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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혼돈을 흩뿌리는 자 - 7앱에서 작성

일본어잘하고싶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5.12 03:35:40
조회 764 추천 29 댓글 22
														


“..좋아, 이걸로 설정은 완벽하다구요.”


<아인즈 울 고운> 길드의 유명한 설정광, 타블라 스마라그디나와 이자벨 헬라 바하무트는 매우 중요한 토론을 하고 있었다. 바로 그것은, 나날이 중 2스럽게 변해가는 이자벨의 캐릭터 설정에 관한 것이었고, 둘은 완성된 그녀의 설정을 바라보며 흡족하게 잡담을 나누었다. 하지만 그런 것도 잠시, 타블라가 아주 중요한 것을 잊었다는 듯 갑자기 소리치는 것이다.


“..아!!! 가장 중요한 게 빠졌어요!!”

“에? 이제 더 추가할 건 없는 것 같은데요-”


이자벨은 빼곡하게 메워진 그녀의 프로필 자기소개란을 내려보며 말했다.


“아니에요, 캐릭터 설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게 빠졌다구요!!”

“그러니까, 그게 뭔가요 타블라 씨!!”

“그건, 그건 바로!! 갭 모에란 겁니다!!!!!”

“ㄱ, 갭 모에..!? 그거, 중요한 건가요?”

“네, 그게 없으면 지금까지 했던 모든 설정은 다 소용이 없는 거라구요!”


갭 모에란 그렇게나 중요한 것이였던가. 이자벨은 잠시 흥분하고 있는 자신의 설정광 동료를 바라보았다. 풍부한 상식과 자세한 설정까지 챙기는 꼼꼼함에 많은 도움을 받은 이자벨이었지만 이번만큼은 동의하기 힘들었다.


“일단 들어보세요, 갭 모에가 필요한 이유를 말입니다- 일단 이자벨 씨의 캐릭터는…-”


관심 없어 보이는 듯한 이자벨의 반응에 타블라는 갭 모에 설정의 훌륭함을 설득하기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타블라의 갭 모에에 대한 열정은 30분이 넘는 설득으로 이어졌고, 결국 이자벨은 ’동료가 이렇게 원하는데 귀여운 설정 하나쯤은 괜찮겠지‘하는 생각으로 설정란에 한 문장을 더 추가했으니, 바로 이것이었다.


<혼돈의 악마는 달고 귀여운 디저트를 먹으면 무심코 몽글몽글해지고 만다.>


————



’이건 무슨 꿈이지-..‘


이자벨이 눈을 뜨자마자 한 생각은 바로 그것이었다. 얼마 전, 게임이 현실이 되고, 게임 속 길드거점이 통째로 전이해버리는 현상을 겪은 이자벨은, 한동안 쉬지 않고 나자릭의 여기저기를 확인하고 다녔다. 그 결과, 나자릭의 모든 기믹과 함정들, 시설들은 제대로 작동하고 있었고, 쉬지 않고 움직인데에 정신적인 피로감을 느낀 이자벨은 개인실로 돌아와 오랜만의 잠에 든 것이었다. 하지만 어쩐지 꿈에서는 그녀의 옛 설정광 동료, 타블라 스마라그디나가 얼굴을 비췄다.


’꿈까지 나와서 갭 모에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지 말아달라고. …..하지만, 확실히 잊고 있는 설정이었네..’


이자벨은 호화스러운 캐노피 침대의 천장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이자벨은 악마 종족으로, 위그드라실에서 음식을 먹을 필요도 없을 뿐더러 음식에 따르는 버프 효과 역시 받지 못했기에 이 설정은 그녀에게는 있으나마나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물론 여전히 음식따윈 그녀에게 필요하지 않았지만, 게임에서 현실이 된 지금- 음식은 ‘맛’이라는 아주 훌륭한 감각을 선사하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좋아- 실험해볼까. 밖에 누구 있나-!”


눈을 뜨자마자 설정의 확인을 할 생각을 하는 그녀는, 어젯밤 잠에 들 때 쫓아내버린 메이드를 찾기 위해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역시 밤새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인지, 메이드가 곧장 방문을 열고 나타나는 것이었다.


“이자벨 님, 기침하셨나이까.”

“그래, 네게 명령할 것이 있다, 식스스.”

“부디, 하명하시옵소서.”


