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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31>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7.24 01: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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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도 카페에 출근해 보니, 어김없이 주희누나는 보이지 않았다.
평소처럼 사장누나랑 승아만이 남아 한적한 카페 안을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저번에만 잠시 가서 봐주는 줄 알았는데...아니었네.
아마 당분간 주희누나는 계속 그 건물에 가서 감독을 하고 봐주는 듯 하다. 이 여름에 힘들 텐데...주희누나가 존경스러워진다.


"주희누나는..또 거기 있어요? 그 건물.."

"응. 거기 있지."


내 질문에 고개를 끄덕이는 사장누나.
난 잠시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다가, 테이블에서 일어나 카페의 출입구 쪽으로 걸어갔다.


"갈 거야?"

"네..아마 가봐야 하지 않을까요.."

"..그래. 갔다와. 내가 가라마라 할 권리는 없으니까."

"네, 네..금방 갔다올게요."

"주희가 걱정돼?"

"네..아무래도 좀 걱정..되죠. 주변에 죄다 모르는 남자들밖에 없는데다가...더운날씨에 거기에 혼자 앉아 있잖아요."


솔직히 말하면..주희누나가 걱정되는 것도 있지만...주된 이유는 누나와 같이 있고 싶어서였다.


"우리 현수, 역시 착하다니까."

"가, 감사합니다.."

"내 남자친구 하면 좋을텐데~"


사장누나는 눈웃음을 지은 채 그렇게 말했다.
얼굴이 화끈해지는 것을 애써 무시하며, 난 카페를 나왔다.



* * *



"굳이 안 와도 되는데..."


말은 그렇게 하지만, 표정은 웃고 있는 주희누나.
내가 자길 찾아와주길 은근히 바라고 있었던 듯 하다.


"괜찮아요. 그리고 오늘은 날씨도 별로 안 더우니까.."


난 그렇게 말하며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어제 비가 와서일까, 오늘은 먹구름이 잔뜩 낀 채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있었다.
주변 길가나 공원에 산책 가기 딱 좋은 날씨 그 자체였다.


"누나는 보통 여기 앉아서...뭐 해요?"

"아..하는 건 딱히 없어. 그냥 공사현장 봐주고, 가끔씩 사장언니한테 전화로 보고하고..그게 다야."

"진짜요? 그럼 좀..지루하지 않아요?"

"응, 지루하지.."


그럴까봐 내가 오늘은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다.
바로...우리 중졸빡통 주희누나만을 위한 특별과외 이벤트!

저번에 카페에서 주희누나가 홀로코스트도 모른다는 거에 적잖이 충격을 받았고, 그 이후로 언제 한번 시간을 내서 주희누나와 함께 세계사든 과학이든 공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누나. 그럼 저랑..공부 같이 해요."

"공부..?"

"네. 어차피 할것도 없고 지루하잖아요. 그냥 멍하니 이렇게 있는 것보단..뭐라도 공부하는 게 낫지 않을까요. 제가 가르쳐 드릴게요."

"응. 좋아."


아레. 싫다고 할줄 알았는데...예상외로 주희누나는 흔쾌히 내 제안을 수락했다.
그래, 좋은 자세다. 배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른 무엇도 아닌 배우고자 하는 의지지.


"음..뭐부터 공부시켜야 하지."


흠..나니카라 벤쿄사세루토 이인다...

역시 내가 가장 자신있는 과목인 일본어 공부를 시키는 것이 나으려나?

그래. 한국인이라면 기초 일본어 정도는 교양으로 알고 있어야지. 한반도와 문화교류가 가장 많은 국가이자 세계경제 총생산 GDP에서 무려 3위를 차지하고 있는 경제대국 대일본제국의 언어를...


"저기..현수야?"

"네, 네?"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는 것 같길래.."

"음..누나. 일본어 공부해 보실래요?"

"일본어..? 갑자기..?"

"...농담이에요. 일단 세계사부터 공부할까요?"


일본어 공부는 집어치우고 세계사부터 가르쳐주기로 했다. 사실 살아가면서 일본어는 딱히 몰라도 상관없지만, 국제정세와 세상 돌아가는 것 정도는 알아야 하니까...


"자, 홀로코스트가 뭐라고 했죠?"

"나치의 유대인 학살..맞니?"

"네. 기억하시네요."


만약 또 코스트코에서 홀로 장보는 거라고 하면 꿀밤을 때리려고 했는데, 다행히 기억하고 계시네.


"근데..."

"네?"

"..나치가 뭐야?"

"....."

"많이 들어보긴 했는데..정확히 뭔진 모르겠어.."



...아마도, 꽤 힘든 과외가 될 것 같다...
일단 차근차근 기초부터 가르쳐 봐야지...


"자..누나. 1939년에 유럽에 무슨 일이 있었죠?"

"1939년..? 미안, 잘 모르겠어..."


독일과 소련의 폴란드 침공...이지만.
사실 정확한 년도까지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이건 확실히 내가 봐도 너무 어려운 질문이긴 했다.


"정정할게요. 1930년대 유럽이요."

"2차대전 아니야?"

"맞아요. 그 때 전쟁을 일으킨 나라가 어디게요?"

