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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혼돈을 흩뿌리는 자 - 40앱에서 작성

일본어잘하고싶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18 15:07:29
조회 341 추천 14 댓글 11
														




“-흠, 내가 처음 예상했던 것보다는 피해가 적군요. 감히 이자벨 님을 시해한 인간들이니 좀 더 피해가 나왔어도 이상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만..”


안경 너머의 눈이 동글동글한 글씨체로 적힌 보고서를 빠르게 훑어내렸다. 보고서는 일전, 경성경국의 사건에서 아우라 부대의 활동 내용을 기록한 것으로, 부대의 피해 정도를 먼저 확인한 그가 팔랑이며 보고서의 페이지를 넘겼다.
본래 보고를 받는 것은 수호자 총괄인 알베도인 경우가 보통이었으나 나자릭의 군사 책임자는 데미우르고스였고, 아우라의 부대를 편성한 것 역시 그였기에 같은 수호자에게서 보고를 받게 되어버렸다. 모양새는 조금 이상했으나 데미우르고스도 아우라도 그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군사적 측면에서는 알베도보다 뛰어난 그였기에 서로의 강점에 따라 업무를 분담하고 있는 것이다.

문득 보고서 내용 중 눈에 띄는 것을 발견한 데미우르고스가 멈칫했다.


‘인간의 시체를 발견했다, 라... 후속 부대 역시 또 다른 인간들의 시체를 발견했다고 했었지. 월드 아이템의 사용자가 사망하자마자 필사적으로 도주했다던 녀석들이 서로 전투를 했을 리는 없고.. 역시 이자벨 님의 스킬로 인한 사망이라고 보는 경우가 맞겠군.’


“사건이 종결되고 정찰을 위한 후속 부대를 보냈었습니다. 인간의 시체를 몇 구 발견했었다는 보고가 올라왔었는데, 혹시 그 시체를 보았습니까?”

“..봤어. 대충 무슨 말을 할지 알 것 같은데- 그 시체들 중에 도주했던 인간은 없었어. 마레도 확인했으니까 확실해. 후속 부대 녀석들이 인간들의 시체를 모두 수거한 게 맞다면 역시 살아서 돌아간 거겠지.”

“-이해했습니다. 아무래도 도주했다던 그 하나 이외에는 생각보다 별 것 없는 인간들이었다고 보는 편이 신빙성이 있겠군요. 그나저나 정말 수고해주었습니다, 아우라. 당신이 때맞춰 경성경국을 확보해 주었기 때문에 이자벨 님께서도, 아인즈 님께서도 무사히 돌아오셨습니다. 물론 그것이 당신의 의무라고는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감사를 표하고 싶군요.”

“......”

“..아우라? 내가 무언가 말실수라도 한 겁니까?”


무언가 거리끼는 듯 입을 꾹 다물며 표정을 굳히는 아우라의 모습에 데미우르고스는 살짝 고개를 꺾었다. 아우라는 입을 달싹거리다가 분한 듯 말했다.


“-결국 이자벨 님을 정신 지배하려 한 그 인간들의 정체에 대해선 알아낸 게 없잖아. 잡을 수 있었는데... 내가 너무 바보같이 행동해서 놓쳐버리고 말았어. 아직도 경성경국을 던져버리고 도망치던 그 인간의 뒷모습이 잊히질 않아! 그건 내가 경성경국을 확보한 게 아니라, 그 녀석한테 놀아난 것 뿐이잖아!”

“-흐음.”


씩씩대는 아우라의 눈에 증오가 서렸다. 어른의 것보다 날 것이어서 그런 것일까, 어린아이의 것이라기엔 믿기지 않게도 그 증오는 깊고 강렬했다.


“그 날 이후로 계속 생각했어. 만약에, 그 자리에 있던 게, 내가 아니라 너였다면... 알베도였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그렇게 바보같이 놓쳤을까? 놓칠 바엔 차라리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이자벨 님을 공격한 녀석과 같은 세상에서 숨 쉬고 있다는 게 분해서 잠도 안 와!”

