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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픽] 혼돈을 흩뿌리는 자 - 31앱에서 작성

일본어잘하고싶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3.09.25 07:08:56
조회 434 추천 17 댓글 17
														





‘-다시는 이자벨 님께 그런 실망감을 안겨드려서는 안돼.. 반드시 사죄를 드려야…’


나자릭의 일반 메이드, 화일은 이자벨의 명령에 따라 자신을 데리러 온 악마 근위병의 뒤를 따르며 생각했다. 그녀의 손이 메이드복 앞치마 자락을 불안하게 배회했다. 활달해 보이는 단발머리와 매치되는 밝은 성격을 가진 그녀를 이렇게나 불안하게 만든 원흉은 바로 어제 있었던… 화일로서는 다시는 떠올리기도 쉽지 않은.. 엄청난 사건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나가.

-이, 이자벨 님, 송구하옵니다! 소녀는..!

-당장 나가!!!

-송구합니다- 주, 죽여주시옵소서!!​


그 상황이 머릿속에 다시금 재현되자, 화일은 절로 눈을 질끈 감았다. 대체 무슨 잘못을 했던 걸까. 평소와 다를 바 없이 행동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리 역정을 내시다니. 이자벨을 불쾌하게 만든 무언가가 자신에게 있었음이 분명했다. 물론 그 원인은 이자벨의 컨디션 난조에 있었을 뿐이었지만, 화일로서는 문제의 원인이 위대하고- 또 위대하신 지고의 존재께 있으라리고는 조금도 생각하지 못했다.
지고의 41인에게 봉사하기 위해서, 일반 메이드는 총 41명 창조되었다. 그러니 화일의 모든 것은 그 분들을 위해서 존재했다. 그러나 화일은 어제 메이드로서의 최고의 실망감을 주인에게 안겨드리고야 만 것이다. 물론, 이자벨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지만.. 화일 본인의 생각이 그러했다. 자신을 창조한 창조주님의 위명에 먹칠을 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오늘 반드시 이자벨에게 죄를 청해야 한다고. 설령 그 대가가 자신의 죽음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마침내 지고의 존재께서 머무시는 개인실의 문이 열리고, 그 안의 주인을 마주하자마자 화일은 곧장 바닥에 넙죽 조아렸다.


“메이드 화일, 지고하신 분을 뵙나이다. 작일, 소녀가 존체가 큰 무례를 끼쳤나이다! 부디, 어리석은 소녀를 벌하여 주시옵소서!!”

“…허-? 아, 아니 잠깐 화일? 아니, 어… 예상하긴 했는데.. 막상 마주하니 당황스럽군..”


책을 잡혀 불려온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부드러운 이자벨의 반응에 화일은 의문을 느끼면서도 조아린 고개를 조금도 들지 않았다. 반대로 이자벨은 그동안 아인즈와 이자벨에 대한 일이라면 그 무엇보다도 진심이 되어 깊게 파고들어 버리는 나자릭 일원들의 특성상, 화일 역시 이런 행동을 보일 것이라는 것은 짐작하고 있었다. 그러나 짐작하는 것과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해버리는 것은 아무래도 갭 차이가 큰 것이다.
이자벨은 떨떠름하게 잠시 바닥에 엎드린 화일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일단 일어나라, 화일. 이 몸이 오늘 너를 부른 것은 죄를 묻기 위함이 아니다. 되려 네게 무엇 하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알리고자 부른 것이니 그리 죄인처럼 굴 필요 없다.”

“-아니옵니다. 소녀가 메이드로서의 직무를 다하지 못해 존체께 실망을 안겨드렸으니, 죄 값을 받아야 마땅한 줄로 아옵니다.”

“아니, 아니라니까. -……어제는… 이 몸의 상태가 심히 좋지 않았다. 하필 때가 맞지 않아 네게 상처를 주고 말았으니 오히려 이 몸이 네게 면목이 없다. 미안하다, 화일.”

“ㄱ, 그런..! 이자벨 님께서 사과하실 일은 조금도 없나이다! 메이드가 되어 주인의 기분도 살피지 못하다니.. 모든 것은 어리석은 소녀의 잘못이오니 이자벨 님께서는 부디 신경쓰지 말아 주시옵소서!”


죄를 청하려 온 것이 무색하게도 오히려 사과를 받아버리는.. 그것도 이자벨에게 사과를 받아버린 화일의 표정이 하얗게 질렸다.


