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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59>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26 23:31:35
조회 512 추천 21 댓글 12
														









"으으...."


집에 도착한 나는 혼자서 끙끙 앓으며, 민망함에 애꿎은 이불만 걷어차고 있었다.


도저히 현수를 볼 낯이 없었다.

나 혼자 현수랑 밤새 섹스를 했다고 망상한 것도 모자라서, 혼자만의 오해로 현수를 나쁜 새끼 취급하고 몰아붙이다니...

아마 현수는 지금 나 때문에 엄청 화나 있겠지.
만약 당장 현수가 전화와서 나한테 쌍욕을 박는다고 해도 난 할 말이 없었다.


"...."


난 애꿎은 휴대폰만 계속 붙든 채 바라보고 있었다.

현수한테 너무 죄책감이 들었다.
나 혼자만의 망상으로 현수를 나쁜놈 취급하고 그렇게 화를 냈다는 게, 너무 마음에 걸렸다.

잠깐이었지만 순수하고 착한 현수를, 여태껏 나한테 들이대던 다른 남자들과 똑같이 봤다는 게..너무 죄책감이 들었다.


그래서 지금이라도 현수에게 전화를 걸어 내 잘못을 빌고 싶었지만..용기가 나지 않았다.

그때처럼 현수에게 또 미움받으면 어떡하지.

트라우마처럼 각인되어버린 그런 불안감이, 내 몸을 감싸고 있었다.





"아..여보세요?"

"누, 누나?"


난 결국 용기를 내어, 현수에게 전화를 걸었다.
다행히, 휴대폰 너머에서 들려오는 현수의 목소리는 화난 건 아닌 듯 보였다.


"그..아까는 정말 미안했어.."

"네? 아..괜찮아요. 추, 충분히 오해할 만한..상황이었잖아요. 대리기사를 불렀으면 되는데, 제가 괜히 모텔로 데려가서...오히려 제 잘못인거죠."

"아니야..내가 내멋대로 오해하고 너한테 화낸 거잖아. 왜 니가 사과하는 건데. 사과할 필요 없어. 아니, 사과하지 마.."

"네, 네.."

"그래서 말인데, 혹시 지금 시간 되면 잠깐 만날 수 있을까? 얼굴 보고 사과하는 겸 밥이라도 사고 싶어."

"지금요? 네, 괜찮긴 해요."

"잘됐다. 내가 네 집 앞으로 갈 테니까 전화하면 나와 줘."

"네."

"응. 곧있다 봐~"


현수와의 통화를 종료한 후, 난 옷을 챙겨입고는 차를 몰아 현수네 집으로 향했다.




* * *



통화가 끝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사장누나가 전화를 걸어왔고, 나는 집 앞으로 나왔다.


내 집 문 바로 앞에 떡하니 서있는 흰색의 포르셰 스포츠카.

이내 운전석의 창문이 열리더니, 손을 흔들며 어서 타라는 사장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배고프지? 고기 먹으러 가자 고기."

"조, 좋아요."


이내 우리가 탄 스포츠카는 근처의 고깃집을 향해 빠르게 달려갔고...

그렇게 도착한 카페 근처의 고깃집.
적당한 규모의 사람도 적당히 붐비는, 저녁식사로 먹으러 오기에 딱 안성맞춤인 가게였다.


"저번에 너가 스테이크는 별로 안 좋아하는 것 같아서..여기로 왔는데. 어때, 맘에 들어?"

"네. 맛있네요 꽤.."

"그래? 다행이네. 아~해봐."

"아.."

"옳지옳지, 잘 먹네 우리 현수."


고기를 한 점씩 받아먹는 내가 귀엽다는 듯, 미소짓는 사장누나.

확실히..서민인 나한테 스테이크는 좀 별로긴 해. 삼겹살이 최고지.


"아까..진짜 미안했어."


이내 내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더니, 아까의 일을 다시 사과하는 사장누나.


"괘, 괜찮다니까요.."

"혹시..나한테 화나거나 그러진 않았어?"

"아, 화나진 않았는데..조금 무서웠어요. 누나가 저한테 화내는 건 처음 봐서.."

"..진짜 미안해에..."


죄책감에 횝싸인 얼굴을 하더니, 누나는 이내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날 자기 품에 껴안았다.


"믿어줘..누나 원래 그렇게 무서운 사람 아니야..그냥 잠깐 오해해서.."

"아, 알아요..당연히 믿죠.."

"어떻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뺨 때리고 싶으면 때려도 돼.."

"네? 아, 아니 제가 그런 짓을 왜 해요.."


아마 누나도 방금 저 말은 반쯤은 농담으로 내뱉은 듯 했다.
그래도 그렇지 뺨을 어떻게 때리노...


"진짜 오늘 뭐 하고싶은거 없어? 사과의 의미로 너가 원하는 거 들어줄게."

