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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갤 감성 문학] You always have me 14앱에서 작성

인투디프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0.02.13 14:55:10
조회 447 추천 34 댓글 31
														

(프롤로그~9화까지 링크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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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난 겨울왕국을 보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하루하루가 절망대신 행복으로 바뀌었고,

불안과 두려움은 이젠 잊어가고 있었다.

겨울왕국이 내 인생을 바꿨기에 난 이 영화가 더욱 좋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난 충격적인 사실 하나를 마주하고야 말았다.

통장 잔고가 비어가던 것이었다.

언젠가 필요할 때가 있겠지 싶어 엄마에게 주려고 했던 선물과는 별개로 저축해두었던 돈이 떨어지고 있었다.

이 말은, 다회차를 멈춰야 한다는 뜻이었다.





"하... 알바 해야되네..."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후유증과 불안증세가 심해지자,

난 알바를 그만두고 저축해 둔 돈과 부모님의 유산으로 생활을 유지해갔다.

내 팬심을 채우자고 부모님의 유산으로만 생활비를 쓸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그만한 불효가 어디있겠는가?




난 알바를 구하기 위해 전에 일하던 곳을 찾았다.

익숙한 편의점 냄새가 나를 반겼다.



[어서 오세요~ 어...?]


사장님이었다.

설마 내가 쉬는 동안 알바를 안 구하신건지 의문이 들어 내가 더 놀랐다.



"아니 사장님! 알바... 아직도 안 구하셨어요...?"

[아니... 어...? 아잇... 너 왜...?]



사장님은 내가 우울에 빠져 사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나의 외출에 적잖이 놀란 듯 했다.

하긴, 약을 사러 가는 것과 아주 가끔 납골당에 가는 것 빼고는 외출이 없었기에 그럴 만도 했다.

사장님은 7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밝아진 나의 모습에 다소 의아해 하는 눈빛을 보냈다.



"아... 이제 괜찮습니다. 그 일은... 과거일 뿐이니까요."

"그나저나... 알바 안 구하세요...?"

[어? 아... 얼마전에 알바가 그만둔다고 해가지고 내가 당분간 좀 하기로 했다.]

"오! 정말요?"

[어. 왤케 놀라 임마... 사장이 다 이런거지... 뭐 필요한 거 있냐? 너가 담배를 피던가?]

"어... 아뇨? 다른 일 때문에 왔습니다만..."

[뭐야... 나한테 안부인사 전하려고 왔냐? ㅎㅎ 짜식, 나는 잘 지낸다 임마~]

"하하.. 아뇨 그... 알바 구하려고..."

[알바?? 할 수 있겠어...? 힘들진 않겠냐?]




참 이상한 사장님이었다.

보통이라면 자신의 이익을 위해 나를 거절했을 것이다.

불안에 찌들어서 살았으니까.





하지만, 이 사장님은 달랐다.

달라도 너무 달랐다.

이렇게 알바한테 친절하고 편하게 대해주는 사장님은 아마 이 분 빼고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사장님은 내게 알바 하면서 힘들진 않겠냐고 걱정을 먼저 해주었다.





"어... 그럼요! 이제 정말 괜찮다니까요...!"

[와... 너만 괜찮으면 나는 무조건 오케이지~ 최저시급만 받고 그렇게 열심히 일하는 애가 너 말고 더 있겠냐? ㅋㅋㅋ]

"하하... 다 사장님 덕분 아니겠습니까?"

[오~ 너 사회생활 좀 늘었다? 짜식... 역시 뭔가 있었구만?]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귀여운 녀석.. 그럼 내일 당장부터 일 할 수 있겠냐?]

"오 정말요? 어우 바로 일하겠습니다!"

[오케이! 내일 와라~ 연락하고!]

"넵~~"




알바가 아주 속전속결로 구해진 건 다 이유가 있었다.

이 편의점이 지어지고 나서 얼마 지나지 않은 시기부터 알바를 시작했던 나는,

사장님과 꽤나 오랜 시간을 일했기에 서로에 대한 신뢰가 깊었다.

사장님은 내게 친절하게 대해주었고 나는 그 덕분에 일을 열심히 했었다.