“주인의 생활을 편리하게 해 드리는 것이 메이드의 존재 이유일진대, 소녀는 그 의무조차 다하지 못했을 뿐더러 감히 주인께서 사죄를 하게 만드는 행태를 저지르고야 말았나이다..!”

“..하? 아니, 그렇게 받아들이라고 한 말이 아니다. 나는 정말 네게..”

“-이 죄는 무엇으로도 갚을 수 없는 것이오니 부디 자해를 명해 주신다면…!”

“…뭐? 자해?”


속사포로 말을 쏟아내는 화일의 모습에 당황하던 이자벨의 목소리가 순식간에 차갑게 얼어붙었다. 자해, 자해라니. 정말 자해해야 할 것은 누구였던가. 화일에게 상처를 주고.. 수호자를 공격한 이자벨이야 말로 벽에 머리라도 박아버리기에 마땅했다. 그러나 화일은 피해자였다. 그것도 100레벨의 무지막지한 악마에게 위협받은 가련한 1레벨 메이드일 뿐이었다. 아니, 설령 화일이 피해자가 아닐지언정 NPC가 자해하는 모습따위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차가워진 이자벨의 목소리에 어느새 굳어버린 화일의 모습을 보곤 이자벨이 한숨을 내쉬었다.


“자해라니, 그런 말 다시는 입에 담지 말아라, 화일. 아무래도 이 몸의 생각보다 네 상처가 깊은 것 같군.”


‘-..아니지, 솔직히 내게도… 트라우마로 남아버렸으니까..’


이자벨은 제 의지와는 상관없이 저질러버린 일전의 일들이 이미 커다란 충격으로 제 내면에 박혀버렸다는 것을 자각했다. 하긴, 이자벨이 이럴진대 온 몸을 바쳐 헌신하던 화일에게는 얼마나 큰 상처였겠는가. 다시 스멀스멀 죄책감이 마음을 좀먹는 것을 느끼며 그녀는 최후의 수단을 사용하기로 했다.
이자벨은 화일에게 다가가 굳어있는 그 몸을 다정하게 끌어안았다. 화일이 놀라서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려왔다.


[ 이 몸의 말을 들어라, 화일. 너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네가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것 같으니 어제의 일은, 네 잘못도.. 내 잘못도 아닌 것으로 하자. ]


갑자기 자신의 몸을 끌어안은 이자벨의 온기와, 제 귓가로 쏟아져 들어오는 다정한 목소리에.. 어쩐지 화일은 울고 싶은 기분이 되어버렸다. 대체 어째서인지, 방금 전까지는 그저 죄를 청하고 벌을 받아야 한다는 마음 뿐이었는데 이자벨의 목소리를 듣는 순간 그 말을 있는 그대로 전부 믿게 되어버리는 것이다.


[ 너는 늘 이 몸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고, 나는 그것이 늘 기껍다. 그러니 무엇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말고, 자해니 뭐니 하는 말도 다시는 하지 마라. 너는..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여겨도 된다. ]


달콤한 꿀과도 같은 극찬의 말들에, 화일은 어느새 사죄를 하겠다는 처음의 마음가짐조차 잊고 눈물을 터뜨리고 말았다. 흐느끼는 메이드의 등을 살살 토닥이면서 이자벨은 속으로 한숨을 내쉬었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NPC에게 이런 스킬따위 쓰고 싶지 않았는데..’


화일의 마음이 편해진 것과 반대로, 그녀의 인식을 스킬을 통해 강제로 틀어버린 이자벨의 마음은 더욱이 불편해져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화일을 달래어 돌려보낸 잠시 후, 잠시간 우울해져 버린 멘탈의 회복 시간을 가진 이자벨은 제국으로 돌아가기 전 아인즈를 만나려는 계획을 달성시키기 위해 행동을 개시했다.


-나베랄. 나베랄 감마. 이 몸의 목소리가 들리나?


전언을 발동시킨 이자벨은 마법이 제대로 연결된 것을 느끼곤 아인즈의 호위로 선출된 메이드의 이름을 불렀다. 아인즈에게 직접하지 않고 구태여 나베랄에게 건 것은… 그저 갑자기 나타나서 깜짝 놀래켜 주기 위한 것으로, 단순히 이자벨의 장난기가 또 발동한 것에 불과했다.


-…이자벨 님? 플레이아데스의 나베랄 감마, 전언 받았나이다.

-잠시 길드장을 만나러 갈까 하는데, 지금 어디지?

