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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80>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02 23: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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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물거리지 말고 빨리 저 따라오세요 아조씨"

"아, 알았어.."


어느덧 지루하던 카페일이 모두 끝나고, 퇴근 시간.

카페를 나온 승아는 갑자기 내 팔을 아플 정도로 꽉 붙잡고는 어디론가 끌고 가고 있었다.


"야, 근데..."

"네."

"아, 아니야...아무것도."


난 어디 가는지 물어보려다가, 무심코 승아의 눈을 스윽 보았다. 승아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도 진지한 눈동자로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에 그만 단단히 쫄아버린 나는 이내 입을 꽉 다물고는, 한동안 얌전히 승아가 이끌어주는 대로 붙잡혀 뒤만 따랐다.


"그, 근데..지금 어디 가는 거야...?"

"주희언니한테요."

"주희누나한테..?"

"네. 그러니까 그냥 얌전히 저만 따라오세요."


승아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나를 질질 끌고 갔다.

인파가 북적이는 사거리로 나와 꽤 많은 시간을 걸었던 것 같은데, 아직 주희누나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대체 주희누나가 어디 있다는 거야?


"진짜 아조씨는 저한테 고마워해야 해요. 저 없었으면 주희언니랑 썸은 커녕 아직까지 대화도 제대로 못 하고있을 거잖아요."

"어, 응..."


확실히, 22년간을 여자와 제대로 된 대화나 썸도 없이 살아온 모솔아다새끼인 내가 주희누나와 이렇게까지 가까워질 수 있었던 건 승아의 도움이 컸다.

내 오른손을 여전히 꽉 잡고 어디론가 끌고가는 승아를 따라, 난 밤거리를 걷고 또 걸었다.

그렇게 5분여를 더 걸어 도착한 곳은...




"...모텔이잖아?!"


모텔이었다.

그리고 한 모텔 방 안에서, 얼굴이 잔뜩 상기된 채 날 향해 인사를 걸어오는 주희누나의 모습이 보였다.


"아, 안녕..현수야.."

"아니 누, 누나..갑자기 이게 다 뭔..뭐에요..?"

"나도 잘 모르겠어..승아가 여기로 오라 해서.."


얼굴만 붉힌 채 서로 떨어져 입근육만 근질거리는 나와 주희누나를 본 승아는 한숨을 푹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


"왜 둘 다 그렇게 어색하게 있어요? 뭐 둘이 서로 처음보는 사이에요?"

"어, 어..?"

"둘이 친구 아니에요? 친구끼리 놀면서 하룻밤 자는게 뭐 이상한 일이에요?"


표정변화 하나 없이 그런 기적의 논리를 펼치는 승아.

아니 미친! 그거랑 이거는 상황이 다르잖아!
남자끼리도 아니고, 남녀 둘뿐인데...!

난 상기된 얼굴로 그렇게 항변하려 입을 열려던 그 때, 승아는 방의 현관문을 열고는 모텔을 유유히 빠져나가 버렸다.


"어..안녕하세요?"

"아, 안녕..."


여전히 어색함이 가시지 않은 채, 우리는 능청스러운 목소리로 서로에게 딱딱하기 그지없는 인사만 건네었다.


승아가 너무도 원망스러웠다.
나보고 대체 혼자서 뭘 어쩌라는 거야.


아무것도 준비 안 된 상태에서, 갑자기 둘만 이런 곳에 확 밀어넣어버리면 나더러 뭐 어쩌라는 건지...


"술..사올까?"

"네, 네..."


잠시 침묵을 지키던 주희누나는 이내 그렇게 입을 열었고, 난 고개를 끄덕였다.

곧 주희누나는 술을 사러 문을 열고 나갔고, 난 모텔방에 혼자 남게 되었다.







어느덧 한손에 캔맥주가 가득 담겨있는 편의점 비닐봉투를 든 채 다시 모텔로 돌아온 주희누나.

곧 '치익-' 하는 경쾌한 캔 따는 소리만이 적막한 방 안을 울렸다.

