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시인사이드 갤러리

마이너 갤러리 이슈박스, 최근방문 갤러리

갤러리 본문 영역

[창작] 조로아스터 최후의 희망이 되어버렸다 - 13앱에서 작성

테오도로스라스카리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4.04 16:42:23
조회 199 추천 7 댓글 5
														

"무함마드는 무사히 구금시켰고 그 옆에 붙어있던 첩자도 잡았다고 합니다."


"다행히 늦은 건 아니었군. 전령의 몸상태는 괜찮나?"


"탈진해버려서 그쪽에서 회복을 시킨 후에 보낸다고 했습니다. 아, 그리고 이 기회에 저희도 방첩 작업을 진행중이니 한동안 칼리파 측에서 쉽게 움직이진 못할 겁니다."


"그리고 마지막 부분에 샤한샤에 앉을 이는 바반드 가문의 샤흐리야르로 결정했다 붙어있습니다."


역시 나이도 나이거니와 아들이 칼리파와 엮인지라 바두스판 가문이 나서긴 뭣했나보다. 거기다 바반드 가문과 우리 가문은 부심기르 덕분에 인척이기도 하니까.


어쨌든 이것으로 급한 불은 전부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일이 완전히 끝난 건 아니다.


"첩자를 활용한 방법이 막혔으니 다음에는 정공법으로 나오겠지. 내가 이교도라는 걸 이용해서 말이야."


요즘은 지방 총독들에게도 무시당하고 실권도 권신인 무클라가 휘두른다지만 이래뵈도 명백히 현시점 중동권 주류 종교인 이슬람의 수장 직위에 있는 이가 칼리파다. 아무리 못해도 지하드를 선포해 이교도인 나를 후드려 패려는 시도 정도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소리.


"...지하드 말씀이시군요. 사실 이것 때문에 저도 예전에 진지하게 개종을 고려해보자 건의를 했었습니다."


"그랬다간 우리 명분이 사라지는 거 알지? 당장 우리 지지기반을 생각해봐라."


우리의 주거점이라 할 수 있는 타바리스탄 지역은 이슬람화가 진행되었다고는 하나 아직 조로아스터교 및 고대 이란 문화의 세도 막강하다. 그래서 내가 사산 왕조의 부흥을 꾀할때 꽤 많은 이들이 호응했던거고. 그리고 그들이 군사적 중추인 만큼 개종을 한다는 건 곧 칼을 든 이들에게 내 목 썰어주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다.


"뭐가 됐건 간에 결국 한 판 싸워야 되니... 투카크에게선 아직 소식이 없나?"


"편지를 보낸지 며칠이나 됐다고 그러십니까? 이번에 빨리 처리된 건 전령이 탈진할 정도로 급하게 갔으니까 그런거고요."


솔직히 쫄리니까 그렇지. 셀주크를 끌어들일 좋은 기회니까. 그리고 그의 부족이 이끄는 기병대가 도착을 해야 탈영 피해도 수습해서 다시 군대를 움직일 힘이 될 것이고.


"농업 실험도 길란에서 진행되고 있고 수학 관련 기호들도 수학자들이 붙어서 재무관과 시범 운영 중이고 첩자들도 털었겠다... 아크다나 갔다와야겠군."


"아크다 말입니까?"


"그래 그곳에 아타쉬 베흐람이 있으니 조로아스터교도로서 예배나 드리고 와야겠다."


******


내가 기획한 성지순례는 빠르게 나만 갔다올까 했지만 샤한샤도 같이 가는게 좋을 것 같아 샤흐리야르 바반드도 같이 가겠다는 의사를 전해왔다. 그쪽은 공식적으론 무슬림이라 이교도 성소 가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괜찮습니다. 비밀리에 조로아스터교를 믿고 있었거든요. 그리고 어차피 곧 공식 개종 할텐데요. 뭘.'


이런 대답이 돌아오더라. 역시 당대 이슬람 지배자들에게 지속적으로 개겨온 반골 가문의 가주라 그런가 깡도 참 남달랐다.


아무튼 수행원은 최대한 간결하게 구성했다. 현재 실권자라 해도 괜히 현시점 비주류 종교 성지순례를 거창하게 간다면 주변 이슬람 세력들 어그로만 잔뜩 끌 것이다. 성지 가는거 자체가 어그로 아니냐면 할 말은 없다만.


"어서 오십시오. 신앙의 형제들이여."


아크다에 도달하니 작은 사원에서 나온 사제가 우리를 맞았다. 조로아스터교에서 가장 고귀한 성화를 보존중인 사원인데도 조촐한 것이 조로아스터교의 쇠락을 보여주는 것 같아 왠지 씁쓸했다.


"성화에 예를 갖추기 위해 찾아왔습니다. 모베드시여."


"알겠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고위 사제는 우리를 성화가 보존된 방으로 이끌었다. 성화가 있는 방은 생각보다 작았는데 화로에 있는 불빛으로도 빛이 꽉 찰 정도였다.


