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팬픽] 혼돈을 흩뿌리는 자 - 1앱에서 작성

일본어잘하고싶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07 05:41:33
조회 1771 추천 16 댓글 8
														








2126년, 그 위대한 역사의 시작을 알린 DMMO-RPG, <위그드라실>. 한 때 엄청난 이용자 수와 동시 접속자 수를 가지고 있었던 이 일본의 게임은, 안타깝지만 그 끝을 향해 달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끝을 안타까워하는 여기 또 있었다. 바로 위그드라실의 유명 이형종 길드, <아인즈 울 고운>의 길드장, 모몬가였다.
어두운 색의 화려함과 중후함을 갖춘 고급스러운 로브를 입은 해골의 모습에 눈구멍을 밝히는 사악한 기색의 붉은빛 안광. 그 외형은 악명 높은 이형종 길드의 길드장으로써의 위명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지금 겉모습과는 다른.. 외로움과 비참함이라는 지극히 인간적인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헤롱헤롱 씨마저도 나가버렸고, 이젠 진짜 끝이구나..’


무려 10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한 게임이 사라진다니, 서버 종료를 앞둔 시간에도 모몬가는 이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동료들이 모두 떠난 후에도 이 나자릭 지하대분묘를 지키며 꼬박꼬박 접속해 온 그였다. 위그드라실은, 이미 그에게는 일상같은 것이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이렇게라도 붙잡고 있으면, 소중했던 동료들과 다시 재회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미련이 있었지만.. 결국 최후에 길드거점을 지키고 있는 것은 늘 그랬듯 모몬가 혼자였다. 마지막으로 만나고 싶다는 메일에 찾아와 준 동료, ’헤롱헤롱‘도 피곤하다는 이유로 모몬가를 혼자 두곤 로그아웃해 버린 것이다.


“헤롱헤롱 씨.. 어째서입니까..”


아직도 나자릭 지하대분묘가 남아있을 줄 몰랐다느니.. 위그드라실 2에서 만나자느니…. 어디선가, 꼭 다시 만나자느니……..


“어디서, 언제 만나자는 거야…”


모몬가의 어깨가 크게 떨리고, 마음 속 깊숙히 억눌러놓았던 절망감과 분노와 슬픔.. 그 모든 본심이 터져나왔다.


“——웃기지 마!!! 여긴 다 같이 만든 나자릭 지하대분묘잖아! 어떻게 다들 그리 쉽게 버릴 수 있는 거야?!”


한껏 토해낸 그는 곧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그토록 고통스러운 본심을 토해냈는데도 결국 ‘동료들도 다 사정이 있었다’며 변호해주는 것이다. 그래, 소심하고 착해빠진 이 남자는 결국 진심으로 그들을 미워할 수는 없는 것이었다. 그런 모몬가의 모습에 전과 다를 바가 없구나, 하며 지켜보는 한 사람.. 아니, 한 악마가 있었다.


“마지막 순간에 후회라니, 어울리지 않는다, 길드장.”

“—?!”


딱 알맞은 타이밍에 끼어드는 여성의 목소리에, 캐릭터의 움직임에서부터 당황이 묻어나오는 듯한 모습으로 해골이 뒤를 돌아본다.


”…이자벨.., 씨?“

”오랜만이군, 길드장. 길드장의 외로움을 느낀 이 몸이 특별히 찾아왔으니, 마음껏 감읍해해도 좋아.“


그 모습은 한창 때 오만한 악마를 연기하던 그의 동료, 혼돈의 악마-이자벨 헬라 바하무트의 모습 그대로였다. 습관처럼 의기양양한 이모티콘을 띄우는 모습마저도 옛날의 그리움을 자아내는 것 같아 모몬가는 잠시 숨을 멈췄다.


”이자벨 씨….!! 분명 못 온다고 하셨잖아요..!!“

”..미안해요, 모몬가 씨. 내 딴에는 깜짝 놀래켜 주려고 한 거였는데. 모몬가 씨가 이렇게까지 외로워하는 줄은 몰랐어. 이럴 줄 알았으면 조금 더 시간을 낼 것을요.”

“아니에요, 와주셔서 감사해요, 정말. 정말 고마워요. 저, 정말로 혼자서 마지막을 보내야 하는 줄 알았거든요.”


어쩐지 슬픔마저도 담겨있는 듯한 그 목소리에 이자벨은 어쩐지 마음이 아파졌다. 비록 이자벨은 길드도 탈퇴하지 않았고 두어달에 한 번 꼴로는 접속해서 모몬가와 잡담을 나누던, 아예 떠나버린 다른 길드원들보다는 나은 축이었지만, 그럼에도 친구라고 여기던 모몬가의 아픔을 헤아려주지 못한 것 같아 미안했다.
죄책감을 떨쳐내기 위해서라도, 이자벨은 자신을 바라보고만 있는 착해빠진 길드장에게 그녀의 익숙한 캐릭터로 말했다.


