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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69>앱에서 작성

Lysozyme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0.12 23:07:50
조회 448 추천 17 댓글 7
														







"딱 감이 오죠?"


전화기 너머에서 들려오는, 무덤덤한 듯한 승아의 목소리.


"아조씨도 대충 알잖아요? 사람들이 다른 여자 or 남자 만나고 와서 흔히 뭐라고 거짓말을 치는지."

"뭐, 뭔데..?"


사실 승아 말대로 이미 대략 알고는 있다. 하지만 난 내 추측이 제발 틀렸기를 바라며, 모르는 척 슬쩍 승아한테 물어보았다.


"뭐긴요! '부모님 만나고 왔어' 잖아요?"

"그..그런가.."


찐따처럼 어버버거리는 내 태도가 영 마음에 안 드는지, 승아는 한숨을 쉬더니 이내 날선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렇다니까요? 그 언니, 분명 다른 남자 만나고 밤새 질펀하게 하고 왔을 거에요. 딱 봐도 아조씨랑 과외하는 게 질리니까 도중에 나가서, 원래 알던 얼굴 잘생긴 알파메일 썸남 만나가지고 야스하고 온 거잖아요?"

"그, 그런..."

"이제 제발 좀 현실을 받아들이세요. 그 언니는 썸남만 한자리수가 넘어가는 희대의 걸레년이고, 아조씨는 그냥 어장 속에 갇힌 아주 작디작은 물고기일 뿐이에요."

"....."


이제 족히 몇 천번은 들어 따개비마냥 귀에 단단히 박혀버린, 익숙한 내용의 대화가 계속되었다.

이미 저번에 말했듯이, 난 승아의 말을 부정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긍정하지도 않는다.

평소에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주고 날 잘 챙겨주는 사장누나를 나도 싫어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으로서, 그리고 누나로서 좋아한다.

그러므로, 사장누나를 향한 승아의 무분별한 저 인신공격은 아무리 제3자인 나라도 도저히 그냥 넘어갈 수는 없었다.

사장누나의 행동에 의문을 품거나 이의를 제기할 수는 있지만, 저런 저급한 인신공격은 선을 넘은 것이다. 그것도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말이지.

내가 그 누나한테 이때까지 받아먹은 게 얼만데, 이런 상황에서 그냥 입 싹 닫고 있으면...내가 양심이 찔린다.

몰라. 예전에는 승아가 사장누나한테 저런 말을 해도 그냥 그렇구나 하고 별 생각이 안 들었는데, 요즘은 왠지 저런 인신공격이 짜증이 났다.


"...소레데모!"

"..네?"


얌전히 승아의 말을 경청하고 있던 나는, 돌연 승아의 얘기를 끊고 일본어로 한 마디를 던졌다.

갑작스런 내 행동에 살짝 당황한 듯 네? 라고 하며, 이내 말을 멈추는 승아.


"..그, 그건..선을 넘은 거라고 생각해."


..대들었다간 왠지 승아한테 혼날 거 같아서 최대한 완곡하게 표현했다.


"네? 뭐가요?"

"사장님보고 걸레년이니 뭐니 하는거...아무리 그래도 그건 아니지. 그래도 우리 카페 사장님이고.."

"걸레보고 걸레라고 하지 그럼 뭐라고 해요? 행주?"


..난 나름대로 진지하게 말하는 건데, 승아는 내 말을 진지하게 경청해줄 생각이 1도 없는 듯 보였다.


"...야 너 진짜..계속 그럴래."

"아조씨, 지금 사장언니 쉴드치시는 거에요?"

"아니 이건 쉴드가 아니라.."

"쉴드가 아니면 뭔데요?"

"...."


어...그러네?
이게 쉴드가 아니면 뭐지?


"..아조씨, 쉴드로 아조씨 뚝배기 쳐버리기 전에 그냥 입다물고 있으세요. 요즘 제가 아조씨 때문에 개빡쳐하는거 알면서도 이러세요?"

"..미, 미안해.."


아까보다 더 날카롭게 날이 선 말투로 전화기 너머에서 그렇게 말해오는 승아.

난 결국 승아 앞에서 개같이 꼬리를 내려버렸다.
승아쨩 코와이...


"아조씨, 하나만 물어볼게요."


마치 취조실의 강력계 형사라도 된 듯, 여전히 딱딱하게 굳어있는 말투로 나에게 질문을 추궁해 오는 승아.


"사장언니가 아조씨한테 잘 대해주죠?"

"그..런 편이지."

"그럼, 사실 저 언니가 알고 보니 아조씨한테만이 아니라 다른 남자들에게 다 저렇게 살갑게 군다면 아조씨는 어떨 거 같아요?"

"...어?"


