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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갤 감성 문학] You always have me 10앱에서 작성

인투디프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08 01:13:01
조회 860 추천 40 댓글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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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

오후 4시쯤 구석에서 멍 때리고 있던 나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났다.

저녁에 영화를 보러 가기 위해 씻고 나가야 하기 때문이었다.




준비를 마치고 나는 거울 앞에 섰다.

긴장한 기색이 역력한 얼굴.

하지만 전 날에 비해 더 당찬 눈빛.

그래. 그 눈빛 하나면 충분하리라.




난 당장 문을 열고 나갔다.

비장하면서도 긴장되는 이 애매한 감정은 나를 더 애태우기만 했다.

난 발걸음을 서둘렀다.





영화관에 가까워질수록 식은땀이 흐르려고 하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기대되는 이 기분은 나도 알 수 없었다.

분명 로비에 들어서자마자 쫄아서 떨고 있을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영화관)

역시 로비엔 사람이 가득했다.

익숙해질 법도 했다.

영화관에 가기만 하면 떨고, 쓰러지고.

이런 뻔한 삶을 사는 건 너무나 지겨웠다.





하지만 내게 반전 따윈 없었다.

다시 또 한 번 똑같은 레퍼토리를 반복할 듯 했다.

내 정신과는 다르게 불안증세가 시작되었기 때문이었다.





'망할...'

불안증세가 더 심해지기 전에 서둘러 구석에 앉은 나는,

갤질을 하려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그 때, 익숙하지 않은 감촉이 느껴졌다.




부스럭거리는 소리와 함께 난 주머니의 무언가를 꺼냈다.

메모장이 나왔다.

아, 맞다. 오늘의 목표.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나에게 준 미션은 날 당혹감에 휩싸이게 했다.

어제보다 덜 떨면서 커피를 사라니...

내키진 않았지만 지금 서둘러 사야했다.

더 심해지면 답이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폰을 꺼내려던 손을 내려놓고 난 일어섰다.

다리가 떨리고 있었지만,

이젠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어제보다는 말이다.




난 떨리는 어깨를 겨우 펴고 걷기 시작했다.

경련으로 인해서 눈물이 고이려고 했다.

걷다가 갑자기 우는 게 얼마나 이상하고 멍청해보이는지 잘 알았기 때문에,

난 애써 마인드컨트롤을 하며 매점으로 갔다.





어제보단 덜 떨고 있었기에 안 보이던 것들이 보였다.

티켓 기계보단 살짝 작은 사이즈의 기계가 있었다.

음식을 주문하는 걸 도와주는 용도인 듯 했다.





이런 것도 있었단 말인가?

난 요즘 시대의 흐름에 뒤쳐진 듯한 기분에 조금 굴욕적이었다.

요즘 사람처럼 기계를 이용해 주문을 하고 상품을 받아서 결제만 하고 올 수도 있었지만,

난 불안증세를 극복하기 위해 커피를 사는 것이기 때문에 직접 주문을 하기로 했다.





손이 떨렸고 눈물도 흐르려고 했지만,

난 애써 침착하며 주문을 시작했다.



[주문하시겠어요?]

"어어... 네... 따뜻한... 아메리카노... 미디엄으로 주..세요."

[네~ 2500원 입니다!]

"여기...요."

[넵~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하하하! 내가 해냈다!

물론 떨지 않았던 건 아니지만,

어제에 비해 매우 안정된 말투와 어조로 얘기했다.

이 참을 수 없는 기쁨은 내가 성취감에 빠져버리기에 아주 알맞은 것이었다.



[커피 나왔습니다~]

"ㅎㅎ... ㄴ..네..."




난 어제보다 한층 가벼워진 발걸음으로 자리로 돌아가고자 뒤를 돌았다.

그런데 하필 내 뒤엔 대기줄이 좀 있었다.

뒤에 있던 사람을 본 나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하지만 겉으로는 티를 내지 않았다.

눈은 다소 커졌을진 모르겠지만 말이다.




사람이 길게 늘어선 걸 보고 나니,

성취감으로 인해 잊고 있었던 불안증세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그 전부터 몸이 떨리고 있었긴 했을테지만 내가 별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기에 그냥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사람이 많은 걸 보고말았기 때문에 내 몸은 다시 떨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설마 떨림이 아주 약하게 오려나 싶었는데.

내 기대는 산산조각으로 부서지고 말았다.





서둘러 줄을 빠져나와 내 자리로 가려던 나는,

다리가 떨렸던 탓에 조심스럽게 발걸음을 떼었다.

어제보단 괜찮아.

어제보다 심해지지 않을거야.

침착해.

난 계속 머릿속으로 나에게 최면을 걸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나아질 경련이 아니었다.

그렇게 해서 나아졌다면 내가 이토록 시달리며 살진 않았을 것이다.

희망이 절망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걸음을 내딛을 때마다 불안증세는 심해졌고,

어지럼증이 오려고 했다.





갑자기 이렇게 불안증세가 심해진 탓에 나도 당황했다.

이렇게 급할 필요까진 없지 않았나 라는 내 몸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

도대체 뭐가 무섭고 떨려서 불안증세가 온 건지 나도 알고 싶었다.





그저 사람이 많은 것일 뿐인데.

아무도 날 공격하려 들지 않는데.

도대체 뭐가 날 이렇게 만들었나 새삼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

내 이런 모습을 공감해 줄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기에,

난 그저 참고 살아 올 수 밖에 없었다.

그리고 그 고독과 인내는 내 불안증세를 더 키워갔었다.






힘겹게 자리로 돌아와 앉은 나는,

도저히 이해 할 수 없는 내 모습과 그 동안 아무도 내게 손을 내밀어주지 않았다는 원망. 그리고 거기서 어떻게든 빠져나오려고 발버둥치는 내 처량한 모습에 눈물이 흘렀다.

불안증세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었다.

그냥, 그저 너무 슬펐다.

너무 억울했다.




왜 나만 이런 모습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은 자꾸만 내 삶의 가치를 깎아내렸다.

그런 질문은 하지 않는 게 좋다는 걸 알면서도,

분함과 억울함 때문에 난 하루에도 몇 번씩 이 질문을 내게 던졌다.





모든 게 원망스러웠다.

난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참을 수 없었다.

그 동안 내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힘듦을 겪으면서 자라왔으며 지금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큰 용기가 필요했는지 아무도 관심조차 가져주지 않았다.

도저히 억울하고 분해서 터져나오는 눈물을 참을 수 없었다.





물론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난 그 자리에서 20분 가량을 울기만 했다.

그리고 제 풀에 지쳐 눈물이 다 떨어질 때 쯤,

난 오기가 생겼다.




내 마음에서 자라나는 분노는 내가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만들었다.




난 스스로 일어설 것이다.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더라도 난 꿋꿋이 나 답게 살아 갈 것이다.

누구보다 당당하게 살아 갈 것이다.

그리고, 온 세상에 당당히 알리리라.

내가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달라졌다는 걸.

이젠, 불안에 떨지 않을 것이라는 걸 말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0화는 여기까지...!

주인공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 기대해주라!

읽어줘서 고마워~

재밌었다면 개추랑 댓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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