“아우라, 당신의 마음은 충분히 이해합니다. 나 역시 그 인간이 무척이나 증오스럽습니다. 언젠가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겁니다. 아니, 반드시 치르게 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의 존재 의의가 아니겠습니까?”


어찌나 분했는지, 눈에 눈물까지 차오른 아우라가 데미우르고스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당신과 내가 가진 것이 다르다고 해서 자책할 필요는 없습니다. 애초에 임무는 당신과 마레 스스로의 안전을 확실히 하면서 경성경국을 확보하는 것, 이었습니다. 당신은 임무를 훌륭히 완수했습니다. 아인즈 님과 이자벨 님께서 아우라의 자책을 원하시지 않는다는 사실을 잘 아시지 않습니까.”

“...나도 알아. 그치만 자꾸 생각이 나는 걸. 생각을 안하고 살 순 없잖아.”

“그럼 다르게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우리는 다르게 태어났습니다. 물론 당신이 말한 것처럼 나는 감사하게도 남들보다 뛰어난 지성과 몇 지휘 능력을 받았습니다만, 아우라처럼 수많은 마수를 자유자재로 다루고, 길들이지는 못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다르다고 해서, 당신이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각자의 역할이 있는 것이니까요.”

“..끄응, 그거 어렵네...”

“서로가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동료가 존재하는 것, -이라고 일전에 지고의 존재께서 말씀하신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좋은 말씀을 들었으니, 힘써 실천하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데미우르고스는 빙그레 웃으며 보고서를 내려놓았다. 저기 어느 인간들의 마을에서 자행되고 있을 인간 도축을 주도하는 악마라고는 도무지 납득 되지 않는 다정함이었다. 물론 그 친절의 대상이 같은 인간종인 엘프라는 점도 이해하기 힘든 것은 매한가지다.
아우라는 애써 표정을 풀며 그를 올려다보았다.


“뭐랄까, 데미우르고스는 의외로 굉장히 어른이네.”

“하하, 앞에 ‘의외’란 말은 왜 붙는 걸까요. 실제로 내가 아우라보다 훨씬 어른입니다만.”

“저번에 샤르티아 이야기에 놀라서 이자벨 님께 뛰어갈 때는 조금도 어른 같지 않았거든.”

“-아우라... 이제 아우라까지 나를 놀리려는 겁니까?”


곤란해지는 악마의 표정을 보고 아우라는 가볍게 웃었다. 그녀의 표정이 밝아지자 데미우르고스 역시 미소지었다.


“그나저나 오늘 이자벨 님과 여성 수호자들끼리의 약속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아! 맞아! 이제 더 궁금한 건 없는 거지? 보자- 이제 가면  딱 맞겠다!”


이자벨과의 약속 이야기를 하자 아우라의 표정이 방금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밝아졌다. 데미우르고스가 고개를 끄덕이자 주섬주섬 서류를 챙긴 아우라가 의자에서 폴짝 뛰어 내려왔다.


“모처럼 여자들끼리 만나는 거니까- 다 같이 온천도 가고, 차도 마시고! 맛있는 것도 먹을 거라고 하셨어!”

“그러고 보니 나의 창조주이신 우르베르트 님께서도 ‘알몸으로 하는 교류란 것이 있다’고 하신 적이 있었죠. 두 분께선 친우 관계이시니, 뭔가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주군과의 즐거운 시간이라니- 정말 부럽습니다, 아우라. 분명 좋은 시간이 될 겁니다.”

“당연하지! 데미우르고스는 남자라 어쩔 수 없어! 탐내면 변태가 되는 거라구!”

“변태가 될 생각은 조금도 없었습니다만.. 반대 상황이었다면 알베도가 걱정이었겠군요.”

“아아.. 걔는 확실히... 이자벨 님께도 그럴까 겁난다니까.”


