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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84>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11 04:1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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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암...."


오늘도 역시 손님은 없이 존나게 한적하기만 한 카페.

사장누나가 아무리 유리문 밖에서 열심히 홍보를 뛰어도, 애초에 우리 카페가 위치한 골목이 유동인구가 적은 탓이라 그런지 항상 오는 사람들만 온다.

인터넷 커뮤니티로 따지자면 유입은 없고 맨날  보이는 호감고닉들과 고인물들만 모여서 떠들어대는 꼴이나 다름없는 것이다.

어, 이거 완전 내가 하는 커뮤니티인데...


'띠링-'

"언니!! 합격이야!! 합격!!"


그런 지루한 정적을 깨고 들어온 것은, 기쁨에 찬 라떼의 목소리였다.


"응? 합격이라고?"

"응! 오디션 합격했어! 진짜..고마워 언니! 다 언니랑 승아 덕분이야!"


라떼는 감격에 겨운 표정으로 눈물까지 글썽이며, 주희누나의 품에 안겼다. 주희누나는 그런 라떼에게 미소지으며 등을 토닥여 주었다.


"축하해 라떼야..합격할 거라고 믿고 있었어."

"라떼언니, 축하해요!"

"응, 언니, 승아도..고마워."


맛떼, 그럼..라떼가 이제 정말로 그 유명한 JYG의 정식 배우가 된 건가?
미리 사인 받아놔야 하나 이거?


"에? 고카쿠? 마지?"

"뭐라는거야 씹덕아. 그건 그렇고 너도..진짜 고마웠어."


라떼는 웃음지어보이며 자신의 품속에서 그 때 내가 건네주었던 네잎클로버를 꺼내어 보여주었다.

자그만한 비닐 안에 상처없이 보관되어 있는 네잎클로버의 모습이 보였다.
내가 저번에 준 걸 아직도 소중히 보관하고 있었구나..우레시이..


"오디션 합격했다며? 축하해."


어느새 우리 앞으로 걸어와서는 라떼를 바라보며, 웃음지은 채 말하는 사장누나.


"사장언니..언니도 진짜 고마워요.."


여전히 눈가에 눈물을 한가득 묻힌 채, 진심을 담은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며 사장누나에게 다가가 사장누나를 끌어안는 라떼.

누나도 웃으며 라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저 두 사람, 옛날에는 서로 사이 안 좋지 않았었나?

아마도 저번에 오디션 당일날 사장누나가 대본을 들고 라떼한테 오토바이로 퀵배송을 갔다온 이후로, 라떼가 사장누나에게 마음을 꽤 연 듯 했다.

그래도 지금 둘이서 저렇게 화해하고 웃는 걸 보니,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매일매일이 숨막히는 여적여의 냉전상황이나 다름없는 이 자그만한 카페 안에서, 어쨌든 하나의 갈등이 원만하게 해결됐다는 거니까.

그러니까 다들 이제 쳐 싸우지좀 마세요. 제발.





* * *


어느덧 사장누나와 주희누나는 일 때문에 잠시 카페를 나갔다.

승아도 저만치에 떨어져 우리는 신경쓰지도 않은 채 휴대폰 삼매경에 빠져 있었다.
난 잠시 머뭇거리다가 옆에 앉아있던 라떼에게 말을 꺼내었다.


"사장누나랑..많이 친해졌네. 저번엔..둘이 사이 안 좋았잖아."

"아, 그랬었지. 근데 이제는 딱히 싫어할 이유가 없잖아. 사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사장언니가 나한테 잔소리한 것도 어느 정도 이해는 되구."


웃으며 그렇게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던 라떼는 어느덧 살짝 침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래서..난 주희언니랑 사장언니도 이제 서로 다시 잘 풀고 친해졌으면 좋겠어."

"아..그 둘.."

"응. 언제부터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둘이서 만날 때마다 막 은근히 서로 디스하고 싸우고 있더라구..솔직히 그럴 때마다 무섭기도 하고, 막..좀 그래. 둘 다 나한테는 소중한 언니들인데."

