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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ight watch ㅂㅇ555 마지막 (조로산+상디ts)

ㅇㅇ(222.111) 2020.03.06 20:14:00
조회 2280 추천 21 댓글 2

<<사후 처리>>





“부탁한다, 브룩. 이대로야. 아무 말 없이 이 꾸러미를 네 두개골 안에 봉인시켜줘!”



 아직 아침 안개가 자욱한 가운데, 나는 기상곡을 연주하기 위해 갑판을 걷고 있던 브룩에게 오래된 신문으로 둘둘 만 꾸러미를 내밀었다.



“대체 무슨 일입니까, 조로 씨. 느닷없이 그렇게 말하셔도 내 머리는 금고 같은 게… 뭐예요 이거, 좀 무겁네요. 헌책 같은 건가요?”

“열지 마라!!!”

“히익…”



 나는 꾸러미를 열려고 하는 브룩을 협박했다.



“알겠냐, 그건 절대로 열면 안 되는 거야. 아주 위험한 거라고. 우리 일당의 존치와도 관련되는 위험물이다. 절대 열어보지 마, 알겠지?”

“그, 그렇게 위험한 걸 제 머릿속에 넣어놓으라고요?”



 덜덜 떠는 브룩을 어떻게든 달래주었다.



“진정해, 괜찮으니까! 아무튼, 생각을 많이 해봤는데 말야, 네 두개골 속이 제일 안전할 것 같았어. 괜찮아. 꾸러미를 열지만 않으면 별일 없을 거다.”

“하지만 조로 씨…”



 그때 여자 방에서 누군가가 나올 것 같은 기척이 느껴졌다. 이건 요리사다. 아침 준비하러 나오는 거군.



“부탁한다, 브룩! 머릿속에 넣어놓기만 하면 돼.”



 나는 브룩의 두개골을 억지로 열고 집어넣었다. 브룩이 억지로 집어넣다니 너무하다고 말했지만, 그런 걸 신경 쓸 때가 아니었다. 그러고는 요리사에게 들키지 않게 아쿠아리움으로 도망쳤다.


 요리사의 파렴치한 사진 사건으로 우솝을 붙잡았던 게 어제 낮이다. 도망치는 우솝을 저먼 스플렉스로 땅에 처박고, 엘보 드롭을 써서 움직임을 완전히 멈추고 나서 시전한 카멜 클러치에서 두번 다시 하지 않겠다는 확약을 받아냈다.

 파렴치 사진 자체는 다른 크루의 눈에 들어가기 전이었기 때문에, 우솝만 붙잡는 선에서 끝난 거라고 생각한 나는 그 후로 완전히 잊고 있었다. 생각난 것은 밤에 전망대에 오르고 나서부터다. 근력 운동을 하려고 윗옷을 벗었더니 품에서 그것이 툭 떨어져나온 것이다.

 …비명을 지르지 않은 내 자신을 칭찬하고 싶다…

 우솝을 쫓아갈 때 무의식적으로 품에 넣어둔 것 같다. 실수했네.

 나는 서둘러 바닥에 흩어진 그것들을 주워 모아 당장에 처분하려고 했지만, 순간 고민에 잠길 수밖에 없었다. 제일 쉬운 건 바다에 버려버리는 것이지만, 해류를 타고 잘못해서 어느 섬에 표착이라도 해버리면… 요리사의 파렴치한 모습이, 어디 말뼈다귀 같은 남자에게 주워져서 밤 반찬으로… 안 된다. 그건 절대 안 돼. 그냥 태워버릴까 생각도 해봤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동료 사진인데. 왠지 거부감이 들었다. 같은 이유로 잘게 잘라버리는 것도 안 될 듯했다. 그렇게 해서 어딘가에 숨겨둘까 했는데… 여긴 안 돼. 들키면 변명할 여지가 없다. 어디 다른 데가 없을까 생각하는데, 나는 이런 것에 서툴러서 어디에 숨겨도 반드시 누군가 찾아내고 말 거라는 묘한 불안감이 있었다. 그럼 어쩌지. 비지땀이 날 정도로 생각하고 생각해낸 곳이 브룩의 두개골 속이었다. 분명히 라분에게 들려주기 위한 톤 다이얼을 그것에 넣어뒀다고 들은 적이 있었다. 거기라면 봉인이 풀리는 것도 분명 모험이 끝날 때이다. 이 이상 좋을 수가 없지. 그래, 그게 좋다. 그렇게 하자.