"음..프랑스?"


...프랑스 사람들이 들으면 뭐라고 생각할까..
비시 프랑스 말하는거면 어느정도 납득하겠는데..


"독일이에요. 히틀러가 이끄는 나치당이 총선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한 후 집권해서...소련과 우호협약을 맺고 1939년에 폴란드를 침공했어요. 그게 2차대전의 시작점이고요."


정확히는 소련과 독일만 침공한 게 아니라 당시 나치독일의 괴뢰국이었던 슬로바키아 공화국도 같이 참전했지만...지금은 그것까지 가르칠 필요는 없겠지.


"아..그렇구나. 미안, 잘 몰랐어..."

"미안해하실 필요..는 없고요. 그럼 이제 다시 문제를 줘볼게요. 2차대전 당시 추축국들을 말해보세요."

"추축국...이 뭐야?"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국들이요."

"아..일본이랑 독일."

"더 있잖아요."

"더 있었어..?"

"네. 더 있어요."

"음..스페인?"

"스페인은...당시 파시스트였던 프랑코 정부가 방공협정을 체결하고 독일에 협력하긴 했지만 삼국조약에 가입하진 않아서 추축국은 아니에요. 명목상 중립국이었죠."


잠시 생각을 하던 주희누나.


"북한...?"

"...."


결국 답을 알려주기로 했다.


"이탈리아에요."

"아..그랬구나. 미안..난 세계사에 관심이 거의 없다 보니 잘 몰랐어.."


시무룩한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주희누나.
뭐..관심 없으면 모를 수도 있지.


"음...이제 세계사는 이쯤에서 그만두고 과학으로 넘어가죠."

"나 이과과목 잘 못하는데.."

"모르니까 지금부터 배워야죠. 그렇게 어려운 문제는 안 낼 테니까 걱정 마세요."


머릿속에서 잠시 문제를 생각하던 난, 입을 열었다.


"자, 그럼 일단 첫번째 문제."


내 말에 눈을 초롱초롱하게 뜬 채 날 바라보는 주희누나.
오이오이...켓코 카와이쟈네카....


"원자끼리 결합할 때 전기음성도 차이에 따라 극성 공유결합과 비극성 공유결합이 나뉘는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보세요."

"응...? 전기음성도...뭐?"


자신있게 초롱초롱하던 표정이 어느새 당황하며 시무룩하게 바뀌어 버렸다.


"...죄송해요, 농담이에요. 산소의 분자식을 한번 말해보세요. 이건 알죠?"

"아...H2O?"

"안에 산소가 들어있긴 하지만..아니에요."

"아 맞다, O를 빼야 하는구나..H! 맞지?"

"O2요. H2O는 물이구요. H가 수소거든요.."

"...미안.."


즐겁고 재밌게 공부하려고 했는데...어째 점점 갈수록 주희누나의 자존감만 꺾고 있는 기분이다.
...오늘은 여기서 그만두자...


"..그래도, 너랑 같이 공부하니까 재밌었어."


내 어깨에 살며시 기대는 주희누나.


"다음에도..같이 공부해줄래?"

"네, 넵. 당연하죠."


난 얼굴이 화끈해진 채 고개를 끄덕였다.
공부는 많이 하지 못했지만..그게 뭐가 중요한가. 주희누나가 재밌었다는데. 그럼 된 거지 뭐...




* * *




오늘도 평상시와 다름없는 카페 안.

물론 평소와 하나 다른 게 있다면...주희누나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난 오늘도 주희누나를 보러 그 건물로 가기 위해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가?"


그런 날 바라보며 살짝 기가 죽은 목소리로 묻는 사장누나.


"네 뭐...가야죠.."

"..굳이 가야 돼? 오늘 날씨도 엄청 더운데. 너, 가서 거기 앉아있다간 바싹 탈걸?"

"..그래도 주희누나가 거기 있는데.."

"에이, 거기 가지 말고 누나랑 같이 여기 카페에 시원하게 있자. 응?"


사장누나는 눈웃음을 지으며 내 손을 살며시 잡은 채 말했다.
안 돼, 나 김현수. 이런 유혹에 넘어가선 안 되지.


"죄, 죄송해요. 그래도..가봐야 할 것 같아요..."

"...."

"그, 금방 돌아올게요."

"...괜찮아. 천천히 돌아와도 돼. 어차피..난 너한테 그저 세컨드이고 유흥거리일 뿐이었으니까...아니야?"

"네, 네?"

"흐윽..흑...버림받았어...현수한테..."


내 손을 놓은 사장누나는 훌쩍거리며 우는 연기를 한 채 테이블에 엎드렸다.

카페 유리문을 열고 나가려던 난, 결국 마음이 약해져 유리문을 닫고 테이블로 돌아와 버렸다.


"..알았어요. 그럼 오늘은 여기 있을게요."

"진짜지? 고마워어~"


내가 카페로 돌아오자 사장누나는 웃으며 날 끌어안았다.
뭐 하루 정도는 괜찮겠지...게다가 사장누나 말대로 오늘은 엄청 덥기도 해서, 딱히 나가기도 싫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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