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웠다.
경련은 점점 심해져만 갔다.
"윽... 으읍... 우웁..."
경련 증세는 언제나 내게 끔찍함을 선사했다.
의자에 앉아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서 있는 것보다 힘들었다.
애써 불안한 생각을 지우려 갤질을 하려는 내 손이 미친 듯이 떨리고 있었다.
내 손은 안타깝다 못해 너무나 애처로워보였다.
침착하자.
침착하자.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아.
아무도...
점점 날 옥죄어가는 경련은 내 두려움을 증폭시켰다.
갈수록 경련이 심해지자 책상의 미세한 떨림도 조금씩 커져갔고,
어느새 내 눈엔 눈물이 고여있었다.
식은땀은 이미 흐른지 오래였다.
침...착..하자
침착해야 한다.
아무도 날... 신경쓰지 않아...
아무리 안정을 취해보려 별 생각을 다 해도,
내 불안증세는 식지 않았다.
점점 눈물이 앞을 가리기 시작했다.
난 아무 말도 할 수 없었고,
모든 게 무서웠다.
어지러웠다.
무서웠다.
이 상황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내가 싫었다.
점점 몸에 힘이 빠져나갔다.
미친 듯이 떨어댔으니 탈진하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그런데... 여기서... 힘이 빠지면...
(털썩)
"..."
눈을 떠보니 여긴 병원이었다.
어떻게 된 일인지 난 알 수 없었다.
마침 그 때 간호사가 내게로 다가왔다.
[환자분 괜찮으세요?]
처음보는 사람이라 또 불안증세가 오려고 했지만 그건 중요한 게 아니었다.
"아... 네."
"ㅅ..실례지만 저 왜 여기에 있죠?"
[아~ 그 영화관에서 발작증세를 일으키면서 쓰러졌다고 신고가 들어와서 저희가 응급실로 모셨습니다.]
간호사는 아주 태평하게 말 하는 듯 했다.
"어... 그럼... 저는 왜... 안정되어있죠?"
[아~ 발작증세가 도저히 줄어들지 않길래 저희가 신경안정제를 조금 주입했습니다~]
"아... 그럼 전 영화관에서 쓰러져서 여기 온 거네요...?"
[네, 맞습니다.]
이럴수가.
기절이라고?
그것도 발작하면서 기절했다고?
'분명 물 밖에 나온 작은 생선 같았을거야...'
난 내가 쓰러진 모습을 상상하며 나를 저주했다.
그렇게 병원에서 2시간 정도를 더 머물다 나는 퇴원했다.
병원이 내가 아는 곳이라 다행이었다.
난 바로 내가 항상 가는 정신병원으로 가 약을 처방받았다.
그리고 받자마자 귀가했다.
(집)
"기절이라니...."
큰 일이 벌어질 것을 예상은 했지만,
그게 기절일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역시 약이 없으면 안 되는건가..."
난 한동안 내 비참한 인생에 대해서 중얼거렸다.
평소 같았으면 무서워서 더 이상 영화관을 찾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여기까지 와서 포기할 순 없었다.
눈 앞에 행복을 두고 다시 돌아간다는 것은 어리석인 짓인 것 같았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는 프갤에 오늘 있었던 일을 글로 올렸다.
해결책을 얻을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이었다.
그리고 그 글에 달린 댓글.
'기절이라고...? 힘내라... 눈 감고 엘산나 생각해라'
'미친... 힘들겠다... 파이팅...'
"..."
해결책을 찾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것보다 더 좋은 것을 얻었다.
모두가 날 응원해주었다.
어떻게 얼굴 한 번조차도 못 본 사람에게 이리 친절할 수 있단 말인가?
난 다시 한 번 용기를 내보기로 했다.
약 없이 견뎌보기로 말이다.
이미 한 번 기절을 경험했기 때문에 이건 미친 짓이었다.
하지만, 이런 노력이라도 하지 않는다면
난 평생 방구석에서 혼자 썩어질 게 뻔했다.
놓쳐버린 한 타임이 계속 눈에 밟혔지만,
어차피 또 보면 되기 때문에 신경쓰지 않기로 했다.
난 내일 있는 겨울왕국 상영타임 중 일부러 저녁타임을 골랐다.
불안증세와 싸워 이겨보이리라.
한 번쯤은 도전해보고 싶었던 불안증세와의 대결이었다.
하지만, 쫄리는 건 어쩔 수 없기에...
약통과 생수를 하나씩 챙겼다.
이제 남은 건 내일만을 기다리는 것이었다.
걱정이 앞섰다.
'갔다가 괜히 또 쓰러지면 어떡하지?'
'너무 창피하진 않을까?'
갖가지 생각들을 하고 나서 난 잠자리에 누웠다.
할 수 있다.
침착해보자.
나는 떨리는 마음을 안고 잠에 들었다.
(다음날)
나갈 채비를 하는 내 표정이 거울에 비췄다.
다소 비장한 표정이었다.
다른 건 몰라도 쓰러지지만 말자는 생각이었다.
위급상황을 대비해서 어제 준비한 약과 물을 챙겼다.
"자, 그럼... 가볼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7화는 여기까지...!
읽어줘서 고마워~
재밌었으면 개추랑 댓글 부탁해!
댓글 영역
획득법
① NFT 발행
작성한 게시물을 NFT로 발행하면 일주일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최초 1회)
② NFT 구매
다른 이용자의 NFT를 구매하면 한 달 동안 사용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마다 갱신)
사용법
디시콘에서지갑연결시 바로 사용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