그 상황을 상상이라도 한 것인지 아우라는 못 말린다는 표정을 지으며 회의실을 빠져나왔다. 그 후로도 복도를 걷는 내내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하던 아우라는 곧 들릴 리가 없는 목소리에 눈을 동그랗게 떴다.


“-아우라.”

“아, 이자벨 님!!”


곧바로 목소리가 들린 쪽을 돌아본 아우라의 얼굴에 잔뜩 반가움이 번졌다. 평소처럼 정장을 빼입은 익숙한 모습의 이자벨이 그녀와 데미우르고스를 바라보며 미소짓고 있었다.


“이리 와, 아우라.”


당연하다는 듯 이자벨이 몸을 굽히며 팔을 벌리자 아우라가 얼른 뛰어가 그 품에 안겼다. 와락 껴안자 만족스러운 듯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만약 이렇게 마구 안길 수 있는 게 그녀가 아직 어린아이이기 때문이라면, 어리다는 사실은 참으로 감사한 일이었다. 아우라는 속으로 그녀를 아이의 모습으로 창조해 준 부글부글 찻주전자에게 감사의 인사를 바쳤다.


“오늘은 다 같이 만나서 놀기로 했는데, 직전까지도 일하는 중이었나 보구나, 아우라.”

“네! 두 분을 위해서 열심히 할 거예요! 아, 물론 전에도 열심히 했지만, 앞으로 더요!”

“그래그래, 아우라 착해. 예뻐, 엄청 귀여워.”


이자벨은 어린아이를 좋아했다. 실제로 그녀는 잔혹한 성격을 갖게 되었다지만 종족 불문, 출신을 불문하고 어린아이에게만큼은 관대한 편이었다. 그런 그녀에게 어린데다 NPC이기까지 한 아우라와 마레는 늘 귀여움의 대상이었다. 그러니 두 쌍둥이의 부탁이라면 간이라도 떼어다 갖다 줄 듯한 이자벨의 행태에 아인즈의 걱정이 늘고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수순이리라.
이자벨은 자신만 보면 주인을 만난 강아지처럼 종종대며 쫓아오는 아우라가 너무 귀엽고 기꺼워서 만날 때마다 머리를 쓰다듬고 마구 안아주고 예뻐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애정 어린 스킨십이 쏟아지자 아우라는 좋아서 헤실헤실 녹아내렸다.


“-에헤헤...”


얼굴이 발개진 아우라의 볼을 조물거리던 이자벨은 그제서야 뒤에 서 있던 데미우르고스를 돌아보았다.


“-안녕, 데미우르고스.”

“불초 데미우르고스, 주군을 뵙습니다.”


이자벨이 아우라를 안아 몸을 일으키자 당연하다는 듯 그가 무릎을 꿇었다. 그걸 가만히 보고 있자 이자벨의 마음에 또 짓궂게 굴고 싶은 욕망이 마구 피어나기 시작했다.


“데미우르고스, 너도 안길래?”

“......예? 잘못 들었습니다..?”


데미우르고스는 순간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예전에 말했잖아, 수호자들을 차별하는 건 길드장과 이 몸이 원하는 바가 아니라고. 그러면 애정은 공평해야지. 안 그래?”


이자벨은 놀라서 입을 벌리고 있는 아우라를 향해 빙긋 웃어주며 말했다.


“그것이, 그게.. 그렇게 되는 것입니까...? 송구합니다, 미력한 몸인지라 그렇게는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누가 봐도 당황스러워 보이는 그의 모습에 이자벨은 피식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장난이다, 장난. 그렇게 사방에 장난을 치고 다니는데도 너희는 영 익숙해지질 못하는군.”

“..송구합니다.”


이자벨은 고개를 숙이는 그의 모습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데미우르고스의 모습에서 아우라를 향한 질투라던지, 알베도나 샤르티아가 아인즈에게 보내는 것과 같은 열렬한 사랑의 감정은 역시나 느껴지지 않았다. 그저 주군을 향해 보내는 한없는 경건함만이 존재할 뿐이었다.
괜히 심술이 난 이자벨은 데미우르고스를 돌려보내곤 아우라와 약속 장소로 향하며 속으로 불만을 삼켰다.


