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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53>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09.19 22:54:32
조회 484 추천 17 댓글 8
														







"으음...."


난 몇 시간 동안 거울 앞에 선 채, 애꿎은 옷만 계속 바꿔입고 있었다.


오늘은 현수와 데이트가 있는 날이다.

사실 데이트라기보다는 저번에 말했던 1:1 과외였지만, 어쨌든 현수와 단둘이서 있는 이벤트이기에 나한테는 꽤 중요한 날이었다.


현수가 날 여자로도 안 보고 있다는 승아의 말은 사실인 걸까.

여태껏 외모에 있어서는 자만이라고 할 정도로 줄곧 자신을 가져오던 나였지만, 현수를 만나면서 그 자신감이 점점 떨어져만 갔다.

내가 이렇게 다가와 주는데도, 왜 현수는 여전히
날 대하는 게 어려워만 보이는 걸까.

마음만 먹으면 주희한테서 현수를 쉽게 빼앗을 수 있을 거라는 망상은, 이제 접어둬야 했다.

어느새 여유가 없어진 나는, 이미 두 눈에 타오르는 불을 킨 채 진심으로 주희와의 싸움에 임하고 있었다.


'일단 현수랑 친구가 되자.'


우선, 현수랑 진정으로 친구사이가 되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기로 했다.

저번에는 내가 현수에게 빠져서, 그리고 내 특유의 교만함에 너무 취해있던 탓에 급발진을 해버리고 말았다. 현수와 하마터면 관계가 파토날 뻔까지 했다.

그리고 평소 주희와 친하게 지내던 승아에게까지 견제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일단 목표를 정하자, 금방 머릿속에 구체적인 계획들이 채워지기 시작했다.

현수랑 지금보다 더욱 친해지고, 현수가 나한테 연애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천천히 빌드업을 해서, 결국에는 완전히 내 것으로 만든다.

그것이 현재 내가 정한 목표였다.


'두고 봐 반주희. 마지막에 웃는 사람은 내가 될 거니까.'


휴대폰의 갤러리에 담긴 현수와 주희의 사진을 바라보며, 난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 * *



오늘도 카페에 출근해서는, 구석 테이블에 앉은 채 눈치를 보며 휴대폰을 보고있는 현수.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런 현수의 곁에 다가가 섰다.


"크흠, 현수야?"

"네, 네?"

"누나 오늘 뭐 달라진 거 없어?"


약간의 기대감을 품은 채, 난 현수에게 그렇게 물었다.

사실 오늘은 매일 입고 다니던 정장 대신 검정색 스웨터를 입고 왔다.

아무래도 사장의 직위를 나타내는 고급스런 정장보다는 편한 서민적인 스웨터 복장이 현수에게는 좀 덜 부담스러울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 어..달라진 거요..?"

"응응."

"...아, 이거요?"


내 몸을 유심히 살펴보던 현수는 이내 머리 위에 전구를 띄우더니, 내 쪽으로 조심스럽게 손을 뻗었다.


'두근두근'


현수의 손이 가까워지자, 심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새로 입고 온 내 스웨터를 한번 만져 보려는 걸까? 아님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라도 하려는 걸까?

어느 쪽이던, 나는 환영이었다.


'뽁'

"아야!"

"여기..새치가 하나 나셨네요. 이거 말하시는 거죠?"


그렇게 말하며, 내 눈 앞에 새하얗게 물든 새치 하나를 내밀어보이는 현수.

뭐야, 내 옷이 바뀐 걸 알아차린 게 아니었어?


"그, 그거 말고..또 뭐 바뀐 건 없어?"

"어...죄송해요..잘 모르겠어요."

"..아냐, 괜찮아."


기껏 몇 시간 동안 고민하고 준비했는데...너무해.

많이 섭섭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노력하다 보면 언젠가는 눈치채 주겠지.



* * *



'아니 저 언니가 진짜!'


여전히 아조씨에게 꼬리치는 사장언니를 보며, 난 짜증이 머리끝까지 솟아올랐다.

저번에 노래방에 갔을 때 사장언니는 나에게 예상치도 못하게 자존심이 꺾였고, 그것이 상당한 충격으로 남아있는 듯 했다.

그 때문에 이제 아조씨는 깔끔히 포기하고 다른 남자를 찾아나설 줄 알았는데, 포기하기는커녕 지금 저 언니는 예전보다 더욱 적극적으로 아조씨에게 구애하고 있었다.


이쯤 되면 다른 의미로 대단해서 박수를 쳐주고 싶었다. 나랑 주희언니가 이렇게까지 하는데도 포기를 안 하고 있다니.

물론 그렇다고 해서 아조씨를 좋아한다는 사장언니의 말을 믿는 것은 아니었다.

저 언니는, 그냥 자존심 때문에 저러는 게 분명하니까.


'이쯤 되면 적대하는 건 더이상 의미가 없을지도 몰라.'


내가 아무리 도발을 하고 자존심을 꺾어봤자, 오히려 저쪽은 더욱 죽을 듯이 싸움에 임해 온다.


'애초에 저 언니는 갖고 놀 장난감이 필요한 거잖아.'


최근에 아조씨가 운동으로 몸도 키우고 얼굴도 일반인 수준으로 꽤 나아지긴 했다지만, 아조씨보다 몸 좋고 얼굴도 잘생긴 알파메일들은 당장 내 대학에만 가도 많았다.



"민준 선배."



그래서 내가 아는 동아리 남자선배들 중 잘 나가는 알파메일을 찾아, 사장언니에게 소개시켜주기로 했다.


"어 승아네. 왜, 무슨 일이야?"


평소 사교적인 성격의 선배답게, 쾌활한 목소리로 날 향해 대답해주는 민준선배.

나랑 4살 차이가 나는, 곧 졸업을 앞두고 있는 선배였다.


"선배. 아직 여자친구 없으시죠."

"여친? 아, 옛날엔 과대애들 좀 사귀긴 했는데, 지금은 뭐..보다시피 그냥 잠깐동안 솔로로 지내는 중이지. 나도 내 개인적인 시간이 필요했거든."


여유로운 말투와 표정으로 그렇게 말하는 민준선배.

듣기로는 3학년 때 여자들을 골라 사귀고 먹버하다가 과에서 여론이 안좋아지자, 잠시 조용히 지내는 것이라고 한다.

물론 난 눈 앞의 이 남자가 어떻든 상관없었다.
어차피 내가 사귈 사람도 아니었고, 사장언니랑 이어줄 생각이었으니까.

여자들을 먹버하는 어장남 김민준과 아조씨를 먹버하려는 어장녀 카페사장. 오히려 둘이 잘 어울린다.


난 이내 휴대폰을 꺼내들며, 그런 민준선배를 향해 입을 열었다.




"제가 아는 언니가 있는데. 한번 만나보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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