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도 이런 글을 쓴 적이 있는데, 일단 나는 빠른 출마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비윤', '반윤'의 표심을 모아야 한다는 주장은 윾붕이들 모두의 공통적 견해라고 본다.

그러나 최근 나경원 사태로 인해 비윤 표심이 나경원으로 쏠리고 있다. 원래부터 이쪽 저쪽 오가면서도 묘하게 인기가 있던 나경원인 만큼 반발과 중도확장성이 의외로 있다.

최근 여론조사 등에서는 아예 나경원, 안철수, 김기현의 3자구도를 만들고 있다. 당내에서 유승민의 지지도는 한자릿수라는 여조도 나오고 있고.

이런 상황에서 윾은 뭘 하고 있나. 알려진 바에 따르면 그는 '고심'하고 있다. 고심..

나경원, 김기현 등은 벌써 오세훈을 만나는 등 전대에 대한 청사진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출마 고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기다리다 보면 기회가 올까? 출마선언 타이밍이 나올까? 며칠 사이에? 어떤 기회, 무슨 기회? 이게 근거마저 없는 희망사항이라는 건 우리 모두가 다 알고 있지 않나.

지금 필요한 건 가정을 하는 게 아니라 청사진을 그리는 것과 선거전략을 세우는 일, 그리고 이슈가 되는 일이다.

유승민이 근래 가장 인기가 있었던 게 언제인가? 미디어에 막 노출되기 시작했을 때부터다. 오랜만에 나와 신선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은 속이 시원했으니까.

그러나 이후 나경원이 부상할 때, 김기현이 친윤을 흡수할 때 윾은 뭘 했나. 이전과 같은 레퍼토리의 비판을 이어갔고, 이전처럼 라디오 방송에만 나왔다. 우리 스스로도 슬슬 '똑같은 말 한다'는 걸 느끼고 있지 않았나?

이후엔? 숙고를 위해 다시 침묵.

'기회가 온다'는 건 처참한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는다. 강태공 정치를 하기에 한 달의 시간은 너무나도 짧다. 시간이 지날수록 잊혀져만 갈 뿐이고, 사람들은 출마선언도 안한 윾 대신 출마를 확실히 정한 후보 중 대체재를 고를 것이다.

지금 유승민에게 필요한 건 이슈다. 출마선언 하고, 인선 구하고, 선거사무소 개소식 하고, 지지세 확보하고. 혼자 숙고할 때가 아니라 여기저기 얼굴 비추고 쉴 새 없이 움직여야 한다. 당의 각종 행사에 불리지도 않는 이 상황에서 당권 노리려면 설날 서울역 가서 귀향길 시민들한테 인사라도 해야지 별 수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