금발의 메이드-식스스는 명령을 받는 것조차 황공하다는 듯, 무릎을 꿇으며 고개를 조아렸다.


“너는 지금 나자릭의 주방장과 파티시에에게 일러 한 명 분의 식사를 만들도록 해라.”

“혹시 그 식사는 존체께서 드시는 것이온지요?”


이자벨은 잠시 모몬가와 식사를 함께할 지 고민했다. 하지만 역시 그 뼈로 된 몸을 생각할 때, 음식을 먹지는 못하겠다고 여기고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아, 그리고- 디저트는 되도록 달고…… 귀엽게 만들도록 전해라.”

“알겠사옵니다.”

“옷을 입을테니 시중들 자도 불러라.”

“명령, 확실히 받았나이다.”


식스스는 일어나 한 번 더 이자벨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고는 퇴실했다. 그리고 식스스가 나가자마자 메이드들이 그녀를 시중하기 위해 줄줄히 들어오는 것이었다. 그들의 손에는 온도가 딱 적당한 물이 든 세숫대야와, 고급진 비단 수건이 들려있었다.


“이자벨 님, 세안과 환복을 돕겠사옵니다.”

“이쪽으로-”


곧 침대에 앉은 이자벨의 얼굴에 조심스러운 손길이 닿았고, 그녀는 편안하게 그 손길을 받아들였다. 새하얀 백발도 평소와 같이 묶고, 빈틈없는 정장까지 거의 다 입었을 때 바깥에서 경계를 서던 서번트가 들어왔다.


“지고한 분이시여, 제 7계층 수호자 데미우르고스가 알현을 청했습니다.”


감히 서번트 따위가 그녀에게 직접 말을 거는 것에 이자벨은 인상을 찌푸렸지만, 그녀를 호위할 종복이 정해질 때까지만 참기로 모몬가와 약속했으므로 그녀는 차갑게 대답하기만 했다.


“들라 해라.”


차가운 그녀의 목소리에, 서번트는 두려운 감정을 티내지 않으며 뒷걸음쳐 퇴실했다. 그리고 동시에, 주홍빛 정장을 빼입은 악마가 들어오는 것이었으나… 그는 혼자가 아니었다. 뒤를 따르는 자는 악마가 분명해 보이는 외모의 서번트였으니, 이자벨도 알고 있는 존재였다.


“제 7계층 수호자, 데미우르고스. 주군을 뵙습니다.”


막 정장 자켓을 걸치는 이자벨의 앞으로 우아한 몸짓의 두 악마가 무릎을 꿇었다.


“‘그 때’ 이후로 처음이로군, 데미우르고스.”


‘그 때’라는 단어에, 데미우르고스의 몸이 흠칫 떨렸다. 그 모습을 내려다보던 이자벨은 살짝 미소지으며 의자에 앉았다.


“더 자주 인사드리지 못해 송구합니다, 이자벨 님.”

“됐다. 그나저나, 오늘도 단순히 인사를 하러 온 것 같지는 않은데?”

“예, 다름이 아니라 이자벨 님을 호위할 자를 소신의 종복 중에서 선별하였기에 직접 데리고 왔습니다. 인사 드리십시오, 탐욕의 마장.”

“데미우르고스 님의 미천한 종복, 탐욕의 마장이 존귀하신 분을 뵙습니다.”


데미우르고스가 데려온 자는, 바로 그의 휘하에 있는 레벨 80대 중반의 고위 악마 중 하나인 ‘탐욕의 마장’이었다. 그는 우르베르트가 7계층과 데미우르고스를 위해 직접 배치한 서번트로, 자동 스폰되거나 스크롤로 불러낼 수 있는 하등한 서번트들과는 그 의미가 달랐다.
이자벨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입을 열었다.


“그래, 마장이로군. 하지만 데미우르고스, 이 서번트는 네 휘하 중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하는 네임드일텐데, 이 몸에게 보내도 괜찮은 건가? 이 몸을 호위하게 된다면, 당분간 7계층으로는 돌아가지 못할 거라고?“

”이자벨 님의 존체를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그래, 그럼 고맙게 받아들이도록 하지.“

“황공합니다, 이자벨 님. 또한 그림자 악마(Shadow Demon)와 몇 종류의 서번트들 역시 준비하였으니, 불쾌하시겠지만 존체의 안전을 위해 부디 받아주십시오.”

