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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96>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1.25 03:19:39
조회 414 추천 17 댓글 11
														





오늘 사장언니가 조금 이상하다.

바로 어제만 해도 현수를 죽일 듯이 갈구던 사장언니가, 오늘은 어쩐 일인지 아침부터 지금까지 현수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

가끔씩 현수 쪽을 힐끔힐끔 쳐다보기만 할 뿐, 현수에게 가까이 다가가지도, 말을 걸지도 않았다.


바로 그게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내가 아는 사장언니는, 절대로 저런 사람이 아니다.

자기를 따르지 않거나 자기한테 적대적이라고 판단하는 상대에게는, 무자비할 정도로 갈구고 내려깎는 사람이 사장언니니까.

그래서 자기한테 계속해서 선을 그으며 철벽을 치던 현수에게 싫증이 나서, 태도를 싹 바꾸고 현수를 갈구기 시작한 것이다.

저 싸이코패스같은 언니는 고작 하루 만에 마음을 접고 저렇게 태도를 바꿀 위인이 되지 못한다.

게다가 대대손손 쌓아온 재력과 뛰어난 외모 때문인지, 자존심은 하늘을 찌를 듯이 높은 게 사장언니였다. 자신의 구애를 걷어차 버린 현수를, 자존심이 상해서라도 저대로 그냥 놔둘 리가 없었다.


'..아냐, 굳이 신경쓰지 말자.'


어차피 패배자인 저 언니의 행동 따위는 이제 별로 중요한 게 아니었기에, 난 이내 생각을 떨쳐버렸다.

오늘은 꽤 중요한 날이다. 저런 데에다 신경을 쏟을 여유 따위는 없다.


그야, 오늘은 드디어 현수에게 내 마음을 전하는 날이니까.


저 여우같은 언니가 현수에게서 등을 돌렸으니, 이제 남은 건 내가 현수를 독차지할 차례였다.


카페를 마치고 나오자마자 난 주변 꽃집에 들러 화려해보이는 꽃다발 하나를 샀다.

동화에서나 나올 법한 고백방식이기는 했지만, 현수는 순수한 남자니 오히려 이 방법을 더 좋아할지도 모른다.



어느덧 현수 집에 다다른 난 현수의 집 앞 골목 뒤편에 몸을 숨긴 채, 현수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가슴이 두근거렸다. 벌써부터 머릿속에선 이런저런 시나리오가 떠올랐고, 그 시나리오들을 헤아리고 있으니, 어느새 해는 지평선 너머로 사라져 있었다.

그래..이제 마지막으로 정리해 보자.
이 꽃다발을 현수한테 건네주면....



[우와..진짜 예뻐요...향도 너무 좋고...]


[좋아해 줘서 고맙네..현수 널 위해 산 건데,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야.]


[진짜요? 고, 고마워요 누나..저 꽃 선물 처음 받아 보는데...]


[이거 화분형태로 된 거라서, 일주일은 넘게 괜찮을 거래. 일하고 언제 올지 모르니까, 돌아와서도 볼 수 있는 걸로 골랐거든.]


[진..짜요? 그런 거까지 배려해 주신 거에요? 저 감동받았어요...]


[많이 무거울 텐데 방에 놔두고 올까?]


[아..네. 그럼 잠시 방에 들어오실래요? 괜..찮죠?]



그럼 집에 꽃다발을 놔둬야 하니까 자연스럽게 현수 집으로 들어갈 거고...
그러면 방 안에서 잠깐 둘이 있는 시간에...


[저..누나, 있잖아요..저 누나를...]


[아무 말..하지 않아도 돼.]



그리고선, 자연스럽게 현수와 달콤한 키스를...

상상만 해도, 벌써부터 얼굴이 화끈하게 달아오른다.


'끼익-'


현수에게 연락하려던 순간, 현수 집 문이 열리고...통화를 하며 집 밖으로 나오는 현수.

나는 웃으며 현수를 부르려고 다가갔다.


"현수야~"

'우우웅-'


그 때, 골목길 너머에서 다가오는 사장언니의 흰색 스포츠카.


'저 차가 여길 왜...?'


순간, 마음속에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 애기, 누나 많이 기다렸어?"


차에서 내리더니, 웃으면서 그렇게 말하며 현수를 끌어안는 사장언니의 모습.

현수도 두 손으로 그런 사장언니의 허리를 감싸안았다.

이내 스포츠카를 향해 걸어가는 둘의 뒷모습.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이야?


순간, 머릿속에 아무 생각도 들지 않았다.


무의식적으로 주변 골목에 몸을 숨긴 채 그 모든 광경을 그저 지켜만 볼 뿐이었다.

이내 팔짱을 낀 채 스포츠카에 사장언니와 함께 나란히 타는 현수.


"현수가 대체 왜...?"


차가 멈춰 서있다.


지금이라도 나가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봐야 할까?


하지만, 그런 내 고민이 무심하게도 다리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리면서, 머리에 피가 쏠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내 다리를 겨우 움직여서 골목 밖으로 나왔지만, 그 잠깐 사이 스포츠카는 사라지고 없었다.


몇 초도 걸리지 않은 짧은 순간이었다.


나는 꽃다발을 든 채, 길거리 한가운데 서 있었다.


대체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지 머릿속이 온통 복잡한 가운데,


이내 나는 그 자리에 그대로 주저앉았다.


풀썩 쓰러져 화분에 물이 흐르는 꽃다발.


나는 내 옆에 쓰러져 있는 초라한 꽃다발과..현수와 사장언니가 사라진 도로 저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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