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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디 리(존 후버)의 아내가 올린 기고문 : Jon - 4 (完)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4 15:2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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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그리고 존은 병에 걸렸다.


그는 휴가를 보내던 중이었다.

당시 계획은 그가 코디에게 패배한 뒤 1~2주 정도 TV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다시 복귀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리 4인가족은 잠시 떨어져 있었다.

브로디와 나는 클리브렌드에 친구 집을 방문하러 다녀오고,

존과 놀란은 탬파에서 집을 보고 있기로 했다.

그때까진 다들 즐거웠다. 하지만 브로디와 내가 집에 돌아왔을 때...

그렇게 드라마틱한 사건이 있던 건 아니었다.

그저 존의 상태가 조금 이상했을 뿐.


우리집 차고에는 존이 유산소 운동을 하는데 쓰는 싸이클이 하나 있었다.

그는 운동이 끝나면 바닥에 땀으로 웅덩이를 만들곤 했다.

하지만 10월 19일은 뭔가 달랐다.

운동을 일찍 마치고 돌아온 그는 전혀 땀을 흘리지 않고 있었다.

그가 말했다. "나도 모르겠어. 그냥 오늘따라 운동이 잘 안 되네."


그답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그게 전부였다.

몸상태가 나빴고, '평소답지 않다'고 느낀 게 전부. 우린 그게 코로나인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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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우리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파악하려 애썼다.

아마 현존하는 모든 종류의 코로나 검사를 다 해봤던 것 같다. (전부 음성이었다)

기관지염 진단을 받기도 했지만,

기관지염이 아니란 것은 금방 명백해졌다.

그의 몸상태는 점점 악화되었고, 쇠약해져갔다. 그렇게밖에 설명을 못 하겠다.


결국 그는 스스로의 힘으로 침대를 벗어나지 못하게 되었고

나는 그를 응급실에 데려갔다.


우리는 간호사에게 존의 증상을 설명했다.

증상을 설명하는 동안, 간호사는 작은 산소 계측기를 그의 손가락에 끼웠다.

간호사는 모니터를 보곤 말했다.

"잠깐만, 기기가 고장난 것 같네요. 새걸 가져올게요."

그녀는 새 모니터를 가져왔고, 다시 수치를 확인했다. 그리고 말했다.

"뭐지?? 뭔가 잘못된 것 같네요. 잠시만 기다리세요."

그녀는 세번째 검사기를 가져와 다시 한번 테스트를 시행했다.

그리고 말했다.


"계측기가 망가진게 아니에요. 뭔가가 크게 잘못됐어요."



24.


간호사의 말이 옳았다. 그의 산소 레벨은 전혀 괜찮지 않은 수준이었다.

그의 산소 수치는 60대 초반까지 내려가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은 의식을 잃을 정도로 심각한 수치였다.


의사들은 그의 병명을 폐렴으로 추측했다.

존의 심폐능력이 일반인보다 훨씬 뛰어났기 때문에,

다른 사람이라면 나타났을 경고 표시가(징후가) 나타나지 않은 거라고.


그의 정식 사인은 나중에 특발성폐섬유화증으로 밝혀졌다.


그들은 존에게 산소 마스크를 씌웠다.

그 뒤로 며칠 동안 존의 상태는 오르락내리락했다.

상태가 좋은 날에는 호전되기도 했고, 나쁜 날에는 그대로 머물렀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이 상황이 생사의 문제까지 갈 것으로 보이진 않았다.

존은 충분히 의사표시를 할 수 있는 몸상태였고,

나와 이야기를 나누거나, 지인들에게 직접 문자메세지를 보낼 수도 있었다.


그때쯤 할로윈이 다가왔다.

브로디는 오렌지 캐시디 코스튬을 입고 싶어했지만,

난 '노잼 엄마'답게 "얘야. 사람들은 그게 누구인지 모를 거란다.

넌 그냥 청자켓을 입은 애로 보일 거고, 그게 코스튬인지도 모를 거야." 라고 말했다.


그 순간, 병상에 누워있던 존이 한 말이 똑똑히 생각난다.

