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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갤 감성 문학] You always have me 19앱에서 작성

인투디프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20 00:47:50
조회 418 추천 33 댓글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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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

'벌컥'

[야, 자냐!!]

"끄아! 예? 안 잡니다! 안 잡니다! 예!"

[어후... 어우 그랬구나, 안 자구나. 어어. 후...]

"....?"

[....?]

"무슨 일로...?"





[아아, 맞다. 어 그거 전달해주려고 왔어.]

"어떤...?"

[아, 우리 그거 고소처리 한 거. 기소처분 됐대.]

"오 그래요? 재판 날짜는 정해졌나요?"

[어. 듣고 오는 길이다. 12월 22일이래.]

"12월 22일... 얼마 안 남았네요?"

[그렇지... 마음 단단히 먹어.]





"후... 약을 먹을까요?"

[어... 먹는 게 낫지 않을까?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잖아.]

"혹시 모르니 챙겨가야겠네요."

[어어. 그리고 고소 준비하고 뭐 조사하고 해야되니까 빨리 나와라.]

"아, 네넵."





우리는 재판을 더 확실히 하기 위해서, 또 형량을 조금이라도 늘리기 위해서 여러 조사를 했다.

검사님께서는 나와 사장님에게 형량이 깎이는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건 어쩔 수 없었기에 착잡한 심정으로 알겠다고 했지만, 그 뒤로 나온 검사님의 말씀은 내 멘탈을 부숴버렸다.







{어... 가해자가, 정확히 하면 피고인이죠? 아무튼 이런 걸 제출을 했더라구요?}

"분노조절장애 진단서요? 그런 거라면..."

{아뇨, 다른 거요.}

"다른 거요...? 다른 게 또 있다구요?"

{네, 조현병... 진단서를 끊어왔더라구요?}

"조현병이라구요? 제가 아는 그거요?"

{네... 조금 의아하긴 했습니다만, 음성증상이 있다고 나와있더라구요.}

"그럴...리가 없는데."






{아는 거라도 있으신가요?}

"아뇨, 그건 아니지만... 그럼 왜 처음부터 내지 않았던거죠?"

{저도 그 점이 의문입니다. 하지만... 의사의 진찰을 받고 끊어온 진단서다 보니 믿을 수 밖에 없죠.}

"그럼 형량이 더 감형된다는 말인가요?"

{형량이 더 감형된다기 보다는, 감형되는 걸 최대한 막아보려는 저희 쪽에 쐐기를 박은거죠.}

"내려갈 수 밖에 없게 한 건가요...?"

{그렇다고 볼 수 있죠. 이 진단서 상으로는 그렇습니다.}

"하...."






가해자가 한 말이 내 머리를 맴돌았다.

'정의는 항상 패배할 뿐이지.'

'넌 결국 또 실패한거야.'

'대한민국을 믿지 말라고, 젊은 친구.'



난 고개를 휘저으며 애써 그 말들을 잊어버렸다.

계속 아닐거라고, 잘 될거라고 스스로 세뇌하지만 불안한 건 어쩔 수 없었다.

감형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게 비참했다.

재판 날짜가 다가올수록, 긴장감은 극대화되었다.








(12월 22일)

".... 후우..."

'벌컥'

[야, 자냐!!!]

"으아악!! 안 잡니다!!"

[어어, 다행이다. 어? 준비 다 했네?]

"하핫... 그럼요."

[이런 준비성 넘치는 자식. 빨리 가자.]

"아, 네네."

[야간 알바 기다리고 있다ㅡㅡ]

"아핫, 네넵."






[아, 맞다. 너 약 챙겼냐?]

"아, 맞다."

[아잇 정말... 이럴 줄 알고 일부러 일찍 가자 했다...]

[그, 야간 알바야. 유턴 할건데 양해 좀 해주라..?]

{네, 알겠어요.}

"ㅈ..죄송합니다... 하하..."

[됐어, 다시 병원으로 갈라니까 빨리 가져와라.]

"네..."







[병원 도착!! 2분 준다!! 뛰어!!!!]

"예 알겠습니다!!"

[120! 119! 118! 117! 116! 115...! ...14! ...3!]






난 사장님의 카운트를 뒤로 한 채 서둘러 내 병실로 갔다.

이렇게 뛴 적은 살면서 참 오랜만인 것 같았다.

난 재빨리 내 병실에서 약통을 챙긴 뒤 사장님의 차로 달려갔다.





'벌컥'

"제가 왔습니다!! 허억... 허억..."

[2... 1. 와 타이밍 잘 맞춘다 너?]

"제가 또호... 계단으로 올라 간... 허억... 거 아니겠습니까...? 허억..."