"괘, 괜찮아요.."


사장누나의 제안을 계속해서 거절하던 나는, 순간 장난기가 도졌다.


"누나."

"응?"

"음..오늘 원하는 거 다 들어주신다고 했죠?"

"그렇지?"

"그럼 누나 머리에 꿀밤 한대만 때리게 해주세요."

"꾸, 꿀밤?"

"네. 안돼요?"


당황한 얼굴을 하며 잠시 머뭇거리던 누나는, 곧 날 향해 고개를 숙였다.


"....."


내 손이 가까이 다가오자, 몸을 살짝 움츠리며 두 눈을 찔끔 감는 사장누나.

물론 진짜로 꿀밤을 때리맥일 생각은 없었기에, 난 그런 누나의 머리를 부드럽게 쓰다듬어 주었다.


"누나 좀 귀엽네요."

"....야...너 나 놀릴래?"


부끄러운지 볼을 붉히고는 그렇게 툭 쏘아대는 사장누나.
에, 코노 오네상..카와스기룬쟈네카.


"흥, 그런 장난 칠 거면 밥이나 먹어."

"읍..."


누나는 약간은 삐진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고기를 한 점 집어 내 입에 넣어주었다.


"그러고보니 너, 내 이름 모르지."

"아..네. 확실히 누나 이름을 이때까지 한번도 들은 적이 없네요."

"저번에 우리 친구하기로 했잖아. 근데도 너, 한번도 내 이름이 뭔지 안 물어보더라? 난 네 이름 아는데. 아무리 너가 주희를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나한테 아예 관심조차 없는건 좀 너무하지 않니?"

"아야야..네에..재성해여.."


내 볼을 약하게 잡아당기며 삐진 듯 얘기하는 사장누나.
이내 내 볼을 놓아주더니,


"강나연."

"네?"

"내 이름 강나연이야. 앞으로는 나연누나라고 불러."

"네, 네..나연..누나."

"응응. 잘했어"


기특한 듯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는 사장누나..아니 나연누나.

이미 지금까지 줄곧 사장누나라고 불러와서 그런가..나연누나라는 호칭이 아직 낯설게만 느껴졌다.

뭐, 상황에 따라 편할 대로 불러주면 되겠지.





* * *



"....."


한적한 카페 안.

테이블에 앉은 채 기운이 없어하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멍하니 앉아있는 주희언니가 보였다.


"언니."

"승아구나..왜?"


배은망덕한 '그 새끼' 는, 오늘도 어김없이 천사같은 주희언니를 버려두고 '그 걸레년' 과 히히덕거리며 밖으로 땡땡이치러 나가버렸다.

이제 아조씨라는 호칭도 더 이상 쓰기가 싫었다.

지 여자를 놔두고 근본없는 걸레같은 언니랑 바람이나 피는 '그 새끼' 를 갱생시키기 위해서는, 타임머신을 타고 중학교 시절의 라떼언니라도 불러오고 싶은 심정이었다.

듣자하니 어제 잠시 무슨 오해가 생겨서 사장언니랑 둘이서 고깃집에 갔다 왔다는데, 그건 내 알 바가 아니었다.

중요한 것은, '그 새끼' 가 이번에도 내 말을 무시하고는 사장언니랑 둘이서 노닥거리고 왔다는 것이었다.


"아조씨..오늘도 사장언니랑 놀러 나갔잖아요."

"..그렇지.."

"어떻게..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주희언니가 지금까지 아조씨에게 얼마나 잘 대해줬는데..주희언니 약속도 취소해버리고 그렇게 사장언니랑 놀러나갈 수 있냐고요."

"..현수도..다 사정이 있을 거야..."

"사정은 무슨 사정이에요? 그냥 자기 꼴리는 데로 언니한테 갔다가 사장언니한테 갔다가 하는 거지. 솔직히, 이제 아조씨한테 너무 실망했어요 전."


말로 하는 것도 한 두번이지. 아조씨가 우유부단한 성격인 줄은 진작 알고 있었지만, 계속 간만 보며 사장언니와 선도 긋지 않고 있는 아조씨를 보니 나도 점점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하다못해 야생의 짐승도 자기를 따뜻하게 길러주고 보살펴준 사람은 알아보는데, 이 아조씨는 어떻게 짐승보다 못한 행동을 하는 걸까.

진짜 내가 힘만 있었으면, 아조씨는 진작에 길 한가운데에 피떡이 되어 널부러져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걱정마세요 주희언니."

"응..?"

"제가..사장언니 쳐내고, 아조씨를 주희언니 품으로 돌려보내 드릴게요. 반드시요. 저만 믿으세요."


단호하고도 차가운 목소리로, 흔들림없는 표정으로 그렇게 말한 난 카페를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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