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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디 리(존 후버)의 아내가 올린 기고문 : Jon -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1.12.14 07:24:45
조회 4446 추천 61 댓글 9
														


Players tribune에 올라온 기고문


오역 의역 많으니까 뭔가 잘못 해석했다고 생각하면 네 생각이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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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존과 사랑에 빠지기 전, 나는 레슬링과 사랑에 빠졌다.

나는 90년대 초반 뉴욕, 로체스터에서 자랐다.

이 시절은 아직 프로레슬링 붐, 그러니까 애티튜드 에라가 오기 전이었고,

아직 프로레슬링이 "cool"한 것으로 여겨지던 시절이 아니었다.

하지만 난 신경쓰지 않았다.

나는 '릭 플레어'가 되고 싶었다. '미스 엘리자베스'가 아니라.

나는 항상 사람들에게 그 부분을 정정해줘야 했다.

(엘리자베스처럼) 예쁜 차림을 하고 싶은 게 아니라, 진짜 레슬링을 좋아하는 거라고.

초등학교 2학년 때, 내 폴더는 레슬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얼티밋 워리어, 마초맨 랜디 새비지, 제이크 더 스네이크 로버츠 등등.

학급의 여자아이들은 그걸 두고 날 놀리고는 했다.

"그런걸 왜 가지고 다녀??" 식으로 말이다.

하루는 집에 돌아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어머니에게 학교에서 있던 일을 말한 적이 있다.

어머니는 내게 새 폴더를 사주길 원하냐고 말씀하셨다.

나는 절대 안 된다고 대답했다.




2.

내 첫 남자친구는 레슬러였다.

나는 카톨릭 여고에 다녔기에, 학창시절 남자와 만날 일이 거의 없었다.

그러다 고등학교 3학년 때, 한 같은반 친구를 통해 여름학교에서 앤써니라는 남자를 알게 되었다.

앤써니는 지역 인디 단체에서 레슬링을 하고 있었는데,

그는 내 같은반 친구에게 자신이 출전하는 쇼를 보러 오라고 추근대곤 했다.

내가 레덕인 걸 알았던 친구는 내게 함께 가자고 권유했고, 우리는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앤써니와 난 사귀기 시작했다.

앤써니와 함께 다니며, 나는 로체스터의 레슬링 커뮤니티의 여러 사람들과 알고 지내게 되었다.

그건 아주 좁은 인맥이었다. 모두가 모두를 알고 지내는 식의.

그중에는 엄청나게 키가 큰 한 레슬러도 있었다.

진짜 엄청나게 큰 사람이었다. 과장 없이 6피트 7인치(2m 1cm)일 정도로.

당시 그는 엄청나게 건방진 비호감 (most arogant dickhead) 캐릭터로 활동하고 있었다.

링네임은 "Huberboy #2". (그의 친형이 Huberboy #1이었다.)

나는 당시 그를 그냥 후버라고 불렀다.

그의 실제 이름은 존이었다.




3.

존과 나는 PC통신 메신저를 통해 서로를 알아갔다.

내 모교를 그에게 밝혔던 기억이 난다.

거기서부터 시작해서, 우리가 몰랐던 수많은 공통점이 계속해서 튀어나왔다.

내가 카톨릭 여고에 다닌 것처럼 존은 예수회 남고에 다녔다.

우리는 불과 거리(street) 하나 떨어진 곳에서 자랐고,

똑같은 사제님에게 세례를 받았다.

그동안 몰랐을 뿐, 우리의 인생은 수년간 교차하고 있었던 셈이다.

그때까지 우리 사이는 그게 전부였다. 당시 나는 아직 앤써니와 교제하고 있던 시기였으니까.

하지만, 그때 오간 기류는... 내 말이 뭔지 알지?

Whoa.. '이게' 뭐지? 싶었다.


그리고 어느날 밤, 레슬링 흥행이 열린 뒤.

내 오빠 애덤과 난 집으로 돌아갈 차편이 필요했다.

앤써니의 집은 다른 방향이었고, 마침 그 주변에 살고 있던 존이 우릴 태워주겠다 제안했다.

집에 도착해 차에서 내릴 때, 내 오빠 애덤이 뜬금없이 말했다. (난 아직도 오빠가 그때 왜 그런 소릴 했는지 모르겠다)

"Hey, Jon. 들어와서 우리 고양이 좀 보고 갈래?"

존은 수락했고, 소파에 앉아 토깽이(우리집 고양이 이름이다)를 소개받았다.

그와 나는 그날밤 내내 수다를 떨었다.

소파에 앉은채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6시까지 계속해서.

끝까지 아무 일도 벌어지지 않았지만, 그날처럼 누군가에게 키스하고 싶던 날은 없었다.

존이 떠났을 때, 나는 생각했다. "이런, 야단났네."

물론 좋은 쪽으로.

그 순간 난 이 감정을 되돌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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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다음날 난 앤써니와 헤어졌다. 그리고 존과 나는 평생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물론 농담이다.

앤써니와 내 결별은 우리의 작은 친목 써클에 상당한 '드라마'를 가져왔다.

존은 그런 '드라마'에 얽히는 걸 극도로 싫어했고. 그래서 나와 거리를 두었다.

그게 우리 사이의 (아직 사이랄 것도 없었지만) 끝일 수도 있었다.

