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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85>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12 01:04:46
조회 385 추천 16 댓글 15
														






"하암...."


어제 오랜만에 무역회사 건물에 틀어박혀 밤새 야근을 한 탓일까. 오늘은 카페에 출근하자마자 아침부터 졸음이 쏟아져 왔다.

이번에 일본 회사와 맺은 계약 샘플들을 다 살펴보고 내 회사 직원들이 올린 보고서들을 일일히 검토해야 했기에, 밤새 정말 말 그대로 한숨도 자지 못했다.

그래도 회사 사장이기에 짬이 있으니까 이제 어느 정도 야근에 익숙해진 줄만 알았는데, 최근엔 옛날보다 살짝 나태하게 살았던 탓인지, 오랜만에 겪어 보는 고된 일이 꽤 힘들게만 느껴졌다.

잠이라고는 개인 노트북을 붙잡고 10분 정도 꾸벅꾸벅 졸았던 게 다였다.


"저..누나..오늘 혹시 어디 안 좋으세요?"

"응..아냐. 그냥 좀 피곤해서 그래."


힘없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나에게 다가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현수.

날 걱정해주는 그 아이의 모습이 기특하고 귀여워서, 난 옅게 웃음지으며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우리 현수 오늘은 일찍 왔네?"

"아..네..그쵸."

"누나가 그렇게 보고 싶었어?"

"네, 네? 그, 그게 아니라...그냥 제, 제가 요즘 좀 많이 지각하는 거 같아서..이제부터 빨리 올려고요...하하.."

"후훗, 기특하네. 칭찬해 줄게."


현수와 대화하는 도중에도 자꾸만 잠이 쏟아졌다. 밤동안 고된 일에 지친 몸이 점점 한계를 호소하고 있었다.

미리 옆에 가져다 두었던 커피를 몇 잔 마셔 보았지만, 증상은 아주 조금 완화되기만 할 뿐 별 효과를 보지 못한 채 점점 심해지기만 했다.


"저..누나.."

"응?"


현수는 내 눈치를 보며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오늘 저 마치고 시간 비는데..오랜만에 같이 독어 과외 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미안. 오늘은 조금 힘들 것 같네."

"네? 왜요?"

"그게..어제 밤새 일을 뛰었더니 너무 피곤한 거 있지. 진짜 미안, 대신 내일 꼭 같이 공부하자?"

"아...네. 어쩔 수 없죠.."


내 말에 약간 아쉬운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자기가 앉아 있던 테이블로 돌아가는 현수.

나도 마음 같아서는 현수랑 같이 공부하면서 알콩달콩 시간을 보내고 싶지만, 오늘은 도저히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사실 지금 이렇게 앉아서 대화한 것도 대화상대가 현수였기에 이렇게 힘을 쥐어짜내서 겨우 대화하는 거지, 다른 사람이었다면 진작 곯아떨어졌을 것이 분명했다.


"아..잠오네. 라떼야, 언니 오늘은 먼저 퇴근할게. 너가 주희랑 같이 가게 좀 잘 지켜줘."

"응? 언니 벌써 가?"

"응. 부탁할게."

"어쩔 수 없지. 알았어 언니! 내일 봐."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라떼에게 똑같이 웃음으로 인사를 건네며, 난 카페를 빠져나와 차에 탔다.

차를 몰아 집으로 돌아온 난 곧바로 쓰러지듯 침대 위에 드러누웠다.





* * *



"...."


기분이 참 묘한 하루였다.

오랜만에 같이 과외하자는 내 제안을, 사장누나가 거절했다.

항상 나에게 먼저 다가와 약속을 잡던 누나였기에, 당연히 내 제안을 받아들일 줄 알았는데..아니네.


대체 뭐지. 마치 0고백 1차임을 당해버린 것만 같은 이 찝찝한 기분은...


그러고보니, 아까 전까지만 해도 저쪽 테이블에 앉아있던 사장누나가 보이지 않는다.
그단새 어디 가신 거지?


"그..라떼야."

"왜?"

"사장누나 어디가셨어?"

"사장언니는 아까 먼저 퇴근했는데?"

"그래? 오늘은 굉장히 일찍 퇴근하셨네..."


