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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 카페사장과 Ntr-<121>앱에서 작성

카페사장강나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2.12.30 03:22:29
조회 746 추천 20 댓글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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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이건..그그..그러니까...그게..."


이제 거의 다 고쳐진 줄만 알았던, 몇 년 전 대인기피증에 한창 시달리고 있을 때 갖고 있었던 심하게 어버버거리는 그 말투가, 다시 나오기 시작했다.

강이철 회장의 눈동자는 마치 안에서 불길이 타오르는 것처럼, 무서운 포스를 풍기며 날 노려보고 있었다.

마치 진노한 염라대왕 앞에 선 망자처럼, 그 모습에 난 덜덜 떨기만 할 뿐이었다.


"..언제부터였나?"

"네, 네네네..?"

"언제부터 나연이랑 이런 관계였나?"


마치 분노를 억제하는 듯한, 차분하면서도 무거운 말투.

화나 역정을 내는 것보다, 오히려 차분하면서도 분노가 응축되어 있는, 이런 말투가..날 더 떨리게 했다.


이걸, 대체 어떡해야 하지?

아니 애초에, 대체 언제부터 들킨 거지?

강이철 회장이 지금 보여준 저 사진들 속의 나와 나연누나의 모습은, 애초에 오늘 찍힌 게 아니었다.

저게 아마 일주일 전이었나? 분명 그쯤, 며칠 전에 했던 행동들이었다.

그럼 도출되는 결론은, 강이철 회장은 최소 이미 사흘 전부터 나랑 누나가 사귀는 걸 알아챘었고, 이렇게 증거자료까지 찍어 놨다는 뜻이 된다.


근데, 대체 이걸 어떻게 찍은 거지?


애초에, 나와 누나는 강이철 회장이 있을 때는 철저히 평범한 사장과 일개 직원의 관계인 것처럼 연기했고, 저런 스킨쉽이나 행동은 일체 한 적이 없었다.

이렇게 되면, 몰래 찍었다는 뜻이 된다.
그럼, 우리 몰래 카페에 다른 손님처럼 위장하고 와서 찍은 건가?

아니, 근데 그건 말이 안 되는데?
나야 그렇다쳐도, 나연누나가 자기 아버지인 강이철 회장을 알아보지 못할 리가...


"그..제, 제가 다 설명..드리겠습니다. 이건 그..그러니까.."

"변명은 필요 없으니, 내가 묻는 말에나 답해주게. 언제부터, 내 딸과 이런 사이였지?"


더욱 매서운 눈동자로, 날 추궁해 오는 강이철 회장

허술한 변명이나 거짓말은 통하지 않을 것 같다.
이젠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고 확신한 나는, 결국 사실대로 입을 열었다.


"..이제..아마 두 달 정도..되었습니다."

"두 달? 별로 안 되었구만."

"네, 네..."


내 말을 듣더니, 말없이 커피를 몇 잔 마시는 강이철 회장.
그 순간이, 마치 영원처럼 느껴졌다.


"긴 말 하지 않겠네. 지금 당장, 우리 딸과 헤어져 주게."


이미 절반은 예상했었던 말이었지만, 실제로 들으니, 가슴이 철렁하며 몸에서 힘이 쫙 빠지는 느낌이었다.


헤어지라니.

이미 도저히 헤어나올 수 없을 정도로 빠져 버린 사람이랑, 이제 그만 헤어지라니.

날 누구보다 아끼고 챙겨주는 그녀를, 이제 이렇게 버리라고?

이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이었다.


"회, 회장님...한번만, 한번만 이렇게 부탁드립니다. 제가, 제가 회장님 실망시켜드리지 않도록..열심히.."

"자네, 학력은 얼마나 되나?"

"네, 네...?"


갑자기 뜬금없이 학력을 물어오는 그의 질문에, 난 잠시 고민하다가 입을 열었다.


"중졸..입니다. 석진중학교..졸업했습니다."

"자격증은 있나?"

"..자격증은..현재로선 운전면허밖에..."