"...."


난 라떼의 말에 100% 공감하며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지금 라떼의 마음과 별다를 게 없었다.

둘 다 나한테는 둘도 없는 소중한 누나들이고, 솔직히 둘이서 카페의 공기를 얼리며 말다툼을 할 때마다 금방이라도 달려들어 머리채를 뜯어잡고 싸울 것만 같기에..상당히 쫄린다.


"야 씹덕, 넌 사장언니 어떻게 생각하냐?"

"어, 어? 그야 뭐..친한 누나지..?"

"그래? 좋아하는 게 아니고?"

"무, 무슨..아니야..그그런 거..."


라떼의 농담에 얼굴이 화끈해졌다.


"야, 아니긴 뭐가 아니냐? 너 사장언니랑 같이 둘이서 있을 때마다 막 얼굴 존나 빨개지면서 어버버거리잖아. 그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 뭐냐?"

"아니! 그, 그거야..내가 아싸새끼니까..여자 공포증이 있어서..."

"지랄. 나랑 승아랑 있을 때는 존나 멀쩡하면서?"

"그..그건..."


순간적으로 말문이 막혔다.

그러게. 대체 이유가 뭐지?
라떼나 승아랑 같이 있을 때는 느껴지지 않는 감정이, 왜 사장누나랑 같이 있을 때만 느껴지는 거지?


설마..나 진짜로 그 누나를 이성적으로 좋아하는 건가?


..아냐, 그럴 리는 없다. 난 분명히 주희누나를 좋아하는데. 이슬람 교도도 아니고 어떻게 두 여자에게 동시에 연정을 품을 수가 있단 말인가.
말도 안 돼지.


"그러고보니 너 주희언니 좋아하는 거 아니었냐? 아 나, 이거 완전 어장남새끼네?"

"아, 아니야! 내가 어장같은 걸 칠 사람으로 보여?!"


내, 내가 어장남이라니...대체 어딜 봐서?!
난 그저 필요에 따라 과하지도, 적지도 않은 적당한 만남을 추구하고 있는 실학파일 뿐이다.

카페에서 만남을 추구하면 안 되는 걸까?


...아, 이게 어장인가?

근데 이제 여기까지 와서 뭐 어쩌라고, 시발. 주희누나를 좋아한다고 해서 다른 누나랑 만나지 말란 법이 있나? 어차피 아직 서로 사귀는 관계도 아닌데. 누구도 내 인생에 간섭할 권리는 없다.

응, 내 맘대로 할거야~






* * *



어느덧 해는 저편으로 넘어가고, 거리에는 어둠이 깔렸다.

오늘은 라떼가 JYG 오디션을 합격한 기념으로 다 같이 고깃집에 왔고, 고기와 술을 잔뜩 즐기다 보니 어느새 밖은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현수와 주희, 승아는 먼저 인사를 한 후 집으로 돌아갔고, 식당에는 나와 라떼만이 남았다.


"그럼 이제부터 바빠지겠네? 카페도 자주 못 올거고."

"네..그렇죠. 들어보니까 다음 주부터 정식으로 출근하라고 하더라구요."


라떼는 잠시 술잔을 한 잔 들이키더니 다시 말을 이었다.


"언니, 진짜 고마웠어요. 물론 이미 받은 대본이었긴 하지만..그래도 힘이 됐었으니까."

"후훗, 아니야. 난 딱히 한 게 없는걸."

"언니도 참~너무 겸손하면 또 안 좋아요."

"그건 그렇고, 이제 말 좀 편하게 해도 돼. 이 작은 카페에서 사장님 대접받는 거 솔직히 좀 부담스럽기도 하구."

"진짜요? 그럼 말 놓을게요? 아니, 놓..는다?"


라떼는 장난기섞인, 하지만 아직 약간은 머뭇거리는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아무래도 라떼랑은 6살 차이니..라떼가 머뭇거리는 것도 이해가 됐다.


"그래, 잘 하네. 앞으로 그렇게 불러."

"응, 근데 언니.."

"응?"

