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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87>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15 02:48:13
조회 408 추천 17 댓글 13
														






"으음..."


난 부시시한 눈으로 침대에서 일어났다.

대체 얼마나 잔 걸까. 옆에 놓여있던 시계를 보자 시침은 어느덧 저녁 5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라떼에게 말하고 카페를 나온 시간이 아마 아침 8시쯤 됐으니까, 무려 9시간 동안 잠을 잔 것이었다.


"현수...?"


눈을 비비며 휴대폰을 켜 보니, 현수에게서 카카오톡으로 메시지가 몇 통 도착해 있었다.


[누나..혹시 지금 많이 바쁘세요?]

[혹시..제가 잘못한 거라도 있나요?]

[..방해해서 죄송해요..]


메시지의 내용을 확인한 난 깜짝 놀라 급히 자리에서 일어났다. 몰려오던 잠이 확 깨는 기분이었다.

어서 오해를 풀어야만 한다. 카페B 퇴근시간까지는 아직 한시간 정도가 남았다. 난 급히 화장실에 들어가 몸을 씻은 후, 옷을 챙겨입어 집 밖으로 나왔다.


"현수야..그런 거 아니야..! 제발..."


난 마음을 졸이며 차를 몰고 카페로 향했다. 카페에 도착해 보니 다행히 아직 현수는 그대로 있었다.
카페 테이블에 말없이 엎드려 있는 현수의 모습이 보였다.


"현수야! 미안. 너무 피곤해서..자고 있었어."


난 급히 현수에게 달려가 그의 두 손을 잡으며, 몇 번이고 사과의 인사를 건네었다. 현수는 붉어진 눈시울로 날 올려다보았다. 설마, 얘 운 거야?


"누, 누나..."

"너, 너 설마 울었어?"

"..네.."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한 현수를 본 난 순간 당황했다. 현수는 이내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저..누나랑 더 이상 연락 못할까 봐...무서워서...
어제 주희누나랑 같이 놀았던 거 때문에..누나가 저 피하고 있나 싶어서.."


현수의 말에, 난 그를 향해 옅게 웃음지었다.

우리 현수, 내가 떠날까봐 울고 있었구나.
걱정 마. 누나는 평생 네 곁에 있을 거니까.



"괜찮아. 누나 어디 안 가. 내가 겨우 주희랑 좀 논 거 가지고 너랑 연락을 끊겠니? 뚝, 이제 그만 울어."


난 입고 있던 정장 호주머니에서 손수건을 꺼내어 현수의 눈가를 닦아주었다. 내 행동에 현수는 그제서야 어느 정도 진정된 듯 눈가에서 울음을 그쳤다.


"이리 와. 안아줄게."

"..네.."


난 현수를 향해 두 팔을 벌렸다. 잠시 머뭇거리던 현수는 마치 귀여운 푸들처럼 내 품으로 들어왔고, 난 그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우리는 서로를 끌어안은 채 서로의 체온을 공유했다. 곧이어 두근두근. 하고, 심장이 빠르게 요동치는 것이 그대로 느껴져 왔다.


"우리 현수, 심장 뛰네?"


난 웃음지으며 현수의 왼쪽 가슴에 살며시 손을 가져다 대며, 그렇게 입을 열었다.

난 그 아이의 손을 살며시 잡아끌어, 내 왼쪽 가슴에 가져다 대었다. 현수가 내 심장박동도 느낄 수 있도록.


"..누, 누나도..지금 심장 엄청나게..뛰어요."

"응. 왜일까?"

"그, 글쎄요...?"


현수는 나에게서 애써 시선을 피하며 그렇게 말했다. 난 웃음지으며, 현수의 귀에다 대고 짧게 속삭였다.


"이런 게 썸이라는 거야.


얼굴을 붉히며 썸이요..? 라고 묻는 현수를 두고, 난 이내 테이블에서 일어났다.





* * *



'썸...이라니.'