 나는 만약을 위해서, 오래된 신문으로 장수가 꽤 되는 사진들을 쌌다. 내용물이 빠져나오지 않도록 잘 싸서 끈으로도 묶었다. 그리고 바로 브룩에게 부탁하러 가려고 하는데… 내 안의 또다른 내가 속삭였다.


 봉인할 거면 한 번 제대로 봐둬, 아까우니까. 어차피 오늘 밤은 불침번이잖아, 하고.


 안 돼, 안 돼, 안 돼. 나는 머리를 흔들고 내 자신을 진정시켰다.

 이렇게 보여도 나도 성인 남자다. 성욕도 있고. 배에서는 혼란을 피하기 위해 금욕하고 있는 것으로 통하지만, 섬에 상륙하면 쌓인 것을 제대로 풀고 있다. 몸 파는 여자를 안으면서 요리사가 어울려준다면 이런 귀찮은 일 하지 않아도 될 텐데, 하고 생각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솔직히… 요리사는 꽤 내 취향이다. 요리 실력이 가장 큰 스카우트 이유였지만, 그 해상 레스토랑에서 나미에게 들러붙는 주정뱅이를 일격에 창문 밖으로 차버린 전투력도 매력 중 하나였다. 나중에 알고 보니 요리사에게 차이고 싶어 레스토랑에 찾아오는 변태도 꽤 있었다고.

 또 예전에 다른 해적단으로부터 공격을 받았을 때, 아래쪽에서 공격을 해온 검사에게 반격을 하기도 전에 회오리 바람처럼 달려든 그녀석이 상대를 바다에 빠트려 버린 적도 있었다. 남자의 싸움에 끼어들지 말라고 화를 내니 코웃음까지 치고. 그러면서 네놈이야말로 여유 부리지 말라고 지껄이는 것이었다. 불만 있으면 방해받기 전에 전부 해치우라면서. 그러고는 둘러싼 적들을 뒤돌아보고서 소리쳤다. 네놈들, 롤로노아 조로와 맞붙고 싶으면 나부터 상대해라. 그러고서 잡졸들을 닥치는 대로 차서 날려버렸지. 그래서 멋대로 매니저 같은 짓하지 말라고 짜증내기도 했었다.

 요리사라는 직책에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점도 나쁘지 않다.

 식재료를 낭비하지 않고 사용하는 거나, 배고픈 녀석한테는 음식을 먹여준다는 신념, 도구를 소중하게 사용하는 점 같은 거. 식칼을 직접 숫돌에 간다는 것도 알고 있다. 조용한 소리를 내며 물에 적신 칼날에 엄지 손가락을 미끄러뜨려서 칼 끝을 확인한다. 늦은 밤 혼자 부엌에서 닦은 식칼을 눈앞에 두고, 빛나는 칼끝을 바라보면서, 뿌듯하게 웃으면 어릴 적 들었던 식인 마귀할멈의 전설이 떠오르고…

 …아니.

 이건 무서운 기억이다. 잊어버리자. 아무튼.

 그래. 혼란스러운 머릿속을 정리하기 위해서, 한 번만 봐두자. 그렇게 하자.

 나는 묶어놓은 끈을 풀었다.

 처음 나온 건 수영복을 입은 요리사였다. 이 모습은 잘 기억하고 있다. 무슨 생각을 했는지는 몰라도 한밤중에 이런 모습으로 야식을 가져온 것이다. 어차피 바보 요리사니까, 밤에만 잡을 수 있는 물고기를 잡으려고 바다에 잠수하려는 걸까 생각했다. 나는 밤바다에 잠수하려는 건 바보 같은 생각이라고 요리사에게 충고하면서도, 시선은 그 모습에 고정되어 있었다. 평소 노출이 적은 요리사의, 상상했던 대로의 좋은 몸매를 필사적으로 필사적으로 뇌리에 새겼다. 요리사가 돌아간 후, 나는 물고기를 낚는 모습을 상상해 보았다. 양동이에 가득 찬 물고기를 보고 요리사가 “와, 조로 대단해!”하면서 날 껴안고, “아앙, 이쪽도 대단해!”하는 걸 상상하면서 하룻밤 사이에 세 번이나 뺐다. 하룻밤에 세 번이라니… 내 자신이 너무 하찮아서 죽을 것 같다.