‘...아, 역시 이런 풋내기 짓은 안 통하네.. 정말이지... 아는 거라곤 주종관계밖에 모르는 바보.. 하아, 장난이라고 계속 변명하다가 나중에 진짜 장난인 줄 알면 어떡하지? 어떻게 해야 저 바보 충성악마를 각성시킬 수 있을까..?’


툴툴대던 것이 무색하게 이자벨은 금세 다시 웃는 표정으로 돌아왔다. 그야, 그녀도 데미우르고스도 수명이 없는 악마였기에 시간은 많았고, 데미우르고스는 틀림없이 그녀를 경애하고 있으니 불안할 필요는 없었다. 그의 성격 설정상 어느날 갑자기 연인이 생길 리도 만무하다.


‘절대로 성공해 내 보일테니까 기다리라고, 데미우르고스.’


나를 패배의 구렁텅이에서 이끌어 내 준, 나의 구원자. 나는 네 덕분에 다시 태어난 거야.

그녀가 인간이던 시절에는 결코 품을 일이 없었던 뜨겁고 따뜻한 감정을 만끽하며, 이자벨은 정말로 악마와도 같은 미소를 그 아름다운 얼굴에 피워냈다.



***



“후훗, 이제 그만 포기하는 게 어때, 샤르티아? 네가 아무리 노력해도 목욕탕 안에선 패드를 쓸 수 없다고. 게다가 그렇게 많아서야.. 수건에 기워 넣는 게 가능하다고 해도 심하게 티 나지 않을까?”

“으으으!! 도와줄 게 아니면 조용히 하시와요! 바느질도 잘하면서 옆에서 놀려대는 게 양심에 찔리지도 않사와요!?”

“어머, 미안. 정말 조금도 그렇게는 생각하지 않았거든. 가짜 가슴 만들기에 열중인 너한테서 양심 이야기를 들을 줄은, 수호자 총괄인 나로서도 감히 생각지도 못했어. 그나저나, 근신이면서 오늘 일정에 참가해도 되는 거야?”


알베도의 물음에 씩씩대던 샤르티아가 한 대 얻어 맞기라도 한 듯이 움츠러들었다.


“으윽.. 근신이라곤 하셨지만 나자릭 내에서는 자유로이 있어도 된다, 고 하셨사와요.”

“뭐야, 그럼 평소와 그리 다를 것도 없네. 역시 이자벨 님, 어찌나 자비로우신지! 이런 가짜 가슴 만들기에나 시간을 쏟는 칠성장어에겐 자택 근신 정도는 내리셨어도 무방했을 텐데!”

“이익!! 가슴에 지방 덩어리 좀 붙어있다고 말 다했냐, 이 고릴라가!!! 배에 여자 같지도 않은 팔자 복근 있는 주제에!”

“무슨! 물론 복근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렇게까지는 아니거든!? 나 정도면 딱 적당하다고!!”

“-이야, 너희 그새 싸우고 있던 거야? 그렇게 만날 때마다 싸우는 것도 능력이다, 진짜.”


한창 씩씩대며 살기를 내 뿜으려던 찰나, 문이 열리며 아우라가 나타났다. 물론, 이자벨의 품에 안긴 채로. 이자벨이 미소지으며 둘을 바라보자 알베도와 샤르티아는 언제 그랬냐는 듯 그녀에게로 달려왔다.


“이, 이자벨 님! 그렇게나 다정하게 아우라를 안아주시다니- 모쪼록 소녀도 그렇게 품에 품어주시기를 소원하옵니다...!”

“아앙-! 알베도는 덩치가 커서 이자벨 님 품에 들어가기엔 부적합하사와요. 소첩이!! 소첩이 딱 맞사와요!”

“너는 안기엔 너무 차갑잖아? 먼저 들어가서 그 시체로 된 몸이나 제대로 데워 오지 그래? 그래봤자 금방 식어버릴 테지만!”