”그만. 마지막 순간에 울고있는 길드장이라니, 우리 아인즈 울 고운의 길드장답지 못하다!“

”앗-!? ㄴ, 네, 그렇네요!!“

”최후의 순간이니만큼, 옥좌의 홀에서 맞이하는 것은 어떻겠나. 바로 이 내가 길드장을 보좌해주도록 하지.“

”아, 감사합-..“


한편, 아무리 혼잣말이라지만 길드원들을 탓하던 순간을 들켜버려 죄악감과 부끄러움에 멍 때리고 있던 모몬가는, 이자벨의 일갈을 받고 멍청하게 대답하다가 정신을 차렸다. 그래, 마지막이니만큼 한 때 재미있게 놀았던 그 때처럼, 마왕 롤플레이로 끝맺어주겠다고.


”—그래, 그대의 노고에 감사를 표하지. 그럼 보좌를 허락한다, 혼돈의 악마여-“


죽음의 지배자와 혼돈의 악마라니, 정말 중 2병스러운 롤플레이였네. 정말 중 2병 중에서도 중 2였어. 속으로 유치한 생각을 해대며 두 이형은 옥좌의 홀로 나아가는 것이었다.


”음! 그러고보니까, 이 길도 오랜만이군.“

”과연, 평소에는 늘 길드 반지로 전이하고 다녔으니까. 이 몸께서 재미없게 걸어다닌다니, 그것도 웃기지 않나? 뭐, 가끔은 낭만도 좋지만. 길드장과 이렇게 걷는 건 낭만이라고 생각해.“

”ㄱ, 그건 과연 기쁜 일이다만- ..응?“


마지막까지 충실한 이자벨의 롤플레이에, 모몬가는 말을 더듬다가 무언가를 발견했다. 그것은 신역이라 불리는 제 9계층과 10계층에 배정된 NPC. 즉, 동료들의 잔재였다.


“아, 분명 이름이.. 세바스였었나.”

“아, 이자벨 씨 그런 것까지 기억하고 있었던 거에요?”

“그야 저, 설정광이었는걸요.”

“아.”

“아?”


확실히 이자벨은 타블라 스마라그디나를 포함해 길드에서 유명한 설정광에, 악에 집착하는 롤플레이어로, 말 그대로, 엄청난.. 엄청난 중 2병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이자벨은 자신의 NPC를 만들지 않았고, 대신 동료들의 NPC 설정을 잘 들어주고 자기 자신의 캐릭터 설정에 집착하는 것으로 그 설정광 기질을 다했다.


“그리고 저 메이드들은..”

“아, 그건 저도 기억해요. 플레이아데스였죠. 전투 메이드의.”

“역시 기억하는구나. 그야 우리 길드, 메이드에 집착하는 사람 많았으니까.”

“네, 확실히 많았으니까요.”

“혹시 모몬가 씨도, 그 중에 한 명?”

“단연컨대 아닙니다!! 저는 메이드의 옷 자수 따위에 신경 쓰지 않아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모몬가는 가만히 그 NPC들을 바라보았다.


“그래도, 불쌍하네요. 언제까지고 계속 여기에 가만히 서있어야 했으니..”

“..그렇네. 마지막이니만큼, 데려갈까요.”

“그러죠. 이제 시간도 얼마 안남았으니 서둘러야죠.”


모몬가는 길드장답게 오만한 말투로 명령했다.


“길드장 된 몸으로서, NPC에게는 일을 시켜야겠지. 따라오라.“





------


본인이 중 2병이 아직 덜 나아서 캐도 중 2병 환자로 만들어봤어
한 때 작가가 꿈일 때도 있었는데... 혹시 내가 설정 붕괴 시킨거나 지적할 부분 있음 말해줘 감사히 받을게

