라, 순진한
현수를 꼬셔서 자기 맘대로 이용해먹으시려는 거잖아요!]


머릿속을 스쳐가는 주희의 말.

이용해먹는다라. 어떻게 보면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네. 현수랑 개인적으로 친해지고 싶기도 하지만, 그 때 주희에게 앙심을 품어서 이러는 것도 있으니까.


"..왜 그렇게 보세요..?"


내가 자기를 지긋이 쳐다보는 게 신경쓰인 걸까.
테이블에 앉아 폰을 하던 현수는 머뭇거리며 나에게 그렇게 물었다.


"음...현수가 좋아서?"


평소처럼 장난기가 도진 나는 현수에게 웃으며 그렇게 말해보았다.

예상대로 볼이 홍당무처럼 붉어져서는 나에게서 시선을 최대한 돌린 채 말을 저는 현수.
역시 귀엽다니까. 깨물어주고 싶다.


"그, 그게 무무슨..말이에요.."

"푸흡, 농담이야. 설렜어?"

"...아니 사장님..! 진짜.."


현수는 아직 불그스름한 고개를 홱 돌리고는, 다시 폰을 보기 시작했다.

현수에겐 미안하지만...난 그다지 착한 사람이 아니다.
그러니, 조금만 내 도구가 되어줘야겠어.

어차피 나는 현수를 주희한테서 떨어뜨려 놓아서 좋고, 현수는 사장인 나랑 더 친해질 수 있으니까. 서로 윈윈이잖아?

물론,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항상 적극적으로 구애할 필요는 없다.

하던 대로 현수에게 잘해주고 때로는 적당히 밀당도 하면서, 주희보다 나에게 더 관심을 갖게 만들고, 결국에는 주희를 버리고 나랑 더 친해지게 만든다.

이것이 현재 내 전략이었다.


'내가 없으면 못 사는 몸으로 만들어 줄게.'


난 들고있던 커피를 한 잔 마신 후, 현수를 바라보며 속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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