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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킹스턴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 5 (完)

ㅇㅇ(39.7) 2021.11.10 18:52:03
조회 3489 추천 109 댓글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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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내 인생을 바꾼 사람은 하나 더 있었다.

젠장.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이다. 그 친구는 이제 우리 곁에 없기 때문이다.

내 인생을 바꾼 그 친구는 브로디 리였다. 부디 평안히 잠들길.

나는 인디 판에서 브로디와 오랫동안 알고 지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었고, 진정한 프로인 친구였다.

그날 내가 커튼 뒤에 서있을 때, 브로디는 백스테이지에서 내가 무덤덤한 채로 서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는 내게로 다가와,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봐. 내가 알던 에디 킹스턴은 어디로 갔지?”

그는 나를 강하게 밀었다. 나는 비틀거렸다. 마치 그가 야수를 깨운 것만 같았다.

나는 그를 똑바로 바라보며 그를 밀쳐냈다.

그는 몇걸음 뒤로 물러난 뒤, 나를 바라보며 말했다. “여기 있었군.”


우리는 미친 듯이 웃음을 터뜨렸다.




그날의 나는 완전히 무너진 인간이었다.

38세의 나이에, 성격 나쁘고, 자기 파멸적이고, 어머니 집에 얹혀살게 생긴.

그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지는 나도 설명하기가 힘들다. 나는 여전히 누군가가 나를 이 꿈 속에서 깨워주길 기다리고 있다.

나는 코디와 레슬링 경기를 치뤘다. 1만 명의 다른 상대와, 1만 번의 다른 경기를 했던 것과 똑같이. 내 일을 했을 뿐이다.

나는 그를 두들겨 팼고, 그도 나를 두들겨 팼다.

나는 압정을 깐 바닥에서 그에게 파워밤을 먹였고, 이야기를 전달하려 노력했다.

이 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무언가라도 감정을 느낄 수 있기를 바랐다.

단 한 사람이라도 좋으니, 거지 같은 하루를 보낸 사람이 이 경기를 도피처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랐다.



나는 내 할 일을 했고, 그가 나를 핀했다. 그리고 난 커튼 뒤로 돌아갔다.

거기서 난 브로디 리와 존 목슬리를 보았다.

그들은 방방 뛰지도, 박수를 치지도 않았다. 내게 ‘네가 최고야’ 같은 덕담을 건네지도 않았다.

그건 그 녀석들 스타일이 아니다. 그들은 그저 날 보며 웃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물었다. “괜찮았어?”

목슬리가 말했다. “잘했어. 제대로 쥐어팼어.(you beat him up good)”

그제야 조금 실감이 들었다. ‘오, 이런. 나 방금 전국 TV에 나왔잖아. 꽤 멋진 일이네. 이대로 은퇴한다면, 최소한 오늘의 기억은 남겠구나.’





경기가 방영되고 난 뒤. 내 휴대폰에는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트위터, SNS 등등. 난 솔직히 아직도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겠다. 내가 잘 모르는 분야다.

그날부터 내 휴대폰에는 이상한 작은 새와 함께 (트위터) 엄청난 메시지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난 그저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그때 문자 메시지가 도착했다.

AEW의 누군가가 내게 보낸 문자였다.


“에디, 네가 트렌딩 중이야.”


내가 물었다. “트렌딩? 그게 뭔데? 그러면 출연료를 더 받을 수 있기라도 한 건가?”

그녀가 답장했다. “아니. 이건 엄청 큰일이야. 사람들이 #SIGNEDDIEKINGSTON을 트윗하고 있어. 수천 명의 사람들이 AEW에게 제발 너와 계약하라고 애원하고 있어.”




그건 너무나 이상한 일이었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난 내가 누군가에게 사랑 받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나는 거친 뉴욕 사내고, 그런 감정 따위는 믿지 않는다. 나는 의심 많은 성격이고, 좋은 일이 일어나더라도 얼마 못가 나쁜 일이 터질 거라고 믿는 타입이다.

그랬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나를 위해 들고 일어났을 때, 나는 그것을 제대로 실감할 수가 없었다.

불편했다. 이해가 되지 않았다. 심지어 AEW가 내게 계약을 제시한 다음에도, 난 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었다.

나 같은 놈 따위에겐 너무나 비현실적인 순간이었다.




2주 뒤. 나는 몬타나에서 내 여자친구와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우리는 차에 앉아서, 그녀의 친구 집에 방문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때, 난 잠시 움직임을 멈춘 뒤. 그녀에게 물었다. “저기, 잠깐만.”

“왜 그래?” 그녀가 물었다.


