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나 외톨이다.
엄마는 퇴근해 돌아와서도 회사 일로 힘들어하시고,
사춘기에 접어든 누나는 이상한 형들과 몰려다니며 나에겐 관심도 없다.
난, 새로운 별과 우주에 대해서 알고 싶고, 태양의 죽음도 두렵다.
묻고 싶은 것, 알고 싶은 것 투성이지만 누구 하나 내 말에 귀기울이지 않는다...
어느날, 엄마는 남자 친구를 집에 초대하시고는
버릇없다면서 그의 앞에서 나를 야단치신다.
애기도아닌데 엉덩이를 때리시며 소리를 치신다...
난, 이런 엄마가 싫다, 이런 집이 싫다.
집을 뛰쳐나와
거리를 미친듯 뛰었다.
그냥 소리를 치며 내달렸다.
아!! 정말 이 세상이 싫다!!!
아!! 떠나고싶다!!! 마음 속으로 외치면서...
그 순간
거짓말처럼
눈 앞에 배 한척이 나타난다...
망설임 없이 그 배에 올라탄다...
돛을 올리고 항해를 시작한다...
나는 어디로 가게 되는 걸까?
모른다... 하지만 여기만 아니라면 어디든 좋다!
난, 여행을 떠난다!!!
새 세상을 찾아!!
여행을 떠난 소년은 어떻게 되었을까?
이 영화는 바로 이 소년<맥스>의 여행 이야기다.
맥스는 그의 바람대로 새로운 세상에 도착하고, 거기서 그토록 원하던 친구들을 만나게 된다.
즐거움과 재미로 매일 매일을 지낼 수 있는 세상~
잠깐의 거짓말로 엉뚱하게도 '왕'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뭐 이들과 이렇게 즐거울 수 있다면 난 기꺼이 진짜 멋진 왕이 되리라~!
어쩌면 그는 그렇게 생각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건 쉽지 않았다.
그는 처음부터 비범한 왕도 아니었고, 그에겐 특별한 능력이란 건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고독도, 슬픔도, 사랑의 왜곡도 조정하거나 막을 수 없었다.
왜? 맥스는 그냥 평범한 소년일 뿐이니까... 그게 맥스니까...
소년은 그 단순하지만 명백한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리고 마침내 자신에게 특별한 능력을 기대하던 친구<캐롤>에게 진짜 자신을 고백한다.
맥스: 난 바이킹도, 왕도 아냐...
캐롤: 그럼 뭐야?
맥스: 난, 맥스야...
난, 맥스야... 난, 그냥 나야...
그 고백의 순간,
맥스는 어쩌면 집을 떠난 이후 잊고 있었던 자신의 모습을,
자신이 그저 자신일 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던 것은 아닐까...
그리고 소년은 정말 아무런 고민없이 떠나온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한다.
괴물나라 친구들과의 이별 장면은... 참 뭉클하기까지했다...
맥스의 등장 이후 줄곧 그 소년이 자신의 꿈을 이루어주리라 믿었던 캐롤은
마지막 순간에 소중한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어줄 수 있는 것은 특별한 능력을 가진 왕이 아니었다는 것을...
그것을 이룰 수 있는 것은 오직 자기 자신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 소년이 자신에게 남긴 것은 '새 세상'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무게의 우정이었다는 것을...
마지막 순간에서야 서로의 진심을 확인한 소년과 친구들은
떠나는 뱃전에서 하늘을 향해 길고 높은 울음소리를 합창하며 서로에게 인사를 건넨다...
우~~~워~~~~보름달 뜬 밤 늑대의 긴 노래를 닮은 그 합창은 오래도록 마음을 울렸다.
맥스가 현관문을 열고 달려 들어온다.
엄마와의 긴 포옹...
기다림에 지친 파리한 엄마의 표정...
그리고 두 사람은 식탁에 앉는다...
평범한 일상의 한 장면...
맥스가 먹는 모습을 지켜보는 엄마의 눈가가 촉촉하다...
오랜 기다림 때문인가...
엄마의 눈꺼풀이 무겁다...
이내 눈이 감긴다...
식탁 건너편에서 자신을 지켜보다 잠이 든 엄마를 바라보는 맥스...
소년의 얼굴에 따뜻한 미소가 번진다...
고마워요...엄마...
이 평범한 일상이... 소중하다는 걸...알았어요...
조금 자라난 맥스는 그렇게 말하고 있는 듯 하다...
좋은 여행은 어떤 것일까?
그것은 어쩌면 그 시간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여행이 아닐런지...
떠난 그곳으로,
평범하지만,
소박하지만,
소중한 그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기에
여행은 설레일 수 있는 것은 아닐런지...
내가 가진 것들,
내 곁에 있는 사람들,
내가 사랑하는 작은 것들...
그것들의 소중함을 느끼고
나의 작은 마음을 들여다 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좋은 여행이 아닐까...
내게 지난 한 주는 여행같은 시간이었다...
내가 가진 소중한 것들을 돌아보는,
죽음과 삶의 경계 앞에서
또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를 되짚어보는,
그리고 작고 소박한 것의 아름다움을 잊지 않겠노라 다짐하는,
그런 여행이었다...
짧은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식탁 건너편에 앉아
나를 기다려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말을 건넨다...
엄마, 고마워요...
형아들, 고마워
그리고 홍식아...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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