“-그것은 분명 불쾌한 일이지만 이 몸을 걱정하는 네 마음이 기쁘니 그것 역시 받도록 하겠다.”

“이 얼마나 감사한 말씀을..!!”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듯 하자, 이자벨은 의자에서 일어나 거침이 없이 무릎꿇은 데미우르고스를 지나쳐 탐욕의 마장 앞에 섰다.
이자벨이 탐욕의 마장을 자세히 살피니 그는 앞에 크게 트인 갑옷에서 멋들어진 복근을 드러냈고, 까만 박쥐 날개와 관자놀이 언저리에서 뻗어나온 두 개의 뿔을 가지고 있으며 얼굴 생김새는 미남이되 영원히 충족할 수 없는 욕망이 번뜩이는 것 같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다. 아마 데미우르고스는 외형, 무력, 품위 그 모든 것을 고려하여 이 마장을 선택했으리라.


“그러고보니 7계층의 서번트들에게는 이름을 붙이지 않았었지. 혹시 따로 받은 이름이 있나?”

“송구하지만 없습니다, 존귀한 분이시여.”

“그건 불편하겠군. 그럼 이 몸이 직접 네게 이름을 줄 테니 감격해해도 좋아.“

”화, 황공하옵니다..!“


탐욕의 마장은 자신이 감히 이자벨에게 이름을 받아도 되는 것인지 데미우르고스의 눈치를 살짝 살폈다. 그러나 곧 그가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고 안심하고 감격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흠.. 탐욕, 탐욕의 마장이란 말이지-“


이자벨은 완벽한 악마의 롤플레이와 7계층의 창조를 돕기 위해 리얼에서 직접 악마에 대해서 조사한 적이 있었다. 그런 이자벨에게 탐욕의 마장이라면 단 하나의 이름 밖에는 없었다.


”네 이름은 지금부터 ‘마몬(Mammon)’이다.“

”제 이름은 마몬입니다..! 황공, 또 황공하옵니다, 지고의 존재시여!“

”또한 네게 이 몸을 이름으로 부르는 것을 허락할 것이니 그렇게 알아라.“

”어, 어떻게 저 따위가 감히..!“

”..잔말 말고 시키는대로 해.“

”마몬,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명령을 마친 이자벨이 마몬의 이곳 저곳을 살펴보고 있을 때, 대기하고 있던 메이드 식스스가 이자벨에게 공손히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이자벨 님, 주방장이 이자벨 님의 식사가 준비되었다고 알려왔사옵니다.”

“흠, 상당히 빠르군. 요리란 원래 이렇게나 빠른 것이었던가..?”


리얼에서는 심각한 환경파괴로, 영양 보충을 위한 단백질 튜브 정도가 주식이었음으로 제대로 된 요리를 별로 접하지 못한 이자벨은 중얼거리며 데미우르고스를 돌아보았다. 그것은 하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것이었으니..


”데미우르고스, 네가 이 서번트를 선택함에 있어 대단히 심사숙고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당치도 않습니다, 이자벨 님! 지고의 41인께 창조된 몸으로써, 창조주들을 위해 헌신하는 것은 당연한 의무입니다!“

”그래, 그래, 그럼에도 네 헌신에 감사하겠다고 말하는 것이다. 정말이지-“


이자벨이 여전히 꿇어앉은 데미우르고스의 어깨를 짚으며 고개를 숙여 그의 귓가에 속삭였다.


”-착해.“

”-..!!“

”가자, 마몬.“


그 말에 무엇을 상기한 것인지 얼어버린 데미우르고스를 두곤 목적을 달성한 이자벨은 마몬을 데리고 그 자리를 빠져나오는 것이다. 상태가 이상해져 버린 자신의 직속 상사를 몇 번이고 돌아보며 이자벨을 뒤따르는 마몬은 덤이었다.


’정말로, NPC를 괴롭히는 건 재미있네- 반응이 귀여워서 좋아.‘


이자벨은 기분이 매우 좋아지는 것을 느끼며 길드원들을 위해 마련된 식당으로 향하였다. 식당에 도착하자, 그녀는 주변을 한 번 크게 둘러보았다.


‘그러고 보니 이런 곳도 있었지.’


나자릭의 10계층은 호텔의 로열 스위츠를 모티브로 한 것으로, 편의를 위한 온갖 시설 역시 마련되어있었다. 명목상 길드원의 전용 식당도 존재했는데, 아무도 음식 아이템을 굳이 이곳까지 와서 사용하는 이는 없었다. 이는 음식을 아예 먹을 필요가 없는 이자벨 역시 마찬가지였다.