 사진을 넘겨보니 희고 나풀나풀한 옷을 입은 요리사가 나미의 귤밭 앞에서 찍은 사진이 나왔다. …이것도 좋았다. 이 옷을 입고 야식을 가져온 요리사는 평소보다 훨씬 단아해서, 뭔가 흥분됐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앉아있는 내 앞에 요리사를 세워두고,



「그렇게 나풀나풀한 걸 입으면 속옷이 다 보이잖아. 설마 네놈, 보여지고 싶은 거냐?」

「! 그럴 리가, 없잖아…」

「너는 모두한테 정이 넘치는군. 팬티를 보여주는 것도 서비스인 거냐?」

「그럴 생각은…」

「그럼 나한테도 보여줘.」

「…엣?」

「자, 거기서 벗어봐. 나한테도 서비스해.」

「아냐… 그런, 부끄러워…」

「괜찮으니까, 벗어.」

「…조롯」



 그렇게 스스로 스커트를 젖혀보이는 걸 망상하면서 더더욱 흥분했다. 왠지 이거에 꽂혀버려서, 한동안은 이 망상을 여러 가지 버전으로 즐겼다. 거부하는 요리사를 무릎 위에 태워서 괴롭히고, 결국은 스스로 허리를 흔들게 만든다든가, 하는. …변태인가, 나는.

 현실의 요리사는 여전히 거칠기 짝이 없고, 식사 시간에 늦으면 적당히 자라, 망할 녹색, 하면서 걷어차는 데다, 마음대로 술을 가져오려고 하면 마리모에게 줄 술은 없다면서 또 걷어찬다.

 한숨을 쉬며 고개를 떨어트리니 검은 앞치마 같은 것을 입은 요리사가 부엌 카운터의 스툴에 요염하게 앉아있는 사진이 나왔다. …이건 솔직히 기분이 복잡했다. 이걸 입고 왔을 때, 나는 요리사가 평소의 앞치마 차림이라고 생각해서 별로 신경쓰지 않았다. 요리사가 약간 토라진 듯 이 옷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었을 때에도, 전혀 그 의미를 알 수 없었던 것이다. 체념한 듯 한숨을 쉬면서 요리사가 전망대에서 내려가려고 돌아섰을 때야 헐벗은 등을 보고 깜짝 놀랐다. 에이프런 아래에 아무것도 안 입었잖아?! 이건 혹시 말로만 듣던 그 누드 에이프런인가?! 진짜?! 이런 모습으로 나한테 오다니, 날 유혹하려 했던 건가?! 대체 뭐야?! 놀라는 사이 요리사는 돌아가버렸고, 차려놓은 밥상을 먹지 않는 건 남자의 수치라는 그 명언이 머릿속에서 메아리치면서 기분이 급격히 다운되었다. 사실 확인을 해보려고 낮에 몇 번이나 말을 걸어보려 했지만, 다음 날의 요리사는 평소 이상으로 쌀쌀맞아서 결국 해답은 얻지 못한 채 끝나버렸다. 며칠 후 야식을 가져온 요리사는 평소에는 생각하기도 무서운 그 고스트 여자 같은 모습을 하고 왔다. 녀석의 공격으로 네거티브가 돼버린 것을, 운 나쁘게 매의 눈에게 들키고… 기억해내는 것만으로도 죽을 것 같은 기분이다.

 일이 그렇게 흘러가자, 그땐 혹시 일부러 이러는 건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당장 짐작가는 것은 없으나, 평소의 작은 일들이 쌓이고 쌓여서 터진 걸지도 모르고.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그건 그냥 쓸데없는 걱정이었고, 우솝과 파렴치한 사진을 찍는 것이 본래의 목적이었다. 그 모습 그대로 나한테 온 것은 단순히 감상을 묻기 위해서였겠지. 하지만, 그때 나는 요리사한테 정말로 맥을 못 추리고 있었다. 어떻게 하면 요리사의 기분이 좋아질까, 평소 이상으로 철단을 휘두르며 생각했다. 좋은 방법 같은 걸 생각해낼 새도 없이, 내가 불침번일 때에만 이루어지는 코스프레 공격은 계속되었다. 토끼 귀를 붙이고 온 날, 우솝이 옷을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 판명되었고, 그 말은 즉슨 우솝이 직접 요리사의 치수를 이곳저곳 쟀다는 뜻이고, 그걸 깨달은 나는… 나는… 젠장!