그게 그가 내게 건넨 마지막 말이었기에.


그는 얼굴에서 산소 마스크를 뗀 뒤, 영화에서나 지을 법한 익살스런 표정을 지었다.

아마 우리를 웃게 만들려고 그랬던 것 같다.

그가 말했다. "오 마이 갓. 그냥 애한테 그놈의 청자켓 하나 사줘."


나는 그날 저녁에 브로디를 데리고 오랜지 캐시디 코스튬을 사 주었다.

놀란의 코스튬은 밤늦게 손수 만들었다.

AEW '브로디 리' 기믹의 어린아이 버전이었다.

그걸 만드는 동안엔 잠깐이지만 즐거운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난 존을 잭슨빌까지 공중수송해야 할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바닥에 스르륵 무너졌다.

이렇게까지 갑자기 상황이 심각해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급격히 상태가 악화된 존은 탬파에는 없는 치료설비를 필요로 했고,

그러기 위해선 잭슨빌의 Mayo Clinic으로 이동해야 했다.

나는 헬기를 타기 위해 짐을 챙겼다.


짐을 챙기는 와중에, 난 아이들이 코스튬을 입은 사진을 챙겼다.

지금 생각하면 멍청한 짓 같지만...

그때 내 머릿속에는 이 사진을 존에게 보여주면,

그게 특효약이 될지도 모른다는 이상한 생각이 스쳐지나간 것 같다.

존이 기운을 차릴 수 있도록 말이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내가 브로디와 놀란을 껴안고 다녀오겠다는 말을 할때,

병원에서 전화를 해왔다.

"아셔야 할 것 같아서요. 존이 발작 증세를 보였습니다.

지금은 겨우 진정되었지만, 더이상 의식이 없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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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

11월 22일, 존은 발작(경련) 증세를 보였다.

보통의 경우, 그건 목숨이 위험할 정도로 나쁜 증세는 아니다.

하지만 존의 경우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존의 폐에는 심각한 흉터가 생겨 있었고,

그게 회복되려면 폐에 더이상 상처가 나는 것은 무슨일이 있어도 피해야만 했다.

절대 안정이 필요한 상황.

그런 상황에서 발작으로 인해 폐가 날카롭고, 급작스런 움직임을 겪은 것이다.


그날이 분기점이란 느낌이었다.

Mayo 병원에서 존은 ECMO 치료기기에 의존했다.

발작이 오기 전까지는 좋은 날도 있었고, 나쁜 날도 있었다.

하지만 그날 이후로는... 모든 것이 달라졌다.

존은 한달을 더 버텼지만, 더이상 좋은 날은 오지 않았다.



26.

나는 두 아들에게 한번도 거짓말을 한 적이 없다.

다행히 놀란은 아직 4살밖에 되지 않았고, 상황을 실감하기엔 너무 어렸다.


하지만 브로디는 8살이었다.

존의 상태가 나빠질수록, 브로디가 질문을 하는 빈도도 늘어갔다.

브로디는 매일 내게 물었다. "아빠 상태는 좀 어때요?"


나는 최대한 긍정적인 대답을 하려고 노력했지만, 거짓말을 하진 않았다.

존이 위험한 고비를 겪은 날이면, 나는 브로디에게 말했다.


"오늘 아빠는 그리 좋은 날을 보내진 않았단다.

하지만 우린 세계 최고의 의사분들의 도움을 받고 있고,

그분들이 아빠를 돕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중이야."


존이 공중수송을 받았을 때, 나는 브로디에게 그 상황을 설명해야 했다.

그건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정말 물리적으로 고통이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난 아들에게 솔직해야 했다. 아들이 아무것도 모른 채로 놔둘 수는 없었으니까.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었다.

나는 크리스마스를 특별한 날로 만들고 싶었다.

무슨 방법이라도 좋으니, 브로디의 정신이 잠시라도 다른 곳으로 쏠리기를 바랬다.

그래서 난 그에게 선물로 뭘 받고 싶은지 물었다.


처음 나온 대답은 "아빠가 집에 돌아왔으면 좋겠어요."였다.