내가 말했다. “나 정말로 계약한 거 맞지? 전국 TV에 출연하게 되고. 내 조카가 삼촌을 TV에서 볼 수 있게 된 거잖아.

내 말은, 진짜 계약을 한 거라고. 씨발 20년을 이 바닥에서 보내고. 집을 잃어버릴 상황에서. 나는...”


그리고 나는 울기 시작했다.

그 감정은 내게 파도처럼 들이닥쳤고, 난 내게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 드디어 깨달을 수 있었다.

난 자동차 안에서 꺽꺽거리며 울기 시작했다.


나는 인생을 살며 수많은 일을 겪었다. 화난 꼬맹이. 우울한 십대 청소년. 중독자였던 적도 있었다.

나는 막장 인생이었고, 자기 파멸적이었으며, 수많은 돌아갈 다리를 내 손으로 불태운 사람이었다. 완전히 빈털터리가 되기도 했었다.

내가 이 일을 계속한 이유는. 내가 아직도 목숨을 이어가는 이유는 날 돕기를 포기하지 않은 친구 녀석들 때문이었다.


나는 래리 스위니 같은 친구를 사귈 수 있어 행운이었다.

나는 브로디 같은 친구를 사귈 수 있어 행운이었다.

나는 여전히 목슬리 같은 친구를 가져 행운이었다. 그리고 난 그가 진정한 용기를 보인 것이 자랑스럽다. 고개를 들어라 형제. I got you.




미친 이야기 하나 들려줄까?

옛날에 나와 목슬리는 브루클린의 Elks Lodge에서 85명의 관중 앞에서 경기를 뛰곤 했었다.

그랬던 내가 잭슨빌에서. 5천 명의 열광적인 관객들 앞에서.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관중들 앞에서 열린 쇼에서.

목슬리와 태그를 이루고, 영벅스를 상대로 경기를 가진 거다. 전국에 방영되는 경기를.

그건 정말 현실감 없는 경험이었다.

목슬리는 문을 걷어찬 뒤, 내게 말했다.

“이봐. 스타가 될 준비를 해. 이제 녀석들의 엉덩이를 걷어차러 가자고."

(Hey, get ready to be a fucking star. Now let’s go kick these guys’ asses).





난 여전히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다.

난 여전히 이 모든 애정과 관심을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다.

난 여전히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다.

난 여전히 공황 발작(panic attack)에 시달린다.




사실 난 올 아웃 PPV에서 미로를 상대로 경기를 뛴 직후에도 공황 발작을 겪었다.

경기가 끝난 직후. 사람들은 내게 좋은 경기였다, 멋졌다 같은 문자를 보내왔다. 난 그걸 견딜 수가 없었다. 그 감정에 압도되는 기분이었다.

가슴이 죄여들고. 벽이 좁아져 나를 짓누르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난 마음을 진정시키고, 천천히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왜냐면 난 용기를 내어 전문가의 도움을 구했고, 이제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알게 되었으니까.

나는 불안감과 우울증을 안고 사는 인생에 대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그것을 털어놓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끼지 않는다.

이 업계의 선배들이 뭐라고 말하건 신경쓰지 않는다. 지금은 1987년이 아니다.




나도 내가 멀쩡한 사람이 아닌 걸 안다. 난 완벽하지 않다.

솔직히 말하자면, 난 여전히 때때로 굉장히 어두운 하루를 (dark days. 부정적인 충동, 우울증) 보내기도 한다.

그러나 아침에 눈을 뜨면, 아무리 기분이 거지같더라도, 내가 한가지 확신할 수 있는 게 있다.

그리고 난 그것이 굉장히 자랑스럽다.



오늘 이후로 내 인생에 무슨 일이 일어나건 간에.

난 항상 내 조카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네 늙고, 망가지고, 맛이 간 삼촌 에디는 절대 포기하지 않았단다.’ 라고 말할 수 있다.



녀석이 조금 더 자라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네 삼촌이 무슨 레슬러야. 거짓말이지?’ 라고 말하는 그의 친구에게 휴대폰을 들어,

에디 삼촌이 뉴욕, 아서 애쉬 스타디움의 2만 명의 관중 앞에서 레슬링을 하는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그래. 그가 어릴 적 뒷골목에서 일본 레슬링 테이프를 거래하고, 패싸움을 벌이고, 경찰을 피해 달아나던 장소에서

고작 몇 블록 떨어져 있는 그 스타디움 말이다.


내 조카는 그 자식을 자신있게 바라보며 말할 것이다. “봤지?”





녀석의 삼촌이 뉴욕 양키스에서 뛰는 건 아니다.


의사나, 변호사인 것도 아니다.


개쩌는 우주비행사도 아니다.




그는 프로레슬러다.








(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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