"멀리까지 오신 분들을 축복하고자 예배를 드리겠습니다."


모베드는 그 말을 하고 얼굴을 베일로 가리더니 아베스타 경전을 읊기 시작했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조로아스터의 예배 의식인 야스나구나 싶어 신기하게 바라보던 찰나.


"형님, 어서 예를 갖추십시오."


아, 신기해서 보다가 예배 예절을 어길 뻔했다. 재빨리 성화에 예를 갖추고 의식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근데 이거... 생각보다 오래 하네? 교회에서처럼 1시간 정도 할 줄 알았는데 1시간이 지나고도 끝날 줄을 모른다. 아 무릎 땡기는데..


보아하니 샤흐리야르도 무릎이 시큰거리는 것처럼 보인다. 역시 옛날 예배라 유도리가 없나 싶었던 찰나 모베드의 목소리가 뚝 끊겼다.


"예배가 끝났습니다. 여러분."


모베드의 이 말에 비로소 무릎을 펴고 일어날 수 있었다. 아우 힘들었다 정말. 물론 이말은 속으로 하면서 합장을 하고 고개를 숙였다.


******


예배가 끝나고 우리는 잠시 성화의 방에서 나와 모베드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혹 지금까지 사원을 운영하시면서 필요한게 있으십니까?"


"...확실히 이슬람이 퍼지면서 교세가 많이 줄었습니다. 그래서 사원 크기도 줄어들수밖에 없었지요..."


역시 교세가 적다보니 사원도 작아질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가장 등위 높은 성화를 보존중인 이곳이 이럴진데 나머지 지역은 더 힘들 것이다.


"요즘은 사제 후보를 구하기도 힘들답니다. 그나마 제 아들이 뒤를 잇기는 하겠지만 저희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니..."


"타바리스탄에서도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샤흐리야르의 넋두리하는 것처럼 지금 조로아스터 신앙이 그나마 강력한 곳인 타바리스탄에서는 사원들이 그럭저럭 굴러가고 있었다. 아마 타바리스탄에서만 있다 타지역을 처음 와봤을테니 충격도 남다르겠지.


"얼마 안되겠지만 이거라도 받으십시오. 지금 당장은 이것뿐이지만 곧 최대한 도와드리겠습니다."


샤흐리야르가 그 말을 하면서 자신의 여비를 건넸다. 거의 예비비 대부분을 내놓는거 같은데 샤한샤(진)께서 이러면 나도 가만히 있으면 안된다.


"저도 급한데로 보태겠습니다."


"정말, 정말, 감사합니다!"


나보다는 나이가 두자릿수는 많아뵈는 모베드께서 굽실 거리는게 좀 씁쓸했다. 이런 종교의 최후의 희망이 나였다는 생각도 절로 들면서 씁쓸해지던 찰나.


"아버...모베드시여! 성화가! 성화가!"


"무엇이냐! 설마 성화를 꺼트린 건 아니겠지?!"


"그게 아닙니다! 그 어느때보다도 성화가 밝게 타오르고 있습니다!"


------

지야르 왕조 대역 13화입니다.


이제 샤한샤의 복귀를 위한 특수 이벤트가 터졌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질지는 다음화에 나옵니다.


그리고 본디 아타쉬 베흐람이 야즈드에 있다고 많은 분들이 아시는데 소설 배경 시점에서는 아크다라고 하는 도시에 불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게 나중에 야즈드로 옮겨진 것이라 하더군요.