- dc official App

추천 비추천

16

고정닉 7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3 설문 시세차익 부러워 부동산 보는 눈 배우고 싶은 스타는? 운영자 24/05/27 - -
152651 공지 보물전 탭 추가 게시글 건의용 공지 슬슬mk.2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5.01 111 0
95497 공지 204% 즐기는 오버로드 (2022.08.06 업데이트) [19] 군단락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04.11 58336 60
79202 공지 스마트폰 게임 [Mass for the Dead] 번역 모음 [13] 군단락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9.06.12 27493 51
143823 공지 애니 유입들이 자주 하는 질문들 [8] ㅇㅇ(125.182) 22.10.21 6440 48
153170 일반 10권에서 알베도 혼자왔다고 귀족여성이 놀란건 왜그런거임?? ㅇㅇ(106.102) 16:25 8 0
153169 팬픽 나자릭의 후계자 - 46 프레이야 6 [1] 나나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6:17 10 1
153168 일반 좋아하는 시츄에이션 적구 가셈 [18] 나나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10:09 96 2
153167 그림 AI 애니작화 느낌 알베도 [5] 소테츠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9:00 153 6
153166 일반 14권은 ㄹㅇ 알재앙의 무능함을 보여주는 권이네 ㅇㅇ [4] ㅇㅇ(61.97) 06:53 103 1
153165 일반 어느정도보다가 "완결나면 봐야지"했던 라노벨이 [3] 오갤러(1.213) 05.29 147 1
153164 일반 오버마스는 왜 한섭이 없을까 [4] ㅇㅇ(175.223) 05.29 183 1
153163 일반 흡혈희 봤는데 ㄹㅇ 첫 스타트가 중요하네 [1] 오갤러(220.93) 05.29 138 3
153162 일반 오버마스 신규 캐릭 [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350 6
153161 일반 그 밑에 나온 탱커 소설 분위기가 어떄? [4] 오갤러(121.169) 05.29 152 0
153160 일반 이게 고작 탱커다운? 스킬 정도냐? [8] 꾸꾸루삥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196 0
153159 일반 이렇게 욕할정도로 이게 쓰래기 능력임? [14] 꾸꾸루삥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283 2
153158 일반 용인이랑 인간은 교배가능한가?? [7] ㅇㅇ(61.97) 05.29 128 0
153157 일반 알베도 보털듣고 흠칫하는 [3] ㅇㅇ(119.63) 05.29 196 3
153156 일반 전세계 허당 캐릭터 친목회 [5] ㅇㅇ(61.97) 05.29 176 3
153155 그림 [ㅇㅎ] "페로몬 폭탄" [17] ㅁㅋ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9 503 8
153153 일반 데스 나이트 VS 현대전차 [10] ㅇㅇ(180.231) 05.29 173 3
153152 일반 제작진 애정 차이인 거 같으면 감독 필모를 봐 ㅇㅇ(106.101) 05.28 70 0
153151 일반 인기투표 보는데 이거뭐냐ㅋㅋ [5] 악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318 10
153150 일반 17권 아직도 안나온거 실화냐? [3] 오갤러(1.213) 05.28 125 0
153149 그림 그리다 만 거 [3] 댕그라미(210.97) 05.28 257 9
153148 그림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작가 오버로드짤 모음 [6] 꾸꾸루삥뽕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396 11
153146 일반 웹연재는 언제 봐야함? [4] 좀비농사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74 0
153145 일반 애니 퀄 차이나는건 결국 제작진 애정이 가장 큼 ㅇㅇ [3] ㅇㅇ(61.97) 05.28 126 2
153144 일반 프리렌이랑 오버로드가 차이나는 이유 [3] 사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8 200 1
153143 일반 근데 오버로드하고 프리렌 같은 제작사 맞냐? [2] ㅇㅇ(119.63) 05.28 155 2
153142 일반 ..그나저나 아인즈가 천재가 아닌걸 알면 알베랑 데미는 반응이 어떨려나 [7] 오갤러(175.199) 05.28 176 1
153141 일반 원작은 별론데 2차 창작들은 ㅈㄴ 재밌네ㅋㅋㅋ [4] 오갤러(182.231) 05.28 161 4
153140 일반 아인즈 성우 다른 애니에서도 지고의 존재 지고의 분 소리 듣고 있네 ㅋㅋ [9] 오갤러(182.220) 05.27 199 1
153139 일반 화염구 파괴력이 어느정도인지 분석한 글 있음? [4] ㅇㅇ(61.97) 05.27 163 0
153138 일반 이거 18권이 완결임? [14] 오갤러(58.228) 05.27 249 1
153137 그림 시즈 완성 [2] 나나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222 3
153136 일반 에란텔 인간들 운빨 ㄱㅆㅅㅌㅊ네 [4] ㅇㅇ(175.118) 05.27 195 2
153135 그림 [옵갤마스] 9계층 헬스짐 - 체력은 길드력이다! (링크 수정) [30] ㅁㅋㄱ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7 480 20
153134 일반 팔지도 암살충은 근데 왜 ㅈ밥이면서 아인즈호위하냐 [7] ㅇㅇ(61.97) 05.27 226 0
153133 일반 클레만티느가 말한 과거사가 진짜임? [11] 악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331 0
153132 일반 성천이 점프 한 번 하면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109 1
153131 일반 이세계에 바다가 없었나? [2] ㅇㅇ(61.97) 05.26 126 0
153130 일반 네이아 충성심이 어느정도냐 [7] 악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230 0
153129 그림 키노는 네거티브 아이돌2화 [5] NIRU(116.37) 05.26 241 8
153128 일반 중증 애정결핍 환자 치유기 읽고옴 ㅇㅇ [6] 오갤러(125.178) 05.26 379 7
153126 일반 만렙아닌채로 전이된 플레이어는 100렙 넘을수잇음? [7] ㅇㅇ(211.36) 05.26 193 0
153125 일반 클라임은 행복할까??? [10] 오갤러(211.235) 05.26 189 0
153124 일반 니들은 오버로드 최애곡이 뭐냐 [12] ㅇㅇ(61.97) 05.26 138 1
153123 일반 요새 계열 무투기 몽크도 쓸 수 있으려나 [10] 사토닉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109 0
153118 고찰 생기흡수라는 마법 말인데 [1] Black_Gulm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110 1
153117 일반 다들 시즈를 바랬으니까 나나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173 0
153116 팬픽 나자릭의 후계자 - 45 프레이야 5 [2] 나나이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26 59 3
153115 일반 성천은 육탄전으로는 강할것 같은데 [1] ㅇㅇ(180.231) 05.25 123 0
153114 일반 아니 곧 있으면전역인디 [2] 오갤러(106.102) 05.25 152 3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