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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50>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06 23:07:39
조회 719 추천 20 댓글 23
														









'어째서 데미지를 안 받는 건데?'


어이가 없었다. 이미 상술했듯 난 여중여고를 나왔고, 또한 같은 여자기에 여자의 마음과 약점이 무엇인지는 나름대로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래서 사장언니에게 무슨 말을 하면 타격을 줄 수 있을까 생각했고, 여자의 자존심인 외모를 건드리기로 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사장언니는 내 도발에도 전혀 타격을 받지 않은 듯 영혼없는 말투로 대꾸했고,
그런 언니의 반응에 오히려 내가 타격을 입고 말았다.


'이번에야말로 그 걸레 언니를 짓밟아놔야겠어.'


어제는 당했지만, 오늘은 당하지 않겠다.
난 이렇게 다짐하며, 테이블에 앉아 조용히 커피를 음미하고 있는 사장언니에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저기요, 사장언니."

"..왜 또?"


사장언니는 귀찮은 말투로 내 쪽을 홱 돌아봤다.


"언니, 아조씨 좋아한다고 했죠."

"그래. 같은 말을 왜 자꾸 반복하게 하니?"

"두고 보세요. 아조씨는 제가 데려갈 거니까."


물론 거짓말이었고, 그저 사장언니를 도발하기 위해 내뱉은 말에 불과했다.
게다가, 어차피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이미 따로 있었으니까.

내 말에 사장언니는 기도 차지 않는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니가?"

"네."

"재밌네~무슨 수로?"


난 잠시 머뭇거리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그, 그야 제가 아조씨랑 친하기도 하고.."

"그래? 하지만 나도 요즘 현수랑 꽤 친한걸?"

"그, 그리고! 어제 말했듯이 전 몸매는 언니를 따라잡진 못해도, 외모만큼은.."

"웃기네. 외모를 따라잡는다고? 너가 현수한테 뭐 어필할 만한 요소가 있기라도 하니? 여자로서."

"네? 그거야.."


사장언니는 날 향해 보란 듯 스타킹을 신은 두 다리를 꼬으며, 말을 이었다.


"외모가 딱히 뛰어난 것도 아니야, 성인여자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반신 몸매도 영 별로고..그렇다고 또 돈이 많은 것도 아니네?"

"...."

"너,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도발한 거니?"


또다시 자존심에 상당한 스크래치가 생긴 난 언성을 높여 사장언니의 말에 대꾸했다.


"무, 무시하지 마세요! 이래뵈도 학창시절 때 고백 3번이나..받아봤다구요!"

"3번? 뭐, 네 외모에 비하면 꽤 많이 받은 거긴 하네. 칭찬해줄게."

"뭐라구요? 그러는 언니는 대체 뭐 얼마나 잘났다고..!"

"당장 어제 카페 앞에서 홍보할때만 해도 남자들이 번호 엄청 물어오던데. 또 영국에 유학했을 때도 수도 없이 받아봤구. 승아 넌 지금까지 과연 몇 번이나 대쉬받았을까, 언니가 좀 궁금하네?"

"....."


조소를 흘리며, 그렇게 말하는 사장언니.
언니의 말에 난 결국 입을 다물어 버렸다.


"라떼나 주희가 도발하는 거면 조금 화가 나기라도 하겠는데, 승아 너가 나한테 이러니까 뭐 화도 안 나고..솔직히 좀 어이가 없거든. 너가 생각해도 웃기지 않니?"

"...."

"알아들었으면 이만 가 봐."


사장언니는 날 향해 이만 꺼지라는 듯 손으로 휘휘 젓는 제스처를 취하더니, 다시 휴대폰으로 고개를 돌려버렸다.

결국, 나는 또다시 한 발 물러서야만 했다.
속에서는 온갖 쌍욕이 입 밖으로 튀어나오려 했지만, 저 언니가 갑이고 내가 을인 입장이니 참을 수밖에 없었다.



* * *



'이번에야말로 무조건 복수해 주겠어.'


이를 갈며, 난 그렇게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 때 날 내려다보며 여유롭게 조소를 흘리던 사장언니의 모습이, 아직도 눈 앞에 아른거리는 듯했다.

사장언니에 비해 한참 을인 내가, 대체 어떻게 하면 자신의 외모와 몸매만 믿고 나대는 저 여우같은 사장언니를 한 방 골려먹을 수 있을까.

매일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그렇게 나날이 커져가는 열등감에 몸부림치고 있을 때쯤, 때마침 기쁜 소식이 하나 들려왔다.