[어, 사실 그렇게 서두를 필요도 없었어. 시간 많이 남았거든 ^^]

".....아."

[ㅋㅋㅋㅋ 귀여운 자식, 빨리 타라.]

"네..."






(법원)

"와... 긴장되는데요."

[법원에 와서 긴장 안 하는 놈이 어딨겠냐... 나도 긴장 된다...]

{....}

"법원 와 보셨습니까?"

[법원? 와 보긴 했지~]

"무슨 일로...?"

[나중에 말 해 줄게 임마 ㅋㅋㅋ]

"앗... 넵..."







[저기 정수기 있네. 약부터 먹어라 일단.]

"엇, 네넵."

[난 여기 앉아있을란다...]







난 약 3알을 꺼내 입에 집어넣었다.

지방 법원이긴 하지만 긴장되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사장님이 내게 장난 쳐 주신 것도 내 긴장감을 풀어주려 하신 것 같아 괜히 위로가 되었다.

난 사장님 옆에 앉아 여러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야간 알바는 우리와 조금 떨어져 앉았다.

그리고 재판 시작 시간이 다가오자, 재판 장소로 들어 가 진행을 기다렸다.







재판이 시작하기 전에는 침묵과 고요 속에 긴장감만이 맴돌았다.

그리고 재판이 시작되었다.

판사님은 이 사건에 대한 재판을 시작한다고 하시며 진행을 하셨다.

그러자 원고측, 우리 쪽에서 먼저 형량을 요구했다.

또, CCTV 자료와 녹취 기록, 내가 다친 정도가 나타나있는 진단서를 증거로 제출했다.






그 때, 가해자의 표정에는 약간의 분노와 가소로움이 맴돌았다.

난 직감했다.

무언가 꿍꿍이가 있다는 것을.






그 뒤, 변호사는 피고 측이 사건 당시 취해있었던 점,

분노조절장애로 인해 올바른 사고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점,

조현병으로 인해 망상과 환각 등에 빠져 사고처리 등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점 등등을 얘기하며 감형을 요구했다.






검사와 변호사와의 치열한 신경전이 계속되었다.

반론하고, 이의제기하고, 많은 걸 하다보니 어느새 난 정신이 나가려고 했다.

재판이 점점 막바지에 다다른 듯 했다.

그리고 판사가 내린 형량은, 내 정신이 바짝 들게 했다.





{피고인은 명백한 폭행 의도를 가지고 무기를 이용해 원고 측의 머리를 가격하여 쓰러지게 했고, 특정한 사람에게 모욕적일 수 있는 발언을 했다.}

{그리고, 피고인에게 폭행과 기타 전과들이 남아있어 형량이 가중된다.}

{그러나, 피고인이 음주 후 취한 상태였던 점, 분노조절에 힘든 상황이었던 점, 조현병으로 제대로 된 의사판단을 하기 어려웠던 점을 인정한다.}

{또, 피고인이 했던 발언은 그 비유의 명확한 뜻이 나타나있지 않았고, 기준이 모호했던 점을 인정하여, 특수폭행죄만을 적용한다.}

{이러한 이유로 피고인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한다.}

'땅! 땅! 땅!'





1년 8개월? 1년 8개월???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말도 안 되는 형량이었다.

5년 이하의 징역이 적용될 수 있는 특수폭행죄에, 전과기록 까지 남아있는 피고였다.

취한 상태였고 정신적인 문제가 조금 있다고 한들 2년 8개월은 너무한 거 아닌가?







내게 욕할 때 까지만 해도 뇌는 잘 돌아가던 놈이었다.

물론 그런 심한 말이 정상적인 사람의 뇌에서 나오진 않겠지만, 의사전달과 판단은 잘 하는 것 같았다.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 나는 피고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웃고 있었다.

그것도 아주 소름끼치는 미소를 지으면서.







그 때, 나와 피고가 눈이 마주쳤다.

피고는 내게 능글맞은 미소를 지으며 입을 움직였다.

'넌 졌어, 이번에도.'








말은 하지 않았지만 분명 입 모양을 또박또박하게 지었다.

분명히 내게 졌다고 했다.

난 분노가 치솟았다.

이 결과를 절대 인정할 수 없었다.






{이상으로, 이 재판을 마치는 바이다.}









(법원 밖)

"....."

[......]

{...이렇게 될 줄 알았어요.}

"...?"

[...그게 무슨... 소리야?]

{....성희롱이 인정되지 않을 것도, 형량이 터무니 없이 나올 것도 예상했다구요.}

"......."

[....미안하다.]

{사장님이 왜 미안해요, 누구보다 힘 써주셨는데.}

[....]