“어머, 알베도는 몸이 근육으로 딱딱해서 꼭 통나무를 안는 것 같겠사와요. 그러다가 이자벨 님의 몸이 배기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그러시와요?”

“-아우라, 우리 먼저 들어갈까?”

“네-!”

““아, 아앗, 이자벨 님!””


이자벨은 끝없이 싸우는 두 여자의 꼴을 지켜보다가 끝날 기미가 없자 그냥 무시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그녀가 무시한다고 해서 알베도와 샤르티아가 쉽게 무시되지는 않았다. 금세 따라붙어선 탈의를 위한 시중을 들겠다며 티격대는 것이다.


“옷이라면 밖에 메이드가 있다만. 이 몸도 두 손이 있고 말이지.”

“그런! 이자벨 님께서 그런 수고를 하시게 둘 수는 없나이다!”

“아, 옷 벗는 게 그렇게 수고야? 그럼 그냥 메이드를 부르지. 너 지금 표정이 매우 변태 같아서 좀 무서워지려고 해.”

“평소에 메이드들에게 받으시니 오늘은 특!별!히 우리 수호자들과 함께하시는 만큼 특!별!히 이 수호자 통괄 알베도가, 시중을 드는 것은 어떠시온지요?”

“아앗, 이자벨 님! 임무 실패를 만회하고 싶사옵니다! 모쪼록 기회를 주신다면 이 샤르티아 블러드폴른! 이번에야말로 온 힘을 다해서!!”

“하아, 전혀 말이 안통하는군. 뭐 알겠다. 옷 시중 쯤이야 상관없겠지. 하지만 미리 분명히 해 두어야겠군. 너희에겐 애석하게도, 이 몸은 이성애자다. 여자인 너희와 이렇고 저런 일을 할 일은 없다는 거지. 오늘은 단순히 너희들과의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자리를 만든 것 뿐이다. 그러니 그만 좀 티격대라. 몇 번은 들어주겠지만 계속 들으니 신경에 거슬리는군. 더해서 이 몸은 변태는 질색이다.”

“소, 송구하옵니다!”


이자벨이 뇌까리자 알베도와 샤르티아는 바로 꼬리를 내리곤 사죄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이성애자라던 그녀의 말을 듣긴 한 것인지 떨리는 손으로 이자벨의 옷을 벗겨내는 것이다. 악세서리, 자켓, 베스트, 넥타이와 와이셔츠.. 한꺼풀씩 그녀의 몸을 빈틈없이 감싸고 있었던 정장이 벗겨져 나갔다. 그리고 드러난 것은...


“-!! 이자벨 님, 어디 다치시기라도 한 것이옵니까!?”

“서, 설마 전의 그 경성경국 사건에서!!”

“이자벨 님, 페스토냐를 불러올까요!?”

“아니다. 이 몸은 멀쩡하다. 왜 이리 호들갑들이지?”

“그, 그런데 어째서...”


알베도는 중얼거리며 탈의하여 완전히 드러난 이자벨의 상체를 바라보았다. 그 곳에는 있어야 할 여성용 속옷 대신, 척 보기에도 매우 답답해보이는 압박 붕대가 자리하고 있었다.


“아, 이거. 이걸 안 하면 싸울 때나 검을 휘두를 때 가슴이 출렁여서 불편하거든.”

“그, 그럼 그동안 계속...”

“-그동안 계속 하고있었지. 쭈욱-.”


이자벨을 바라보는 세 수호자의 눈에 경악이 일었다.


“붕대를 하고도 이 정도 크기...”

“그럼 붕대를 풀면...?”

“-부탁이니 그렇게 노골적으로 쳐다보지 말았으면 좋겠는데.”


이자벨은 변태처럼 변하는 알베도와 샤르티아의 눈빛을 보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가슴에는 웃픈 사연이 있었다.