 나는 사진을 가지런히 정돈하고 원래대로 헌 신문에 싸서 끈으로 단단히 묶었다. 자위할 기분도 안 나서, 그냥 전망대 마루 위에 벌렁 드러누웠다.

 전망대 문을 벌컥 열고 평소대로의 요리사가 얼굴을 내밀었으면 좋겠는데. 가벼운 말싸움을 하고 야식이 담긴 바구니를 놓고 웃으면서 돌아가는 게 좋다.


 언제였더라. 야식을 들고 온 요리사가 그날따라 가라앉은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유를 들어보니 우솝이 열이 많이 난다고. 손가락이 못에 찔렸는데, 놔뒀더니 세균이 들어갔다나. 쵸파가 밤새도록 간호를 해주게 되면서 요리사도 밤을 새울 생각이었던 듯하다.



「쵸파는 혼자서도 괜찮대. 하루 정도 밤 새는 건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내가 일어나 있는 걸로 쵸파한테 쓸데없는 걱정을 시키는 건가, 싶어서…」



 어떻게 생각하냐며 고개를 갸웃하는 요리사는 어쩐지 평소 같지 않았다. 이 녀석 성격 상, 이런저런 데 엄청나게 신경 쓰며 고민했을 게 틀림 없었다.



「네가 하고 싶은 대로 해.」



 나는 부엌의 소파에 누워 있으면 쵸파도 별 말 안 하겠지,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대응할 수 있고, 쵸파도 든든할 거다, 라고 말했다. 요리사는 약간 멍하니 생각하다가, 이내 부끄러운 듯 웃었다. 그러네, 그렇게 해야겠다. 얼음 같은 것도 금방 내올 수 있고, 오늘밤은 조로가 불침번이라서 안심이야. 상담하길 잘했다.



「땡큐, 조로.」



 요리사는 몸을 뻗어 내게 바싹 다가오더니, 쪽 소리를 내며 내 볼에 키스했다. 그러고는 웃는 얼굴로 돌아갔다.


 문득 눈을 떠보니 아쿠아리움이었다. 맞다, 브룩한테 사진 꾸러미를 떠넘기고 여기서 잠들었었지. 밖은 이미 아주 밝았다. 아침식사 놓쳤나?

 나는 하품을 하며 갑판으로 나섰다. 해는 아직 그리 높이 있지 않았다. 침대에서 한숨 더 자려고 남자 방으로 향했는데, 문을 여니 방 안이 무척 시끄러웠다.



“아, 조로! 산지 사진 대박이야!”

“요호호호호, 역시 조로 씨는 눈이 높네요.”



 소란스럽다고 생각하는데, 남자 크루들이 요리사의 파렴치한 사진을 둘러싸고 소란을 피우고 있었던 것이다.

 으아아아아아아악!

 나는 되도 않는 비명을 질렀다. 눈이 절로 뜨였다.

 루피는 아는지 모르는지 미니스커트 경찰복 사진을 보면서 깔깔 웃고 있고, 브룩은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구도로 사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렇게 하면 팬티가 보일 거라고 생각하는 건가, 이 뼈다구는.



“브룩… 네놈!”

“죄송해요, 조로 씨. 꾸러미 열어버렸어요. 그래도 진짜 위험물이라면 너무 무섭잖아요. 게다가 이렇게 무거운 것 머리에 넣고 다니면 어깨 결릴 것 같아서 싫었어요.”



 저, 결릴 근육 없지만서도, 요호호호 하고 웃는 브룩을 베어 버릴까 생각했다. 바로 옆에서는 쵸파가 말똥말똥한 눈으로 순수하게 ‘예쁜 산지’의 사진을 보고 있었다.



“나, 이 간호사 씨가 좋아. 보건실에 붙이면 병원처럼 보일까?”