”어서오십시오, 이자벨 님. 소신이 나자릭의 주방장, 이쪽은 부주방장과 파티시에입니다.”


안쪽에서 뛰어나온 존재들은 역시나 하나같이 이형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또 역시나 하나같이 이자벨에게 무릎을 꿇어보이는 것이었다.


“아침부터 수고했다.”

“아니옵니다, 소신들- 이자벨 님의 식사를 만들 수 있어 대단히 영광이었습니다!“

”그래, 그럼 안내해라.“

”네-!“


대단히 열성적으로 보이는 NPC들의 모습에도 이자벨은 놀라지 않았다. 지난 며칠 간 나자릭을 돌아다니며 온갖 대접과 호들갑을 받아보았던 그녀였다. 곧 그들이 안내하는 곳으로 향하자, 온갖 고소하고 짜고 단, 먹음직한 냄새가 풍겨오기 시작했다.


’…이건 엄청난데.‘


곧 자신의 식사가 놓인 식탁을 바라본 이자벨은, 지난 며칠 간 그 많은 대접을 받아봤음에도 그만 멍해지고 말았다. 분명히 1인분이라고 말했던 것 같은데, 식탁 위에는 육류, 가금류, 어류 등 온갖가지의 음식이 세팅되어 있는 것이었다.


“..일단 말해두겠다만, 이 많은 음식을 이 몸이 다 먹는 것은 무리가 있을 듯 싶다.”

“그것은 염려치 마시옵소서. 메이드들이 있는 관계로-..”


아, 생각해보니 나자릭의 일반 메이드들의 종족은 호문쿨루스로, 분명 대식가라는 특성이 있을 터였다. 타블라에게 ’옛날에는 왕이 남긴 음식을 궁녀들이 먹곤 했다‘는 잡상식을 들은 경험이 있는 이자벨은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 앉았다.
식탁 위의 음식들은.. 음식이 아니라 예술이라고 불러도 손색없을 정도로 탐스럽고, 먹음직하며, 조화가 있었다. 그 모습은 중 2병 설정으로 오만해져버린 이자벨에게도 대체 어디서부터 손을 대어야 할 지 의문을 주었으니..


’우선, 가벼운 것부터 였던가..‘


얼마없는 식사 자리의 경험과 잡지식을 총동원하며 이자벨은 먼저 샐러드로 시선을 돌렸다. 그러자 그 즉시 식스스가 샐러드를 이자벨의 접시에 덜어주는 것이었다.
노란색의 소스가 올라간 파릇파릇한 채소를 가만히 응시하던 그녀는 곧 결심하듯 포크를 들어 그것을 입 안으로 밀어넣었다.


”-!!!!“


샐러드를 먹은 이자벨이 그대로 굳어버리는 것에 식사를 준비한 NPC들은 당황한 시선을 교환했다. 설마, 무언가 잘못 되어버린 것일까. 감히 지고의 존재의 식사 시간을 망쳐버린 죄는- 죽음으로 갚아도 모자랄 것이다.
주방장은 심하게 떨리는 목소리로 이자벨에게 물었다.


”이, 이자벨 님, 혹, 혹여나.. 무슨 문제,라도….“

”….이것은 훌륭하다.“

”….예?“


부정적인 대답을 예상했던 주방장은, 이자벨의 극찬에 그만 멍청하게 반문해버리고 말았다.


”이것은, 정말 맛있군! 위에 올라간 것은 뭐로 만든 거지? 레몬인가?“

”유, 유자입니다..“

”그런가! 유자였어-..!“


주방장을 돌아보며 붉은색 역안을 한껏 휘어웃는 이자벨의 모습에, 주방장 일행은 극도의 기쁨과 충만함이 차오르는 것을 느끼며 황급하게 고개를 숙였다.
리얼에서도 몇몇 예의를 차리는 자리에서 음식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 이자벨이었지만, 이토록 ’맛있는 음식‘은 처음이었기에, 여러가지를 조금씩 다 맛보았다. 그리고 그 음식들은 죄다 하나같이 그녀의 혀에 극상의 맛을 선사하는 것이다.