때는 이자벨의 캐릭터 모델링을 위해 길드원에게 외주를 맡기고 한창 컨펌 작업이 이루어지고 있을 때였다. 길드원이 제작해 준 모델의 가슴 크기는 적당히 큰 축에 속하는 사이즈로, 애니메이션이나 만화에 나올 것처럼 엄청 크지는 않고, 정장의 핏이 제일 잘 받을만한 적당한 사이즈였다. 아마 그 길드원도 변태로 몰리고 싶은 게 아니라면 여성 동료가 쓸 캐릭터 모델의 가슴을 미친 듯이 크게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자벨은 리얼에서 제대로 못 먹어 깡마른 체구를 지니고 있었기에, 아름답고 강인한 신체와, 큰 가슴...에 나름의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차마 남성인 길드원에게 가슴의 크기를 마구 늘려달라고는 말하지 못했고... 결국 차선책으로 ‘이자벨’의 캐릭터 설정에 ‘검사에게 큰 가슴은 거슬리므로 평소엔 압박 붕대로 묶어놓는다.’라고 써넣은 것이다. 이 세계로 전이한 후, 혼자가 되자마자 확인한 옷 안에는, 놀랍게도 설정대로 풍만한 가슴이 붕대로 가려져 있었다. 로망을 이룬 이자벨은 기뻤지만 단점도 존재했다. 말 그대로 설정이 현실이 되어버린 탓에 붕대를 매지 않으면 풍만한 가슴이 쉽게 출렁여 거슬리게 되어버린 것이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냥 적당히 정장의 핏을 위해 묶어놓은 거라고 썼을텐데.’


이자벨이 홀로 과거의 추억에 잠긴 동안, 알베도가 결심한 듯이 입을 열었다.


“이, 이자벨 님- 이것이 있으면 목욕할 때 씻기가 요원하므로.. 풀겠나이다...!”


겨우 속옷 대신 감아둔 붕대 하나를 풀어내는 것 뿐인데 어째서 전장에 나가는 군인보다 더 비장한 기세로 임하는 것일까. 그것은 분명 알베도가 변태 서큐버스이기 때문이리라. 그 옆에서 침이 떨어질 듯이 입을 벌리고 있는 샤르티아는 구태여 말할 필요도 없다. 이자벨은 어이가 없어 헛웃음을 흘리며 고개를 끄덕였다.
마침내 알베도에 의해 붕대마저 제거되자 이자벨은 완전히 나신이 되었다.


“어떠, 어떻게 이렇게나 아름다우신지!”

“흐윽, 코피, 코피가 날 것 같사와요!!!”

“그러니까 그렇게 감상하듯 쳐다보지 말란 말이다. 그보다 가슴은 알베도 네가 이 몸보다 크잖아?”


이자벨은 입을 틀어막고 헐떡거리는 두 변태에게 잠시 차게 식은 시선을 보내준 후 혼자서도 옷을 잘 벗어 개어 놓은 아우라의 손을 잡고 욕탕으로 들어섰다. 변태들의 시선을 피하고자 몸을 가릴 수건 한 장을 챙기는 것 역시 잊지 않았다. 변태에게 시달리는 것은 제국의 마법 변태 하나로 족했다.


“아우라, 너는 커서 저렇게 변태가 되면 안된다.”

“네! 저는 커서 이자벨 님처럼 멋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절대 샤르티아 같은 바보 언데드는 되지 않을 거라구요.”

“그래, 그래, 착하지.”


‘그러고보니 아우라와 마레는 수명이 있었지? 엘프는 인간종 중에서도 수명이 긴 편이니 당장은 걱정할 필요 없겠지만.. 이형종으로 전생시킨다고 하면 젊고 어린 외형일 때가 나은 것이 아닌가? 흠, 찻주전자 씨처럼 슬라임이 되고 싶다거나 하면 상관 없을 것 같기도 하고..’


“저, 이자벨 님은 어떤 욕탕이 좋으신가요?”

“흠, 어려운 질문이군. 우리 나자릭의 스파에는 탕의 종류가 좀 심하게 많으니까 말이다. 실은 이 몸도 다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길드원들이 각자 원하는 탕을 다 만들겠다고 하다가 이렇게 커져 버렸거든.”

