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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킹스턴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 4

ㅇㅇ(39.7) 2021.11.10 17:25:35
조회 2486 추천 75 댓글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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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스를 추억하며, 나는 이 글을 쓴다.

그는 나를 구했지만, 스스로를 구하지는 못했다.

시간이 흐르자 난 더 이상 이 업계에 남고 싶지 않았다. 죄책감과 분노, 부끄러움에 시달렸다.

알렉스의 죽음 이후 나는 조금씩 타인에게 도움을 구하고, 호전되기 시작했지만, 그때는 이미 37세가 된 후였다.

나는 슬슬 내가 업계에서 아무것도 이루지 못할 거라는 사실을 깨닫기 시작했다.

레슬링 단체의 높으신 분들은 내게 절대 기회를 주지 않았고,

나는 수많은 프로모터들에게 지옥에나 가라고 소리치며 업계에서 나쁜 평판을 얻었다.

나는 은퇴할 생각이었다.



하루는 내 형제에게 알래스카에서 제2의 인생을 살 생각이라고 털어놓은 적도 있었다.

나는 결혼도 하지 못했고, 애도 없었으며, 업계에서 이룬 것 하나 없이 실패자로서 은퇴하려 하고 있었다.

그는 형제만이 보일 수 있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위스키 한잔을 들이킨 뒤, 말했다.

“좋을대로 해. 형 인생이니까. 하지만 형이 그러면, 난 내 아들에게 뭐라고 말해야 해?”

그때는 내 조카가 막 태어난 시기였다.

그가 말했다. “내 아이에게 어떻게 꿈을 쫓으라고 말해야 하냐고. 포기자인 삼촌을 두었는데.”

나는 녀석을 노려보았다. “이 개새끼가. 어떻게 네가 날 도울 수가 있어? 감히 네가.”

나는 초등학교에 입학한 조카의 모습을 상상했다. 친구에게 “우리 삼촌은 프로레슬러야!”라고 자랑하지만, 친구들이 “뭐? 니 삼촌은 레슬러가 아냐!”라고 반박하는 모습을.

그런 이야기를 듣고 나니 은퇴할 수가 없었다.

나는 몇 년이라도 더 커리어를 이어가기로 했다. 내 조카가 조금 더 나이를 먹고, 유튜브에서 내 경기 영상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의 나이가 되기까지.

엉클 에디가 경기하는 모습을 학교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있도록 말이다.

물론 그 무대가 WWE나 AEW같은 큰 무대가 아닐 거라는 것쯤은 나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빙고 홀 같은 곳이더라도, 녀석의 삼촌이 레슬러라는 사실을 보여줄 수만 있으면 그걸로 충분했다.

그래서 난 커리어를 조금 더 이어갔다.




1년 뒤, 코로나 사태가 발발했다.

나는 입국금지가 걸렸을 때 하필이면 경기를 뛰러 영국에 와 있었고, 국경을 넘어 집으로 돌아오는 데 내 전재산인 2천 달러를 써야만 했다.

모든 인디 단체가 몇 달 동안 문을 걸어잠궜다.

그게 무슨 의미인지는 나도 알 수 있었다. 이게 내 커리어의 끝이었다.

나는 어떻게든 1달 안에 돈을 구하지 못하면 집을 팔아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었다.

나는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어 상황을 설명했다. 수치스러웠다.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다면, 나는 부모님이 사는 용커스의 집에 다시 기어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때, 난 뉴저지에서 열리는 야외 경기에 출전 제안을 받았다.

주차장에서 경기를 뛰고, 관객들은 자동차에 탄 채로 경기를 관람하는 식이었다.

당연히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나는 아마 이것이 내 마지막 경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뉴저지로 향했다.

나는 집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당연히 절박했다.

경기가 끝나고, 난 어째서인지는 몰라도 마이크를 집어들고 프로모를 펼쳤다.

그게 내가 제일 잘 하는 짓이었다. 트래쉬토킹을 하는 것.

나는 대형 단체의 챔피언들을 저격하는 프로모를 펼쳤다. 이유는 없었다. 그냥 내가 평소에 하던 짓을 했을 뿐이다.



그러나,

어쩌다보니.

누군가가 그 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렸고,

그 영상이 사람들은 건너고 건너 코디 로즈와 AEW에게 닿았다.



AEW 관계자들이 그 영상을 재밌다고 느꼈는지, 아니면 황당하다고 여겨서 나를 부른 것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어쨌거나 난 어느날 갑자기 AEW 직원에게 연락을 받았다.

“hey, 네 프로모 영상을 봤어. 우리 단체에 나와서 코디와 한 경기 뛰는 건 어때?”

그때 난 너무나 우울했고, 자존감도 바닥을 기고 있었다.

처음 내 입에서 나온 말은 그거였다. “그래서, 출연료는 얼마나 주는데?”




나는 그걸 트라이아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기적이 일어났다고 생각하지도 않았다.

나는 그저 이번달에 낼 돈을 마련하는 것 외엔 아무것도 신경쓸 겨를이 없는 상태였다.

내게 있어 이건 그저 평범한 경기 부킹이었다. 나는 이미 38세였고, AEW가 나와 계약하려 할 리는 없었다.

이건 진심이다. 그날 백스테이지에 있을 때도, 난 그저 무덤덤한 기분이었다. 다른 누구와도 이야기를 나누지 않았고, 전혀 기쁘지 않았다.

영화 8mile처럼 거울을 보며 결의를 다지는, 그런 거창한 일은 없었다. 그저 빨리 끝나고 돈이나 받았으면 하는 마음 뿐이었다.

그날 코디가 내게 얼마나 잘 대해주었는지 생각난다.

그는 내게 입장 음악으로 뭘 쓰고 싶은지 물었고, 난 솔직하게 대답했다.

“굳이 내 음악을 틀어서 뭐하게? 난 여기서 일하는 것도 아닌데. 안 틀어줘도 상관없어. 그냥 듣보잡 선수(some guy)처럼 걸어 나와서 듣보잡처럼 얻어맞으면 되잖아. 왜나면 난 듣보잡 선수가 맞으니까.”

그는 “알았어. 그러면 대신에 마이크웍을 하도록 해.” 라고 말했다.

“마이크웍?”

“그래. 그냥 입장할 때 마이크를 들고 나와서 날 디스하도록 해.” 그가 말했다.

내 말은 말이다. 이건 코디 로즈를 말하는 거다. 단체의 핵심 선수 말이다.

그런 선수가 내게 자신을 까내리는 마이크웍을 할 (기회를 주는) 거였다.

나는 소름이 돋는 걸 느꼈다. 난 그런 대우를 받을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내게 그런 순간(moment)을 가질 기회를 주었고, 그것이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계속)



이 다음은 브로디 리와 목슬리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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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남한테 돈빌리면 마음이 불편해서 내가 쓸거안쓰고 금방갚는데 저오랜기간 안갚고 있는것도 신기함 - dc App

    02.01 13:5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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