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흉하고 열악하며 아버지의 인생은 폭류를 견디며 살아왔단다. 너희는 이런 고통을 겪지 않아도 되어 기쁘다. 서로의 고기를 뜯어먹지만 않을 뿐 이곳은 축생의 도 그 자체란다.
오늘도 신음에 가까운 웃음소리와 오토바이의 폭음이 울리는 이곳에서는 온갖 괴상한 뉴스가 도배되고 있단다. 아내의 외도로 인생이 꺾인 남자들의 이야기와 사업과 학업 실패로 자살하는 사람들 그리고 본인도 화탕지옥에서 탈출하지 못했으면서 기회만 되면 모든 것을 비웃고 조롱할 준비가 된 축생인들.
아버지가 세상에 태어나서 가장 잘한 일은 역시 너희를 낳지 않은 것이라는 확신이 드는구나. 그래도 아버지는 너희 할아버지 할머니께는 잘해드려고 해. 이만 줄이고 다음에도 만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