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링~'
"어서오세요~"
{혹시 담배 있어요?}
"담배요? 어떤 걸로...?"
{어... 그... 레종... 블루요.}
"...네에~... 혹시 신분증 좀 보여주시겠어요?"
{네? 신분증이요? 아... 아니 제가 그렇게 어려보여요?}
"네?"
{아니;; 신분증 좀 없어도 담배 살 수 있잖아요;; 알바가 융통성이 없네ㅋㅋ}
"...네? ...신분증 없으면 담배 못 삽니다, 보여주세요."
{뭐? 나가? 허.. 싸가지 봐라? 한낱 알바 따위가 손님한테 대들어;; 너 잘리고 싶냐? 사장 누구야?}
"ㅁ...뭐..무슨..."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러시면 안 되는 걸 아시지 않습니까."
{하... 격식 있는 척 하는 거 봐라? 야 사장 누구냐고!!!}
[제가. 사장인데요.]
{ㅁ...뭐? 네? 아... ㅎ... 사장님이시라구요? 아... 아니 담배를 좀 사려고 하는데... 이게 신분증이 집에 있어ㅅ...}
[나가.]
{ㅇ...예?}
[나가라고.]
{ㅇ...아니.. 허, 참 어이없게 하네...}
[몇 살이냐?]
{그걸 왜 물으시는데요;; 알 바도 아니면서... 이 편의점 매출 좀 올려주겠다는데 왜 난리야..;;}
[뭐? 니 같은 애들이 청소년들 이미지 떨어뜨리는 거 생각 안 하냐?]
{알 바 아니잖아요;; 진짜 기분 개더럽게 하네... 걍 나갑니다? 하여간 틀딱 진짜...}
[뭐?? 야!!! 말 다했냐!! 이 ㅆ...!!!]
'띠링~'
[저런 개 씹...]
"어우 진정하십쇼..."
[저 싸가지 없는 저... 아오 저... 개...]
"ㅇ...욕하시면 안 됩니다... 아직 어리잖아요."
[뭐? 야 어리다고 다 용서되는 줄 알아?]
"아뇨, 그건 아니지만..."
[야 저런 애들 때문에 청소년들 이미지 떨어지는 거 아니야;; 저런 애들은 한 번 감옥 가야 된다니까!!]
"...너무 화내지 마세요..."
[아니 넌 화도 안 나냐? 야 너보다 시퍼렇게 어린 놈이 너한테 싸가지 없다 하잖아;;]
".... 다 이해해야죠."
[어우... 뭘 이해한다고 그러냐...]
[하... 있잖아. 그런 건 이해할 필요 없어. 저런 애들은 욕 먹어야 돼...]
"...전 참을 수 있습니다."
[....]
내가 참는 데는 이유가 있었다.
물론, 나한테 다짜고짜 반말을 박은 그 녀석을 어떻게 하고는 싶었지만.
저들도 무언가 사정이 있었겠거니 싶었다.
나도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쁜 길로 빠져들고 싶었다.
그 당시에도 성인이긴 했지만 술, 담배 같은 사소한 것이 아니었다.
인간에 대한 증오.
관계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막막함.
세상에 대한 원망.
이런 감정들로 인해서 난 무언가 일을 저지르고 싶었다.
도둑질? 강도? 아니면, 살인까지도.
나와 관련 없던 사람들까지도 다 없애버리고 싶었다.
그런 마음은 하루가 지날수록 커졌고, 날 지배하기 시작했다.
'... 나라고 못 할 게 뭐가 있냐고.'
'다 나한테 해준 게 뭐가 있는데?'
'...'
'다... 다 왜 그러는데...'
'...... 난... 왜 이러고 지내야 되는데....'
그럼에도 내가 끝까지 참았던 이유.
글쎄, 뭐랄까.
세상을 살아 갈 가치조차 없다고 느꼈던 내게,
항상 들려오던 목소리.
아주 작으면서도, 거대한 목소리.
날 일으켜줬던 목소리.
내 나쁜 마음이 커져갈수록, 더 강해졌던 목소리.
그 목소리는 내게 큰 변화를 주었다.
그 목소리가 뭐냐고?
...
조금이라도 붙어있던 양심.
분명 하지 않는 게 맞다는 생각.
올바른 이치.
내가 해야만 하는 일.
내가 정말 해야 하는 옳은 일.
그게 무엇인지 일깨워준 것.
뭐랄까.
그 깨달음을 얻은 건 내겐 행운이었다.
그리고, 내가 참았던 이유.
그들도 언젠가는 깨달을 수 있겠지 하는 희망.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았으니까.
이해해주려 하지 않았으니까.
더 나쁜 길로 빠져들지 않게 막아주는 사람이 없었으니까.
성인이었음에도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없었으니까.
기다려주고.
이해하려 다가가 주고.
더 나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막아주는 것.
그게 성인이 청소년을 위해 하는 일 아닐까?
분명 그들만의 고민거리가 있을 터였다.
무작정 혼내기만 한다면 세상의 증오심만 커졌을테니.
그래서 난 참기로 했다.
안타까웠으니까.
'띠링~'
"...! ㅇ..어서오세요~"
{엇, 네 안녕하세요 ㅎㅎ...}
"34200원 입니다~"
{넵, 여기요.}
"네~ 포인트번호 있으실까요?"
{아... 아뇨, 없습니다.}
"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넵~ 수고하세요!}
"...."
[야.]
"네?"
[너 정말... 참 신기하다.]
"... 어떤... 의미죠..?"
[어떻게 그런 일을 당하고도 밝게 손님을 맞아?]
"아...ㅎㅎ... 편돌이 경력에서 우러나오는 마인드컨트롤 아니겠습니까... 하핫..."
[...있잖아.]
"네?"
[...넌 진짜 니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한 놈이다.]
"...네?"
[하... 정말 알 수가 없구나...]
"...."
'띠링~'
"엇, 어서오세요~"
{네.}
{여기요.}
툭.
툭.
"...."
{뭘 그렇게 보세요? 기분 나쁘게.}
"....아, 죄송합니다. 결제 도와드릴게요."
{...쯧.}
[...저ㄹ..]
"사장님."
[ㅇ...어? 왜?]
"...아닙니다. 앉아계십쇼."
"23000원 입니다. 포인트 번호 있으실까요?"
{있겠어요? 이런 동네에 누가 자주 온다고... 빨리 계산이나 끝내주세요.}
".... 넵. 감사합니다~"
{하... 네. 수고하세요. 하여간...}
"...."
[와 진짜 뭐지!!! 와 뭘까? 왜 오늘따라 이런 애들이 많이 올까??]
".... 복귀식 한 번 거하게 하네요.. 하하..."
[아니... 우리 편의점이 진상이 많이 오긴한데 왜 이렇게 붐비냐 오늘따라?]
"ㅎㅎ... 저 온다는 소문듣고 다 왔나보네요 ㅎㅎ..."
[하... 이 착해빠진 정말 대단한 녀석...]
"... 손님 세 분 받았는데.. 약속 안 늦으시겠어요?"
[아 벌써 시간이? 어... 혼자 잘 할 수 있겠냐?]
"...네, 얼마든지요."
[하.. 미안하다. 첫 날엔 옆에 붙어있어야 하는건데...]
"ㅎㅎ... 괜찮습니다. 일 보러 가십쇼."
[미안하다... 이따 또 올게!]
"넵! 이따 뵐게요...!"
'띠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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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화는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개추랑 댓글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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