그것 말고 다른걸 말해보라고 하자, 브로디가 말했다.

"로빈 없이 AEW를 보러 가고 싶어요." (로빈은 베이비시터의 이름이다)

"저 혼자 직접요." 그때 브로디는 굉장히 귀여웠다.


내가 말했다. "그래. 한번 알아볼게."

나는 제리코가 매주 다이너마이트 촬영이 있을 때마다

탬파에서 잭슨빌까지 전세 비행기를 이용한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에게 이번주 녹화에 브로디를 데려가 줄 수 있냐고 부탁했다.


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제리코는 즉답했다.

"그래요. 그렇게 할게요. 필요한 게 있으면 뭐든지 말해요."



12월 23일 수요일. 2가지 일이 일어났다.


첫째. 난 존이 폐 장기기증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

그건 우리에게 남겨진 마지막 실낱같은 희망이었다.

끝이 다가오고 있었다.


둘째. 브로디는 생애 최고의 밤을 보냈다.


내가 지금 AEW에 고용된 입장인 건 사실이다.

그러니 내가 AEW에 좋은 말을 하는 것을 걸러듣는 건 당신의 자유다.

하지만 난 내 자식들을 두고 거짓말을 하진 않는다.

그날 AEW가 브로디에게 해준 일들을... 나는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그들은 그 어린 소년을 데려가

자신이 아버지를 잃게 될 거라는 사실을 깨닫기 불과 며칠 전에,

수퍼히어로가 된 기분을 만끽하게 해 주었다.


크리스 제리코는 그를 비행기에 태워주었고,

토니 칸은 그를 백스테이지에 데려가 주었으며,

메가와 마가렛은 그를 너무나 잘 돌봐주었다.


메가는 AEW와 잭슨빌 재규어스의 변호사이고

마가렛은 AEW HR의 책임자다.

두 사람은 존의 투병과정에서 내 수호천사와도 같은 역할을 해주었다.

그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우리는 이 병과 싸워보지도 못했을 거다.


미로, FTR, 숀 스피어스는 브로디를 가족처럼 환대해주었고

디 엘리트는 브로디를 명예 멤버로 삼아주었으며,

세계 챔피언이던 케니 오메가는 녹화가 끝난 뒤 브로디를 링으로 불러 핀을 내 주었다.


나는 그들이 해준 일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다.

그날 그곳은 단순한 직장이 아니었다.

친구라는 표현도 부족하다. 그건 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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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나는 병원으로부터 존이 장기 기능부전에 빠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결정이 내게 맡겨졌다.

나는 그들에게 한가지를 물었다. 부디 그 결정을 이틀만 미룰 수 있겠냐고.

내게 이틀만 허락해달라고.

아이들이 평범한 크리스마스를 맞을 수 있도록.


크리스마스 아침, 나는 아침밥을 만들고 아이들의 선물을 개봉했다.

브로디는 아이패드를 받았고, 놀란은 어린이가 타고다니는 장난감 차를 받았다.


존의 형, 크리스와 그의 아내 오드라가 함께했고,

존의 삼촌 숙모인 로리, 톰도 함께했다.


우리는 함께 하루를 보냈다.

아이들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밖을 뛰어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밤 10시가 되었고, 난 아이들을 침대에 눕혔다.


보통 아이들은 8시면 잠이 들기에, 놀란은 눕자마자 잠에 들었다.

하지만 브로디는 아직 잠들지 않은 상태였다.

"엄마. 내일 아침에 집에 계실 거에요?" 그가 물었다.


"아니." 내가 답했다.

"아침 일찍 아빠를 보러 병원에 가봐야 한단다. 그런 다음에 바로 집에 올게."


우리의 계획은 내가 먼저 잭슨빌에 가서 모든 것을 준비하고,

톰과 로리가 오후에 아이들을 데리고 오는 것이었다.


"I hate this." 브로디가 말했다.

"나도 이 상황이 싫단다."

"아빠, 죽는 거에요?"


나는 며칠, 혹은 몇 주 동안 그 질문이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었다.