머뭇거리던 난 이내 휴대폰을 들어, 카톡 앱을 켰다. 그러고는 사장누나에게 메시지를 몇 개 보내보았다.


[누나, 잘 들어가셨어요?]


"...."


메시지를 보낸 지 10분이 넘었지만, 여전히 메시지 옆의 1은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왜인지 모르게 슬슬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보통 아무리 바빠도 내 메시지에는 5분 안에는 칼답을 꼬박꼬박 해주던 누나인데, 오늘은 어째서인지 10분이 훌쩍 넘어가도록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


'마사카..코노 오네상, 이마 오레노 코토오 사켄데루노카?'


설마, 이 누나..지금 날 의도적으로 피하고 있는 건가?


순간, 마음속에 그런 불안감이 스쳐지나갔다.

그러고 보니..그 누나, 아까 나랑 대화할 때도 평소보다 단답에다가 은근히 말을 급히 정리하는 느낌이었지.

내가 최근에 누나한테 뭐 잘못한 거라도 있었나?

계속해서 드는 불안감에, 난 메시지를 몇 개 더 보내보았다.


[누나..혹시 지금 많이 바쁘세요?]

[혹시..제가 잘못한 거라도 있나요?]

[..방해해서 죄송해요..]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답장에, 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말을 마치고는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아니, 진짜 뭐 내가 잘못한 거라도 있나? 삐지기라도 한 거야?

비록 난 속은 서큐버스도 놀라고 갈 정도로 히토미에 뼛속까지 절여진 음흉한 도태한남이지만, 겉으로는 누구보다 친절한 사람이라고 자부하고 있는데...

게다가, 사장누나한테는 더더욱 조심스럽게 눈치를 보며 말했던 걸로 기억하는데. 대체 어째서...?


그러던 중, 어제 저녁에 주희누나와 단둘이 오랜만에 카페 근처 공원에서 데이트를 했던 게 떠올랐다.


주희누나랑 가까워지면 누나랑은 멀어지게 되는 거냐는 내 질문에, 씁쓸한 미소로 답하던 사장누나.


그럼..어제 내가 주희누나랑 같이 데이트한 것 때문에, 사장누나가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는 건가? 이제부터는 나랑 거리를 두려고?


"아니, 하...어떡하지 이걸.."


사장누나랑 이대로 영영 연락이 끊어져 버릴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심장이 쿵쾅거리며 요동쳤다.

모른다. 나도 왜 이렇게 내가 과민반응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근데..지금 너무나도 겁이 나고, 불안하기만 하다.

그 누나 말로는 오늘은 조금 피곤해서 그렇다고 했지만, 솔직히 급조해낸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았다.

그야, 피곤해도 카카오톡 답장 정도는 해 줄 수 있을 거 아니야.


내가 지금 대체 왜 이러는 거지?
안 그래도 요즘 마음이 심란한데, 그 심란한 마음에 기름을 확 끼얹은 기분이었다.



"그 언니, 딱 봐도 그거네요."

"뭔데?"

"밤동안 오피에서 뛰고 온거 아녜요. 그 언니가 밤새 일을 뛰고 와서 피곤하다는 게 뭐 그거밖에 더 있어요?"


상담을 위해 밖에 나가있는 승아에게 전화를 거니, 승아는 이런 말을 했다.


"..아니, 뭔 그런..그럴 리가."

"아니긴 뭐가 아니에요? 아조씨, 아직도 대가리 덜 깨지셨어요? 하긴, 어장당하고 연락 끊고도 사장언니랑 아직도 어울려다니는 걸 보면 대가리 덜 깨진 게 맞네요."

"...."

"밤새 아랫도리 헤프게 쓰고 와서는 아조씨한테는 존나 철벽치는 걸 보니 그 언니도 진짜 보통 걸레가 아니네요. 안 그래요?"


아쉽게도 승아는 별로 영양가있는 말을 해주진 않았다. 오늘 내 목적은 사장누나 뒷담이 아니라 그저 지금 내 심란한 감정을 분석해주고 명쾌하게 설명해줄 사람이 필요했던 거였는데...

난 이내 대충 승아와의 대화를 마무리하고 통화를 종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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