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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 글에서 바로 이어짐)
비도 안 심하겠다 한 곳 더 가보기로 결정한 일붕이. 구니사키 반도의 온천을 체험해보기로 결정한다.
...라는 결정을 내리기가 무섭게 거세지는 빗발.
구니사키 반도는 초목이 빽빽하고 심심하다 싶으면 불교스러운 곳이 보인다. 슬리피우드 같아서 정말 좋아함.
갑자기 마주친 성모 마리아의 벽화. 불교계랑 천주교계가 세계 평화를 기원하며 합작해 만든 거라는데 정말 뜬금없는 길가에 있었다. 관리도 안 되어서 덩굴이 수북한 모습.
절도 절이지만 정말 온 사방에 불교 유물이 놓여 있다. 지금은 도로도 깔리고 가로등도 놓여서 되려 이쪽이 부자연스러워진 것 같지만 중세시대에는 어떤 느낌이었을까.
개인적으로 여태까지 봐온 일본의 석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 인왕상에, 석등에 코마이누까지 다 섞여버린, 정말이지 구니사키다운 조각상이라 정말 좋아한다. 꿈에도 나올 만큼 좋아한다.
뭔가 당시에는 여기까지 오는데 엄청 오래 걸리고 힘들었던 기억뿐인데 여행기로는 12장 만에 정리가 됐다는게 묘하다. 비랑 습기 때문에 걷기 힘들었던 거려나?
센닌유(선인탕)라는 이름에 비해 외관은 평범한 오두막이다. 여기까지 오는 데 거쳐온 기암괴석을 배경으로한 숲길은 이름만큼 신비롭다고 할만했음.
온천치고는 은근 늦는 13시에 열리는 점이 특이한 점.
아늑하니 딱 좋은 내부. 정말 아무 것도 없는 숲길을 하염없이 걷다가 문명과 재회하는 그 기분이란...
일본 목욕탕은 찜질방이 없는 대신 휴게 공간이 넓은 게 또 나름의 특별한 감성이 있다.
식사도 대접한다. 후술할 이유 때문에 밥까지 먹을 여유는 없었음.
물이 정말 뜨뜻하고 좋았음. 알칼리성을 강하게 띄고 있었다.
구니사키 반도 자체가 190만년 전에는 하나의 화산이었던지라 온천이 곳곳에 있다. 우사 지역에도 이 영향으로 온천이 조금 보이는 편. 오이타하면 벳푸도 좋지만 이 근방 온천을 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한다.
온천을 즐긴 다음엔 걷는 동안 틈날 때마다 알아본 코뮤버스를 타고 탈출하기로 했다.
인구 감소로 노선 버스가 철수해버린 동네에는 지자체가 대신 코뮤버스라는 걸 굴리기도 한다.
배차가 일4회도 있는가하면 주2회로 운영하는 것도 있어서 일붕이들이 활용하는 모습을 보기는 흔치 않지만... 깡촌을 여행하다 보면 은근 자주 타게 된다. 의외의 장점이라면 지자체에서 운영하다보니 정보를 찾기 쉽다는 점.
단 200엔에 반도 바깥까지 데려다준다. 아리가또... 아리가또...
ㄹㅇ탈출하니깐 문명으로 돌아왔다는 안도감이 느껴졌음.
버스도 기다릴 겸 인근 명소인 마타마 해안에 가보기로 한다.
게랑 갯강구가 바글거리고 있었음. 얘네도 태풍 대비는 하려나??
그렇게 15분 지각한 버스를 타고, 나도 이제 태풍 대비하러 벳푸로 돌아가게 되었다. 우사역은 USA가지고 노는 것 중에서도 역 마크를 묘하게 성조기를 떠올리게끔 그려넣은 건 진짜 천재적인거 같음.
뉴스에서 태풍 산산이 초강력 태풍이라고 난리를 떨었는데,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초강력 태풍은 맞았다. 문제는 규슈에서만 난리를 치고 시코쿠로 넘어가자 예상했던 것과 달리 귀신같이 약해져버려 오사카에 갔을 즈음엔 비구름 정도만 남기고 소멸해버렸었다는 것...
나만 홀딱 젖은 거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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