난 말을 멈추고는, 다른 남자들에게 사장누나의 모습을 머릿속에서 잠시 떠올려 보았다.

...왠지 배신감이 드는데.


"다른 연하남들에게도 막 "우리 XX~" 하면서 여우같은 눈빛으로 스킨십 하고 그러는 성격이라면? 어떨 거 같아요?"

"아, 아니야...! 그럴 리가..."

"왜 부정해요? 사장언니가 이런 여자가 아니라고, 아조씨가 딱 잘라 확신할 수 있는 것도 아니잖아요?"

"그건 그렇지만.."

"좀 생각을 해 보라구요. 저런 언니가 대체 뭐가 아쉬워서 아조씨 같은 남자를 그렇게 막 챙겨주겠어요? 답은 두 개밖에 없죠."

"뭐, 뭔데..?"

"단순히 아조씨를 어장용으로 가지고 놀거나. 아니면, 아조씨 말고 다른 남자들한테도 저렇게 대해주는 걸레같은 성격이거나."

"....."

"제가 전자를 말할 때마다 아조씨는 '우리 눈나 그런사람 아니다' '증거라도 있냐' 라고 막 그러시던데, 그럼 이제 남은 건 후자뿐이네요?"


나 말고..다른 남자들한테도 저런다고?

확실히, 만약 진짜라면 좀 배신감이 들고 확 깨기는 한다.
평소 친절하던 사람에게 통수를 쳐맞은 기분이라 해야하나.


"아조씨가 지금은 저 언니 여우짓에 빠져서 헤으응거리고 있지만, 머지않아 곧 알게 되실 거에요."

"뭐, 뭐를..?"

"저 언니의 실체를요."


엄근진한 말투로 그렇게 한 마디를 내뱉는 승아.

사장누나의 실체라니...뭐 알고 보니 인간이 아니라 외계인이기라도 하나?
뭘 저렇게 거창하게 얘기하는 거지.


이후 승아랑은 지금까지와 별 다를 것 없는 비슷한 내용의 대화가 계속되었다.

승아랑 통화를 종료한 뒤 난 침대에 풀썩 드러누웠다.






* * *



"하아..하아.."


오늘도 카페 문 앞에 산처럼 빼곡히 쌓여있는 짐들을, 혼자서 옮기고 있는 주희.

물론 주희의 의지가 아니라 내가 시킨 것이지만,
원래라면 우리 카페B 멤버 4명이 다같이 해야 할 일을 저렇게 혼자서 열심히 해 주니. 나야 기뻤다.


"그만하면 됐어."


어느새 테이블에서 일어난 나는 땀을 뻘뻘 흘려가며 열심히 짐들을 옮기고 있는 주희의 곁으로 걸어가 말을 걸었다.

뭐, 갑질은 이쯤하면 됐겠지.
사장한테 함부러 개기면 어떻게 되는지 똑똑히 보여줬으니까.


"네?"

"우리 주희, 그동안 혼자서 이거 하느라 고생했어?'

"...."


웃으며 말하는 내 모습이 상당히 짜증나는지, 주희는 말없이 이글거리는 두 눈으로 날 죽일 듯이 노려볼 뿐이었다.

그 모습이 그저 가소롭기만 했다.


"칭찬해주는 건데..노려보는 거야? 나 상처받게."

"...닥치세요."

"어머, 상여자."


그 말을 끝으로 이내 자신의 짐을 챙기고는 카페에서 나가버리는 주희.

그러고 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네.
나도 이제 슬슬 카페 마감하고 퇴근해야겠다.


"사장언니."


그렇게 카페 안에서 내일 쓸 재고들을 살펴보고 마무리 정리를 하던 도중, 갑작스레 승아가 나에게 다가와 낮은 톤의 목소리로 말을 걸었다.

이 절벽 꼬맹이는 또 왜 온 거야? 짜증나게.


"..왜 그러니?"

"이번 주에 시간 있으시죠?"


그 애는, 대뜸 나더러 시간이 있냐고 물어왔다.

아마도 또 도발이나 하러 온 거겠지.
현수한테 투자할 시간을 이런 애한테 허비할 수는 없다.


"미안, 이번주는 현수랑 약속이 있거든. 이만 돌아가볼래?"

"중요한 거에요. 언니랑 저기 다른 카페에서 단둘이서 꼭 해야할 얘기가 있어요. 아조씨 때문에 바쁜 거면 아조씨한테 제가 연락할게요."


갑자기 무슨 꿍꿍이로 이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한번 들어는 보자.

중요한 얘기라고 하니, 쓸데없는 이유로 날 찾아오진 않았겠지.



"..그래. 언제쯤 만날래?"

"내일 카페 마치고요. 괜찮으시죠?"

"일단 알았어."

"감사해요, 사장언니."


승아는 이내 카페 유리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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