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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Epilogue-마지막 이야기.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10 17:27:50
조회 672 추천 15 댓글 18
														






* 이번 화는 외전이 아니라 제 팬픽 주희루트의 공식 에필로그입니다. 주희루트 엔딩을 아직 못 보신 분들은 꼭 엔딩과 이전 에필로그 <승아의 이야기>까지 전부 읽고 와 주세요.













오랜만에 다시 찾은 카페B.

취업한 이후 한동안은 일 때문에 바빴기에, 카페에 들를 여유가 별로 없었다.

몇개월 만에 돌아온 카페는 그때와 별다를 것이 없었다.

여전히 손님은 없이 한적했고, 아담한 테이블들이 늘어져 있고, 주희누나와 라떼, 그리고 승아가 있는, 평소의 카페B의 모습이었다.


"일은 좀 어때, 잘 돼가?"


하지만, 하나 달라진 것이 하나 있다면..지금 내 눈 앞에 있는 그녀, 나연누나와 함께 있다는 거겠지.


"네 뭐..잘 돼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 다행이네. 잘 안 되면 우리 카페에 다시 취직시켜 주려고 했었는데. 후훗"


시덥잖은 농담을 건네며, 옅게 웃어보이는 나연누나.


그 날, 그러니까..내가 승아의 지시로 누나한테 모진 말을 하고 난 다음날, 나는 누나의 집에 달려갔다.

거기서 절망과 슬픔에 젖은 채 울고 있는 누나를 발견했고, 내 잘못을 뉘우치며, 누나에게 용서를 빌었다.

다행히도 누나가 내 사과를 받아줬기에, 하마터면 완전히 파탄날 뻔했던 우리의 관계는, 다시 정상화될 수 있었다.

비 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말처럼, 그 사건 이후 나와 나연누나는 급속도로 친해졌다.

결국 누나가 먼저 자신의 마음을 고백해 왔고, 똑같이 누나에게 연정을 품고 있던 난 그걸 받아주었다.


"그러고 보니..저희 사귄 지 이제 어느덧 1년 째네요."

"어머, 그러네. 꽤 오래됐다. 1년된 기념으로 누나가 선물 사줄까? 뭐 갖고싶어?"

"네? 에이, 선물이라뇨. 그런 거 필요 없어요. 괜찮아요."


누나의 말에 난 웃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근데 너, 그 때 나랑 사귀기 전에 이미 주희랑 사귀고 있던 거 아니었니?"

"아 네. 그렇..죠?"

"뭐야, 그럼 자기 여친 버리고 나한테 온 거네?"

"누나가 먼저 고백했잖아요. 그리고..이젠 주희누나보다 누나가 더 좋으니까."

"후훗, 쓰레기네 쓰레기."


내 말을 들은 나연누나는 장난스레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


고개를 돌려 바라보니, 저만치 떨어진 카운터 쪽에서, 라떼와 주희누나, 승아가 이쪽을 바라보는 게 보였다.

걱정이 가득 담긴, 동시에 슬퍼하고 있는 것 같은 침울한 눈동자로, 우리 쪽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날 바라보고 있었다.


"..야 씹덕, 너..."


어느덧 한 손에 커피잔을 든 라떼가 나에게 다가오더니, 나에게 고구마라떼가 든 커피잔을 건네주며 조심스럽게 말을 꺼내었다.


"응? 왜?"

"...아니다. 아무것도."


뭔가 말을 꺼내려던 라떼는 이내 고개를 살짝 젓더니, 나에게 커피잔 하나를 건네주었다.


"그..라떼야, 이거..하나밖에 안 가져왔는데. 누나 것도 하나 더 갖다줘야.."

"...하아..알았어."


내 말에 잠시 머뭇거리던 라떼는, 이내 한숨을 쉬더니 부엌으로 가 고구마라떼 한 잔을 더 가져다 주었다.


평소 나연누나가 환장하는 음료인 고구마라떼.

얼마나 좋아하는지, 매일 고구마라떼를 최소 두 잔 이상 마시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농담도 했을 정도로, 누나는 고구마라떼를 좋아했다.