-…현재 위치는 리 에스티제 왕국의 에란텔이옵니다만.. 조금의 문제가 있나이다.

-..문제?


문제라니. 아인즈가 다른 인간들과 함께 있기라도 한 건가? 바쁘다면 만나기 힘들기야 하겠지만.. 나베랄이라면 다른 인간 따위 신경 쓸 성격이 아닐텐데..? 잠시 나베랄의 성격 설정을 떠올린 이자벨이 고개를 갸웃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나베랄의 설명을 들은 이자벨은 더욱이 의문에 잠길 수밖에는 없는 것이다.


-언데드..? 인간들의 도시에 언데드 무리가? 그것도 수천 마리?? 길드장과 너는 또 그 사태를 해결하고 있고?

-예, 아무래도 모든 매직 아이템을 조건 없이 사용할 수 있다던 그 인간이 납치된 것과 관련이 있는 듯 싶사옵니다. 송구하오나 지금 에란텔은 상당히 혼란스러운 상황이옵고, 존체에 위험이 생길 수 있사오니 오늘 에란텔을 방문하시는 것은 부디 삼가어 주시옵소서.

-흐음.. 그렇단 말이지.. 납치, 혼란, 위험이라… 이 몸이 딱 좋아하는 느낌이네?

-..ㅅ, 송구하오나 잘못 들었사옵니다..?

-아, 아니다. 혼잣말이니 신경 쓰지 마라. 그것보다, 이 몸에 네게 전언한 것은 길드장에겐 비밀이니 그렇게 알고.

-…알겠사옵니다.


전언이 끝나자마자 이자벨은 신난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나 준비 운동을 하는 것마냥 이리저리 몸을 움직였다. 나베랄의 경고를 듣기나 한 것인지 로브를 뒤집어 쓴 이자벨은 씨익 웃으며 에란텔로 향하는 전이문을 명령한 것이다.


“<완전불가지화 Pefect Unknowable>.”


전이문을 넘어서자 마자 이자벨은 아이템을 발동해 모습을 감추고 곧장 하늘을 향해 날개를 펼쳤다. 고도를 높이자 제도와는 확실히 다른.. 정확히는 제도보다 훨씬 낙후된 도시의 정경이 한 눈에 들어왔다. 그녀는 날개에 부딪히는 바람을 느끼며 나베랄이 말했던 묘지의 방향으로 빠르게 날아가기 시작했다.


“-우와, 정말 있네.”


어느새 도착한 묘지에는 좀비와 스켈레튼 등 하위 언데드가 금방이라도 넘칠 듯 우글거리고 있었다. 이세계의 무력 수준을 감안했을 때 이 정도의 숫자는 가히 엄청난 사태였다.


“이 정도면 7위계 마법 정도는 써야 하려나… 응? 저건..”


워낙 언데드가 빽빽한지라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하던 이자벨이 문득 무엇인가를 발견하고 멈칫했다. 원체 언데드가 많았기에 어디든 몰려있기야 했지만, 눈에 띄게 언데드가 우글거리는 곳을 발견한 것이다. 마치, 여기 무언가 있으니 부디 확인해 달라고 외치는 듯한 모습에 이자벨은 고도를 낮춰 그 곳으로 날아갔다.


“하? 뭐야 저게… 정글리안 햄스터……?”

‘근데 왜 이렇게 커…?’


언데드들이 서로를 밟고서라도 오르자 혈안이 되어있는 것은 묘지 중앙 부근에 거대하게 자리한 고목. 그 높은 꼭대기에 사람보다도 큰 거대한 정글리안 햄스터가 필사적으로 매달려 있는 것이다.


“주고오오옹!!! 어떻게 본좌를 이렇게 두고 가버리실 수가 있소이까아아!!!”

“-ㅁ, 말을 해!?”


거대한 햄스터가 나무 꼭대기에서 올라오는 언데드들을 긴 꼬리로 마구 쳐내고 있는 것도 모자라 울분 가득한 목소리로 소리까지 치는 것에 이자벨은 그만 아연해지고 말았다. 일단 스킬을 사용해 측정한 말하는 햄스터의 레벨은 약 30 전후. 30레벨 정도라면 저 정도 저급한 언데드는 쉽게 죽일 수 있을테지만 일단 지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므로 나무에 피신해 있는 듯 싶었다.
어쨌든 굉장히 쉽게 볼 수 없는 광경인 것에 이자벨은 잠시 그 햄스터가 하는 꼴을 바라보고 있다가 곧 그것이 외치는 말을 듣고 곧바로 나무를 둘러싼 언데드들을 소멸시켜 버렸다.