"주희 언니랑은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혹시 말해줄 수 있어..요?"

"...."


내 눈치를 보며 머뭇거리는 라떼.
잠시 고민하던 난 침묵을 깨며 입을 열었다.


"..그냥, 저번에 조금 갈등이 있었어. 말해주기가..좀 그렇네."

"응, 그럼 뭔지는 안 물어볼게. 둘이 이제 화해할 수는..없는 거야?"

"..미안. 이미 서로 갈등의 골이 너무 깊어졌거든. 이건 서로 먼저 물러서고 양보할 수가 없는 건이야."


난 단호한 말투로 그렇게 말을 마쳤다. 라떼의 얼굴에는 여전히 아쉬움이 묻어났지만, 이내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당연했다. 주희랑 화해한다는 건, 현수를 포기한다는 거니까.
이미 내 모든것이 되어버린 그 아이를, 그 남자를 포기할 마음 따위는 추호도 없었다.


'카톡'


그 때, 휴대폰에서 울리는 카톡의 알림메시지. 주희가 보낸 카톡이었다.

카톡의 채팅방에는 사진 한 장이 올라와 있었다. 현수와 주희가 공원에서 단둘이 웃고 있는 셀카. 아마도 오랜만에 둘이서 데이트를 간 듯 보였다.

날 도발하려고 보낸 것이었다. 그 모습에 순간 기분이 확 나빠졌다.


"...하, 이 년이 진짜..."


라떼한테는 들리지 않을 정도의 작은 목소리로 난 그렇게 중얼거리며, 휴대폰을 집어넣었다.

어느새 내 표정이 썩어버린 것을 캐치했는지, 라떼가 조심스러운 말투로 물었다.


"왜 그래 언니? 무슨 일 있어?"

"..아냐, 그냥 피곤해서 그래."


난 라떼를 향해 애써 웃어보였다. 내가 주희와 싸우는 것 때문에 이미 진절머리가 난 애 앞에서 지금 또 굳이 싸우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는 없겠지.


'흐음, 그나저나 이 애를 어떻게 조지지?'


요즘 틈만 나면 이렇게 도발을 일삼아오는 주희를 생각하며, 난 주희를 확실히 조질만한 여러 가지의 수를 머릿 속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생각해내었다.

하지만 딱히 방법이 떠오르진 않았다. 가장 문제가 되고 있는 건 아직 우유부단한 현수의 태도였다.

분명 현수의 마음은 조금씩이지만 흔들리고 있다. 그것만은 확신할 수 있었다.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 아이를 향한 연정이 커져만 가는 나로서는, 더 이상 기다리기가 힘들었다.


어서 빨리 현수에게 고백해서 서로 정식으로 알콩달콩 데이트도 하고 손도 잡고, 키스도 하고, 서로 몸을 뒤섞으며 잔뜩 사랑을 나누고 싶다.


불안정하게 흔들리고 있는 현수의 마음을 내 쪽으로 완전히 돌려놓을 이벤트가 필요하다.

사람들은 밀당을 해보라고 했지만, 난 그럴 마음이 추호도 없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싫은 척을 하며 밀어내라는 게 이해가 안 됐고, 또 만약 밀어냈다가 그대로 영영 멀어져 버리면 자기들이 책임 질 것도 아니잖아.

언젠가 주희가 했던 기다리는 게 힘들다는 말이 떠올랐다. 물론 걔는 자기 오빠를 생각하며 다른 의미로 한 말이었겠지만, 난 현수와의 연애를 기다리는 게 힘들었다.

정말, 짝사랑이라는 게 이렇게나 힘들 줄이야.

나도 내가 남자 한 명 때문에 이렇게까지 할 것이라고는 여태껏 상상조차 하지 못했는데. 후훗.


날이 갈수록 내가 뭔가 싸이코패스가 되어가는 느낌이었지만, 딱히 개의치 않았다.
먼저 나에게 시비를 걸어서 날 이런 나쁜년으로 만들어버린 주희 그 년 잘못이지.

그리고, 볼 때마다 날 미치게 만드는 현수의 잘못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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