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쿠아의 복수가 성공하여 이미 매장당한 카미키지만, 마지막 발악으로 아카네를 향한 교통사고 사주를 거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영화 촬영을 위해 차를 타고 이동중이던 아카네가 -전도준-당하는 것을 보고 싶다

눈 뜨고 일어났더니 병상이어서 어리둥절하는 아카네를 향해 회진을 온 의사가 사고에 대해 말해주자 점점 굳어가는 아카네의 표정이 보고 싶다

다리가 움직일 확률은 거의 없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병상에서 혼자 우는 아카네가 보고 싶다


그런 아카네를 보고 아쿠아가 자신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면서 자책하는 걸 보고 싶다


그럴 때마다 아카네가 휠체어에 앉은 채로 "괜찮다니까"라면서 아쿠아를 다독이는 모습을 보고 싶다


아카네가 그런 식으로 태연해할 때마다 속이 타들어가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그래서 아카네에게 더 잘해주려고 하고 정성을 다하는 아쿠아를 향해 더 이상 찾아오지 말라고 선을 긋는 아카네가 보고 싶다


'아쿠아처럼 젊고 미래있는 애를...'이라고 생각하면서 아쿠아와 이별하려는 아카네가 보고 싶다


아쿠아는 아카네의 이별 선언에도 불구하고 계속 아카네에게 병문안을 오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러자 아카네가 매몰차게 굴며 아쿠아를 쳐내는 모습을 보고 싶다


힘들게 이어지는 아카네의 재활


계속해서 병문안을 오는 아쿠아


그런 아쿠아를 외면하는 아카네


그런 나날이 계속 이어지고, 어느 날 아카네가 아쿠아에게 예전처럼의 다정한 모습으로 대화를 청하는 걸 보고 싶다


드디어 아카네가 마음을 열어준 것일까, 라고 생각하며 내심 기뻐하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그런 아쿠아에게 "나 미국에 있는 재활 시설로 가게 됐어"라고 말하는 아카네가 보고 싶다


기적과도 같은 확률을 뚫고 다리가 점점 나아질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지만, 이를 완치할 만한 시설은 미국에 있어서 그곳으로 가게 되었다고 설명하는 아카네가 보고 싶다


그것을 듣고 매우 기뻐하지만, 한편으론 아카네와 헤어지게 되었다는 소식에 슬퍼하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그런 아쿠아에게 세상 어느 때보다도 어여쁘게 미소를 지으며 "나랑 멀어지는 게 그렇게 슬퍼?"라고 묻는 아카네가 보고 싶다


그러자 조금의 고민도 없이 "응"이라고 답하는 아쿠아를 보고 말을 잃어버린 아카네가 보고 싶다


그렇게 침묵이 이어지고, 아카네가 한 마디 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우리가 다시 만난다면, 그때는 남들처럼 행복해지자"


그렇게 아카네는 비행기를 타고 미국의 재활 시설로 가고,


아쿠아는 아카네에게 부끄럽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배우로서 대성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렇게 두 번의 겨울이 지나고, 천재 배우로 인기를 얻은 아쿠아가 보고 싶다


그러던 도중, 아쿠아의 핸드폰으로 2년 만에 아카네가 "나 내일 일본으로 돌아가"라고 문자를 보내는 것을 보고 싶다


그 문자를 받자마자 내일의 일정을 다 캔슬하고 이른 아침부터 공항으로 달려가 아카네를 기다리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2년간 그 어떤 연락도 주고받지 못했기에 아카네의 모습이 어떨지 상상하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그렇게 애간장이 타는 시선으로 입국장의 무수한 인파들을 일일이 눈으로 훑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그렇게 몇 시간이 지나고, 결국 지친 아쿠아가 피로에 젖은 눈을 비비적거리고 있을 때,


누군가가 아쿠아의 등을 톡톡 두드리는 모습을 보고 싶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는 아쿠아와,


예전처럼 두 다리로 당당히 서서 아쿠아를 올려다보며 미소 짓는 아카네


"기다렸지 헤헤"


라고 말하는 아카네를 끌어안으면서


공항 내부의 사람들이 다 쳐다볼 정도로 오열하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다행히 걸을 수 있을 정도로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 절뚝거리는 아카네의 곁에 껌처럼 달라붙어서 떨어질 생각을 안 하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끝내 완치에 성공한 아카네가 배우계에 복귀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고 연말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아쿠아가 수상 소감으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자신은 한 사람 때문에 여기까지 왔다면서 아카네를 지목하는 것을 보고 싶다


갑작스러운 지목에 당황하여 부끄러워하는 아카네를 향해 사랑한다고 말하는 아쿠아가 보고 싶다


쏟아지는 박수 갈채 속에서 아쿠아가 허리 숙여 인사하고는 객석으로 내려와 아카네에게 진심키스를 갈기는 걸 보고 싶다


그 이후로 둘이 결혼하고 야스하고 아들 하나 딸 하나 낳고 행복하게 잘 사는 모습을 보고 싶다


오랜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