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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킹스턴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 1

ㅇㅇ(39.7) 2021.11.10 14:57:45
조회 2994 추천 78 댓글 12
														


어제 에디 킹스턴이 the player's tribune에 기고한 글인데

워낙 좋은 글이라 이대로 묻히기 아깝다고 생각해서 가져와봄

오역 의역 많으니까 뭔가 잘못 해석했다고 느낀다면 니 생각이 맞음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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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 킹스턴은 이 자리에 있을 자격이 없다' (Eddie Kingston got no business fucking being here)



거의 인생 내내, 나는 내 자신이 미쳤다고 생각했다.
또라이, 미친놈, 싸이코, 폭력적, 정신병자.


“적당히 해. 에디. 이거 다 허풍이지? 이건 워크(work)잖아. 우리도 알아. 이건 전부 캐릭터의 일부라는 거.”

이런 생각을 한다면, 이봐 친구, 넌 정말로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거다.



나는 까마득하게 어릴 적부터 정신이 나간 채로 살아왔다.

내가 10학년(고등학교 1학년) 때, 한 학생과 시비가 붙은 적이 있다.

무슨 멍청한 이웃(neighborhood) 관련 문제였는데, 지금은 무슨 일로 싸웠는지도 잘 기억나지 않는다.

다음 날, 교실에 앉아 있던 나는 그놈이 복도로 걸어 들어오는 모습을 발견했다.

당시의 난 테스토스테론으로 가득 찬 놈이었기에, 그 즉시 의자를 박차고 일어나 외쳤다. “What’s up?”


내가 살던 도시는 Yonkers였다. (뉴욕의 도시. 유색인종 빈민층 비율이 높다)

당연히 점심 먹고 주차장에서 싸우자,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그 즉시 싸움이 벌어졌다.

녀석은 가방을 집어 던지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내게 돌진했다. 수업 도중에 말이다.

종이가 날아다니고, 선생님은 비명을 지르고, 학생들은 책상을 뛰어넘어 자리를 피했다. 개판이었다.

마침 그때 우리 반은 종교 수업을 듣고 있었다. 나는 완전히 눈깔이 돌아버렸다.

난 녀석에게 주먹을 휘두르고, 교과서, 폴더 등 손에 잡히는 걸 아무거나 집어 들고서 녀석을 두들겨 팼다.

학교는 우리에게 신약성서(new testament)를 가르치려 했지만, 난 그 자식을 붙잡고 칠판을 향해 수플랙스를 먹였다. 완전 난장판이었다.



내가 감옥에 가지 않은 건 그저 나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이었다.

나는 항상 화가 나 있었다. 세상 전부와 싸우고 싶은 마음이었고, 어디에도 소속되지 못한다고 느꼈다.

나는 아일랜드와 푸에르토리코 혼혈이고, 양쪽 모두에서 그런 경험을 겪었다.

내가 아일랜드 인들이 사는 지역을 지나갈 때면 사람들은 ‘저기 봐, 스페인 튀기(spic) 놈이 지나가네!’라며 손가락질했다.

푸에르토리코인들도 마찬가지였고. 나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튀기 놈’이란 소리를 듣고 자랐다.

어려서 그런 경험을 한 아이는 보통 둘 중 하나로 자라나기 마련이다.

유약한 성격이 되거나, 미친놈이 되거나. 내가 어느 쪽인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

삼촌에게 제대로 펀치를 날리는 법을 배운 11살부터, 난 온 동네를 쏘다니며 주먹을 휘두르고 다녔다.



내게 평안을 가져다준 것은 프로레슬링 경기가 녹화된 테이프뿐이었다. 여기서 테이프라는 건 구닥다리 VHS 테이프를 말하는 거다.

어머니는 날 위해 브롱크스에 있는 Videovision이라는 가게에서 레슬링 테이프를 구해다 주셨다.

Blockbuster 같은 멀끔한 비디오 가게가 아니라, Videovision 말이다. 어르신들이나 보는 구닥다리 비디오와 성인물로 가득 차 있고, 카운터 뒤편에는 고양이가 잠들어 있는 그런 비디오샵.

어머니는 프로레슬링에 대해 전혀 모르셨기에, 테이프 제목에 레슬링이라고 적혀 있기만 하면 아무거나 마구잡이로 집에 가져오셨다.

매주 금요일 저녁, 내가 일주일 동안 학교에서 사고를 치지 않으면 받는 보상은 중국 음식과 레슬링 테이프 하나였다.



어느 날이었다. 어머니는 레슬링 테이프를 아무거나 하나 빌려오셨다.

기억해라. 90년대 비디오 가게의 VHS 테이프는 실제로 틀기 전까진 그 안에 뭐가 녹화되어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는 걸.

그건 마치 랜덤 상자 같았다. 플라스틱으로 된. 표지가 보이지 않는.

그날 난 거실의 TV를 점령하고 레슬링 테이프를 틀었고, 내 아이리쉬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뉴스 좀 보려는데 이 녀석이 또 그놈의 레슬링을 보잖아!!!!”라고 소리쳤다.

푸에르토리코계 어머니는 부엌에서 “좀 참아!!! 이번 주는 애가 착하게 굴었잖아!!!”라고 마주 소리쳤고.

내가 그 뭐가 녹화되어 있을지 모를 테이프를 틀자, 오랜 지직거림과 버벅거림 끝에 화면에는 마침내 세 글자가 떠올랐다.



멤피스의 가장 피비린내 나는 난투극 (MEMPHIS’ BLOODIEST BRAWLS)



그 영상을 본 순간, 나는 완전히 매료되었다.

마치 다른 행성, 다른 차원에서 벌어지는 일을 보고 있는 것만 같았다.

그 테이프엔 모든 것이 있었다. 거기 녹화되어 있던 건 그 유명한 1979년, 미시시피 투펠로에서 열린 conession stand brawl 경기였다. 이게 뭔지 모르겠다면 유튜브에 검색해 봐라.

그 경기는 처음엔 평범한 태그팀 경기로 시작했다가, 선수들이 관중석에서 난투극을 벌이며 구내 매점(concession stand)으로 무대를 옮겼다. 선수들이 팝콘 기계, 후라이펜 등등 온갖 물건을 써서 서로를 두들겨 패는 동안, 매점 아가씨는 발을 동동 구르며 “멈춰요! 경비원! 경비원!” 비명을 질렀다.

나는 그 경기를 보고 넋을 잃었다. 상상해봐라. 아이리쉬-푸에르토리코 혼혈 소년이 소파에서 중국식 만둣국(wanton soup)을 먹으며 옛날 멤피스 레슬링 영상을 보며, 어머니에게 “이걸 보고 있어요? 이게 믿겨지세요??” 라는 눈빛을 보내는 장면을.

그 테이프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거기에는 에디 길버트가 제리 롤러를 자동차로 치어버리는 장면도 있었고, 선수들이 뚝배기가 깨져 매트에 피를 흘리는 장면도 있었다.

당시 나는 프로레슬링이 뭔지도 잘 모르던 나이였지만, 그 순간에 깨달을 수 있었다. 내가 나이를 먹어서 뭘 하고 싶은지를.




나는 양키스 스타디움에서 홈런을 날리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수퍼볼에서 터치다운 패스를 던지는 선수가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개쩌는(fucking) 우주비행사도 되고 싶지 않았다.




나는 프로레슬러가 되고 싶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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