내 여자친구인 누나가 매일 마시다 보니 나도 자연스레 따라 마시게 되었고, 어느덧 정신을 차렸을 땐 나 또한 고구마라떼 중독자가 되어 있었다.


"...아조씨.."


그렇게 누나와 고구마라떼를 마시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던 그 때, 승아가 다가와 말을 꺼내었다.


"왜?"

"이제..이제 그만 좀 하세요!!"


눈가에 눈물히 가득 맺힌 채, 갑자기 날 향해 그렇게 소리지르는 승아.

그런 승아의 행동에 나도 누나도 너무나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애가 왜 이러는 거지?

설마, 아직도 주희누나에 대한 미련을 못 버려서, 나에게 이런 말을 하고있는 건가?


"아니..너 왜 그래 갑자기. 지금 여기 누나도 있는 거 안 보여? 나 바쁘니까 말 할 게 있으면 나중에.."

"이제 제발 정신 좀 차리라구요!! 사장언니가 대체 어디 있는데요?! 그 언니는 이미 5년 전에 죽었는데!!"


그렇게,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외치며, 눈물을 뚝뚝 흘리는 승아.

나연누나가 5년 전에 죽었다니. 대체 무슨 소리야.
지금..내 앞에 이렇게 멀쩡히 앉아 있는데.


"야, 너 좀...! 야 씹덕, 미안해. 얘가 오늘 좀 피곤한가 봐."


놀란 라떼가 허겁지겁 달려오더니, 나에게 이렇게 얘기하며 승아를 데리고 카운터로 돌아갔다.







* * *



"그래서요, 제가 그 때.."


오늘도 아무것도 없는 허공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는 씹덕.

난 멀찍이서 그저 그 장면을 말없이 바라보며, 이제 한숨만 쉴 뿐이었다.


1년 전, 씹덕에게 결국 숨기고 있던 진실을 털어놓았을 때, 사장언니가 자살했다는 것을 털어놓았을 때, 씹덕은 내 말을 믿지 않았다.

내가 결국 씹덕을 데리고 직접 납골당까지 가서 사장언니의 영정사진을 보여주고, 언니가 자살한 이유까지 자세히 설명해 주자, 한동안 죽은 눈으로 멍하니 있던 씹덕은 그 자리에서 그대로 기절해 버렸다.


이후, 씹덕은 저렇게 완전히 미쳐 버렸다.


병원에서 깨어난 씹덕은 당장 사장언니를 보러 가야 한다고, 그 언니가 지금 자길 카페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고, 그런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늘어놓으며 카페로 가려고 발버둥쳤다.


[그 때 내가 그 누나 집에 찾아가서 다행이지. 안 그랬으면 진짜..어우,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누나가 오늘 오랜만에 자기 집에서 다같이 파티하자는데, 너도 올 거지?]

[라떼 너도 이제 누나한테 뭐라고 말 좀 해봐. 왜 아까부터 아무 말도 안 하고 있어?]


충격을 받아 기억까지 스스로 조작해버린 건지, 자신이 구해준 사장언니가 살아 있다고 굳게 믿으며, 마치 사장언니가 지금 자기 옆에 있는 것처럼 행동했다.

나와 승아, 주희언니가 무슨 짓을 해도, 씹덕은 원래 상태로 되돌아오지 않았다.

좋은 말로 설명하고 타일러 봐도, 소리지르며 화를 내 봐도, 울면서 애원을 해 봐도, 씹덕은 대체 그게 무슨 헛소리냐며, 오히려 우리를 미친사람 취급할 뿐이었다.


"이제 갈까요? 라떼야, 나 누나랑 잠깐 점심 좀 먹고 올게."

"...."


테이블에서 일어난 씹덕은 이내 날 보며 그렇게 말하고는, 카페의 유리문을 열고 나가 버렸다.

그런 씹덕을 바라보며, 침울한 표정으로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있는 주희언니.

내 옆에서 하염없이 울고만 있는 승아를 달래주며, 난 착잡한 마음을 애써 삼켰다.



그렇게 그는, 오늘도 망상 속에서, 사장언니와 함께 살아간다.







카페사장과 Ntr-[주희 루트]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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