“아, 그럼 여기에 이자벨 님이 만드신 탕도 있나요?”

이자벨은 씩 웃더니 손가락으로 어딘가를 가르켰다. 아우라가 그 방향을 돌아보자 용암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 탕이 보였다. 저것도 목욕탕이라고 해야 옳을까. 용암만 보자면 이 곳을 7계층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였다.


“아.. 죄송하지만 그 탕은 못 들어갈 것 같네요.”


아우라가 중얼거리자 뒤늦게 따라온 알베도와 샤르티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이자벨이 버려두고 가 버린 것이 충격이었는지 아니면 모든 변태력을 뿜어내고 온 것인지 둘은 아까보다 차분해져 있었다.


“이 몸도 그렇지만 대부분의 악마 종족에게는 화염에 대한 내성이 있을 텐데? 알베도는 아닌가 보군.”

“송구하오나 이자벨 님이나 데미우르고스처럼 완전한 내성은 갖추지 못하였사옵니다. 하지만 소녀는 기본적인 방어력이 강하기에.. 오래는 못 있겠지만 원하신다면 들어갈 수도 있사옵니다.”

“그냥 궁금했을 뿐이다. 이 몸이 무엇하러 귀애하는 너희들에게 그런 자해나 다름없는 행동을 시키겠나.”

“하아... 귀애... 사랑...!”

“이런, 또 시작이군.”


이자벨은 못말리겠다는 듯이 웃으며 가까이에 있는 평범한 녹차탕으로 가기로 했다. 손을 넣어 온도를 확인해보자 어린 아우라도 크게 부담이 없을 만한 온도였다.


“조심하는 편이 좋다. 이 몸의 동료들은 무척이나 짓궂어서 말이지, 겉보기엔 냉탕인데 온도는 초고온인 장난질이 존재할 거라는 데에 한 달 치 간식을 걸 수도 있다. 흠.. 여기는 딱 적당하군. 우선 들어가기 전에 제대로 씻어야지.”


이자벨은 금세 근처에서 바가지를 발견하고는 집어들었다. 바가지는 매우 노란색이었기에 쉽게 눈에 띄었다. 화염에 완전 내성을 갖춘 그녀였기에 말 그대로 펄펄 끓는 물을 머리부터 부어도 문제가 없겠으나 이자벨은 뜨신 물을 발부터 조금씩 뿌렸다. 그러자 발 끝에서부터 온기가 주는 짜릿함이 척추를 타고 오르는 듯 했다.


“이자벨 님, 소녀가 시중을-!”

“소첩이..!!”

“아우라, 도와주겠나?”

“네!”

“아아앗, 이자벨 님!!!”


결국 셋이 죄다 달라붙어 이자벨의 몸을 씻겨 주니 순식간에 깨끗해졌다. 몸이 물에 젖어 약간은 한기를 느낀 그녀가 먼저 탕으로 들어갔다.


“후우...”


뜨거운 온탕이 주는 기분 좋은 나른함과 향긋한 녹차의 향이 올라오자 금세 이자벨의 뺨에 발간 혈색이 올라왔다.


‘하아... 정말로 요즘은 사건 투성이였네.. 저번에 목장에 갔던 일도 그렇고, 이번 경성경국 사건도 그렇고.. 어쩐지 내가 모몬가 씨에게 민폐만 끼치는 것 같은데..’


그런 생각을 하자 손사래를 치는 아인즈의 모습이 금방 떠올라 생각을 지워버렸다. 분명 그럴 리가 없다며 열변을 토하리라. 이자벨은 피식 웃으며 또다시 애처럼 티격대고 있는 수호자들을 귀여운 조카들을 보는 것처럼 흐뭇하게 바라보았다.


“아, 아파! 이익, 알베도..!”

“그렇게 근육밖에 없는 팔로 문질러대니까 아플 수밖에 없는 것이사와요.”