“주공!! 나베 공!!! 이 햄스케의 충성을… 흐악!!!”


갑자기 날아든 섬전에 자신을 공격하려던 언데드들이 순식간에 반으로 갈라져 재가 되는 것을 본 햄스터가 나무에서 떨어져 벌러덩 배를 보이고 꿈틀거렸다. 솔직히 꽤.. 귀여웠다.


“끄응.. 이게 대체 어찌 된 일이… 우왁!! 뭔가 엄청난 괴물이 있소이다!! 주공! 주고옹!!”

“-너. 나베라고 했지, 방금?”


나베라면 분명 나베랄이 사용하고 있는 가명일 터였다. 그렇다면 이 녀석이 말하는 주공이라는 것은 분명 아인즈일 터. 이자벨은 날개를 펼쳐 가볍게 바닥에 착지하며 녀석을 바라보았다.


“…설마, 사역했다는 숲의 현왕이라는 마수가 네 녀석인가?”

“오옷, 그대.. 설마 본좌를 아는 것이외까? 그렇소이다, 본좌가 바로 숲의 현왕! 지금은 햄스케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소이다.”

“-햄스케라니.. 누구의 작명 센스인지 극명해지는 순간이로군. 이봐, 햄스케. 이 몸은 아인.. 아니, 모몬과 나베의 동료다. 여기서 언데드의 무리가 발생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도우러 왔는데.. 그 둘은 어디에 있지?”

“호오-! 주공의 동료인 것이었구려!! 역시 그 강함은 주공 외로 본 적이 없었소이다. 하지만.. 이 햄스케, 주공께 충성을 맹세했소이다! 주공의 허락이 없다면, 그 분에 대한 건 일절 말할 수 없소이다!”


까맣고 큰 눈동자를 빛내며 선언하는 햄스케의 모습은 과연 귀여웠다. 그리고 귀여운 것을 무척 좋아하는 이자벨은 환하게 웃으며 대답하는 것이다.


“-햄스터 꼬치구이가 되고 싶지 않거든 바른대로 말하는 게 좋아. 아니면 저어기 언데드 한목판에 던져버린다?”



***



에란텔 분묘. 가장 안쪽에 존재하는 영묘 부근. 언데드들을 돌파하고 그 곳에 도착한 아인즈와 나베랄은 곧 에란텔 언데드 사태의 주범으로 추정되는 매직캐스터 무리를 발견했다. 수상쩍은 로브를 뒤집어 쓴 그들은 우두머리로 보이는 한 남자를 중심으로 포진해 있었다.


“기습합니까?”

“소용 없을 거다. 상대도 우리의 존재를 알아차린 모양이니.”


당장이라도 달려들 듯한 나베랄의 모습에 아인즈가 고개를 저었다. 아인즈의 경험상 소환된 몬스터와 소환주 사이에는 정신적인 연결이 있다. 그런 녀석들을 몇이고 쓰러트리며 이 곳까지 왔으니.. 녀석들도 이미 그들의 존재를 알고 있을 것이다.
역시나. 자신들을 직시하면서도 움직임이 없는 녀석들을 본 아인즈는 나베랄을 대동하고 정면으로 그들에게 다가갔다.


“카디트 님, 왔습니다.”


적이 될 지 모르는 상대 앞에서, 바로 웃전의 이름을 대놓고 불러버리는 멍청이를 본 것은 사소한 이야기다. 아인즈는 무척이나 의욕 없는 태도로 입을 열었다.


“-여어, 좋은 밤이로군. 시시한 의식을 하기에는 좀 아깝지 않은가?”

“흥… 의식에 적합한 밤인지 아닌지는 이 몸이 결정한다. 그보다 그대는 대체 누구인가. 어떻게 그 언데드의 무리를 돌파했지?”


무척이나 오만한 어투에 깔아보는 듯한 시선. 나자릭의 최고지배자가 된 아인즈는 최근 저런 취급을 받아 본 적이 전무했다. 그러나 그런 모습은 역설적이게도 그에겐 익숙한 것이기도 했다.


“…이 몸, 이라.. 그 호칭… 네게는 어울리지 않는군.”

“…뭐?”