대비는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 질문을 듣자 나는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가서 이만 자렴." 내가 말했다.


"엄마." 그가 말했다. 목소리가 조금 높아졌다. "대답해요. 아빠 진짜로 죽는 거에요?"


"부탁이니까 침대에 누우렴. 시간이 늦었어."


"엄마." 그가 말했다. 거의 절규에 가까웠다. "아빠 죽냐고요."


"브로디. 침대로 가렴."


"왜 대답을 안 하는데요?" 그가 흐느껴 울었다.


"시간이 너무 늦었으니까. 어서 가렴."


나는 브로디를 꽉 껴안았다.

나는 간절히 아들을 위로하고 싶었다.

모든게 괜찮을 거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무슨 일이 닥칠지 알면서도 그에게 거짓말을 할 수는 없었다.



27.


"두 분께 정말로 황당한 부탁을 하나 할게요.

두 분 중 누가 거절하셔도 절대, 절대로 서운한 마음을 품지 않을 거라는 걸 알아주셨으면 해요.

하지만, 존이 곧 세상을 떠날 거에요. 얼마 남지 않았아요.

그 사실을 브로디에게 말해야 해요.

두분은 브로디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정말 황당하고 말도 안 되는 부탁이란 건 알지만.

가능하다면 지금 두 분이 잭슨빌로 와주셨으면 해요.

제가 브로디에게 그 일을 설명할 때, 같은 방에 있어 주셨으면 좋겠어요."


목요일 밤, 크리스마스 이브에, 난 빅E와 코디에게 전화를 걸었다.

두 사람은 브로디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난 그들에게 평생의 빚이 될 부탁을 했다.


그들은 조금도 망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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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 코디와 빅E가 호텔에 도착했다.

코디는 아틀랜타에서 직접 운전해 달려왔고, 빅E는 탬파에서 먼 길을 달려왔다.


아주버님과 내가 묵은 호텔방은 하나로 이어져 있었기에,

코디와 빅E는 반대쪽 방에 대기하고 있었다.


"브로디. 잠깐 반대쪽 방으로 와 주겠니? 널 위한 서프라이즈가 있단다."

방에 들어온 브로디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코디와 빅E의 팔에 매달렸다. 너무나 기뻐하는 모습이었다.

그들은 내가 얼마나 감사할지 모를 것이다.


우리는 브로디를 침대에 앉혔다. 내가 말했다.

"저기, 얘야... 오늘 네게 정말 어려운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단다."


그리고 난 상황을 설명했다.


브로디는 내 팔 위로 무너졌다. 마치 종잇장 같았다. 텅 빈 사람 같았다.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안돼."

아들은 그 말밖에 하지 못했다.

아들의 가슴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았다.

나는 시간감각을 잃었다. 30분이 지났는지, 3시간이 지났는지 알 수 없었다.

내 인생 최악의 순간이라는 것만은 분명했다.


코디와 빅E는 한순간도 자리를 뜨지 않았다.



28.

존은 2020년, 12월 26일 토요일 오후에 세상을 떠났다.


10월, dog-collar match가 열리던 날, 그는 최고의 몸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그때 그의 체중은 275 파운드였다. (124kg)

세상을 떠난 날, 그의 체중은 170파운드였다. (77kg)


그의 마지막 모습은 정말로 지켜보기 힘들었다.

나처럼 그 변화과정을 지켜보지 않았던 다른 사람들에겐 더더욱 그랬겠지.

마지막 순간 그곳에 있었던건... 존이지만 존이 아니었다.


우리는 순서대로 작별의 말을 남겼다.

메가와 마가렛이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엔 코디와 빅E가 들어왔다.

그 다음 순서는 숀 스피어스와 타일러 브리즈, (두 사람 다 존의 절친이다) 스피어스의 아내, 캐시가 함께 들어왔다.

마지막으로 크리스, 오드라, 톰, 로리와 내가 입장했다.


나는 너무 조용하지 않도록 Foo Fighters의 "My Hero"를 틀었다. (그가 가장 좋아하던 노래였다)

그가 너무 적막하길 원치 않을 것 같았다.


