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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윌슨 - 연아와의 만남

무잡(211.211) 2007.06.17 11:05:19
조회 17109 추천 3 댓글 35

1. 

 2006년 봄, 주니어 월드 우승 후 연아는 다가올 시즌부터 시니어 그랑프리에 참가하기로 했다. 주니어 무대에서 굉장한 성공을 거뒀지만, 새로운 무대에서는 다시 신인으로서 출발해야 한다. 시니어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연아에게 가장 시급했던 것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질높은 안무였다. 연아와 코치 선생님의 노력으로 좋은 평가를 받긴 했지만, 헐값에 받아온 안무를 손봐서 쓰는 주먹구구식 방법이 시니어 무대에서 한계가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연아의 안무를 맡아 줄 사람으로 모로조프, 타라소바 같은 설레는 이름들이 오르내렸다.

그런데 연아가 최종적으로 선택한 사람은, 국내팬에겐 다소 생소했던 David Wilson 이라는 안무가였다. 연아는 코치 선생님과 함께 여러 프로그램을 살펴본 뒤, 윌슨이 안무한 프로그램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여왕님의 간택을 받은 윌슨. 그는 캐나다 국가 대표의 안무를 주로 책임치고 있었지만, 메이저 국제 대회에서의 뚜렷한 실적은 별로 없었다. 그러나 안무의 독창성과 꼼꼼한 구성 등이 알려지면서 점차 주목을 받게 되었고, 근래 들어서는 미국과 일본의 몇몇 유명한 선수의 안무도 맡은 바 있었다. 윌슨이 피겨 스케이팅 계에서 떠오르는 안무가라는 사실을 연아가 알고 있었는지는 모를 일이다.  

 

 

2. 

 윌슨을 선택하면서 여름 전지훈련지는 자연스레 캐나다의 토론토로 정해졌다. 안무를 예약하기 위해 연아측에서 먼저 연락을 했다. 후에 캐나다 방송 영상을 보면, 당시 전화를 걸었던 사람은 김세열 코치였던 것 같다. Yu-Na Kim이라는 선수가 시니어 데뷔를 앞두고 LP을 받고 싶다는 것, 주니어 무대에서 여러번의 우승을 포함한 좋은 성과를 냈다는 것, 그리고 최근의 2006년 주니어 월드 우승자라는 것 등등의 얘기가 오갔을 것이다.

 

 윌슨은 한국의 임원이 Kim을 행복한 스케이터로 만들어 달라는 주문을 했다고 얘기한다. 이 선수는 어떤 기술을 구사할 수 있고, 장단점이 무엇이며, 어떤 분위기의 프로그램을 원한다는 등등의 얘기를 생략하고 굉장히 독특한, 어찌보면 뜬구름 잡는 듯한 말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이야기를 생략한 것이 아니었다. 김세열 코치가 의도한 것이든 아니든, 그보다 더 온전한 표현이 있었을까. 그것은 연아를 아끼는 그의 정직한 마음과 스케이팅에 대한 연아의 자세, 그리고 그녀가 스케이터로서 성장하는데 필요한 것, 이 모두를 가장 정확하게 표현한 말이었다. 그것은 미리 준비되었다기 보다는 일종의 영감이 만들어낸 말이었다.

 

 \'행복한 스케이터\'라...그 말은 윌슨에게 꽤 깊은 인상을 남겼던 모양이다.  그는 연아에 대한 여러 신문 기사에서 그 이야기를 반복해서 꺼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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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슨이 제자들과 함께 오바를 하고 있다>

 

 윌슨... 그는 얼핏 보면 나사가 두어개 쯤 풀려 있는 사람 같다.

 

 하지만 그의 인생이 그리 녹록했던 건 아니었다. 윌슨이 어렸을 때 누나는 갑작스런 병으로 죽었고, 그의 나이가 서른이 되기도 전에 부모님이 모두 세상을 떠났다. 가족의 불행과 별개로 그 또한 자신의 동성애적 성향을 다루느라 힘든 성장기를 보내야 했다. \'행복한 스케이터\'란 말은 윌슨 스스로 마음속에 되뇌어 왔던 독백과도 같았을 터였다.

 

 "난 그게 정말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참조 : \'2006년 초 윌슨 기사\'>




3. 

  전지훈련에는 애초에 김세열 코치가 동행하기로 했었지만 개인적인 사정으로 빠지게 되었다. 5월 말, 연아는 코치 없이 어머니와 함께 토론토에 도착했다. 크리켓 클럽 빙상장에 들어섰을 때, 윌슨과의 첫대면이 어땠는지 자세히 알 수는 없다. 윌슨에 따르면, 열다섯 살의 어린 주니어 월드 챔피언은 말수가 적고 머뭇거렸다고 한다. 아마도 훗날 CBC인터뷰 때의 표정을 하고 있었을 게 분명하다. 그녀는 처음 만나는 사람에게 낯을 많이 가리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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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 CBC 로고가 보인다>                      <그해 여름 연아가 즐겨 입었던 티셔츠.

                                                                         winsome(쾌활한)이라고 쓰여 있다> 

 

 \'행복한 스케이터가 되고 쉽...\'    

윌슨도 적잖이 당황했을 게다. 그런데 나같은 사람은 선하고 귀여운 눈매를 한 어린 소녀가 뚱한 얼굴을 하고 앞에 서 있으면 장난기를 참기가 힘들다. 게다가 \'쾌활한\'이라고 쓰여 있는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면 그건 일종의 방송사고다.  아무튼 윌슨도 이내 여왕님의 분위기에 적응한 것 같다.

 

 "나는 그녀를 웃게 하는걸 목표로 삼았어요."

 

서로 점차 친해지면서 알게 되었겠지만, 윌슨은 실제로 연아의 캐릭터를 재밌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그녀는 엉뚱하면서도 은근히 웃긴 면이 있어요."

 

사실, 그녀에게는 이상한 사진들이 종종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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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윌슨은 연아를 "정말로 재능을 타고났다"고 묘사한다.

 

 "그녀와 작업하면서 매우 즐거웠습니다. 그녀는 내가 같이 작업해 본,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 중 하나였어요. 그녀의 나이를 생각해 본다면 그건 마치 \'Wow!\'라고 할 수 있죠. 그녀는 토탈 팩키지에요. 내가 해야했던 건 그녀가 스스로 즐기고, 그것을 관중들에게 전달하는 법을 배우도록 하는 것 뿐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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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아 또한 토론토에서의 생활이 매우 즐거웠나 보다. 전지 훈련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올 즈음, 그녀는 심각한 고민을 털어 놓았다.

  

 \'데이빗이 옆에 없으면 심심해서 어쩌지...\'

 

 

 이듬해 3월 초, 연아가 월드를 준비하기 위해 다시 캐나다로 갔을때, 윌슨은 그녀를 \'dreamy\'라고 부르고 있었다. 그리고 여왕님은 이미 많이 망가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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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월드에도, 윌슨은 어김없이 따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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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에 간 윌슨, 연아에게 나방을 내뿜고 있다>

 


윌슨...그는 현재 가장 잘나가는 안무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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