 자세히 보면 간호사복을 입은 요리사가 교태스럽게 한 손에는 주사기를 든 채 묘한 미소를 띄우고 있는 사진이었다. 프랑키는 아무렇지도 않게 그건 그만두는 게 좋겠다고 고개를 저었다.

 모든 일의 원흉인 우솝을 돌아보니, 녀석은 방구석에서 쭈그려앉은 채 덜덜 떨면서 신음하고 있었다. 내가 ‘무슨 짓을 한 거야, 이 자식아,’하면서 시선으로 위협하니 ‘내 책임이 아니야! 브룩한테 준 건 너잖아!’하고 말하는 듯한 눈초리를 보내는 것이었다.



“어이, 너희들. 아침 먹을 시간이야.”



 문이 열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리고 보면, 바로 지금 화제의 그 요리사가 서있는 것이다.



“무슨 소란이야, 지금 나미 씨와 로빈 양이 기다리고 있으니까 얼른 부엌으로 와.”



 요리사는 그러고는 남자 방을 둘러보더니, 굳어있는 나를 지나치고는 사방에 흩어져있는 사진들까지 발견해버리고 말았다.



“아!!”

“아니, 이거는…”

“산지~!”



 루피는 사진을 내던지더니 활짝 웃으며 요리사에게 뛰어들었다.



“나는 사진보다 산지의 아침밥이 더 좋아~!”

“닥치고 있어 망할 고무!!”



 무장색을 입힌 안티 매너 킥 코스로 선장을 날려버린 요리사가 사진을 몇 장 집어들었다. 나는 바짝 긴장했지만, 예상과는 달리 요리사의 반응은 꽤 긍정적이었다.



“뭐야! 우솝, 그때 사진 나왔던 거야?”

“어… 어어, 뭐 그렇지.”



 우솝은 지친 듯이 힘 없는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에 반해, 꺄, 귀여워, 예쁘게 나왔네, 다른 사진들도 보여줘! 하면서, 들뜬 목소리로 기뻐하는 요리사. 바압, 바압, 하고 엉겨붙어오는 선장을 계속 발차기로 쫓아내면서, 사진 뭉치를 손에 쥐고 볼을 발갛게 물들이고 있었다.

 나는 너무 힘이 빠져서 기절할 것만 같았다.



“다들 봤어? 좀 빌려가도 돼? 나미 씨랑 로빈 양한테도 보여주고 싶어서. 아… 조로도 봤어?”



 요리사가 느닷없이 옆에 서있던 내게 물어왔다. 그 얼굴이 왠지 좀 쑥스러워 보이는 건, 내 망상의 연장이겠지.



“네, 조로 씨는 어젯밤에 밤새도록 가지고 계셨으니 충분히 보셨을 거예요.”

“오해할 말 하지 마!”



 어느새 등 뒤에 와서 서있는 브룩에 깜짝 놀란 나는 버럭 화를 내버렸다. 브룩은 눈 하나 깜박하지 않았지만.



“이미 사진들을 소중하게 감싸고 계셨으니까요.”

“그러니까, 그렇게 오해하게 말하지 말라니까!”



 그렇게 말하면 내가 이 사진을 반찬 삼아서 ‘뭔가' 했다는 것처럼 들리잖아! 나는 황급히 요리사를 돌아보았다.

 요리사는 붉어진 얼굴로 놀란 듯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날 바라보고 있었다. 그러더니 눈이 마주치자 부끄러운 듯 시선을 내리깔고 중얼거렸다.



“마음에 들었다면 다행이지만…”

“!!!”



 그렇게 요리사는 남자 방에서 뛰쳐나가더니, 나미 씨, 로빈 양을 외치며 달려가버렸다. 루피도 산지, 바압, 하고 반쯤 울먹이며 쫓아나갔다. 다른 녀석들도 배고프다면서 하나둘씩 방에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위험하다. 위험하다고, 이거.

 방에 마지막으로 남은 나는 파랗게 질려버리고 말았다. 무서운 가능성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설마 그 이상한 코스프레 다시 시작하는 건 아니겠지?!’



 그것만은 어떻게든 막아야 해!

 나는 어떻게든 요리사와 단둘이서 이야기해봐야겠다고, 진땀이 나는 것만 같은 기분으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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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린 양... 없겠지?

제발 리젠 활발해졌으면 좋겠다 양갤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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