”그럼 식후 디저트를 세팅하겠사옵니다, 이자벨 님.“


식사가 끝나고, 식스스가 말하는 것에 이자벨은 그제야 자신이 이곳에 온 이유를 상기해냈다.


’..나도 너무 흥분해버렸군.‘


이자벨은 자신의 상태에 고개를 저으며 분주하게 세팅되는 디저트를 바라보았다가 무심코 한 마디를 내뱉고 말았다.


”..귀엽…네?“

”예, 이자벨 님께서 디저트는 되도록 달고, 귀엽게 만들라고 하셨기에.“

”아, 그래, 그랬지. 정말 귀여워. ..그나저나 이게 뭐지?”


일단 잔에 담겨있는 음료는 생크림 핫초콜릿에 곰돌이 모양의 마시멜로우가 둥둥 떠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싱이 잔뜩 올라간 귀여운 호랑이 모양의 쿠키는 백호도, 흑호도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무슨 음식인지 모르겠는 것은, 접시 위에 올라간 분홍색의- 토끼였다. 확실한 것은 토끼는 매우 앙증맞고 귀여운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는 것이었다.


“아, 그것은 딸기 크림과 역시 딸기 무스로 만든, 케이크이옵니다.”

“..케이크라고? 이게? 케이크를 이런 모양으로도 만들 수 있는 건가-.. 이것이야말로 능력이로군.”

“극찬, 황공하옵니다..!!”


이자벨은 포크로 귀엽게 생긴 토끼를 푹, 찔렀다. 그것은 너무나도 귀엽게 생겨서, 이자벨은 어쩐지 마음이 아파졌다. 하지만 디저트가 귀엽다고 먹지 않고 쳐다볼 수만은 없었기에, 곧 그 분홍색 살점을 떼어 입으로 넣는 것이다. 살점이 떼어진 토끼는 마치 피와 같은 딸기 무스를 흘렸다.


“-!!!!”


단맛. 그것은 충격과도 같은 단맛이었다!! 이자벨은 곧 눈 앞에 무언가 날아다니는 듯한 극강의 황홀감에 잠겼다. 이번에는 굳이 묻지 않아도 그 자리에 있는 모든 이들이 이자벨의 감정을 알 수 있었다. 하얬던 뺨은 분홍빛으로 상기되고, 날카로운 눈매는 한껏 누그러져서, 스산했던 붉은색 눈동자는 반짝반짝 빛을 냈다. 뺨까지 감싸며 좋아하는 그녀의 주변에는, 마치 분홍빛 안개와 꽃들이 떠다니는 듯 몽글몽글한 분위기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모두가 무방비가 된 이자벨의 모습을 멍하니 쳐다보았다. 하지만 오만했던 이 악마는 그 시선들에도 아랑곳 않은 채 토끼를 살해하는 데에 집중했다. 작게 감탄사를 내뱉으며 엄청나게 단 세가지 디저트를 모두 끝장내고 나서야 이자벨의 표정은 본래대로 돌아왔다.


“-..왜들 그렇게 쳐다보지?”

“ㅅ, 송구하옵고, 황공합니다, 이자벨 님! 소신들이 만든 음식을 그렇게나 맛있게 드셔주시다니! 소신, 죽어도 여한이 없을 것이옵니다!”

“그래, 이 몸에게도 즐거운 시간이었다.”


거의 울먹이는 그들의 모습에(-특히 파티시에는 거의 오열하고 있었다.) 이자벨은 미소지으며 회답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주방장 일행의 배웅을 받으며 이자벨은 살짝 마몬에게 물었다.


“…이 몸이 그렇게나 무방비로, 행복해 보였나?”

“…이자벨 님을 오래 뵙지는 않은 저라도 말씀드린다면.. 확실히 전과는 다르신 모습이셨습니다. 그, 그러나, 분명 보기 좋은 모습이셨습니다.”

“..그렇군.”


앞으로 확실한 상황이 아니면 달고 귀여운 디저트를 먹는 것은 자제해야겠다고 다짐한 이자벨이었다.




----------

다음 편부터는 다시 원작 스토리 진행이야!
약간 늘어지는 것 같아서 마음이 급하긴 한데.. 내 페이스대로 차근차근 써나가 볼게!

그리고 디자인하는 내 친구한테 외주를 넣어서 이자벨의 전신이 그려지는 중이야! 그림이 완성되면 조아라에도 등록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가져줘!

매번 추천과 댓글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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