- dc official App
자동등록방지

추천 비추천

7

고정닉 3

0

댓글 영역

전체 댓글 0
등록순정렬 기준선택
본문 보기
자동등록방지

하단 갤러리 리스트 영역

왼쪽 컨텐츠 영역

갤러리 리스트 영역

갤러리 리스트
번호 말머리 제목 글쓴이 작성일 조회 추천
2860 설문 경제관념 부족해서 돈 막 쓸 것 같은 스타는? 운영자 24/05/13 - -
960637 공지 신문고 [3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4.01.02 28245 23
881318 공지 대체역사 마이너 갤러리 공지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3.05.28 14120 24
728432 공지 대체역사 마이너 갤러리 시트(23.08.04) [6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5.20 15790 31
675324 공지 대체역사 마이너 갤러리 소설/축약어 모음 [2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27 36011 19
675327 공지 대체역사 마이너 갤러리 정보 모음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2.01.27 27121 17
1009285 일반 1588 현재 가장 중요한 성유물은 [1] 기묘형JoJ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8 18 0
1009284 일반 1588) 사람이 사람 구하는데 이유가 있냐는 말 보고 떠오르는... 포르피리오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8 27 0
1009283 일반 시리즈 명군 이거 정상 맞음? 야수의_송곳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3:00 31 0
1009282 일반 1588) 여기 여권이 꽤 상승할 것 같은데... [3] 대붕이(114.205) 02:46 54 1
1009281 일반 고구려 왕들 묘호가 있었으면 뭐였을거같음? [1] ㅇㅇ(211.241) 02:44 31 0
1009280 창작 플라톤 교수님의 우울 [3] 고나리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31 72 1
1009279 일반 경제연산) 저거 잘 하면 역모로 엮을 수 없으려나? [1] 건전여우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25 45 0
1009278 일반 보통 20세기 초반 대역 종특이 소련이랑 ㅇㅇ(1.229) 02:12 42 0
1009277 일반 고려 흑태자) 노벨피아에도 연재하자 ㅇㅇ(211.194) 02:04 56 0
1009276 일반 1588)생리현상 굳이 안한다할 필요있나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2:03 76 1
1009275 홍보 공모전 2화짜리지만 트립물 홍보좀 하겠습니다. JKF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4 88 3
1009274 일반 1588)에 히로인이 있으면 안 되는 이유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50 144 3
1009273 일반 1588)이거 발달학 교육학 대혁명각 있는거 아니냐 고나리삼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7 92 1
1009272 일반 효도여포 삼국지 몰라도 보는 거 가능?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42 50 1
1009271 일반 서고트 왕국이 아리우스파를 계속 고수했다면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31 66 1
1009270 일반 1588) 이건 뭐 함부로 싸지도 못하겠네 [2] 두어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9 200 2
1009269 일반 1588)아니 성인의 유해에 같은 부위가 2개인게 말이되냐? 대붕이(121.128) 01:29 142 2
1009268 일반 ㄱㅇㄷ) 어크 신작에 흑인 사무라이 나오네 [7]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27 108 0
1009267 일반 1588) 총독 합류한거 대국적으로 ㅅㅌㅊ아님?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4 150 0
1009266 일반 ㅌㅌㅊ) 건륭제 이새끼 그게 안걸릴거라고 생각한거냐... 알룰로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13 142 0
1009265 창작 그래도 우리는 대항한다 - 140 [7] 우라와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1:09 197 14
1009264 일반 1588) 근데 번역기 정확도는 어쩌다가 밈 됨?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55 214 1
1009263 일반 1588)이 소설에 히로인이 존재할수 있음? [2] 바나헤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6 204 0
1009262 일반 1588)의외로 번역기는 크게 오역은 없는 듯 쏘비에트키로프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43 161 1
1009261 일반 ㅌㅌㅊ) 오늘의 건륭제는 살려만다오급으로 추했다... [4]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7 234 0
1009260 일반 1588) 천사가 운영하는 종파를 어떻게 이기냐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6 152 1
1009259 일반 1588) 잠깐, 영국 국교회 좆망각이 있는건가?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33 259 1
1009258 창작 진주만 공습대신 맨해튼 공습이 터전 대체역사 [28]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4 236 4
1009257 일반 1588) 왕가나 유력 가문생각 보다 종교말고도 걱정할 필요 없을듣. [5] vo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20 228 0
1009256 일반 만반열도에서 열도는 경제기반이 농업 위주 아닌감 [7] ㅇㅇ(218.39) 00:19 111 0
1009255 일반 1588) 근데 주인공 사는 집 그냥 그대로 뜯어서 옮겨도 함안함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17 164 0
1009254 일반 그우대 같은 갤 명작 시리즈 추천 좀 [5] ㅇㅇ(211.211) 00:09 110 1
1009253 일반 띵군)호주는 진짜 일본이 먹었어야했다 [7] 와이번ㄷ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0:00 244 2
1009252 일반 1588)김이상=네모=아무것도 아닌자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268 6
1009251 일반 1588) 생각해보니 심장 칼빵은 용서해도 레이시즘엔 용서가 없네 [3]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311 5
1009250 일반 1588)생각해보니 아기랑도 대화중인거임? [2]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253 0
1009249 일반 1588 주인공 표지 만들어봄 [5] 기묘형JoJo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729 18
1009248 일반 1588)기적을 봐놓고도 덤볐다가 죽은 놈 말임 [4] 대붕이(175.196) 05.15 354 5
1009247 일반 벨기에인의 왕 레오폴 2세 Italia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118 0
1009246 일반 1588 주인공 이름 왜 네모임? [6]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282 1
1009245 일반 이순신이 ㄹㅇ 회귀자 아니냐? [3] ㅇㅇ(221.161) 05.15 182 0
1009244 일반 삼국시대 이전 시대 대역은 없음? [2] 대붕이(175.121) 05.15 82 0
1009243 일반 띵군)4부의 세계에서 우리가 아는 음악들이 폭발적으로 나왔네 [5] ㅇㅇ(222.103) 05.15 185 4
1009242 일반 1588) 언어치트 때문에 아기와 말이 통하는거? [2] ㅇㅇ(182.231) 05.15 346 1
1009241 역사 편살?) 부패의 재구성: 그 많던 소들은 다 어디로 갔나 [20] 까다로프스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05.15 730 42
갤러리 내부 검색
제목+내용게시물 정렬 옵션

오른쪽 컨텐츠 영역

실시간 베스트

1/8

뉴스

디시미디어

디시이슈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