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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73>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20 02:21:37
조회 422 추천 17 댓글 12
														









[상대방이 통화를 받지 않아 음성 사서함으로..]

"...."


딱딱한 기계음만이 들려오는 휴대폰 너머.
난 말없이 휴대폰을 다시 정장 호주머니 속으로 집어넣었다.


최근, 현수가 날 피하는 것 같다.

현수 말로는 요즘 자기가 조금 피곤해서 그렇다고 했지만, 그것이 핑계라는 것은 한눈에 봐도 알 수 있었다.


'대체 왜....'


한동안 마음 한켠에서 잠들어 있던 불안감이, 다시 깨어나 연기처럼 스멀스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지금까지 순조롭게 잘 되어가고 있었는데.

대체..갑자기 왜 이러는 거야?


혹시 최근에 현수한테 뭐 잘못한 것이라도 있나 싶어서, 난 카페 테이블에 앉아 기억을 차근차근 되짚어 보았다.

머리를 짜내 곰곰히 생각해보아도 현수한테 화내거나 잘못했던 기억은 없는 것 같는데. 뭘까..

있어봤자 저번에 나 혼자 술 취해서 현수랑 모텔에서 같이 자고 난 후에 바보같이 상황을 오해했던 것밖에 없는데...

그것 때문에 현수가 지금 저럴 리는 없었다. 이미 내가 몇 번이고 진심으로 사과를 했고, 현수도 쿨하게 받아줘서 이미 한참 전에 서로 끝맺음이 난 이슈였으니까.


그럼, 대체 갑자기 뭐 때문에 저러는 거지?

아무리 생각해봐도 딱히 짚히는 게 없었다.


'..한번 잡아서 물어봐야겠어.'


점점 커져가는 궁금증과 불안감을 도저히 버틸 수가 없었던 나는, 내일 카페 마친 후 현수를 붙잡아 직접 물어보기로 했다.





* * *


"현수야, 우리 잠깐 얘기 좀 해."


카페 퇴근시간이 되어 슬슬 카페 문을 열고 돌아가려는데, 느닷없이 뒤에서 그런 목소리가 들려왔다.


"..누나, 저 오늘 피곤해요."


난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영혼 없는 말투로 한마디를 툭 내던졌다.

그냥 집에서 발뻗고 쉬고 싶다. 기분이 좋지 않았기에 주희누나를 만나러 갈 생각도 딱히 없었다.

어차피 이제 사장누나와는 어울리지 않기로 했으니까, 더 이상 단둘이 같이 있을 이유도 의지도 없었다.


"..너 피곤한 거 아니잖아. 그냥 나랑 같이 있기 싫어서 그러는 거잖아. 아니야?"

"....."


...하아, 벌써 들켜버린 건가.
난 아무래도 연기와는 맞지 않는 모양이다.


"요즘 대체 왜 그러는 거야?"

"..뭐가요."

"내가 너한테 뭐 잘못이라도 했어? 잘못한 게 있으면 말해줘."


어느새 내 옆까지 다가와, 걸리적거리게 자꾸만 내 대답을 추궁해 오는 사장누나.

그냥 문을 열고 나가려다가, 자기가 뭘 잘못했는지도 모르는 누나의 행동에 순간 마음이 욱해서 나도 모르게 입을 열었다.


"..뭘 잘못했냐고요? 누나가 잘 아시잖아요 그건."

"뭔데?"

"왜..왜 그러셨어요? 저 말고 친하게 지내는 남자 없다면서요. 왜..거짓말하셨냐고요."

"뭐? 그게 무슨 소리야 갑자기?"


진짜 아무것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어보이는 사장누나의 모습에, 난 더욱 화가 치밀어올랐다.


"제가..사진으로 다 봤어요. 어제 다른 카페에서 누나랑 어떤 남자분이랑 단둘이 앉아있는 거.. 승아가 보여주더라고요. 걔한테 물어보니까..누나랑 그 남자분이랑 서로 데이트하고 있었다고 하더라고요."

"..잠깐만, 현수야, 오해야. 누나가 다 설명할게."


이내 당황한 표정을 지어보이더니 날 테이블로 데려와 앉히는 사장누나.

..그래. 뭐 일단은 들어나 보자. 과연 무슨 되도 않은 변명을 지껄일지. 그냥 궁금하다.