우리 둘은 서로 마주앉은 채 한동안 말없이 캔맥주만 들이켰다.

승아에 의해 만들어진 갑작스러운 상황이라, 나나 주희누나 둘 다 얼굴만 붉힌 채 무슨 말을 꺼내야 할 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차라리 사장누나랑 둘만 있는 상황이었다면 사교성 좋은 그 누나가 어떻게든 대화를 이끌어주었을 텐데, 주희누나나 나나 둘 다 평소 별로 없는 성격이었기에...



'이야이야..나니시뗀다 오레. 시젠니 시요, 시젠니!'


..그렇다고 계속 이렇게 어색하게 있을 수만은 없다.

그래도 나랑 주희누나랑 서로 알고 지낸 지 이제 반년이 넘어가는데, 언제까지나 이런 상태에서 머물러 있을 수는 없지.

그렇게 일단 이 어색한 상황을 풀기 위해 병신같은 드립이라도 칠까 해서 입을 열려던 그 때, 주희누나가 먼저 말을 꺼내었다.


"술..잘 마시는 편이야?"

"네, 네..?"

"술 잘 마시는 편이냐구.."

"어..아마도요?"


평소 집에 틀어박혀 안주로 봉지과자 까고 술 처먹으면서 느긋하게 애니를 감상하던 게 내 일상이었기에, 술에는 어느 정도 자부심을 가지고 있던 나였다.


"카페 일..많이 힘들지?"

"아, 아뇨..그렇게 힘들지는 않아요."

"계속 이리저리 배달하던데..안 힘들어? 그리고 카페 재고 정리도 했잖아."

"아 뭐..배달이야 이제 익숙해져서..진상들 마주칠 때마다 그냥 NPC라고 생각하니까 한결 편하더라고요. 아하하.."

"그렇구나..그나마 다행이네. 그럼, 카페 일은 좀 어떤 것 같아? 이래도 점장으로서..네 얘길
한번 들어보고 싶어."


으음, 카페 일이라...

솔직히 내가 카페에서 하는 거라고는 대부분 구석 테이블에 앉아서 폰질하는 거밖에 없지 않나?

가끔씩 누나들을 도와 청소를 하기도 하지만, 진짜 말 그대로 가끔씩일 뿐인데다 그리 힘든 청소도 아니니까.


"제, 제가 카페 일 힘들 게 뭐 있겠어요. 오히려..카페 안에서는 놀고먹고 있어서

"그래?"

"네. 그리고 뭣보다..사장누나가 평소에 하도 절 잘 챙겨주시다 보니까.."

"...아..그래.."


내가 사장누나 얘기를 꺼내자, 갑자기 텐션이 급격하게 확 낮아지며 왠지 시무룩해하는 표정을 짓는 주희누나.

어어, 갑자기 왜 저러는 거지?
내가 뭐 잘못 말한 거라도 있나..?


"..사장님이랑은 어때? 좀 친해진 것 같아?"

"어..네. 아직까지 좀 어색한 면이 없지않아 있지만..이 정도면 뭐 예전보단 친해진 거 같아요."


사실 아직 어색해한다는 것도 내 쪽에서 일방적으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원채 사교성이 뛰어난 탓인지 사장누나는 날 전혀 어색해하지 않는 것 같은데, 모솔아싸인 내가 누나를 어색하하기에 아직까지 관계가 전진되지 않는 건 아닐까.


"어느덧 시간이 이렇게 됐네.."

"그, 그러게요.."

"이제 그만 잘까...? 내일 카페 늦겠어."

"그러죠.."


이윽고 술내음이 풍기는 어색한 분위기에서 머뭇거리던 우리 둘은 나란히 침대 위에 누웠다.


두근두근.


미친 듯 쿵쾅거리기 시작하는 심장.

그리고 히토미를 너무 많이 본 탓인지, 머릿속에서 자꾸만 떠오르는 수만 가지의 야릇한 망상.

제발 진정해라. 오늘 그냥 놀러 왔을 뿐이잖아.


향긋한 술 냄새가 주희누나에게서 은은하게 풍겨온다.

