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사장과 Ntr-<54>

Lysozyme · 2022.09.21 03:32:14

[시리즈] 카페사장과 Ntr-[주희 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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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카페사장과 Ntr-[IF엔딩/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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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언니? 갑자기?"

당황한 듯한 표정으로, 하지만 그 속엔 음흉한 미소를 감춘 채로, 그렇게 능청스러운 말투로 대답하는 민준선배.

"네. 선배, 요즘 선배 외롭다면서요. 여자 사귀고 싶으신 거 아니었어요?"

"아니 뭐, 소개시켜주면 나야 좋지. 어떤 사람인데?"

"제가 카페알바를 하는데, 거기 사장이에요."

"카페사장? 이야, 높으신 분이네."

민준선배가 내뱉는 가식적인 감탄을 한 귀로 넘겨흘리며, 나는 휴대폰을 꺼내들었다.

휴대폰 속 갤러리에 겹겹히 쌓여있는 수백장의 사진들을 휙휙 넘기다가 예전에 사장언니랑 같이 찍었던 사진을 발견하고는, 난 그걸 민준선배에게 보여주었다.

"이야, 개예쁜데? 몇 살이야?"

사장언니의 사진을 보자, 마치 굶주린 늑대처럼 입맛을 다시는 듯한 표정을 하는 민준선배.

그런 선배의 모습이 정말로 보기 역겨웠지만, 난 일단 참기로 했다.

어차피 내가 사귈 사람도 아니니까.

사장언니랑 이어주고 난 후, 이 사람과는 완전히 연락을 끊어버릴 생각이었다.

둘이 궁합이 잘 맞아서 사귀고 결혼까지 하든, 이 선배가 사장언니를 먹버해서 사장언니가 질질 짜든, 그건 더 이상 내 알 바가 아니었다.

"좀 많긴 한데..27이요."

"28? 야, 28이면 나랑 4살차이밖에 안 나네~그럼 잘 됐다. 저 누나한테 잘 좀 말해 줘. 내가 만나고 싶어한다고."

"네. 물론이죠."

이후로 민준선배와 시덥잖은 이야기를 나눈 나는 대학 정문을 빠져나왔다.

민준선배의 사진은 이미 휴대폰 갤러리에 찍어서 저장해놨으니, 이제 사장언니에게 보여주고 서로의 만남을 주선해주면 되는 거겠지.

* * *

'띠링-'

휴대폰을 호주머니 속에 고이 간직한 채, 난 조심스럽게 카페문을 열고 카페 안으로 들어왔다.

사장언니가 영 탐탁치 않은 얼굴로 날 반겨주는 게 보였지만, 별로 신경쓰지는 않았다.

저 언니 입장에선 내가 얼마나 짜증나겠어. 아조씨를 빨리 자기 장난감으로 만들어서 갖고놀다가 버려야 하는데, 내가 옆에서 사사건건 방해하고 있으니까.

"..왔니?"

"네."

확실히 평소 때보다도 낮게 깔린 사장언니의 목소리.

난 거기에 신경쓰지 않은 채, 사장언니에게 다가가 입을 열었다.

"..사장언니."

"왜. 뭐 할 말이라도 있니?"

"아조씨...아직도 좋아하세요?"

"응. 왜, 또 방해하게?"

테이블의 의자에 앉은 채 날 쏘아보며 그렇게 묻는

사장언니.

난 그런 따가운 시선 속에서, 휴대폰을 꺼내들며 다시 말을 이었다.

"혹시..남자 만나보실 생각 없으세요?"

"뭐?"

내 제안에 사장언니는 기가 찬다는 듯 헛웃음을 흘렸다.

하지만 이 사진을 보면 금새 태도가 달라지고 본모습을 드러내리라. 난 그렇게 확신하며 사장언니에게 민준선배의 사진을 내밀어 보여주었다.

"이 분. 제가 아는 과대 선배거든요. 아조씨보다도 더 키 크고 잘생겼는데. 진짜 안 만나보실 거에요?"

"뭐, 확실히 승아 네 말대로 잘생겼긴 하네. 키도 나랑 비슷비슷한 것 같고."

"그쵸? 그럼 제가 주선을.."

"근데, 딱히 만나기는 싫은데."

"뭐라구요?"

아무렇지도 않은 듯 커피잔을 한 잔 기울이며 말하는 사장언니의 모습에, 나는 순간 상당히 충격을 받음과 동시에 어이가 없어졌다.

"대체 왜요?"

"왜라니? 너 좀 웃기는 애구나? 난 이미 현수를 좋아한다고 말했잖아?"

"알아요! 그치만..이 선배가 아조씨보다 훨씬 더 키도크고 잘생겼는데.."

"그러니까, 단순히 저 남자가 현수보다 잘생겼으니까 현수는 버리고 저 남자한테 가라? 그걸 지금 말이라고 해?"

"그치만...사귀진 않더라도 일단 한 번은 만나보시는 게.."

"싫어."

너무나도 단호한 표정으로 말하는 사장언니.

난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대체 왜 저런 반응을 보이는 거야?

어장녀면 어장녀답게, 걸레면 걸레답게 이제 슬슬 가식으로 절여진 그 역겨운 가면은 집어던지고, 본모습을 드러내란 말이야.

"왜요? 언니는..지금 남자가 필요하신 거 아니에요? 그래서 아조씨한테 접근하는 거구요. 아조씨보다는 이 선배가 남자로서 더 끌리고, 만족감이 좋을 거잖아요! 근데 대체 왜 그런 반응을.."

"미안, 난 남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현수가 필요한 거야."

사장언니는 마지막으로 그 한마디만을 내뱉고는 빈 커피잔을 든 채 테이블에서 일어나더니,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 버렸다.

...사장언니가 저렇게 말하니, 나도 더 이상 할 말이 없어졌다.

'남자가 필요한 게 아니라 아조씨가 필요한 거다' ? 흥, 말은 그럴듯이 잘 하네.

저 화려한 언변술을 보아하면, 역시 괜히 사장 자리까지 올라간 건 아닐 것이다.

난 어쩔 수 없이 다시 휴대폰을 호주머니 속에 집어넣은 채, 일단 내가 있던 테이블에 돌아와 앉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완전히 발을 빼고 물러서는 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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