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죄로 처벌되기 위해선 운전 당시에 일정 정도 이상의 음주 상태에 있었음이 재판에서 검사에 의하여 증명되어야 하는데
술타기 수법은 음주운전 혐의를 받았을 때 술을 더 마심으로써 '운전 당시'에 일정 정도 이상의 음주 상태에 있었음을 증명하지 못하게 하는 것임

도로교통법에 의하면 혈중알코올농도가 0.03% 이상이 되면 음주운전죄로 처벌되는데
음주운전 혐의를 받고 술을 더 마셨을 때 측정한 결과 0.03% 이상으로 나오더라도, '운전 당시'엔 농도가 몇인지 모르게 되니까
증거가 없어서 처벌할 수 없게 되는 것

물론, 혈중알코올농도 측정 방법에는 후~ 불어서 기계로 측정하는 방식도 있지만,
마신 술의 종류와 양, 체중과 성별 등을 가지고 실제로 기계로 측정하지 않고도 운전 당시의 혈중알코올농도를 추론하는 방식이 있는데
이걸 위드마크 공식이라고 함

그래서 음주운전한 사람이 음주측정에 거부하더라도(이건 이것대로 또 처벌 규정이 있음), 위드마크 공식을 이용해서 음주운전죄로도 처벌할 수 있음
그러면 술타기 수법에서도 위드마크 공식 이용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할 수 있는데 맞음. 이용함

문제는 위드마크 공식이 과학적 추론 방법이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추론' 방법이라 오차가 생길 수밖에 없어서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를 적용하게 된다는 것
가령 술타기 후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가 0.169였는데
술타기 할 때 마셨던 술의 종류, 양을 평상시에 마시게 했을 때, 피고인에게 가장 유리한 수치가 0.141이면
0.169에서 0.141을 공제한 0.028이 '운전 당시'의 추정값이고, 이는 음주운전죄로 처벌 가능한 수치인 0.03% 이하이므로 무죄가 나오는 것. 참고로 이건 실제로 대법원까지 갔던 사건임

위 영상에서 항소심에선 유죄가 나왔다고 하는데, 이건 추정값 공제했을 때 0.03% 이상이라 유죄가 나온 것(정확히는 모르겠지만 뉴스 내용으로 볼 때, 1심에선 소주 2병 다 마셨다고 가정하고 위드마크 공식 계산했고, 이땐 0.03 이하였지만 2심에선 소주 2병 다 마신 게 아님이 밝혀졌고 이를 반영해서 위드마크 공식 계산하니 0.03 이상이 나온 것)

뭐 또 댓글 보면 판사가 어쩌고 저쩌고 하지만
형사법의 허점을 이용한 거라 판사가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거임(아니 판사는 법대로 하는 게 판사인데, 법대로 한다고 지랄할 거면 그 법을 만든 국회의원한테 지랄해야 하는 거고, 그렇다면 국회의원 보고 왜 이런 경우까지 예상하지 못하고 입법했냐고 지랄해야 하는 건데, 입법 당시 이런 경우까지 예상할 수 있으면 그 사람이 국회의원이나 하다못해 보좌관이라도 하는 게 맞음. 그 머리면 입법고시도 합격할 테니 입법고시 봐서 국가 발전에 기여해주길 바람)
여튼 입법적으로 보완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 수법은 기발하긴 함

+) 근데 대중이 사법시스템을 불신하는 것에 대해 언론도 좀 책임이 있지 않나 싶은데
대중이 법 모르는 건 이해할 수 있는데, 그러면 언론에서 알려줄 수 있지 않냐? 이 정도의 내용을 대중한테 이해시키는 게 그리 어렵나?
사법시스템 자체에 진짜 문제가 있어서 대중이 비판의식을 가지는 거면 괜찮은데 대중이 잘 이해하지 못해서 그러는 거면 설명해주는 게
언론인의 사명이기도 하지 않나?
진짜 왜 그러는지 모르겠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