편의점 알바가 뭐 별 거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이 편의점은 알 수 없는 이유로 참 진상이 많이 왔다.

그럼에도 꿋꿋이 침착하게 일 해오던 나였으니, 사장님 눈에는 예뻐보일 수 밖에 없었을 것이었다.





유독 착했던 사장님은 내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집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을 때 화를 내시긴 커녕 걱정해주셨다.

그리고 내가 알바를 할 수 없다고 전하자, 괜찮다며 나를 위로해주었다.

그리고 월말이 아니었기에 일한 값만 주는 것이 맞았을 터인데 사장님은 내게 월급을 다 주시며 한동안 나를 계속 신경써 주셨다.

정말 내게는 친 형. 또는 양아버지와 같은 존재였다.





그러한 이유로 단 5분만에 정말 말도 안 되는 속도로 취직에 성공한 나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에 귀가했다.

"7년만에 하는 알바라..."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잘 할 자신은 있었다.

그래도 편돌이 경력이 있지.

설마 벙어리처럼 있겠어?

난 자신감을 갖자는 태도를 갖고 의자에 야심차게 앉았다.





"..."

할 게 없다는 걸 깨달은 나는,

바로 영화관으로 가서 겨울왕국을 보기로 했다.

이제 본격적으로 일을 하게 되면 많이 못 보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더 보자는 마음이었다.

그렇게 나는 다소 아쉬운 기분으로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관람했다.





집으로 돌아오니 어느새 저녁이었다.

난 바로 씻고 침대에 누워 내일의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아무리 편의점 알바를 많이 해봤다지만,

7년이라는 세월은 결코 무시할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 영화처럼 아주 갑작스럽게 면접도 없이 일을 하게 된다는 건 정말 위험한 도박이었다.

분명 내일 사장님의 잔소리를 들을 것이 뻔했기 때문에 피로가 많이 쌓일 것이었으므로 난 일찍 잠을 청하기로 했다.





그 때, 전화 벨이 울렸다.

사장님이었다.

아, 맞다. 연락하라고 하셨지.

난 조심스레 전화를 받았다.



"ㅇ..여보ㅅ..."

[엥 뭐야 바로 받네? 야 니 일부러 전화 안 했냐?]

"네? 아... 그게 아니고... 그..."

[출근 전 날부터 실망시키는구나?]

"ㄴ..네?? 아, 아닙니다! 그게 아니구요! 예..."

[...그게 아니라 뭐?]

"...까먹...었어요...ㅎ..."

[하... 갑자기 불안해지게 하네 요 녀석...?]

"ㅇ..어... 죄송합니다..."

[괜찮으니까, 내일 빨리 나와. 너 편의점 일 하는 방범 다 까먹었다에 내 편의점 건다.]

"억... 예 알겠습니다!"

[어 그래. 늦으면 너 내일 바로 해고다~]

"하하... 걱정 마십쇼!"

[짜식... 그래 끊는다~]

"넵~"





여전히 장난기가 넘치시는 사장님이었다.

내가 일을 그만두고도 여러 차례 과일이나 선물들을 조금씩 보내주시던 사장님이었기에,

우리의 친분은 말하지 않아도 꽤나 끈끈하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난 조금 불안한 마음을 안고 잠을 청했다.





(다음날)

[빰~ 빠빠빰~ 빰빠라밤빰 빰빠라밤빰빰~ 빰빰빰~]

"느어! 으어... 아? 아... 하...."




역시 알람소리는 군대 기상음이 제격이었다.

영화는 못 가게 되었을 때 취소하면 그만이지만,

오늘은 못 가게 된다면 바로 생계수단 삭제였기 때문에 조금 특별한 알람음을 썼다.





난 잠에서 깨자마자 시간을 확인한 후 침대에서 일어나 준비를 시작했다.

이미 아침에 활동하는 건 조조영화를 보는 것으로 조금 훈련을 해놨기 때문에, 그리 힘들진 않았다.

난 준비를 끝마치고 거울 앞에 섰다.




여느 때에 비해 훨씬 밝아진 얼굴.

다소 긴장한 기색이 있지만 도전을 즐길 준비가 되었다는 듯한 표정.

자신감이 생긴 듯한 모습.

얼굴은 참 역하게 생겼지만 그래도 그 모습이 조금 맘에 드는 나였다.