이미 난 최대한 그걸 의식하지 않기 위해 눈을 감고 고개를 돌린 채 잠을 청했다.


'부스슥'

"...?"


바로 옆에서 느껴지는 부스슥거리는 자그만한 소음에 눈을 뜨자, 아까 전보다 더욱 가까워져 있는 주희누나와의 거리.

착각이 아니었다.

내가 눈을 감을 때마다, 주희누나는 조금씩 내 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야베...! 멧챠 아바인다..!'


어느덧 서로의 따스한 숨결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너무나도 가까워진 거리.

흉골을 뜷고 튀어나올 듯이 쿵쾅거리는 내 심장 소리가 주희누나의 귀에 들릴까 봐, 난 뒤쪽으로 살짝 몸을 뺐다.


"현수야..."

"네, 네..."


살며시 눈을 뜨더니, 내 어깨를 잡는 주희누나.
그리고는 이내, 두 눈을 감았다.


이게..무슨 상황이지?


마치 자신의 입술에 내 입술을 포개어 달라는 듯, 그렇게 끊임없이 눈빛으로 신호를 보내오는 주희누나.


키스..해도 되는 건가?

진짜?
마지데?


그렇게나 바라고 꿈꿔오던 주희누나와의 키스.

그래, 승아가 판을 깔아준 지금이 기회다.
거기다 술기운도 들어갔으니, 이만한 적기가 따로 없었다.

여기서 기열찐빠마냥 내빼고 물러나면 거기 달린 남자로서의 도리가 아니지.
판 깨잔 말입니까?


고민하던 난, 이내 주희누나의 허리에 살짝 손을...


"...."


그 때,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익숙한 여자의 얼굴.

사장누나...

하필이면 지금 이 타이밍에, 마치 고요하던 수면 위로 나뭇잎이 떨어지듯, 내 머릿속에서 어렴풋이 떠오르기 시작하는 그녀의 모습.


대체 왜 미안함이 드는 거지?


어째선지..바람을 피는 기분이다.
마치 사장누나한테 크나큰 잘못이라도 저지르고 있는 것만 같은, 그런 알 수 없는 기분.

동시에, 저번 주에 사장누나와 잠시간 나누었던 빼빼로키스의 기억이 다시금 머릿속을 스쳐갔다.


촉촉하고 말랑하던 누나의 그 입술을, 아직도 생생히 기억한다.
짧지만 강렬했던, 그 순간의 기억.

나도 모르는 사이에 사장누나한테 가스라이팅이라도 당한 건가?

근데 그 누나가 나한테 딱히 꼴페미들마냥 가스라이팅 같은 걸 한 적은 없는 것 같은데. 애초에 그럴 사람도 아니고...


"..죄송해요. 누나, 많이 취하신 거 같아요."


자꾸만 몰려오는 알 수 없는 복잡한 감정에, 난 결국 주희누나의 어깨를 잡아 그녀를 살짝 밀어냈다.


"..아, 응..미안..."


주희누나는 붉어진 얼굴로 사과를 건네더니, 자기도 부끄러운 건지 이불을 덮고는 고개를 돌려버렸다.

더 이상 같이 있기도 좀 그렇고 어색해서, 난 주희누나에게 사과인사를 건넨 후 조심스럽게 모텔을 빠져나왔다.

어느덧 시원해진 밤공기를 쐬며 한적한 길거리를 걷다 보니, 점점 술이 깨 왔다.

..지금 다시 생각해봐도 도무지 이해가 되질 않았다.


왜 하필 그 때 사장누나의 얼굴이 떠오른 건지.

왜 뭔지 모를 미안한 감정이 들었었던 건지.


사장누나가 내 뇌에 칩이라도 심고 조종하는 것도 아닐 텐데. 대체 뭐지...

"...하..몰라 시발."


아무리 생각해봤자 답은 나오질 않았다. 그냥 그 누나를 만난 이후로, 내가 뭔가 이상해진 기분이다.

어느덧 익숙한 길거리가 나오고, 멀리서 내 집의 모습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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