“기다려, 내가 너는 꼭!! 피부가 벗겨질 정도로 문질러 줄 테니까.”

“흥, 소첩은 혼자서 할 수 있사와요.”

“와 보라니까? 네 가슴은 내가 문지르면 말 그대로 그냥 사라질걸? 지금도 없지만.”

“뭬야!?”

“으악, 둘 다 그러면-..!”


아우라의 경악한 목소리와 함께 서로 얽힌 알베도와 샤르티아가 몸에 거품을 매단 채로 탕으로 빠져버렸다. 머리까지 푹 젖어버린 두 수호자는 뭔가에 화들짝 놀란 듯 얼른 몸을 일으켰다.


“푸하하하, 저게 뭐야! 그러게 조심 좀 하지 둘 다 엉망이 되어버렸네~! 으으, 엄청 춥겠다!”

“너희, 둘 다 괜찮나? 그 쪽은 냉탕이었을텐데.”

“콜록- 콜록! ㄱ, 괜찬사옴니다...”

“케헥.. 으으, 차가워..!”


냉탕이다 못해 얼음까지 둥둥 떠있는 물에 몸서리를 친 둘이 얼른 탕에서 빠져나왔다.


“흐흐, 아우라....!”

“으악, 찬 몸으로 가까이 오지 마!”

“잠깐, 응...?”


그 때 문득 이상함을 느낀 이자벨이 탕에서 몸을 일으켰다. 입에서 뜨거운 물을 콸콸 쏟아내고 있는 저 사자상. 뭔가 움직인 것 같은 기분이...


“--매너를 모르는 자에게 목욕할 자격은 없다! 사형에 처한다!”


아, 진짜 움직이네. 사자가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듯한 남자의 목소리를 토해내는 것이 이자벨은 그만 차게 식은 표정이 되어버렸다. 길드 최고 사고뭉치, 골렘 제작자 루시☆퍼. 그 망할 동료의 장난질이 여탕에도 엄습한 모양이었다.


“엥? 사자상이... 저게 뭐야!? 골렘?”

“조심해, 아우라!”


쾅!!! 골렘이 휘두른 앞발에 아우라가 크게 공중제비를 돌며 피해냈다. 매너 운운하더니, 골렘이 날뛸 때마다 목욕탕은 엉망이 되어갔다. 이자벨은 어쩔 수 없이 인벤토리에서 레이피어를 뽑아내며 전투에 돌입할 준비를 했다.


“망할 골렘 크래프트 쓰레기 루시☆퍼 자식이 평범한 아이언 골렘을 만들었을 리가 없다. 모두 긴장하고 이 몸의 지시에 따르도록! 알베도, 전위는 네가 맡는다. 샤르티아와 이 몸이 딜러, 아우라는 후위로써 보조를 부탁하지.”

““예!!””


분명 평범한 여자회, 를 원했을 뿐인데. 목욕탕에서 알몸으로 싸우게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이자벨은 어이가 없으면서도 이 상황이 웃겨서 헛웃음을 토해낼 뿐이었다.
레이피어를 뽑아낸 이자벨은 사자상을 모방한 골렘을 향해 그 검의 끝을 찔러넣으며 태평하게 생각했다.


아, 그나저나 진짜 가슴 출렁거려서 불편하네.



----



이번 편은 여담이야! 크게 별 내용은 없고 일상을 끄적여봤어! 변태를 질색하는 이자벨과 변태 수호자들의 일상..
데미&이자벨 루트는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내 내뇌망상으로 끝내려 했는데 은근 수요가 있길래 써보기로 했어!

AI든 팬아트든 만들어주시는 지고의 갤러들께 감읍한 인사 올리옵니다 앞으로도 더욱이 큰 충성과 완벽한 일처리로 헌신할 것을 맹세하옵니다.

밑의 그림은 이번 에피 들은 친구가 재밌겠다고 낙서해준 그림이야. 이번 편도 읽어줘서 고맙고 즐거운 연초 보내! 다음 편은 스토리 진행으로 돌아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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