여전히 얼굴에서 화끈함이 가시지 않았다.

하여튼 저 누나, 짖궂은 농담을 거리낌없이 한다니까...
남자의 마음을 들었다 놨다 하는 천년 묵은 구미호가 있다고 하면 아마 저렇지 않을까.

그건 그렇고..더 안겨있고 싶었는데..아쉽다.

물론 사장누나의 품이 따뜻하기도 했지만..안길 때마다 얼굴에 닿는 그녀의 두 수박만한 쿠션이 날 미치게 만들었다.

사장누나에게 다가가서 '죄송한데 한번만 더 안아주시면 안될까요?' 라고 정중하게 물어보려다가, 내가 봐도 미친놈인 것 같아서 그냥 입을 다물어 버렸다.


"...이츠카라 다로."
이츠카라 다로~키미노 코토오~오이카케루 와타시가 이타~
...각설하고,
대체 언제부터였을까. 갈색머리의 저 누나에게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빠지게 된 게.

줄곧 마음에 담고 좋아했던 주희누나에게서, 마음이 돌아서 버린 게 대체 언제부터였던 걸까.


사장누나와의 추억을 되짚어 보던 도중, 선명한 기억 하나가 머릿속을 스쳐지나갔다.

저번에, 몇 달 전에..날 아싸에 모솔이라고 깔보던 남자손님 앞에서, 누나는 날 위해 내 여자친구 행세를 해 줬었지.

사장누나의 행동에 당황하고는, 기가 확 죽은 표정으로 어깨를 움츠러든 채 카페를 나가던 그 남자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했다.


아마, 그 때부터 내 마음은 조금씩 흔들리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 이후 거의 매일 사장누나랑 시간을 보내고,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어쩌면 주희누나 이상으로 날 잘 챙겨주던 그 누나의 모습에, 그녀를 향한 내 마음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갔던 것 같다.


호감에서 친근감으로. 친근감에서 연정으로.


다만 주희누나의 존재와 승아의 말 때문에, 나도 내 마음을 깨닫는 데 시간이 조금 걸렸을 뿐이었다.


"다케도...."


생각을 마무리한 난 고개를 들어 사장누나 쪽을 쳐다보았다. 카운터에서 내 시선을 느낀 누나는 고개를 돌리더니, 날 향해 눈웃음지었다.

좋아한다는 걸 깨달은 것 때문인지, 작은 손짓과 눈웃음 하나만으로도 심장이 요동쳤다.


하지만, 저 누나가 과연 날 좋아할까?


나보다 나이도 6살이나 더 많고, 남자인 나보다 키도 9cm는 더 크고, 돈도 많은 금수저 집안이다.


게다가 학업스펙도 좋아서 멍청한 나랑은 비교도 안 되지.
가끔 사장누나가 대화 도중 경제, 과학, 사회 분야 등의 전문용어를 내뱉을 때마다 중졸 빡대가리인 나로선 이해가 되지 않아 무슨 뜻인지 물어볼 때도 많다.

또 얼굴도 연예인 수준이고, 몸매도 주희누나랑 비빌 정도이니...아마 대쉬하는 알파메일들도 많겠지.

보잘것없는 나랑은 너무나도 급이 맞지 않는 사람이다.
어쩌면, 주희누나랑 사귀는 것보다 더 가능성이 적을 것이다.

라떼 말로는 사장누나도 나에게 충분히 호감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었지만, 내 생각은 회의적이었다.

얼굴도 그닥 잘생기지 않은데다 키도 자기보다 작고 중졸에 빡대가리인 나를, 저런 누나가 좋아해줄 이유는 하등 없으니까.


"...역시 포기해야 하나.."


아무래도 그냥 포기하고 마음을 접는 게 맞겠지...
닿을 수 없는 그림의 떡이나 마찬가지다.
근데, 이미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 마음은 그것을 거부하고 있었다.




* * *

어느덧 퇴근시간.