"..아뇨, 데이트한 거 자체를 뭐라하는 게 아니잖아요 지금. 왜 거짓말을 하셨냐고요 저한테. 그냥 '나 썸남 만나러 간다' 라고 있는그대로 얘기하면 되는 거 아니에요? 제가 뭐 누나 남친도 아니잖아요. 근데 대체 왜 거짓말까지 하면서 그걸 숨기냐고요. 누나 어장녀에요?"


속에 쌓인 걸 한없이 뱉어내다 보니 점점 감정이 격해져서일까, 나도 모르게 입 밖으로 내는 말이 거칠어져 갔다.


"혀, 현수야, 그거 썸남 아니야..일단 내 말 좀 들어줘. 응?"

"..말해보세요."

"사실..승아가 갑자기 날 부르더라구."

"..승아가요?"


갑자기 느닷없이 승아 얘기를 꺼내는 사장누나.


"응. 그냥 저기 카페에서 잠깐 나랑 둘이서 할 말이 있다고 해서 갔었어. 근데 가보니까 승아가 그 남자랑 있더라. 그러고선 나보고.."

"...하."


난 나도 모르게 헛웃음을 흘렸다.

얼마나 되도 않는 변명을 지껄일지 궁금했었는데, 아주 가관이네.

소설가들도 각본을 집어던질 만큼 어이털리는 말을 꼴에 지금 나더러 해명이라고 늘어놓는 건가?

승아가 대체 뭔 이득을 얻자고, 이 누나랑 무슨 원수를 졌다고 그렇게까지 해? 말이 안 되지.

승아는 그런 짓을 할 깡도 없고, 내가 아는 한 애가 좀 띠껍기는 해도 그렇게 무덤덤한 얼굴로 철판깔고 이런 주작을 칠 애는 아니다.

자기 회사 직원을 팔아먹으면서까지 어떻게든 자신의 잘못을 덮어보려는 이 여자의 행동에, 난 진절머리가 났다.

지금까지 겨우 이런 언변술로 어장을 시도한 건가? 이 누나 어장 실력 좀 더 늘리셔야겠네.


"..이만 가볼게요."


난 테이블에서 일어나, 누나에게 이렇게 말하고는


"자, 잠깐만! 현수야! 제발 내 말 좀..!"

"지금 저더러 그런 말을 믿으라고요? 승아가 대체 뭣하러 그런 짓을 하는데요? 누나가 말하고도 어이없지 않아요 지금?"

"누나한테 화나는 거 알아. 그래도 일단 진정하고 내 말 끝까지 들어줘. 부탁이야...응?"

"...."


애원하듯 내 손을 살며시 감싸오는 사장누나의 두 손을, 나는 말없이 거칠게 뿌리치고는 카페를 나와버렸다.




'♬♬'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걸려온 승아의 전화.
난 통화 버튼을 눌렀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조씨?"

"..왜."

"아까 사장언니랑 둘이 카페에서 얘기하셨잖아요. 무슨 얘기 하셨어요?"

"..그 누나가 너 음해하더라. 뭐라는지 알아? 승아 너가 자기랑 그 남자랑 만나게 의도한 거라고.."

"네? 아니 그 언니가 진짜...!"


내 말을 들은 승아는 상당히 열받은 말투로 말을 이었다.


"그 언니..제 생각보다 더 미친년이네요. 아조씨, 설마 그 언니 말 믿는 건 아니죠?"

"닽연히 아니지..그래서 도저히 못 들어주겠어서 그냥 박차고 나왔어."

"잘했어요 아조씨. 이번 기회에 그냥 그 언니랑은 모든 연을 끊으세요."

"응, 그럴 거야. 안 그래도 이제 집 들어가면 그 누나랑은 연락 다 끊고 차단 박으려고."

"좋아요. 이제 좀 말을 잘 들으시네요 아조씨. 제 말만 듣다가 직접 겪어 보니까 좀 정신이 들죠?"

"...응. 확실히."


승아와의 통화를 종료한 후, 난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말했던 대로, 집에 들어가면 사장누나의 카톡과 연락처는 모두 차단부터 박을 생각이다.

아마, 곧 이 카페도 그만두고 다른 일을 알아보지 않을까 싶다.

물론 카페 일을 그만두더라도 주희누나와 승아, 라떼랑은 계속 연락을 주고받겠지만.


..오늘은 왠지 술이 격하게 땡기는 밤이다.
술을 몇 병 사오기 위해 난 내가 맨날 가는 편의점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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