{...모르셨나보네요, 그 사람.}

"....?"

[...아는 거 있어?]

{...돈 많대요. 감옥에서 나오고 로또 당첨돼서 그 돈으로 사업하고 성공했대요.}

"...역시 그럼..."

{...확실하진 않지만, 분명 뭔가 있어요.}

[....다 알고 있었던거야?]

{....네, 어느 정도는요.}

"....."

[......]







야간 알바 분은 담배를 꺼내 피우기 시작했다.

그렇게 침묵의 시간만이 흘렀다.

얼마나 지났을까, 야간 알바 분이 다시 입을 떼었다.






{...뭐해요?}

[엉?]

"ㄴ..네?"

{담배연기 계속 마실거에요? 거의 다 피워가는데.}

[아... 아니, 그건 아니지만.]

"...."

{너무 상심하지 마세요. 원래 이런 거니까.}

"....?"

{그래서 전 안 믿어요. 이 나라.}

{기껏 재판 열어 봤자죠.}

{...먼저 들어가볼게요. 수고하세요, 두 분.}

[어? 어어, 조심히 들어가.]

"안녕히 가십쇼..."







"...."

[.....]

"...항소, 할까요."

[돈이 어딨겠냐... 그냥 이러고 마는거지...]

"...."

[너무 안타까운데, 이게 현실인 걸 어떡하겠냐.]

"...정말, 안 되는 걸까요."

[....돈 아껴라... 화나긴 한데, 더 형량 늘어날 것 같지도 않고.]

"....이대로 놔두는 게 옳은 선택일까요?"

[옳은 선택이라... 그건 니가 결정하는거지.]

"....네?"








[...나도 꿈이 있었다.]

"어떤...?"

[검사. 난 검사가 꿈이었어.]

"검사요?"

[어. 의외지? 난... 그냥 저런 애들 인생 다 조져놓고 싶은 그거 딱 하나만 바라보고 검사의 꿈을 가졌지.]

"...."

[근데, 쉬운 게 아니더라. 난 끈기가 없거든.]

"하지만... 사장님은 편의점 사장 일만 몇 년째 하시잖아요?"

[...난 너무 늦었어.]

"...."

[무언갈 새로 시작하려면, 적절한 시기가 있는거야.]

[난 그 시기를 놓쳐버린거고.]

"......"

[너가 만약에 확실한 동기를 가지고 삘 꽂히는 게 있으면, 그거 그대로 밀고 나가라.]

"네?"

[끈기 없어서 도중에 포기한 이 인생 선배 루저 사장님께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해 주는 조언이다 임마...]

"....."

[그 마음 속의 들끓는 거. 그거 하나면 된다.]

[그거 하나 믿고 쭉 달려. 너라면 할 수 있을거니까.]

"...그걸 어떻게 믿나요."

[어떻게 믿냐고? .... 딱 보면 안다, 임마.]

".....감사합니다."

[뭘 또 감사해... 일로 와라, 가자.]

"...넵."







"....."

[...너무 상심하지 마. 돈 많은 놈 상대로 감옥 보낸 것도 대단한거다.]

"하지만... 너무 적은 형량인걸요."

[그 돈 많은 놈이 어떤 짓을 했는지는 모르겠다만... 냉정하게 받아들이긴 해야하지 않겠냐.]

"....."







[도착이다, 조심히 내려.]

"...넵, 항상 감사합니다."

[하... 감사할 게 뭐가 있겠냐... 내가 이 정도 밖에 못 해줘서 미안하다.]

"...아닙니다."

[.....힘 내고.]

"넵."

[ㅎㅎ... 들어가라~ 너무 우울해 하지 말고!]

"...넵."

[...간다~]

"...들어가십쇼! ....."






(병원)

"하...."




아쉬웠다.

도대체 무슨 짓을 했길래 형량이 그렇게 나올까.

난 냉수를 벌컥벌컥 들이마셨다.

그리고 멍을 때리는데, 메시지 알람이 울렸다.

사장님이었다.





'[너무 풀 죽어있지 말고 임마! 어깨 펴고!]'

'[너 좋아하는... 그 영화 뭐냐? 그거 보면서 힐링 좀 하고 해~]'



"...."

'감사합니다.'





'[그래~ 힘 내라...!]'

'넵.'





난 오랜만에 겨울왕국 소식을 보러 프갤에 들어갔다.

여전히 겨울왕국 얘기로 북적였다.

참 대단하기도 하지.

난 저번에 봤던 싱어롱에 대해 조사하기 시작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9화는 여기까지...!

좀 길었던 것 같네...

읽어줘서 고마워~

개추랑 댓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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