그는 향년 41세였다.


나는 병실에서 심박수 모니터를 지켜본 마지막 순간을 기억한다.

최후의 순간, 굉장히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모니터의 수치가 떨어지고, 바닥에 가까워지고, 거의 0까지 내려가다가...

정말 마지막의 마지막 순간, 끝났다고 생각한 순간에, 아주 약간이지만 다시 치솟았다.

아주 약간이지만.

그리고 잠시동안 그 상태를 유지했다.


그게 그렇게 특별한 현상은 아니었을 것이다.

아마 길고 지루한 의학적 설명도 찾을 수 있겠지.


하지만 난 그 순간, 자리에 앉아 그걸 지켜보며 문득 생각했다.

Oh, Jon...

방금 그건 당신 안의 레슬러가 한 일이었구나.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무의식적으로 그랬던 거야. 킥아웃을 하려던 거였어.





29.

오늘은 우리가 결혼한지 10년이 되는 날이다.

2011년 12월 13일. 그날이 우리의 결혼식이 열린 날이었다.


우리는 18년 동안 서로를 알아왔다.

그 세월이 너무나 길면서도, 동시에 너무나 짧게 느껴진다는 점이 웃긴다.


그와 또 다른 18년을 함께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라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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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몇달간, 난 수많은 생각을 했다.

존이 떠난 뒤. 그가 우리 곁에 있었다면 너무나 기뻐했을 순간이 여러번 있었다.


브로디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밤샘 파티를 했다.

그 자리에 존이 있었다면 분명 눈치없는 아빠가 되었겠지.

애들이 노는 분위기를 다 깨놨을 게 분명하다.


놀란은 장난감 차를 타고 다닌다.

존이 웃음지으며 놀란의 옆을 따라 걷는 광경이 눈에 그려진다.


빅E는 세계 챔피언이 되었다.

존은 그걸 보며 펄떡대며 환호했을게 분명하다.

너무나 기뻐했겠지.


다크 오더에는 수많은 일이 있었고,

존 실버와 프레스턴 반스 같은 선수들이 스타로 성장했다.

존은 정말로, 정말로 자랑스러워 했을 거다.


맞다. AEW가 로체스터에서 쇼를 열기도 했지?!?! (브로디의 고향)

그이가 로체스터에서 등장했다면, 관객석은 완전히 뒤집어졌을 게 분명하다.

브로디는 한참이고 그 자리에 서서

고향 사람들이 보내는 환호를 만끽했을 게 분명하다.

우리는 결국 끝까지 그 모습을 보지 못했지만, 분명 그는 기뻐했을 터다.


마지막으로, 우리 가족이 레슬링 커뮤니티에서 받은 모든 격려와 사랑까지.

존이 알았다면 정말로 감동했을 거다.

여러분에게 그가 지닌 의미를, 그가 알았다면... 정말로 감격했을 게 분명하다.


나는 잘 지내는 중이다. 나름대로는.

존은 내게 "당신은 내가 아는 사람 중 가장 강한 사람이야."란 말을 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내가 얼마나 약한지를 알면 그도 놀랄 것이다.

나는 억지로 괜찮은 척을 하지 않았다. 그게 견디는데 더 도움이 된 것 같다.

AEW 커뮤니티 부서에서 일하는 것도 도움이 되었다.

내가 도움받은 것처럼, 레슬링 커뮤니티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 꿈의 직업이다.


그리고 물론 내 아이들도 있다.

나는 내 사람을 잃었지만... 내 아이들은 여전히 남아있다.

놀란은 항상 밝음을 잃지 않는 아이다.

브로디는 아버지의 열정과 은총을 물려받았다.

두 아이들 모두 놀라운 굳건함과 용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들은 사랑받으며 자랄 것이고, 훌륭한 젊은이로 성장할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때면?

나는 기꺼이 우리집 아랫 길목에 살던 6피트 7인치의 힐-레슬러의 이야기를 들려줄 것이다.

그는 "Huberboy #2"로 통했다.


그는 베이비페이스였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 난다면 말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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