강이철 회장의 질문의 의도를 알아채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나연이는 독일에서 가장 좋은 대학인 뮌헨대를 졸업했네. 그리고 지금은, 여기 카페 말고도 무역회사 하나를 운영 중이지."

"....."

"자네는 자네가 나연이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하나?"


난 마치 입이 굳어버린 것처럼,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확실히..누가 봐도, 난 누나와는 맞지 않는, 보잘것없는 남자였다.

강이철 회장의 말이 이어질수록, 여태껏 애써 속에서 숨기고 있었던 열등감과 절망감이, 한없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제가..제가 어떻게든 노력해 보겠습니다. 자격증도..자격증도 알아보고..다른 좋은 대기업에도 취직할 수 있도록..노력을.."

"자넨 아직도 내 말을 모르는 겐가!"

'쾅!'


내 말에, 강이철 회장은 결국 진노한 목소리로 테이블을 한 번 세게 내리쳤다. 그 모습에, 난 입을 다물고는 몸을 움찔할 수밖에 없었다.


"난 지금 자네에게 협상을 하러 온 게 아니야! 통보를 하러 온 거지! 자네가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지 아닌지는 내 알 바가 아니란 말이네!"

"....."


마음 속에서부터 차오르는 무력감과 절망감.

내가 아무리 설득해도, 이 사람은 애초에 내 말을 전혀 들을 생각이 없는 듯했다.

나는 이미, 필히 제거해야만 하는 눈엣가시였던 것이었다.


"..이제 내 말은 충분히 알아들었으라 믿네."

"...."

"하루빨리 우리 딸과 이 관계를 끊지 않는다면, 그 때는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 자네에게 불이익을 줄 것이니 그리 알아두게."


온 몸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누나의 아버지인 강이철 회장을 상대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여기 있는 강이철 회장뿐만 아니라 누나의 어머니도 나와 누나의 관계를 알게 된다면, 이 사람과 똑같이, 아니 어쩌면 더욱 노발대발할 것이 분명했다.


"난 자네 같은 사람을 우리 딸과 어울리게 둘 생각이 없네.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하나 확실한 건, 이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오로지 하나뿐이라는 것이었다.

이 잔혹한 현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헤어..지겠습니다.."


난 결국 고개를 숙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그렇게 입을 열었다.
뺨을 따라 뜨거운 액체가 흘러 떨어졌다.


"잘 생각했네."










* * *




"아조씨. 잠깐..할 말이 있어요."


검은색 후드티에 보라색의 단발머리를 한, 아담한 키의 여자아이.

카페B에서 조용히 카페라떼를 음미하고 있던 나에게 다가온 그 여자아이는, 이내 그렇게 말을 걸어왔다.


"뭔가."


며칠간 주기적으로 들러 관찰해 온 바로는, 이 여자아이는 나연이가 고용한 이곳의 직원인 듯 보였다.

여자아이는 잠시 눈치를 보듯이 주위를 둘러봤다.
나연이와 다른 직원들은 어디 갔는지 보이질 않았고, 주변에는 소수의 손님들만 조용히 앉아 있었다.


"아조씨..이곳 사장언니..사장님의 아버지분이시죠?"

"그렇네. 나연이가 말해줬나?"

"네..저번에 우연히 들어서요."


여자애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이내 자신의 휴대폰 갤러리에서 사진 몇 장을 내게 보여주었다.


"저번에 찍은 거에요."

"....."


사진들을 본 난 순간 놀라서 몇 초간 그것만 뜷어지게 쳐다보았다.

사진 속에는 나연이와 이곳 남직원이 서로 웃으며 포옹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그동안 내 앞에선 둘 다 딱딱하게 굴길래 그냥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는데, 이런 관계였던 건가?


"아조씨도..알아두셔야 할 것 같아서, 이렇게 말씀드리는 거에요. 사장이랑 직원이랑..제가 봐도, 좀 아닌 것 같아서요."


보라색 단발머리의 여자아이는 약간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그렇게 말해왔다.


"..알려줘서 고맙네. 이건..내가 곧 조치를 취하지.
이 사진, 번호를 줄 테니 내 카카오톡으로 좀 보내줄 수 있겠나?"

"네. 보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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