프로레슬링이 아니었다면 말이지.

그 시기에 난 레슬러가 되기 위해 훈련을 받기 시작했다.


그들이 내게 준 기믹은... 참 뭐했다.

우리 지역의 인디 단체인 Roc City에는 "Father Synn"이라는 사악한 사제 기믹의 레슬러가 있었는데,

나는 그의 여동생 역할인 "Synndy Synne" 기믹을 수행했다.

카톨릭 여학교 스커트와 버튼다운 블라우스, 기다란 니삭스를 입고... 대충 상상이 되지?

분명 유치한 기믹이었지만, 어쨌거나 내겐 기회였다.


그리고... 글쎄. 2000년도 초반은 여성 레슬러가 그리 많지 않던 시절이었다.

덕분에 난 아직 신인임에도 여러 흥행에 출전할 수 있었다.

존도 같은 흥행에 출연이 겹칠 때가 많았고.

당시 우리는 둘다 빈털털이였기에, 우리는 경비를 아끼기 위해 함께 차를 타고 다녔다.


그게 우리의 1주일 루틴이었다.

로체스터에서 3시간동안 차를 타고 금요일 밤, 스키넥터니에서 열리는 쇼에 출전하고.

다시 1시간 운전해 허드슨에서 열리는 토요일 쇼에 나서는 식으로.

만약 부킹이 된다면, 일요일에도 한경기 더 뛰는 식으로.

나와 존, 콜린, 숀, 지미. 이렇게 다섯은 내가 삼촌에게서 산 낡은 1996년식 커틀라스 중고차에 낑겨타고 그 먼길을 돌아다녔다.

다섯명이 함께 한 모텔방에서 낑겨 자고.

관객 15~20명이 모인 창고에서 레슬링을 하며 1인당 20달러를 받았다.

완전 빈곤에 찌든 삶이었다.


그 시기에 존과 내 관계가 어땠는지는 잘 모르겠다.

우리는 사귀던 관계는 확실히 아니었다. 친구였는지도 확실치 않고.

하지만 우리는 둘 다 레슬링을 사랑했고, 함께 시간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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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의 첫 데이트는 어쩌다 실수로 벌어졌다.

2003년 연말, 우리 그룹은 애플비(테이크아웃 식당. 대충 김밥천국 같은 곳)에서 저녁을 때울 생각이었다.

하지만 나머지 사람들은 갑작스런 일이 있어서 빠지게 되었고,

우리 둘만 그대로 저녁식사를 한 뒤, 내가 그를 집까지 태워다 주게 되었다.

아직도 그 순간이 선명하다.

그의 집앞에 차가 정차하자, 존이 내게 농담을 건넸다. "그러니까, 이게 우리의 첫 데이트였던 셈이네. 허."

뭔지 알지? 농담이지만, 농담이 아닌 멘트 말이다.

"너, 지금 나한테 키스해야 해." 나도 농담으로 화답했다.

그는 웃었다. 그리고 내게 키스했다.




6.

나도 안다. 사람들은 누군가를 잃고 나면,

그를 추모할때 사실관계를 어느정도 미화(sugarcoat)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을.

하지만 나는 그러지 않으려고 한다. 그건 옳지 않으니까.

우리의 사랑은 진실되었지만, 한번도 완벽했던 적은 없었다.

그리고 난 그 사실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그러니 그냥 당당히 말하려 한다.


사실 우리는 사귀는 내내 다툼을 벌였다.

우린 그런 유형의 커플이었다. 항상 싸우고, 화해하길 반복하는 커플.

꿈에서 그리는 그런 이상적인 커플은 아니었다.

삐걱거리는 커플이었지. 마치 우리가 프로레슬링에 가졌던 꿈이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내 생각엔 그건 우연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 두 가지는 깊은 연관성이 있었다.




7.

존은 여러 이유로 내가 레슬러로 활동하는 것을 탐탁치 않아했다.

가장 큰 이유는, 프로레슬링 업계가 그 당시엔 얼마나 여자에게

존나게 유해한(super fucking toxic) 환경인지 그도 잘 알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솔직히 까놓고 말하자.

난 '그 당시엔'라는 과거형 표현을 쓰기가 아직도 망설여진다.

프로레슬링 업계는 지금도 여전히 그런 면에서 한참 나아져야 할 업계니까.

어쨌건 그 당시의 프로레슬링 업계는

여성에게 있어서 정말 거지같고, 모멸적이고, 위험한 곳이었다.

존도 그걸 알았기에, 그는 날 보호하려 했다.

하지만 난 내 목표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고, 우리는 항상 그 문제로 신경전을 벌였다.


우리 사이가 삐걱였던 데에는 다른 이유도 있었다.

당시 난 레슬링을 조금 할 줄 아는, 좀 귀엽게 생긴 젊은 여자였고

(존보다) 비교적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당시 나는 내 실력에 비해 과분한 관심을 받았다. 누구보다 내가 가장 잘 안다.

나는 레슬링을 사랑했지만, 레슬링을 잘 하진 못했다.

반면 존의 실력은... 이 글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잘 알겠지?

그는 정말 재능있는 선수였고, 희귀한 유형의 인재였다.

그럼에도 그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주목받지 못했고, 그 사실에 굉장한 좌절감을 느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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