"우리 내일 다같이 저기 앞에 노래방이나 한번 갈까?"


사장언니의 제안에, 나를 포함한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의 표시를 표했다.

스스로 자기 무덤을 파는 사장언니의 모습에, 난 속으로 실컷 웃음을 흘렸다.




* * *



오늘은 카페B 멤버들끼리 다같이 노래방을 가는 날이다.

여기 앞에 이번에 노래방이 새로 생겼는데, 언제 한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하던 차였다.


그렇게 도착한 카페 앞 근처의 노래방.

주희와 라떼가 순서대로 신청곡을 부르기 시작했고, 슬슬 내가 신청한 노래가 다가왔다.


"현수야."

"네?"

"누나랑 듀엣곡 부를까? 일어나봐."


난 현수의 손을 잡고 천천히 몸을 일으킨 후, 현수에게 마이크 하나를 쥐어주었다.

날 째려보는 따가운 주희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신경쓰지 않았다.


"저..이 노래 모르는데.."

"모, 몰라? 이걸?"

"네...죄송해요.."

"아, 아니 뭐 죄송할 건 아닌데...잠깐만 있어봐."


요즘 주변에서 다들 부르고 다니는 엄청 유명한 한국노래였는데, 이 노래를 모른다는 현수의 말에 난 살짝 당황했다.

난 결국 현수도 알 만한 한국노래들을 간추려 골랐고, 현수에게 보여주며 물었다.


"혹시 이것도 몰라?"

"네.."

"이것도?"

"네..."

"....진짜 특이한 애네.."


난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뭐 아는 곡이 있어야 같이 부르던지 할 텐데...

아니, 얘는 그럼 평소에 대체 뭘 듣고 다니는 거야?


"사장언니."

"응?"

"아조씨를 너무 모르시네요. 아조씨, 저랑 불러요."


갑자기 일어난 승아는 내 손에서 노래방 기계를 뺏어가더니, 어떤 곡 하나를 신청했다. 제목이 일본어로 되어있는 걸 보니 일본곡인 듯 했다.


"이거 알죠? 한절씩 같이 불러요 아조씨"

"모치론! 당연히 알지. 자 드가자~"


자신이 아는 곡인 걸까. 일본노래가 나오자 현수는 아주 신난 듯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마이크를 잡았다.


"타오세-나이요~아노 타츠마키 난카이 얏떼모 요케레나이~"

"우시로니 마왓테 우치츠즈케테모 이즈레와 카제니 토바사레루~"


그렇게 현수와 승아는 신난 듯 내가 전혀 알지도 못하는 일본노래를 이후로도 계속 불러댔다.


"..그래서 말이죠, 이 노래가 보컬로이드 프로젝트 때 원래 유기됐던 노래였거든요."

"..저기, 현수야?"

"아아 그거 나도 들었어. 근데 어떤 미친작자 한 명이 지가 살려보겠다며 혼자서 다 작업했다며? 걔가 미쿠팬이었나? 카가미네린 팬이었나? 기억이 잘 안나네."

"...."


현수는 내가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하며, 승아와의 대화에 빠져들어 내 말은 전혀 들리지도 않는 듯 보였다.

현수는 지금, 여태껏 나랑 얘기했던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신나고 즐거워 보였다.

솔직히, 조금 놀랐다.
평소에 항상 조용하고 말주변도 거의 없던 애였는데, 오늘 이렇게까지 신나하며 적극적으로 얘기를 이어가는 현수의 모습은 나도 처음 봤으니까.






"이만 포기하세요 사장언니. 언니는, 주희언니는 물론이고 저한테도 이렇게 엄~청 밀리는 처지잖아요."

"....."

"아조씨가 언니 말엔 하나도 대꾸 안해주고 저랑만 대화하는 거 보셨죠? 평소에 아조씨 눈에 언니가 얼마나 여자로도 안 느껴졌으면 그랬겠어요? 언니가 저번에 말한 대로 성형외과에라도 한번 가보세요."


난 말없이 그런 승아를 노려보며, 몸을 부들부들 떨었다.

아냐, 이건..말도 안 돼.
내가 이렇게 현수를 뺏긴다고? 그것도, 주희도 아니고 가슴도 하나 없는 저 보라머리 꼬맹이한테?

절대로,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내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는다.


내 쪽은 돌아보지도 않은 채, 한껏 신난 듯 흥분하여 승아랑 이야기를 나누던 현수의 모습이 눈에 생생하다.
그 광경에, 오늘 난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정말로..현수한텐 난 여자로도 느껴지지 않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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