“혼잣말이니 무시해라. 본론으로 돌아가서- 우리는 의뢰를 받은 모험자라서 말이다. 어떤 소년을 찾으러 왔는데…… 이름은 말하지 않아도 알겠지?”


로브를 뒤집어쓴 인간들의 숨이 묘하게 긴장하는 것을 느끼며 아인즈는 역시나, 하고 판단을 확정했다. 제대로 목표한 곳에 찾아온 것에 더욱이 여유가 생긴 아인즈의 모습을 본 카디트는 빠르게 주변을 살폈다.


“…그대들 뿐인가? 동료가 있을 텐데.”

“우리 뿐이다. 비행 마법으로 단숨에 왔으니까.”

“거짓말 하지 마라. 그럴 리가 없다.”


카디트가 확신이 어린 어조로 못박았다. 약간이자만 조급한 기색의 그는 어디서 뻔뻔히 거짓말을 하냐는 듯한 눈빛으로 아인즈를 노려보았다. 그 미묘한 기색에 아인즈는 의아해졌다.


“정말인데. 왜 아닐 거라고 확신하지?”

“왜긴 왜냐. 지금도 소환된 언데드들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단 말이다.”


카디트가 정말 짜증난다는 듯이 뇌까리자 오히려 아인즈가 고민에 빠졌다.
이곳에 도착하면서 소환해두었던 중위 언데드들은 모두 행동을 중지시킨 상태다. 벌써 에란텔의 병력이 도착했을 리는 없고.. 그러니 언데드들의 숫자가 줄 리가 없을텐데.. 고민하던 아인즈는 이윽고 깜빡했다는 듯 작게 탄성을 터뜨렸다.


“-아, 그것 말이로군. 내가 데려온 마수가 하나 있다. 뭐, 꽤 강한 녀석이지만 그렇다곤 해도 너희와의 전투에 참여할 일은 없을테니 신경 쓸 필요 없다. 우선은- 음..?”


너희야 말로 동료를 숨겨두고 있지 않냐며 바로 일침을 가하려던 아인즈는, 무언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은 느낌에 하던 말을 멈췄다. 순간 기분 탓인가 싶었지만 곧 카디트의 부하들마저 두리번 거리는 것에 아인즈는 이것이 그만의 착각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 소리가 점점 가까워져, 그것의 정체를 깨달았을 때에는 여태껏 침착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있던 아인즈마저도 당황하게 되고 마는 것이다.


“-으아아악!!! 주고오오오오옹!!!!”

“-에?”


익숙한 목소리의 비명이 들려오기 시작한다. 그래, 방금 언급했던 그 마수의 목소리 말이다. 그런데 어쩐지 그 목소리가…


‘-..위에서 들리는 듯한……’


그 순간, 아인즈와 카디트를 포함한 그 곳의 모두가 소리가 들린 하늘을 쳐다보았다. 저 멀리서, 날개를 펼친 이형의 존재가 거대한 햄스터의 꼬리를 쥐고 빠르게 날아오고 있었으니.. 꼬리를 잡힌 마수는 괴로운지 허공에서 연신 파닥이며 제 주인을 찾아대는 것이다.


“에, 에에? 이ㅈ.. 아니, 왜 저 사람이 저기에…?”

“…아아, 지고의 존재시여……”


아인즈는 당황한 나머지 멍청한 카디트의 부하와 같은 행동을 할 뻔했고, 나베랄 역시 침음을 흘리는 것을 참아내지 못했다. 곧 엄청난 속도로 그들에게로 도달한 이자벨은 그 곳에 모인 좌중 모두에게 혼돈을 선사하며 그곳에 착지했다. 한 박자 늦게 쿵, 하는 소리를 내며 바닥에 찌부된 햄스케는 덤이었다.


“-이 몸, 등장.”


포즈까지 취하며 내뱉은 중 2 병 악마의 그 한 마디를 들은 아인즈는 그녀가 흩뿌린 혼돈을 못 이긴 나머지 그만 전언으로 소리를 지르고 말았다.


-으아아악! 이자벨 씨, 제발 트롤 좀!!!!


소중한 동료가 괴로워하는 모습에 기분이 좋아진 악마, 이자벨은 굳어버린 좌중 한 가운데에서 그저 상쾌하게 웃음을 터뜨릴 뿐이었다.


-----


상습적 사보타지 주의!
이자벨은 위그드라실 시절에도 장난이 많았는데 유치한 장난 뿐이라 루시퍼한테 다 묻힘.

다음편 예고
-클레망 노예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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