승아와 주희누나는 먼저 집으로 돌아갔고, 카페 안에는 나와 사장누나만 남아 있었다.


"현수야."

"네...."


나에게 다가와, 내 두 손을 잡는 사장누나.


"어제 주희랑은 잘 놀았어?"

"..지금 맥이는 건가요.."

"아니아니, 그냥 궁금해서."

"뭐..잘 놀았..죠?"


잠시 옅게 웃음짓더니, 누나는 다시 말을 이었다.


"아직도 주희 좋아해?"

"...잘..모르겠어요.."

"흐응, 뭐야. 그새 다른 여자라도 생긴 거야?"

"그..그건..."


아니라고 애써 부정하고 싶었지만...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난 어쩔 수 없이 누나의 말에 동의했다.


"티..나요?"

"응, 다 티나. 후훗."

"그런가요...."


..내가 변절자인 게 그렇게 티가 났나...

하긴, 어제 주희누나랑 잠시 데이트한 것 빼고는 요즘 주희누나랑 같이 단둘이서 시간을 보낼 때가 잘 없으니까...


"누군지 말해줄래? 말해주면 누나가 도와줄 수 있는데."

"네, 네...? 죄, 죄송해요..아무래도 그건 좀..힘들 거 같아요.."

"그래? 뭐 알았어."


어라, 의외로 쉽게 수긍하네. 더 꼬드겨서 캐물어올 줄 알았는데.


"근데 하나 말해줄까?"

"뭘요?"

"말 안해도 누난 니가 누구 좋아하는지 이미 다 알고 있는데~"

"네?!"


장난스럽고도 요염하게 웃으며, 그렇게 말하는 사장누나.

이..이미 다 알고 있다고? 어떻게?
에이, 그냥 해본 말이겠지?


"이, 이미 알고 있다고요...?"

"응."

"어, 어떻게요?"

"그야, 현수 네 행동을 보면 누굴 좋아하는지 다 티가 나는걸? 나 의외로 눈치 빨라?"

"...아, 아니..그..."


그럼, 지금 저 누나 말은..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걸 이미 진작에 알아챘다는 건..가?
아니겠지? 에이, 설마...


"그, 그럼 말해보세요. 제가 누구 좋아하는데요?"


고민하던 난 미친척하고 한번 도박을 질러보았다.
이야, 진짜 이 미친새끼.

내 말에 잠시 침묵하더니, 또각또각하는 구두 소리를 내며 나에게 가까이 다가오는 사장누나.


"...?!"


이내 고개를 숙이고는 손을 뻗어 내 턱을 살며시 잡더니, 그대로 들어올려 자기 얼굴 쪽으로 가져다 대는 사장누나.


너무 가깝다.

서로의 숨결이 그대로 느껴질 정도로, 서로의 얼굴이 너무나도 가까이 있다.


"누..누나..?"


심장이 미칠 듯이 뛴다. 이대로 멈춰서 죽어버리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로.

누나는 이내 살며시 눈을 감더니, 그대로 자신의 입술을 내 입술 쪽으로...









"푸흡, 설렜어?"

"네, 네?"


..장난스레 웃으며 그렇게 말하더니, 날 자기 품에서 살며시 밀어냈다.

아니 이 구미호년이 진짜...
분위기는 다 잡아놓고...


"아..미안미안, 진짜 재밌다니까..너 왤케 귀엽니, 응?"


내 머리를 쓰다듬으며 그렇게 말하는 여우년.
아, 기분 팍 상하네 진짜...

"우리 애기 삐졌어?"

"..안 삐졌어요.."

"미안~누나가 진짜로 뽀뽀해줄게. 입술 대 봐, 응?"

"..됐어요..집이나 데려다 주세요..."


난 이내 아쉬운 마음으로 사장누나의 하얀색 스포츠카 조수석에 올라탔다.

뭐, 사실 장난이란 건 어느 정도 짐작하고 있었지만...역시 김이 팍 식는 건 어쩔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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