난 나도 모르게 미소를 조금 띄고 있었다.




"좋아, 가볼까."

영업시작 2시간 전에 도착한 나는 편의점 입구에서 사장님을 기다렸다.

조금 춥긴 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사장님이 오셔서 다행이었다.





[뭐야, 일찍 왔네? 역시 일처리 하나는 끝내준다니까.]

"하핫, 저만 믿으십쇼~"

[어휴... 기계나 만져보고 그런 말 해라.]

"기계요...? 그냥 편의점 기곈데... 뭐 달라질 게 있겠습니까?"

[많~~이도 달라졌다 이 아재 자식아 ㅋㅋ]

"ㅇ..아니... ㅁ..뭐.. 아재라구요??"

[장난이야 임마~ 발끈하기는 ㅋ]

"....."





반박할 수는 없었다.

영화관 무인주문 기계도 얼마 전에 사용법을 겨우 깨우친 나였기 때문이었다.

정말 많은 게 바뀌었다는 사장님에 말에 조금 긴장이 되었다.

난 침을 꼴깍하고 삼켰다.




[자, 우선 카운터. 기억 나기는 하냐?]

"어... 물론이죠! 예... 아마도 그럴겁니다."

[아마도 같은 소리하고 있네... 그럼 이거 결제해 봐.]

"이거요? 허... 껌이죠."

[과연? ㅋ]

"어... 뭐야... 어...? 흠... 잠깐만요... 아니 잠깐만요 뭐에요 이거?"

[뭐긴 뭐야 요즘식 기계지 임마 ㅋㅋㅋ]

"아니... 뭐야... 너무 많이 달라졌는데요?"

[내가 너 그럴 줄 알았어. 비켜 봐. 다 알려줄게.]





난 사장님께 30분간 설명을 들었다.

기본적인 시스템은 달라지지 않고 UI와 여러 기능들이 추가되었고 좀 더 편하도록 개편되었던 것이 전부였기에,

난 금방 깨우칠 수 있었다.

공부는 못해도 이런 건 잘 할 자신이 있었다.




[...여기까지. 이해됐냐?]

"어... 예! 확실합니다."

[확실해? 좋아. 그럼 이거 다시 결제해 봐.]

"담배 뒷면... 바코드... 오케이... 딱 찍고... 어... 요렇게? 딱. 요렇게? 하면은? 카드를 딱 꼽는거죠!"

[다행히 할 줄은 아네... 너 이런 속도로 하면 바로 싸대기 날라오는 거 알지?]

"ㅇ..이 정도면 빠른 거 아닙니까?"

[헛소리 하지 말고 연습이나 해 임마.]

"넵..."




난 여러 상품들로 바코드 찍고 결제를 도와주는 연습을 하면서 속도를 늘렸다.

한 20분쯤 했을까,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사장님이 다시 말을 걸었다.





[오케이. 이만하면 됐다. 이제 물품 나열이랑... 재고들... 뭐 이런 거 다시 배워보자.]

"어... 그것도 많이 바뀌었습니까?"

[아니? 이건 별로 안 바뀐 것 같다. 그냥 기억만 잘 하면 될 것 같은데.]

"다행이네요..."






다행히 옛날과 많이 변하지 않은 것들도 있어서 남은 것들은 쉽게 배웠다.

그렇게 다 배우고 조금 쉬려고 의자에 앉으니,

사장님이 다시 말을 걸었다.





[야, 뭐해? 영업 시작이야~^^]

"네?? 아니... 좀 쉬게요..."

[야 여기가 뭔 인기식당이냐? 손님 올 때까진 그냥 쉬어도 되잖아...]

"아, 맞다..."

[귀여운 녀석... 나 어디 잠깐 다녀올건데 너 알아서 잘 할 수 있지?]

"어... 아마도요...?"

[불안해서 못 떨어지겠네 이 자식... 손님 한 3분 정도 받을 때까진 옆에 있을테니까 잘 해봐.]

"넵!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14화는 여기까지...!

주인공의 상태에 따라 문학의 표현도 조금씩 밝아진다는 걸 느껴줬으면 좋겠다...

읽어줘서 고마워~

개추랑 댓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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